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5편(완)

엄상익 변호사 에세이 갤러리

1/3

싱글벙글 한국형 심즈 ㅇㅇ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길거리 음식 탐방기 산책
뉴옥의 기사식당을 직접 방문한 유튜버...jpg 설윤아기
싱글벙글 인류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사기꾼 ㅇㅇ
훌쩍훌쩍 시작전부터 난장판인 부산대 축제...jpg ㅇㅇ
8년전.. 침착맨 폭로하는 윤서인..JPG ㅇㅇ
싱글벙글 김희철이 게임 좋아하게 된 이유 ㅇㅇ
[webp] 오랜만에 사진 가져왔는데 좀 봐줘라...! 긴꼬리홍양진이
여초에서 이 대사를 욕하는게 씁쓸한 eu.. ㅇㅇ
싱글벙글 행성들의 영어 이름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자.jpg sakuri
[채널A] [국제] 일상된 마약에 다시 강해지는 규제 정치마갤용계정
현재 노래방...인기차트 ㄹㅇ...JPG Adidas
DEMONICA) TPS로 전환, BIC 데모 제작 및 개발 현황 한달충
미신 안믿는다는 사람들도 꼭 지키는거 ㅇㅇ맨
오킹 폭로관련 글 또 올라왔네 ㅇㅇ

엄마에게 접근해서 돈 빌려가고 모두 카지노에 탕진한 탤런트 - 관련게시물 : "이승기 그 새X한테 돈 받아야지"…임영규, 2억 사기→사위 名 팔아 작성자 : ㅇㅇ

운영자 2017.02.16 12:13:55

조회 228 추천 2 댓글 2

어떤 판사의 고백

법정을 드나드는 변호사의 일상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날도 서초동의 민사법정에서 재판을 끝낸 후 복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였다. 바로 앞에 서 있는 오십대의 남자가 말을 걸었다.

“변호사님 저하고 제이유 그룹사건 같이 재판을 했었는데 저 모르시겠어요?”

귀족형으로 얼굴선이 고운 미남이었다. 테 없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제이유그룹 사건이라면 다단계사기로 엄청난 사회적 물의가 있었던 사건이었다. 나는 그 사건의 변호인중의 한사람이었다. 같은 변호인이면 대충 기억이 날 텐데 그의 얼굴은 생소했다.

“기억이 잘 안 나는 데요”

아무래도 그를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 사건에서 제가 주심 판사였잖아요?”

“아 그렇구나 그 사건의 판사님이셨군요.”

검은 법복은 사람의 개성을 지워버린다. 재판장 옆에서 묵묵히 듣기만 하는 배석판사들은 얼굴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었다.

“그 사건의 배석으로 주심판사셨어요? 그 사건의 주심인 배석판사가 권력가의 사위라는 얘기를 들었고 강력한 로비가 들어갔다는 얘기를 그때 들은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해서 세상에 비밀은 없는 것이다. 그 내막이 궁금했다.

“예 바로 제가 그 권력가의 사위고 로비의 표적이었던 주심판사죠. 그 후에 변호사개업을 했습니다.”

“선고결과를 보면 그때 로비가 전혀 통하지 않은 것 같던데요”

“그랬습니다. 제가 엄벌을 주장했습니다. 그 당시 재판을 하면서 보니까 인간자체로는 회장을 봐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판장인 부장님도 좀 봐줄 수 없느냐고 주심인 제게 동정심을 가진 말씀을 하셨구요. 그런데 갑자기 마지막에 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재판을 하다보면 법정에서 전해도 충분한 말을 따로 만나자고 해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럴 때는 화가 납니다.

의뢰인에게 돌아가서 로비를 했다면서 거액을 받아 챙길 거 아닙니까? 그래서 형량을 정하는 합의때 재판장인 부장님께 봐줘서는 안 된다구 했죠. 판사가 뇌물범으로 오해받기는 싫은 거죠. 재판장인 부장님도 봐주려고 먹었던 마음을 바꾸겠다고 하셔서 중형이 선고된 겁니다. 그게 당시 우리 판사들의 마음의 움직임이었습니다.”

그들은 로비라는 귀신수를 쓴 것이다. 귀신 수는 역효과를 낼 때도 있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판사의 마음이 순수하게 감동되면 논리를 떠나 좋은 결과가 나오는 수도 많았다.

과일바구니

그가 석방이 됐다. 판결문을 받아 판결이유를 살펴보았다. 간단했다. 전과도 있고 죄질도 나쁘지만 봐준다는 것이다. 간단했다. 질이 나쁜데 봐주겠다고 논리가 튀었다. 이런 때 나는 어떤 다른 보이지 않는 힘이 판사의 마음에 들어가 그의 결정을 움직였다는 해석을 한다. 집으로 과일바구니가 왔다. 과일바구니에는 영어로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가족을 위하여’라고 영어로 적혀 있었다. 30년간 변호사로 일해 오면서 작은 기적들을 많이 본다. 법정이라는 연극무대에는 판검사 변호사등 여러 배우들이 있다. 그런데 그 전체의 연출자가 따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완)

고정닉 0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949	공시생 들에게	운영자	17.03.10	246	0
948	왜 우리남편 국수에는 고명이 없어요?	운영자	17.03.09	172	0
947	콜라텍보다 일이 좋아요.	운영자	17.03.09	208	0
946	성녀와 좀비 [1]	운영자	17.03.09	104	0
945	대통령은 왕인가? 아닌가?	운영자	17.03.09	314	0
944	희망을 파는 법률사무소	운영자	17.03.09	263	0
943	내가 받은 잔만큼만	운영자	17.03.08	162	0
942	아름다운 황혼	운영자	17.03.08	174	0
941	벼락 칠 때 엎드리는 부자	운영자	17.03.08	172	0
940	삶속에 살짝 다가오는 악마들	운영자	17.03.08	220	2
939	돈들을 모두 불태워 버리고 싶소 [1]	운영자	17.03.08	157	1
938	수필속의 법정스님 [1]	운영자	17.03.07	250	0
937	노년에 하고 싶은 일	운영자	17.03.07	472	2
936	혼자 먹는 밥 [1]	운영자	17.03.07	241	0
935	주권을 가져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	운영자	17.03.07	178	0
934	촛불과 태극기	운영자	17.03.07	248	1
	[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5편(완) [2]	운영자	17.02.16	228	2
932	[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4편 [1]	운영자	17.02.16	221	1
931	[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3편	운영자	17.02.16	246	0
930	[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2편	운영자	17.02.09	180	0
929	[단편소설] 김종오사건 기적 1편	운영자	17.02.09	317	0
928	[단편소설] 닭치는 목사와 된장공장 스님(완)	운영자	17.02.03	411	0
927	정말과 거짓말이 싸우면 누가 이겨요?	운영자	17.01.30	196	0
926	큰스승 김상협 - 에필로그	운영자	17.01.30	182	0
925	큰스승 김상협 - 아들의 항변	운영자	17.01.30	162	0
924	큰스승 김상협 - 김상하 회장	운영자	17.01.24	305	0
922	큰스승 김상협 - 김상돈 회장	운영자	17.01.20	241	0
921	큰스승 김상협 - 만주시절의 동료	운영자	17.01.18	385	1
920	큰스승 김상협 - 국무총리 의전비서관	운영자	17.01.16	217	0
919	큰스승 김상협 - 민정수석	운영자	17.01.10	245	0
918	큰스승 김상협 - 순결한 생애	운영자	17.01.05	297	1
917	큰스승 김상협 - 영원으로	운영자	17.01.05	143	0
916	큰스승 김상협 - 마지막 강의	운영자	16.12.28	298	0
915	큰스승 김상협 - 적십자 총재	운영자	16.12.27	219	0
914	큰스승 김상협 - 국무총리	운영자	16.12.20	247	0
913	큰스승 김상협 - 창당준비위원장 거절	운영자	16.12.20	257	0
912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는 남고	운영자	16.12.20	140	0
911	큰스승 김상협 - 김총장의 한국 민주화 계획	운영자	16.12.14	302	0
910	큰스승 김상협 - 카터의 압력 [2]	운영자	16.12.12	166	1
909	큰스승 김상협 - 미국의 본심	운영자	16.12.12	217	1
908	큰스승 김상협 - 상수와 변수	운영자	16.12.05	183	0
907	큰스승 김상협 - 김상협식 통일론	운영자	16.12.01	143	0
906	큰스승 김상협 - 유신비판	운영자	16.11.29	146	0
905	법과 정의를 유린한 대통령	운영자	16.11.29	186	0
904	큰스승 김상협 - 역사신의 제사장	운영자	16.11.29	196	0
903	큰스승 김상협 - 열성 총장 [1]	운영자	16.11.15	339	0
902	큰스승 김상협 - 김상협의 한국진단	운영자	16.11.09	333	0
901	큰스승 김상협 - 지성과 야성	운영자	16.11.03	230	0
900	큰스승 김상협 - 김교수의 저항	운영자	16.10.28	277	0
899	북으로 돌아가는 그들	운영자	16.10.28	3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