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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되지 않은 역사의 보복을 체험한다

운영자 2009.12.07 17:47:39
조회 681 추천 0 댓글 3

12월 12일 (일) 맑음


1979년  12월 13일 오전.


104번 버스를 타고 국군 보안사령부로 향했다.

착검을 한  M16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3미터 간격으로 보안사 담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장갑차 몇 대는 언제라도 발포할 태세로 대기 중이었다. 간밤에 한강대교와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무장병력끼리 유혈충돌이 있었고 그 진원지는 전두환이 사령관으로 있는 보안사라는 소문은 거의 사실로 보였다. 그러나 이 사건이 <12.12사태>로 불려진 것은 그로부터 한참 더 시간이 흐른 뒤였다.


<12.12사태>로 전두환 군사독재체제는 사실상 시작되었다. 보안사령관이 직속상관인 계엄사령관과 국방장관을 체포하면서 발생한 이 사태로 제 5공화국은 실질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12.12사태>의 주모자들은 군부내 박정희의 친위세력으로 길러져온 <하나회>장교들이었다. 이들이 12.12 하극상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정승화 계엄사령관이 박정희 시해범인 김재규에 대해 온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12.12사태>를 통해 찬탈한 권력 곧 전두환 군사독재체제는 박정희 유신체제의 정신적, 정치적 계승자였다.


지난 10월 법사위 국정감사를 마치면서 느낀 것은 <대통령만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대통령만 보면 분명히 노무현정부인데 각료들을 보면 김대중, 김영삼 심지어는 노태우정부의 체취가 혼재되어 있었고, 밑으로 내려가면 제 5공화국, 제4공화국의 잔재가 굳건히 남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 한번도 불의에 대한 단절이 없었던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정권교체>라는 명분으로 단절 대신 타협과 야합으로 이어 온 권력교체의 비극이 낳은 결과이다.


<이철우의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우리는 유신잔당, 5공잔당이 국가 권력의 상층에 여전히 잔존해 있는 모습을 본다. 신유신세력, 신 5공집단이 재생산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단절되지 않은 역사의 보복을 체험한다.


현역의원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폭로>한 이 사건의 폭력성은 최근 모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사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간첩암약설에 이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태도 역시 집단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부모들이 피해자에게 <잘 사나보자>고 협박하고, 사건수사 경찰경찰관이 <너희들이 꼬리치며 좋아서 찾아간 것 아니냐 내 고향이 이 지역인데 너희들이 이 지역 물 다 흐려놨다>며 윽박지른 것과 너무나 흡사하다.


<12.12사태>의 주동자들은 1995년 대한민국의 법정에서 <내란죄와 반란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하던 유신잔당, 5공 잔당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 국회 법사위를 점거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신새벽도 노동의 새벽도 아직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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