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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번역] Shore 8-3화

믇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9 14: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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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1-2화


2-1화

2-2화

2-3화


3-1화

3-2화


4-1화

4-2화

4-3화


5-1화

5-2화


6-1화

6-2화

6-3화


7-1화

7-2화

7-3화


8-1화

8-2화

8-3화

나는 엘사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도망 다니며 다시 내 일생을 휴가처럼 보내는 것도 상관없었다. 지금 당장은 호기심 많은 아이 같지만 엘사가 인간세상에 적응한다면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했다. 오만한 사람? 아니… 아마 사려 깊고 지적이겠지. 조용하고 내성적이지만,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하면 훨씬 매력적인 사람. 미친놈들에게서 벗어나는 이 여정은 아마 엘사가 어떤 사람일지 보여줄 것이다.


그나저나 일단 뭐라도 생각을 해야 한다. 눈꺼풀이 무거워졌고 따뜻한 핫초코가 내 몸에 스며들면서 나른하게 만들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고, 내가 정신을 잃었을 때는 약물 아니면 고통 때문이었다. 딱히 숙면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었다.


“불다 아주머니… 제 생각엔 일단 어디 숨어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조용히 말했다. “혹시라도 관계자나 누가 집으로 올 수도 있잖아요.”


“그래. 그러려무나.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렴. 크리스토프, 엘사하고 안나를 지하실로 안내해라. 라푼젤, 너는 원하면 아그네스 방에서 자고 가거라.”


“그럴게요. 제가 설거지라도 도울게요. 그리고 다른 세 명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야죠.” 라푼젤이 말했다.


“알겠어.” 내가 웅얼거렸다.


내가 입을 다물고 깊은 생각에 빠진 엘사를 쳐다봤다. 엘사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눈을 반쯤 감은 채 핫초코가 담긴 머그잔을 쳐다봤다. 그의 손가락은 컵의 가장자리를 따라 그리고 있었다. 아직도 엘사의 손목에 내가 만들어준 팔찌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가 발로 엘사를 툭 건드렸고 엘사는 화들짝 정신을 차리며 내 눈을 쳐다봤다. 내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손을 내밀었다.


“가자, 엘사. 눈 좀 붙어야지.” 내가 말했다.


엘사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크리스토프를 따라 복도를 걸어 뒤쪽 방에 도착했다. 그 방에는 밭이 보이는 큰 창이 있었다.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비바람이 몰아칠 때 이곳에 앉아있으면 굉장히 아늑할 것 같았다.


크리스토프가 오른쪽으로 가더니 현관 근처에 있는 문을 열었다. 그가 우리를 아래층에 있는 지하실로 안내했다. 이십 대 중반 정도 되는 사람이 살던 것처럼 인테리어가 돼 있었다. 벽은 포스터하고 그림으로 가득 차 있었고 바닥에는 모래색의 플러시 카펫이 있었다. 퀸사이즈 침대가 벽 쪽에 있었고 소파, 작은 탁자,텔레비전, 플스 같은 것이 그 반대편에 있었다. 부엌에 있는 선반에는 집의 정수기에 꽂는 물통이 즐비했고 공구상자, ‘아기 사진’ 이나 ‘이다의 졸업식’ 이라고 써진 상자가 다른 잡동사니와 함께 있었다.


“가장 큰 형이 자기 여친하고 같이 토론토로 이사 가기 전까지 여기 살았어.” 크리스토프가 설명했다. “그때보다 좋아졌지.”


“너네 집 진짜 큰 대가족이구나.” 내가 말했다.


엘사가 내 손을 놓고 자기 혼자 걸어보려 노력했다. 벽 쪽에 있는 책상으로 몇 걸음을 걷더니 바로 그 책상을 잡고 멍하니 땋은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엄청나게… 크지.” 크리스토프가 웃었다.


“근데, 네가 딱히 상관없으면 물어보고 싶은데, 너는 네 어머니랑 별로 안 닮은 것 같은데?” 내가 움찔했다.


크리스토프가 구슬픈 미소를 짓더니 텔레비전을 켰다. “맞아, 나도 알아. 내가 입양됐거든.”


“진짜?” 내가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셨어… 그래서 보육원에서 8살까지 자라다가 지금의 엄마 아빠가 데리고 오신 거지. 환영선물이 스벤이었어.”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근데 나는 여기서 행복해. 나는 음, 아홉 형제 중에 가운데 정도거든. 내가 딱 4명 하고 4명 사이야. 형이 셋이고 누나가 하나야. 그리고 남동생 둘에 여동생 둘. 나만 유일하게 입양된 애고.”


“우와.” 내가 말문이 막혔다. “좀 힘들지 않았어?”


“딱히. 부모님께서 나를 워낙 예뻐해 주셔서. 어쩔 때는 그게 좀 불편하지만, 그 정도는 괜찮아.” 크리스토프가 웃었다.


티비에는 지역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고 나는 거기서 연구소 동영상이 나오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아나운서의 브리핑이 들렸다. 침입에 대한 많은 정보는 없었지만, 아나운서는 이것이 중요한 실험이라고 했다. 그게 쟤들이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정보의 마지노선이겠지. 당연히 인어에 관한 전설이 사실이라고 알려지고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나는 것은 원치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뉴스를 더 보기도 전에 크리스토프가 어울리지 않게 크게 짜증을 내며 텔레비전을 껐다.


“이제 저딴 건 그만.” 크리스토프가 격분했다. “네가 이제 저런 걱정 할 필요 없어.”


“야, 진짜.” 내가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


“너는 괜찮을 거야. 내가 너희를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게 해줄 방안을 생각해볼게.” 크리스토프가 안심시켰다. “이제 가서 엄마하고 푼젤이 설거지하는 거 도와줘야지. 그럼 내일 아침에 보자. 너희가 빨리 다른 사람들도 만나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 만나서 반가웠어, 엘사.”


크리스토프가 힘차게 손을 흔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내가 한숨을 쉬고 팔을 쭉 뻗었다.


“음 이건 좀 색다른 시나리오네.” 내가 엘사에게 말했다. “내가 경찰에 쫓길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는데.” 내가 어깨너머로 엘사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무섭지만 그래도 재밌잖아. 안 그래? 엘사?”


엘사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베베 꼬며 바닥에 있는 카펫을 보고 있었다. 엘사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고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엘사?” 내가 놀라서 엘사에게로 다가갔다.


내가 엘사의 어깨를 잡고 눈을 마주치기 위해 다가갔다.


우와, 이제 나보다 큰 거야?


엘사가 눈을 감고 떨면서 내게 기대 얼굴을 내 어깨에 파묻었다. 그러고는 엘사가 팔을 내게 감았고 그의 숨결이 내 목에서 느껴졌다.


“내가 정말 미안해, 안나.” 엘사가 말했다.


“뭐가?”


“이건 모두 내 탓이야. 내가 네 말을 듣고 제때 도망만 갔으면, 네가 지금 이런 상황에 부닥치진 않았을 텐데. 내가 애초에 너한테 말을 안 걸었으면 이런 걸 걱정할 필요도 없는데.” 엘사가 울먹였다. “이제 네가 위험에 빠졌잖아.”


“자기 탓하는 거 그만 해” 내가 엘사의 등에 작은 원을 손으로 그리며 조곤조곤 말했다. “엘사, 우리애기--- ”내가 저번에 엘사가 ‘자기’ 라는 애칭으로 불러줬을 때처럼 엘사도 기분 좋다는 듯이 살짝 떨었다. “나는 진짜 축복받은 사람이야. 너를 만났잖아. 이 모든 역경도 그 가치가 있어… 우리가 함께잖아. 여느 때보다 가깝고. 나는 평생 너를 안 보고 살 바에야 이 고난을 천 번 반복할래.” 내가 엘사 옆머리에 키스했다. “널 사랑해. 널 정말 사랑해, 엘사. 그건 절대 잊지 마.”


엘사가 내 품 안에서 끄덕였다. “나도 사랑해.”


내 심장이 가파르게 뛰었고 엘사의 머리카락에 몇 번 더 입을 맞추었다. 내가 오른손으로 엘사의 등을 주물러줬다. 엘사가 살짝 신음소리를 냈고 내 입가에는 미소가 피었다.


“우리는 괜찮을 거야.” 내가 약속했다. “우리는 이것이 끝날 때까지 함께야, 엘사. 이제 다시는 그 무엇도 너를 내게서 가져갈 수 없어. 절대로.”


엘사가 어깨에서 자기 얼굴을 떼고 울 것 같은 미소를 지었고 내 주근깨 있는 뺨에 손을 댔다.


“괜찮겠어?” 엘사가 물었다.


“야, 나는 괜찮을 거야!” 내가 엘사의 코를 툭툭 쳤다. “모든 게 잘 될 거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내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러는 너는 괜찮겠어? 너는 이제 인간이고, 어, 네가 견뎌야 할 것이 많을 텐데.”


“재밌을 거야.” 엘사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있잖아. 나는… 나는 안전하고.” 엘사가 입술을 깨물고 옆을 응시했다. 살짝 걱정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뭐가 문제지 물을 기회가 없었다. 곧바로 엘사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안나… 그... 좀 이상한가? 내가…”


“내가 뭐?” 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가 지금 키스하고 싶다고.” 엘사가 얼굴에 홍조를 띠며 말을 마쳤다.


내가 엘사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웃었다.


“당연히 아니지. 우리는 밀린 키스가 엄청나게 많은 것 같은데?” 내가 말했다.


내가 엘사를 밑으로 잡아당기며 입술을 겹쳤다. 우리의 첫 키스와는 다르게 우리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았고, 우리의 탈출 여부를 저울질하지도 않았으며, 우리 둘뿐이었다. 만지고, 껴안고, 키스하고, 우리가 다른 세상에 살 때 못하던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진짜였다.


우리의 키스가 더욱더 깊어졌고 엘사는 내 잠바를 꽉 잡았다. 나는 까치발로 서 있었고 서로의 코가 맞다 있었다. 우리는 어색하게 떨어졌고, 이 사랑스러움에 둘 다 살짝 웃었다. 엘사가 키스하는 것을 매번 상상하긴 했지만 실재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엘사는 키스를 엄청나게 잘했다.


“이제 지쳤어.” 내가 몇 번 키스 끝에 중얼거렸다. “지난 며칠 간은 아주 길게 지나간 것 같네...”


“나도.” 엘사가 이마를 맞대며 말했다.


엘사의 애정표현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예전부터 이런 사랑을 받고 싶어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제...” 내가 엘사의 손을 잡고 침대 커버를 젖혔다. “이제 자고 내일 아침에 어떤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빌자.”


엘사가 눈썹을 모은 상태로 침대를 바라보며 멈칫했다.


“바다에는 침대 없어?” 내가 웃었다.


“비슷한 건 있었는데… 같이?” 엘사가 말했다.


“아, 진정해.” 내가 매트리스로 뛰어들었다. “그냥 잠만 자는 건데.”


“그건 또 뭔 소리야?”


아… 맞다. 쟤는 지금 인간의 ‘짝짓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 그런데 뭐가 문제인 거지?


“왜?”


“그, 그냥… 너는 내가 인간인 게 괜찮아?” 엘사가 자신의 머리를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 다리든 꼬리든, 나는 너를 사랑하는 거라고. 이리로 와.” 내가 말했다.


엘사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내 옆으로 왔다. 나는 엘사와 껴안고 자는 것을 항상 꿈꿔왔다. 엘사는 나를 꿈에서보다 훨씬 세게 껴안았다. 엘사는 나를 보호라도 하는 듯이 껴안아서 엘사의 품은 편안했다. 나는 곧바로 풀어졌고 잠에 빠져들었다. 엘사가 내 옆에 있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좋았다.


내가 잠이 들기 전에 엘사의 목에 대고 중얼거렸다.


“사랑해, 엘사…. 그것… 그것만은 잊지 마.”


내 이마에서 엘사의 입맞춤이 느껴졌다. “나도 사랑해,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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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맙다. 어색한 거나 맞춤법 지적은 댓글로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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