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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운 마음으로 이 길을 간다

운영자 2010.02.24 18:35:06
조회 1905 추천 0 댓글 2

10월 30일 (월) 맑음


이른 아침 여행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한마디 한다.
“민주노동당보다 국민을 대변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세요.”


민주노동당이야말로 우리 국민을 대변하려 노력하는데 논리적으로 모순된 이야기가 아닌가.물론 아내도 민주노동당 당원이다. 그러니 아내의 말은 민주노동당이 아직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바램을 대변하는데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 아니겠는가. 그러겠다고 말하면서 집을 떠났다.


방북이 결정된 후 핵실험사태가 발생하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말을 전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안사건까지 발생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다. 걱정해주는 언론인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참으로 부담스럽고 어려운 여행길이다.


눈앞의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진다면 이번 방북은 우둔한 결정이고 위험천만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30여년 동안 눈앞의 이해득실을 최우선시한 일은 없다. 민주노동당을 만들고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그러하다. 정치를 한답시고  정치적 이해득실만 계산한다면 쉽고 편한 길을 가지 왜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겠는가?


애초에 민주노동당의 방북은 조선사회민주당과의 연례교류의 일환으로 지난 9월 결정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비당국자 차원의 일상적 교류를 하는 의미 정도였다. 그러나 10월 9일 이후 정세는 급변하였다. 이제 핵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쟁점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이번 방북은 애초에 없던 사명을 추가하게 되었다. 민주노동당 방북단은 협상사절도 아니고 방북목적이 남북간의 정치협상도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가시적인 결과를 갖고 돌아오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평양의 당국자들에게 핵실험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이번 방북은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10월 9일 이후 온 나라가 핵실험으로 떠들썩하다. 그러나 평양까지 가서 북한 당국자들을 직접 만나 남측의 우려를 강력히 전달하고 평화적 해결방법을 제안한 책임있는 정치세력이 과연 있었던가? 민주노동당 방북단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파기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한반도에 단 한 개의 핵무기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당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평화적 방법으로 핵무기가 철거되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시키는데 있으며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의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이다. 북한이든 미국이든 종국적 목표가 전쟁인지 평화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평화가 목표라면 평화를 이룰 책임있는 자세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북핵협상의 그간의 경험은 어떠한 전제조건도 합의를 불가능하게 할뿐이라는 것이다. 


북핵사태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위기의 평화적 해결책을 자신있게 제시하는 정치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나라당은 안보불안감을 증폭시켜 유리한 대선정세를 조성하는데만 몰두하면서 민족적 위기를 즐기고 있다. 일부 공안세력과 공안언론까지 이에 편승하여 대선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지금 한나라당이 계승하고 있는 것은 이승만정권의 전쟁불사, 북진통일 노선이다.


핵사태로 인한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서 정부여당 역시 오십보 백보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면서 대통령은 보이지 않고 집권여당은 신장개업에 바쁘다. 이미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사태수습을 지휘하고 있는 꼴이다. 안보불안에 민생위기라며 국민들이 떨고 있는데 집권여당은 자신의 정치적 수명연장을 위한 생존권투쟁에 골몰하고 있다. 위기를 이용해 한건 하자는 세력은 속출하는데 위기해결을 위해 몸을 던지는 책임있는 정치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세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던 심정으로, 억압받는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감옥을 마다않던 기백으로 길을 떠난다. 비록 그것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일지라도 그 건너 한반도의 평화와 서민들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는 길이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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