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소개하는 몬스터는 현존하는 몬스터의 조상이라 할 만한 존재다. 각지에서 화석이나 뼈로 발견되는 것을 통해 그 존재 자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지금도 생존해 있는지는 완전한 수수께끼이다. 여기서는 편의상 절멸종으로 분류한다. 비록 자료가 부족하지만 각 몬스터의 그림 및 해설은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
--------
몬스터헌터 초창기 설정집에는 개발 도중 무산된 컨셉아트를 재활용하여 자잘한 설정을 덧붙인 뒤 절멸종(絶滅種)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몬스터가 존재한다.
절멸종이라는 명칭처럼 현재 몬헌 시점에서는 멸종하여 더 이상 모습을 볼 수 없는 생물들이며, 그 존재는 왕립고생물학서사대에서 화석을 발굴하고 연구하여 밝혀낸 것이다. (이들이 '고생물학'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몇 안되는 사례이기도.) 물론 아래에도 설명하겠지만, 에인션트서펀트처럼 일부는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추후에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례도 있긴 하다.
이 절멸종의 설정이 마지막으로 수록된 설정집은 초대 몬스터헌터부터 몬스터헌터 3(트라이)까지의 설정을 정리한 《복각 헌터대전(復刻 ハンター大全)》이다. 이 이후로는 따로 추가적인 절멸종 설정이 수록되거나 하는 일이 없어졌는데, 이제 무산된 컨셉아트에는 '몬스터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그려진 날림 삽화', '서식지 차이에 따른 몸 색깔 변화' 등의 간단한 설정만 붙이는 방식으로 방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부 '미확인된 몬스터' 정도의 아주 간단한 설정이 붙은 컨셉아트도 존재하지만 적어도 개성적인 이름이 붙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아래에는 설정집에서 그나마 제대로 된 설정이 갖춰진 절멸종 8종류(+기타 2종류)에 대해 소개한다.
※번역에 파파고 도움을 좀 받아서 오역 및 의역이 있을 수 있음.

에인션트서펀트(エンシェントサーペント)
어룡목-고어아목-고사하목-에인션트서펀트과
『아주 오랜 옛날부터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몬스터. 고대에 살았던 어룡 내에 완전히 지상에서 분리된 녀석들 중 일부가 한층 더 거대화하는 길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뱀과 같은 외모는 현재 지상에서 볼 수 있는 용은커녕 어룡과도 크게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일찍이 날개나 다리였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는 커다란 비늘을 겹친 듯한 돌기가 남아있고, 경질의 각진 얼굴이나 이마 등에서 뻗어나온 뿔에서는 용의 권속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름은 Ancient Serpent(고대 물뱀)을 가타카나로 옮겨 적은 것. 서펀트라곤 하지만 뱀보다는 심해어를 연상시키는 형태이다.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서술을 보면 알겠지만 이놈은 완전히 절멸한 게 아니라 현대에도 생존이 확인되었다는 설정. 그래서 다른 절멸종들과 달리 이쪽은 과(科) 분류군까지 제대로 만들어져 있다.

몬헌 시리즈의 다양한 컨셉아트를 수록한 《몬스터헌터 일러스트레이션즈》에는 추가적인 삽화와 함께 요놈을 어떻게든 게임에 내보내기 위한 자잘한 설정을 붙인 걸 확인할 수 있다. 설정집에서도 언급된 '커다란 비늘을 겹친 듯한 돌기'로 수압 브레스를 내뿜을 수 있고 배지느러미는 넓게 펼쳐서 수면 위를 떠다닐 수 있게 해준다는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심해어처럼 제한된 턱 근육과 살점이 부족한 아래턱의 디자인은 공교롭게도 몬헌 월드에 등장한 발하자크에 채용되기도 했다.
아직 멸종되지 않았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이놈이 차기작에 나오길 기대하는 팬이 은근 있는 듯하다. 근데 설정을 보면 수중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형태라 차기작에 수중전이 안 나오면 참전 가망이 없어 보이는데...

켑토스(ケプトス)
용반목-조각아목-주룡하목
『람포스와 같은 주룡하목에 속하는 몬스터로 람포스와 비슷한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신체는 시조인 조룡에 더 가깝다. 입천장에는 다수의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어 녀석들이 고독하고 사나운 육식 몬스터였음을 짐작케 한다. 또한 다리 부분이 덜 발달된 반면, 날개로 어느 정도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켑토스가 자취를 감춘 시기는 육상에 다양한 대형 몬스터가 출현하고 번영해 오던 때와 일치한다. 녀석들은 아마 대형 몬스터와 먹이를 두고 다투어 때론 직접 싸우지 않았을까. 긴 비행에도, 질주에도 맞지 않는 신체를 지닌 이들은 생존경쟁에서 패배해 개체수를 점차 줄여갔을 것으로 보인다.』
켑토스는 설정상 쿠루루야크나 도스바기처럼 랩터 형태를 띤 지상 조룡종들의 조상뻘 되는 몬스터라고 한다.

본문 내에 언급되는 '람포스'는 위 사진에 나오는 푸른색 조룡으로 의외로 몬헌 첫 작품부터 등장한 근본몹이며, 도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우두머리인 '도스람포스'도 있다.
켑토스에서 딱 날개 빼고 꼬리 디자인 등 자잘한 요소를 변경하고 만든 게 아마 이 람포스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몬헌 첫 작품이 만들어질 때 몬스터의 형태에 다양성을 주기 위해서 지상형 몬스터로 변경한 걸지도 모른다.

몬헌 일러스트레이션즈에서는 '어식성 와이번'으로 언급되며, 갈고리 같은 꼬리로 물고기를 낚아채는 추가 삽화도 존재한다.

보르도르(ボルドル)
용반목-조각아목-조룡하목
『얀쿡크나 게리오스의 가까운 조상으로 여겨지는 비룡. 머리는 새의 모습이 짙게 남아있으며 날카로운 돌기가 달린 커다란 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 부리의 끝부분 형상은 녀석이 육식이었음을 말해주며, 강인한 다리로 사냥감을 억누른 후 고기를 뜯어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돌기는 사냥감에 대한 살상력을 높이는 한편, 식사 시 부리의 개폐를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왜 그러한 형상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수수께끼가 많다. 또한 비늘이 덮인 신체 부위에는 부드러운 깃털이 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생물의 진화 과정을 풀어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족이라 할 수 있다.』
새와 가까운 형태를 띤 조룡. 컨셉아트에 '콘도르 와이번'이라는 임시명이 달려있고 보르도르라는 이름도 콘도르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생긴 모습에서 어느 정도 눈치 챈 몬붕이도 있겠지만, 몬스터헌터 프론티어에 처음으로 등장한 조룡종 몬스터인 '히프노크'가 보르도르의 컨셉아트를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몬헌 프론티어 애니버서리 자료집에 그 증거가 나오는데 여기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컨셉아트의 모습 그대로 내보내기에는 너무 수수하기 때문에 꼬리에 깃털을 달아주는 등 자잘한 디자인 수정도 가해졌다고. 실제로 히프노크의 모습을 보면 보르도르보다 깃털의 형태가 더욱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르도르도 사실 멸종하지 않았고 히프노크라는 이름으로 개명당한 게 아닐까 싶겠지만 아이스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생태수형도(몬스터의 생물학적 분류를 분기도 형태로 만든 표)에 따르면 일단 보르도르와 히프노크는 아직까지 별개의 종으로 취급된다.

바지리스(バジリス)
용반목-조각아목-조룡하목
『얼핏 보면 게리오스와 많이 닮았지만 몸을 감싼 커다란 비늘, 새에 가까운 형상을 띤 다리 등, 많은 차이점을 보이는 아종이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운 건 머리 위의 볏과 꼬리 끝에 붙은 기관일 것이다. 이는 게리오스처럼 섬광을 발하는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닌 듯하며, 게리오스와는 다른 효과를 내는 기관이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얀쿡크나 게리오스에 비해 훨씬 짧은 기간밖에 존재할 수 없었던 것은 자신보다 더 뛰어난 성질을 가진 근연종과의 생존 경쟁에서 패한 결과였던 것은 아닐까.』

바지리스는 현재 게임 내 등장하는 독 속성 조룡종 몬스터인 '게리오스'와 연관이 있는 절멸종이다. 생김새 면에서도 서로 비슷한 게 보이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1. 게리오스는 고무질의 가죽을 두르고 있지만 바지리스는 단단한 갑각을 두르고 있다.
2. 게리오스의 머리 위에 붙어있는 특수한 볏에는 발광기능이 있어 상대방의 눈을 멀게 할 수 있지만 바지리스의 볏에는 발광기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게리오스의 꼬리는 짧고 뭉툭하지만 고무질이기 때문에 꼬리를 휘두를 때마다 길이를 마음대로 늘릴 수 있다. 반면 바지리스의 꼬리는 원래부터 긴 데다가 끝에는 단단한 망치 모양의 기관이 붙어있다.
실제 바지리스의 삽화는 게리오스의 디자인이 정해지기 전에 나온 여러 시행착오 중 하나였다. 바지리스의 디자인은 게임 개발 당시 거의 채택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보이지만 게리오스 쪽의 실루엣이 좀 더 개성있다는 이유로 결국 게임에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증거로 초대 몬스터헌터의 개발 단계 영상에서 나오는 위 몬스터는 얼핏 보면 게리오스처럼 보이지만 좀 더 날카로운 실루엣에 단단해 보이는 갑각을 두른 것을 보아 바지리스의 디자인이 적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위 내용처럼 개발 도중 좀 더 개성있는 게리오스의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저 미채용된 디자인은 나중에 바지리스라는 절멸종 설정이 따로 붙여지게 된다. 설정집의 내용 중 '생존 경쟁에 패배'라는 문구를 이 해프닝과 엮어보면 상당히 재밌는 부분.
이름인 바지리스는 상상 속의 동물인 바실리스크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에서는 이름 표기를 바지리스쿠(バジリスク)라고 표기하기 때문이다. 설화 속 바실리스크는 맹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게리오스가 독 속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바지리스 때부터 있었던 맹독 컨셉이 어느 정도 계승된 것으로 보인다.
-----------------
알바새끼 좆같은 필터링 때문에 계속 짤려서 2부로 나눠서 올림 ㅇㅇㅇㅇ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