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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홍보보다 부담스런 일은 없다

운영자 2010.03.22 17:45:58
조회 1855 추천 0 댓글 3

8월 20일 (월) 제주는 맑고 광주는 소나기


오전 9시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후보 세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밖에서 볼 땐 치열한 경선을 치르는 경쟁자들이지만 이런 순간에는 마치 시합을 앞둔 같은 팀 선수들처럼 경기와 관련된 서로의 애환을 나눈다. 다들 경선일정이 따라가기 힘들다며 하소연한다.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나누고 이들 지역에서 각각 투표 첫날 합동기자회견, 마지막날 합동유세를 해야하니 전국을 돌며 21일동안 22개의 공식행사를 소화해내야 하는 실정이다.


심후보가 어제 제주 지역 당원들에게 전화했더니 방금 내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을 꺼낸다. 권후보 측에서 어제 제주지역 전화홍보를 융단폭격하듯 했다는 말도 덧붙인다. 전화홍보는 심후보가 가장 열심이라고 했더니 실은 참모들이 건넨 명단에서 일부만 전화걸고 퉁쳐버리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그래도 통째로 깔아뭉개기도 하는 나보다 훨씬 나은 편이다. 평소 대화할 때도 상대의 눈높이에 맞춰 말하는 나로선 얼굴도 모르는 당원들에게 전화하기가 몹시 부담스럽다. 상대방이 전화로 대화할 상태에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일방적인 얘기만 늘어놓아야  하니 이보다 더 큰 고역이 어디 있는가? 어제 전화했던 제주의 한 당원은 통화중 내내 덤덤하게 말하길래 전화를 끝낸후 명단에 <덤덤>이라 표기했는데 곧 문자메세지를 보내왔다. 8월 1일부터 제주지역에서 BC카드 가맹점수수료가 0.6% 인하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내용이다. 이럴땐 전화홍보가 바로 눈감고  코끼리 만지는 격과 다를 바 없다.


4.3평화공원에 참배하러 가다. 지난 4월 3일에도 갔던 곳이다. 이 일대는 바람이 드세기로 유명한데 오늘은 바람도 무더위에 잠시 쉬는듯하다. 맑고 쾌청한 날씨가  민주노동당의 대선 기상도를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제주도청에서 합동기자회견을 끝낸 후 후보들은 헤어진다. 아시아나공항노조, 오리엔탈호텔노조, 사회보험노조를 방문한 뒤 광주로 향한다.


광주에 도착하니 이명박후보가 선출되었다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게 민주노동당에 더 유리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상대후보가 누구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다가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답>이다. 그래도 굳이  비교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박근혜후보보다 이명박후보가 조금 더 우리에게 낫다고 말해왔다. 왜냐면 박후보가 될 경우 결국 범여권은 민주 대 독재의 구도를 조성하려 할 것이고 여기에 민주노동당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영남 대 호남의 지역대결 구도도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후보는 독재나 영남의 상징이라기보다 신자유주의 , 재벌, 사회양극화의 상징이다. 민주노동당과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기 더 용이한 측면이 있다. 이렇게 말하니 범여권후보는 누가 되는게 더 좋으냐고 묻는다. 그런 관심을 우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두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정답>을 말하고 만다.


윤한봉선배가 생전에 사무실로 쓰던 공간은 들불열사기념사업회와 장애인단체등이 나눠쓰고 있었다. 사무실 서가를 꽉채운 8-90년대 사회과학 서적들만이 선배님의 체취를 남기고 있다. 떠나신 후 빈자리가 너무 크다.


사회보험노조와 기아자동차노조를 들른 후 서구 당원 호프데이에 참석하다. 맥주집에서 주인과 일부 손님들이 친밀감을 표시한다. 거리에서 피부로 느끼는 지지열기는 2004년 총선 때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이 열기가 12월 대선 정국을 달구어낼 것이다.


포장마차에서 국수로 늦은 저녁을 때우고 여관방에 들어서니 벌써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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