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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빈곤의 문제

운영자 2008.11.18 16:31:25
조회 437 추천 0 댓글 2

제6장 복지 한국을 위한 과제

 

여성 빈곤의 문제

  우리 사회에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1990년대 말 이미 우리나라는 아시아 최고의 이혼국이 되었습니다. 이혼율 증가에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가부장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급증하고 있는 이혼의 원인 중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혼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양육과 노동의 짐을 동시에 짊어지고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빈곤의 대물림 현상을 낳고 사회적 양극화를 지속시킬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전체 여성 노동자의 70.5%가 임시 일용직이며 임금은 남성 노동자의 63%에 불과합니다. 빈곤가구 중 여성 가구주의 비율은 45.8%로 전체 가구 중 여성 가구주 비율인 18.5%의 2.5배에 이릅니다. 여성 가구주 중 빈곤가구 비율은 21.0%로 남성 가구주 중의 빈곤가구 비율인 7%의 3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 가난한 여성 가장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너무 빈약합니다. 그나마 있는 제도도 수급 대상자의 범위가 너무 좁거나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이혼 뒤 자녀양육 실태조사”를 보면 여성 가장이 처한 현실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 부모 여성 320명 중 취업자는 이혼 전 163명(50.9%)에서 이혼 뒤 265명(82.8%)으로 크게 늘었지만, 새로 취업한 여성의 65%가 임시 일용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평균 근로소득도 53.8%가 100만 원 이하였습니다. 조사에 응한 한 부모 남성 67명 중 월 100만 원 이하를 버는 이는 11명(16.4%)에 불과해 남성 가구주와 여성 가구주의 경제적 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경제적․사회적 결핍 상황에 놓여 있는 모자가정을 위해 지난 1989년에 “모부자복지법”을 제정하여 생계․자활 지원정책 등을 실시해 왔습니다. 배우자가 없는 남녀 가장에게 6살 미만 어린이의 양육비(1명당 월 5만 원)와 고등학생 자녀의 입학금․수업료를 지급한 것입니다. 그러나 액수가 너무 적고 적용 대상층도 너무 좁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소득수준(최저생계비의 100~130%)과 아이의 나이(6살 미만) 등 자격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초생활 수급권자를 제외한 125만 한 부모 가구 가운데 단지 4.6%인 5만 7천여 가구만이 이 제도의 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여성의 빈곤문제는 일반 빈곤문제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여성 가구주에게는 일과 양육이 모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일자리 제공과 보육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이 가능하도록 노동시장에 대한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자리가 현재 여성 가구주를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가 돼서는 안 됩니다. 대다수의 임시 일용직 노동자인 여성 가구주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기본적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좀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확대와 더불어 미혼모 및 여성장애인 가구에 대한 지원 역시 강화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일을 하는 여성의 보육을 지원하는 제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들 여성이 삶의 희망을 가지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는 어렵습니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 역시 보육문제가 해결된다면 상당히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확대하는 문제에서 주의할 것은 단순히 행정적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 신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세 아이를 키우는 여성 가장의 이야기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사실이 아이들에게 알려지고 이로 인해 아이들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정부의 기초생활보장 제도가 그 동안 공급자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집행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정부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는 사실은 그들에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복지병을 이야기하면서 수급 조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복지비를 타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을 만큼 자신의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며, 가능하다면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는 정부의 시혜나 낙오된 자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모든 사회 성원이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로 자리매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복지 수급자들이 인간으로서 느끼게 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모든 사람들이 누려야 할 권리로 정립하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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