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를 향해

  지난 2006년 5월 나는 개성공단을 방문하였습니다. 개성공단에 첨단 아파트형 공장을 짓는 기공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04년 개성공단 기공식에 참석했을 때에는 황량한 벌판이었던 곳에 이미 15개 기업이 진출해 있었고, 그 중 11개 사가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개성공단은 2012년까지 900만 평 규모의 공단지구에 총 2,000여 개의 기업이 진출하고, 전체 근로자 수가 70만 명에 이르러 남북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자 평화 무드 형성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날 특히 뜻 깊었던 것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 기업과 구매 기업 대표단 간에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생산․판로 지원과 기술협력 등을 추진한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그 자리는 북한 땅에서 처음으로 우리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 협력의 길을 닦는 자리였던 것입니다.

  이 날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왔던 포용정책의 구체적인 성과는 물론 향후 남북 간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의 민주정부 하에서 남북관계는 교류․협력을 향해 큰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인적 교류는 1997년 1,015명이었던 것이 2005년 87,028명으로 약 85배 증가하였으며, 남북 교역에서는 1997년 3억 8백만 달러에서 2005년 10억 5천 5백만 달러로 3.4배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남북 경협 사업자는 1997년 27개에서 2005년 113개 업체로 증가하였습니다.

  남북 경협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저부가가치 산업에 새로운 출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해외 이전이 가져올 산업 공동화를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한의 비교우위와 북한의 비교우위가 결합됨으로써 한반도 전체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남북한 간에는 이와 같이 순풍만 부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 요인입니다. 남북 간 군사 대결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그 중 가장 어려운 문제가 북한 핵문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