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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에세이] 싸움 좀 그만하세요.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202.136) 2007.04.17 16: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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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민의 머슴 10년


  싸움 좀 그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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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 만나다 보면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말이 “싸움 좀 그만 하세요” 이다. 그러면 나는 “3권 분립 아세요?”라고 묻는다. 국회란 원래 싸움하는 곳이다. 영국에서 800년 전에 의회가 처음 생겼을 때는 국왕이 자기 마음대로 세금을 매기니까 국왕과 싸우기 위해 의회를 구성했다.



  미국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의 팬티까지 벗겨내는 곳이 국회다. 공산국가에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한다고 공산당간부가 3권을 다 틀어쥐고 전횡을 하다가 결국은 구석구석 썩어 문드러져 망하지 않았나? 우리나라 국회는 욕을 많이 먹으면서도, 발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 모든 정당이 정치개혁의 핵심내용으로 2002년 당헌을 개정하여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였다.당권과 대권의 분리, 이것은 우리나라 정치개혁에서 참으로 중요하다. 이제까지 대통령의 뜻대로
국회의장, 원내총무 등을 결정해왔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직접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였고,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었다. 대통령을 견제하라고 뽑아 놓은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거수기가 되어 버린 이 안타까운 현실을 고치기 위해 나는 그 동안 계속 ‘국회독립운동’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선배들은 모두 “말은 맞다”는 것이었다.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요즈음에 와서야 겨우 ‘국회독립운동’이라는 말이 조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장관으로 입각하는 것도 내각제가 아닌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맞지 않는 이야기다. 국회의원들이 장관이 되고 싶어, 자기본분인 대통령 비판을 하기는커녕, 해바라기처럼 대통령이 장관으로 불러주기만 쳐다보고 있다. 내각제에서야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하니까, 통합형 권력이 당연하다.

  그러나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대통령과 국회는 서로 떨어져 비판견제를 함이 옳다. 분립형 권력이다.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제대로 비판, 견제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코가 꿰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소위 ‘4대 권력기관’을 손에 쥐고 있다.

  대통령의 마음에 거슬리면 재미가 없다. 농담이 아니다. 수많은 정치인 사정(司正) 사례를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이다. 정치자금문제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없다. 알아서 기지 않으면 언제 어떤 꼴을 당할 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과 맞서려면 우선 자기 자신의 구린 구석부터 돌아보지 않고서는  중간에 옆구리가 찔려서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국회의원이 많을수록 그 나라는 민주주의 나라다. 대통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국회의원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그런 나라는 완벽한 독재국가다. 희망이 없는 나라다. 과거에는 또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권까지 다 틀어쥐고 있었다.

  국회의원 죽이고 살리는 힘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있었다. 그런데 정치개혁을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국회의원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대통령 욕하는 사람은 적다.
물론 국회의원들도 크게 바뀌어야 한다. 개혁대상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개혁대상은 대통령과 주요권력기관장 그리고 장관들이다. 이들은 엄청난 국가예산을 거머쥐고 있다. 제대로 쓰는지 감시해야 한다. 이들은 수많은 공무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이들은 엄청난 인허가권, 사업결정권을 쥐고 매일 수많은 결정을 한다. 여기에 비리와 부정의 소지가 있다.



  감사원의 감시 이상으로 이들을 감시해야 한다. 이들을 감시하여야 하는 곳이 바로 국회다. 국회가 바로 서려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대통령이 잘하는 일은 국회가 밀어줘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싸우지 못하는 국회라면 그런 국회는 이미 어용국회다. 국회의 생명은 바로 삼권분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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