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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人의 말(2)

운영자 2014.06.30 14:31:11
조회 1200 추천 2 댓글 0

해맑은 소년 같은 얼굴을 한 아흔살 노인이 차분하게 말을 하고 있다. 김흥호 박사다. 노인의 바짝 마른 팔에 잡힌 마이크는 무거워 보였다. 노인은 구십 평생 진리를 찾았다. 서른다섯 살 이후는 하루에 한끼 만 먹는 걸 실천하고 육십년을 가르쳤다. 그중 사십년이 연경반이라고 해서 성경의 진리를 알리는 일을 해 왔다. 그 스승 다석 유영모선생도 그랬다.

“내게는 그리스도를 소개한 좋은 선생이 계셨어. 유영모선생도 따라다니고 함석헌 선생도 좋아했지. 내게 그리스도는 에베레스트 같은 높은 산이었어. 그걸 어떻게 단번에 올라가겠어? 그래서 그보다 낮은 산을 찾았지. 그게 내가 모시던 선생님들이야. 될 수 있는 대로 선생을 가까이 가지고 있어야 발전하는 거야. 선생 중에는 죽은 선생도 있어. 일생 괴테를 연구하는 건 괴테가 선생님이야. 산사람이건 죽은 사람이건 선생님을 가져야 해.”



그래서 중간에 수많은 설교가 있고 목회자가 있나보다. 노인이 말을 계속한다.

“캔터베리 교회에 가면 예배를 보는 사람이 20명이고 실제로관광객이 다야. 유럽의 성당들도 돈 버는 집이 됐지 예배보는 사람은 몇이 안돼. 예수도 그 당시 성전의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돌 하나도 남지 않고 그 게 다 무너진다고 했었어. 피라밋을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지었어. 만리장성도 20만명이 20년 동원됐지. 그렇지만 북쪽의 몽고인을 막지 못했어. 무용한 거야.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에서 우리 자신의 몸이 하나님의 집 성전이라는 개념이 나와. 내가 성령을 받으면 몸이 성전인거지. 유럽의 망한 교회들은 하나님의 무덤이야.”

백여명의 사람들이 조용히 노인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이든 사람들이 많고 간혹 젊은이들이 끼어 있다. 더러 얕은 기침소리가 들린다. 

“예수를 믿는다는 게 인생의 요령을 얻는 거야. 내 힘으로 바다를 건너가겠다고 하지 마. 배를 타야지. 예수를 믿는다는 건 큰 배를 탄 거야. 예수는 나를 통해 가라고 하잖아? 그게 그 의미야.”

노인의 가르침은 독특했다.

“믿음이란 뭐냐 하나님의 품안에 들어가는 거지. 당장에 그게 되는 게 아니고 믿음도 계란에서 병아리가 되는 거야. 병아리가 되려면 알이 어미닭 품에 들어가야지. 그런데 다 때가 있는 거야. 병아리가 되려면 스무하루가 필요해 그래서 신앙에서는 때가 중요해. 당장 계란을 깨면 안 돼. 그 속에서 먼저 병아리로 변해야지. 그래야 알이 깨져도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날계란에서 병아리를 만들어주는 건 하나님이야. 계란도 하나의 껍질이고 병아리도 껍질이야. 그게 연결되지 못하면 멸망을 의미하는 거야. 하나님의 품안에 내가 있는 건 성령이 알려줘.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사람이 되니까 믿지 않는 사람들도 그걸 보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돼.”



노인은 비유를 통해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깊은 지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노인의 얘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회개하라는 건 그냥 어린애처럼 돌아오라는 소리야. 이거 저거 따지면 못 돌아와. 병아리 같이 어미닭 품에 그냥 들어가는 거지. 어린애가 돌아오면 온 집안이 좋아하잖아?” 

참 쉽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수영선수가 물속에 들어가 사람을 구하는 수가 있어. 예수가 십자가를 진 것도 우리가 죽음이라는 물속에서 헤매는 걸 보고 같이 하는 거야. 수영선수는 물속에 들어갈 수도 있고 나올 수도 있잖아? 예수도 생사를 초월했어. 죽을 수도 있고 부활할 수도 있어. 인간 같이 꼴깍 물마시고 죽는 게 아니야. 우리를 살리기 위해 죽은 거야.” 

창 밖의 나무에 겨울햇빛이 비치고 있다. 나이 90의 김흥호 목사는 일생 깨달은 진리의 진수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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