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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의 비자금 - 10 한달 만

운영자 2010.01.05 10:34:01
조회 419 추천 0 댓글 0

10

한달 만 


   종말을 향해 급하게 달려가던 어느  날 공판정에서 재판장이 갑자기 주수도에게 이렇게 물었다.

  “탄원서를 써 내셨던데 그 내용을 보니까 한 달만 자유를 주면 모든 피해자들과 합의할 수 있다면서요?  그리고 전에도 그렇게 한 적이 있다면서요?”


  “그랬습니다. 육년 전에도 재판장님께서 한 달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때 나가서 회원들과 문제를 모두 해결을 했습니다. 지금도 내보내만 주시면 그게 가능합니다.”
 

  “어떻게 가능하죠?”

   재판장이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중국에 투자한 사업들이 살아 오르고 있습니다. 또 강화도의 골프장과 레저시설, 제주도의 골프장과 레저시설을 팔아서 회원들에게 수당을 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검사님의  단순논리대로 이백만원의 물건을 산 사람에게 무조건 삼백만원을 줄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회원들에게 약속한 공식에 따라 계산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수도는 사기의 본체라고 하는 그 부분이 불만인 것 같았다. 35만명 중에 200만원어치 물건사고 삼백만원 덤을 받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알려달라고 항의했다. 재판장은 어느 정도 납득이 된 표정이었다. 검사가 반발했다.

  “절대 안 됩니다. 육년 전에도 그렇게 재판부를 속여 나가서 지금같이 수조원의 대형사기가 된 것입니다. 주수도가 주장하는 사업들은 전부 허구입니다. 그리고 밀항할 우려가 다분합니다. 저희 검찰로서는 도저히 감시가 불가능합니다.”
 

   그 말을 주수도가 바로 맞받아쳤다.

  “검사님은 법의 틀에 갇힌 자기시각에서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개발 중인 골프장을 검사님이 보면 허허벌판에 돌무더기 밖에 보이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사업인가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무형의 권리가 더 중요합니다. 검사님은 단순히 황무지를 보지만 사업가인 저는 완성된 레저타운이 보입니다. 중국사업도 그렇습니다. 검사님은 무조건 사기라고 하지만 그 나라에서 정말 힘들게 영업허가권을 따냈습니다. 검사님 계산처럼 단순히 투자 한 그 금액만큼만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사업전망에 따라 그 지분의 가치가 수백배 뛸 수도 있습니다. 사업이란 그런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도망 안갑니다.”


    그가 잠시 말을 중단했다. 결연한 표정이 되더니 유언같이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투자한 사업을 그 누구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저만은 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 낸 적도 있습니다. 지금 방청석에 와 계시는 많은 회원님들은 내 목통을 조이면 숨겨놓은 재산을 토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계십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저는 숨겨놓은 재산이 없습니다. 개인적인 재산이 있다면 선산 땅 몇 평 정도일 겁니다. 믿어주십쇼. 저도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습니다. 한 달만 시간을 주시면 저는 해 낼 수 있습니다. 테스트라도 하는 마음으로라도  저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검사가 발딱 일어섰다. 이마가 붉게 달아올랐다.

   “절대 안 됩니다. 저 인간은 또 국가와 피해자들을 속이려 하고 있습니다.”


    듣고 있던 재판장이 주수도를 향해 물었다.

   “중국에 투자한 사업이나 석유개발 같은 사업에서 실질적으로 수익이 창출된 적이 있어요?”
 

   “없습니다.”

    주수도가 힘없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의 강한 확신이 전달됐는지 검사 같던 피해자 대표가 인터넷에 이런 내용의 양심선언을 했다.


   ‘검사는 주수도를 고소하면 그가 숨긴 이천억을 찾아 피해를 보상하도록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했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주수도가 나와서 피해변제를 하고 합의서를 제출해도 골치 아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소유지가 안되어 무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달랐다. 회원들은 돈이 목적이고 검사는 유죄판결을 받아 제이유라는 그룹을 없애야 했다. 태풍  같은 여론에 오해받기 싫은 건 판사의 입장이기도 했다. 그런 속에서 주수도에게 징역 12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재원이 없으면서 회원들을 끌어들인데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다만 판결문은 마케팅 자체는 합법적인 제도라고 했다. 결국 주수도가 투자한 사업 중 하나라도 수익실적이 있었다면 무죄가 틀림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사건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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