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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고령사회에 대한 모색 1

운영자 2008.11.21 12:57:06
조회 455 추천 0 댓글 2

제6장 복지 한국을 위한 과제

역동적인 고령사회에 대한 모색

  영화관을 보면 전에 보았던 시가를 입에 문 총잡이의 모습이 머리에 떠오르곤 합니다. 발끝까지 내려오는 검은 망토, 휘파람 소리의 주제가, 총을 뽑기 전에 망토를 옆으로 걷어 올리는 여유, 두 패거리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자비나 정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없이 총을 겨누고 돈을 챙기는 냉혹한 모습.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정도의 나이가 된 사람들은 그가 주연한 “황야의 무법자”나 “석양의 무법자”를 기억할 것입니다.

  젊은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작년에 아카데미 감독상을 탔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 귀를 의심했습니다. 조연이 아니라 감독상이라는 말에 “뉴스가 잘못된 것 아냐”라고 말했지만, 옆에 있던 아이들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그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대단한 작품을 여럿 남겼고 아카데미에서 여러 차례 상까지 받았는데, 나에게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70년대의 젊은 총잡이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에 대한 무지를 핑계대자면 좀처럼 나지 않는 시간을 탓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한국 영화의 전성기에 여전히 “황야의 무법자”나 떠올리는 내 영화 상식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 싶어 얼마 전부터는 되도록 영화를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DVD를 통해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같은 화제작을 빌려 보기도 하고, 출장길 비행기에서 “왕의 남자”를 보면서 ‘한국 영화도 정말 잘 만드는구나’라고 감탄한 적도 있습니다. 짬을 내 영화관에서 “태풍”을 관람하고, 주연으로 출연한 장동건 씨, 이정재 씨와 함께 한국 영화 진흥에 대해 의견을 나눈 기억도 있습니다.

  영화에 문외한인 내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말하는 것은 그가 만든 영화의 작품성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의 나이 때문입니다. 올해 77세라고 하니 우리 나이로는 78세, 이미 희수의 나이인데도 번쩍이는 재능을 가진 젊은 인재들이 수두룩한 할리우드에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쥔 것은 정말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시상식 소감에서 “공로상을 받은 시드니 루멧이 팔순인데도 아직 활동하는 데 비하면 난 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77세 노배우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소식은 우리나라가 2050년에는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유엔의 전망과 겹치면서, 한편에서는 부러움을, 다른 한편에서는 희망을 느끼게 했습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80년 66세에서 2007년 남성이 74.4세, 여성이 81.8세로 크게 상승하였고, 이에 따라 한국은 65세 이상의 노령인구가 2006년 말 전체 인구의 9.5%를 점하면서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04년 법정 은퇴 연령을 65세에서 66세로 올림으로써 1959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67세가 되어야만 사회보장 급여를 받을 자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노령층의 반대가 많았다면 이러한 법은 시행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미국 노인들은 앞으로 은퇴 연령을 더 올려야 한다고 한답니다.

  사실 전 세계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 어르신들만큼 격동의 세월 속에서 끈기를 갖고 강한 생활력을 발휘해 온 분들은 없을 듯합니다. 그분들의 지혜와 연륜은 젊은이들로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는 노인들과의 공감대보다는 자신들의 삶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빈곤, 질병, 소외 등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립과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젊은 세대가 수행해야 할 시급한 과제인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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