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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엔 종일 눈 내리고

운영자 2009.12.16 18:56:32
조회 640 추천 0 댓글 2

3월 9일 (수) 바르샤바, 종일 눈

 

파리를 거쳐 바르샤바에 도착한 것은 어제 밤 10시.

22층의 호텔 방에 들어서면서 창밖을 보니 놀랍게도 너무나 친숙한 거대한 건물이 호텔 바로 건너편에 서 있었습니다.


스탈린. 바로 그였습니다.


소련의 건축가 레프 루드네프가 이 건물을 설계한 것은 모스크바대학 본부건물 건축공모에서 응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는 이 설계로 스탈린 상을 받았고 높이 240미터 정면 길이 450미터의 웅장한 모스크바대학본부 건물은 1953년 완공되었습니다.


그 후 <스탈린 양식>으로 불린 이 건물에 몹시 만족한 스탈린은 모스크바에 똑같은 건물을 6개나 더 건축하게 하였습니다. <모나리자>가 잘 그려졌다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똑같은 걸로 6개 더 그리게 한 것과 마찬가지 처사였으니 이 일을 떠올리는 건축가들의 치욕감을 이해할만 합니다.


바르샤바에서 이 건물의 이름은 <문화과학 궁전>입니다.

2차세계대전으로 도시의 85%가 파괴된 바르샤바시의 재건 당시에 스탈린이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루드네프의 모스크바대학본관 설계도에 의해 1955년 완공된 이 건물은 높이 234.5미터로서 바르샤바시의 모든 것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바르샤바의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아직도 폴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입니다.  이 건물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볼 때 가장 좋은 점은 바르샤바에서 이 건물을 보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장소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깊은 밤 창밖으로 만 50년된 <스탈린양식>을 보며 깊은 상념에 빠집니다.


여덟 번째의 <모나리자>는 동유럽에 이식된 스탈린주의의 건축사적 기록입니다.

여덟 개나 되는 <모나리자>를 보며 우리는 질식해간 개인의 창발성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모나리자>를 여덟 번씩이나 그리게 한 우상의 만용 앞에서 우리는 무릎을 꿇은 민주주의의 비참했던 모습을 봅니다.

 

오늘 바르샤바는 하루종일 장마비처럼 눈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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