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자유롭지만 깊지 않은 사랑만 해오던 남자가 우연히 유모차에 탄 여자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우연히 유모차에 탄 그녀와 그녀의 할머니를 도와주고, 보답으로 그 집에서 밥도 먹으며 남자는 여자와 가까워진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여자에게 읽고싶다던 책을 구하다 주는 등, 남자는 처음으로 진짜 사랑을 해보기 시작한다.
여자는 걷지 못해서 유모타에 탄 것이었는데, 그녀의 할머니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유모차에 넣어 꽁꽁 숨기고 다녔다. 할머니가 죽고나서야 둘은 사랑에 빠지고, 그렇게 세상에 둘 뿐인 것처럼 사랑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조제의 후반부를 제외한 이야기이다.
결말에서는 조제(구미코)와 남자는 헤어지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결국 세상에 둘 뿐이라는 것이 지쳤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가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너무 지루하고 남자가 바람둥이인 것 같아 좀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후반부가 이 영화가 진짜 전하고자 하는 얘기였다.
영화는 담담하게 이별을 준비했던 조제와 그렇지 못한 남자의 다름을 보여준다. 동정이 아닌 진짜 사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지쳐간 남자. 동생이 "지쳤어?" 라고 물어봤을 때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지쳤다는 걸 느꼈다.
남자가 지쳤다는 확신을 안고 조제에게 갔을 때, 조제는 이미 알고있었다. 그래서 물고기 섬 모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남자가 준 사랑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로 남아있는지 알려줬다.
그리고 덤덤하게 이별했는데, 남자는 이별 후 완전히 무너져버린다. 자신이 지쳐버린 이유인 그녀의 장애, 그리고 그로부터 도망쳤다는 죄책감, 자신이 처음으로 정말 사랑한 이였는데 다신 못 본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이 영화가 보여준 둘의 다름은 사실 보통 사람이 겪는 하나의 과정 같았다. 헤어지고 무너지지만 결국 결말에서 혼자 휠체어를 사고 장을 보며 요리를 하고, 바닥으로 주저없이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를 얻은 조제처럼 우리의 이별 또한 결국 성장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큰 성장을 이뤄내도록 도와준 "사랑"의 힘도 보여준다.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 않고 조개껍데기처럼 굴러다녀도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다는 말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로로 다가올 것 같다.
이 영화를 다 본 후 오프닝 부분을 다시보니 오프닝에서 남자가 조제와의 추억을 몇 년 후에 추억하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울던 남자도 결국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는 웃으며 추억할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이별을 보여주기 전 먼저 말하고 싶었나보다.
잔잔하고 지루하지만 보고나면 왜 명작인지 알 수 있는 영화이다. 지금의 무너짐은 미래에 큰 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영화,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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