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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윤리협의회

운영자 2010.09.28 14:50:25
조회 225 추천 0 댓글 0


    법망에 걸려든 몇몇 회장님의 변호사를 구하는 방법을 봤다. 검찰단계에서 담당검사, 부장, 차장, 검사장 순으로 그들이 함께 근무했던 전관들을 변호사로 내세웠다. 담당검사를 마크하는 변호사는 수사정보 파악용이었다. 검사장담당 변호사는 로비용이었고 그 밑의 간부진담당 변호사는 혹시 모를 중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였다. 회장님 구출을 위해 은밀한 만남과 전화가 수시로 이루어졌다. 

    여론의 압력이 강한 경우 어쩔 수 없이 검찰의 일막이 끝나고 법원으로 무대가 옮겨진다. 먼저 재판장이나 주심판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진다. 반재벌적 성향인가, 특정한 선입견을 가진 재판장인가, 상부의 눈치에 출렁이는 출세주의자들인가가 면밀히 검토된다. 그래도 불안요소가 있는 경우는 특별관리부 재판장을 선택할 수 있다. 간단하다. 법원에서 바로 퇴직한 변호사를 선임하면 자동적으로 특별관리 재판장한테 가게 되어 있다. 재판장이나 배석판사와 친한 전관출신 변호사들이 포진 된다. 재판이 삼심까지 가니까 선임된 변호사의 숫자도 엄청나다. 로펌 속의 변호사를 선택하면 전관예우라는 의식이 희석된다. 물론 공판정에서 변론할 변호사는 따로 구한다. 

    법은 공판중심주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판정에서 말 많은 변호사가 제일 배척당한다. 법관을 오래한 변호사일수록 변론이 짧다. 아무리 부인해도 전관예우란 상품은 막강하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투입과 산출의 계산에 예민하다. 수십억의 돈을 쓰고 변호사 부대를 거느리는 건 그만한 효과가 검증됐다는 얘기다.


    공정하고 엄한 법관이라면 과감히 그런 정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법원장과 헌법재판관을 지낸 존경하는 법조선배가 있다. 대쪽 같은 성품이다. 한번은 그가 무겁게 형을 내기로 작정한 피고인이 있었다고 했다. 함께 판사를 했던 친한 친구가 귀신같이 변호인으로 찾아오더라는 것이다. 선고 무렵이었다. 그는 처음에 그렇게 괘씸하던 피고인이 어느새 동정이 가는 선량한 사람으로 보이더라고 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흔들려 버린 것이다. 정에 약한 우리사회의 모습이다. 꼭 그게 흉이 될 수만은 없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간디가 영국의 로스쿨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인도에서 법률 사무소를 개설했다. 파리를 날리다가 형이 일거리 하나를 맡아왔다. 총독부의 영국인관리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 관리는 간디가 런던에서 공부할 때 친하던 사이였다. 간디가 그 영국인 관리를 찾아갔다. 한참동안 정중히 듣던 영국 관리는 간디에게 물었다. 과거의 인연을 팔아서 장사를 하는 거냐고. 간디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 후 간디는 다시는 인연에 매달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법조계에 헌병이 제도적으로 만들어졌다. 바로 법조윤리협의회다. 

    그들이 깨려고 하는 중요목표중 하나는 전관예우다. 중요한 건 밀과 가라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관예우를 거론하는 것은 특정인의 돈벌이에 배가 아파서가 아니다. 전관이라고 무조건 주시하면 역차별도 된다. 중요한 건 전관예우라는 꼬리가 공판중심주의라는 몸통을 흔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우선 과거의 벼슬과 인연을 노골적으로 상품같이 파는 파렴치범들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일례로 경찰서 형사들 책상위에 대량 증정된 필통 같은 기념품들만 봐도 당장 안다. 전에 했던 법관직이 강조되어 있으면 대충 냄새나는 장사꾼임에 틀림없다. 의뢰인에게 노골적으로 전관을 상품으로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가라지의 색출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의지다. 집단 이기주의로 치부를 숨기지 않는 것이다. 말하려는 내부고발자의 입도 봉쇄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 탄생한  법조윤리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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