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희 전 합천 군수가 합천관광개발 김XX 회장, ㈜호텔롯데 김XX 대표이사와 함께 영상테마파크 호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을 당시 사진 / 사진=합천군 제공
경상남도 합천군 지방자치단체가 250억 원 먹튀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합천영상테마파크를 건립하면서 호텔 건설을 함께 추진했는데 해당 사업이 결국 백지화되었다. 합천군이 시행사로부터 금융사기 당하며 사업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합천 영상테마파크 호텔은 영상 테마파크 내, 옛 한세일보 건물이 있던 자리에 200실 규모의 4성급 호텔로 계획했다. 관광객들이 테마파크를 찾으면 체류를 더 늘린다는 의도로 시작된 해당 사업은 지난 2021년 9월 민간사업자인 모브(mov)호텔 앤 리조트와 시행협약을 맺었다.
합천군은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고 시행사는 호텔을 지어 군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총사업비는 590억 원 예산으로 시행사가 4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사업비는 시행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하여 약 550억 원 대출로 조달했으며, 합천군이 보증을 서는 형태였다.
호텔은 지난해 10월 착공하여 기초 공사가 이어지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 3월 들어 시행사인 모브 호텔 앤 리조트는 물가 상승을 이유로 군에 150억 원의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였다. 이에 합천군이 추가 대출 타당성을 검토하였고 해당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던 중 '먹튀'의 꼬리가 잡혔다. 시행사가 쓸모없는 설계비를 부풀려 과다 청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출금 550억 원 중 남은 돈도 263억 원뿐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다. 시행사의 실사주인 A씨가 250억 원을 횡령한 것이다.
시행사 A씨 250억 먹튀, 지자체는 300억 부채 떠안고 사업 포기
합천 영상테마파크 내 호텔 착공 터파기 현장 / 사진=합천군 제공
A씨는 올 4월 이미 잠적했고, 합천군은 결국 고민 끝에 A씨를 포함해 시행사의 관계자 5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5월 31일 경남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합천군이 PF 보증을 섰기 때문에 시행사가 달아난 현재, 모든 부담은 군으로 돌아왔다. 하루 이자만 600만 원이라는 거금이 들었고 결국 지자체는 지난 15일 예치돼 있던 263억 원을 상환하기에 이른다. 대리금융기관에는 PF대출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통보와 함께 지난 20일 호텔 건립 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군은 뒤늦게 부랴부랴 구상권 청구를 위한 시행사 계좌를 가압류 조치와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A씨가 잠적한 지금 돈을 받을 길은 요원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태로 이자를 포함해 약 300억 원가량의 부채까지 떠안게 됐다.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부담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군의 인구는 4만 명밖에 되지 않으며 재정자립도 역시 8.11%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민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만, 이미 사기를 당한 뒤라 달리 구제할 방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진다는 의미로 공익감사 청구 건을 최근 채택했다. 의결에 따라 숙박시설 사업과 관련된 공무원 및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아직까지 도주 중이며 경찰은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A씨가 먹튀한 250억 원에 대한 행방 역시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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