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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Say You Love Me 07

험버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6 09: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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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You Love Me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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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You Love Me 06






아버지가 차려준 엘사의 가게, ‘꽃’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다. 엘사의 아버지 아그나르의 바람은 그다지 거창할 게 없었다. 엘사가 전문적인 일은 직원들에게 맡겨두고 빈둥거리는 거야 예상한 일이었고, 영업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등의 열정적인 자세를 보이는 건 기대하지도 않았다. 아그나르는 그저 엘사가 영업시간 동안 카운터 정도는 지켜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내일모레 서른을 앞두고도 제대로 된 일 한번 해 볼 생각 않던 딸이었기에 말 뿐인 운영이라도 책임감을 느끼고 이제는 제발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나뿐인 자식이라 부족할 것 없이 돈 쏟아 부으며 오냐오냐 키운 게 잘 못이라면 잘못이지만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자라버린 건 대가치고 너무 혹독했다. 그래도, 이 정도는 하겠지. 가게 차려줬지, 제대로 일해 줄 사람도 구해줬지, 돈은 돈대로 다 대주는데 설마 가만히 앉아서 가게 지키는 일도 못 할까. 아그나르는 그리 생각했다.




“아빠아아- 나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기어나가는 것도 짜증 나고 손님 받는 것도 짜증 나 죽겠어요. 때려 치고 싶어.”





“네가 언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기어나갔는데? 지금 어디야!?”




      

정오를 넘긴 시간, 가게 직원에게 사장이 아직도 출근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전화한 아그나르가 엘사의 투정을 들으며 핏대를 세웠다.


끈질기게 울리는 전화벨 탓에 잠에선 깬 엘사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미간을 구겼다. 착실함과는 거리가 먼 엘사였지만 그래도 사람인지라 양심상 꼬박꼬박 가게에 나가긴 했다. 그저 오픈 시간을 훌쩍 넘겼을 때에나 들러 대기하고 있던 음흉한 손님들을 너 다섯 시간쯤 상대한 후 일찌감치 영업을 마칠 뿐이었다. 아그나르로선 기가 찰 일이었지만 엘사 입장에선 이 정도 성의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됐다. 처음 가게를 열고 몇 달간은 그래도 영업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일이라고는 손님 홀리면서 웃음 파는 것 밖에 없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졌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있었던 것이, 특별할 것 없는 가게치고 매출이 생각보다 짭짤했던 건 존재만으로도 손님을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는 사장의 외모 덕이었으니, 엘사가 직원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매출 그래프는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기본적인 운영비를 빼면 마이너스를 찍는 달까지 있었지만 사실 엘사는 적자가 나든 말든 별 관심 없었다. 아빠가 다 해결해 줄 건데 뭐. 정도를 지키며 사치하면 평생 쓰고도 남을 재산을 가진 부모님을 뒀으니, 타고난 백수 한량 기질을 고쳐먹을 의욕도 이유도 없었던 것이다.





“네가 임대료를 내니 인건비를 감당하니. 제대로 돈 벌면서 운영하는 건 기대도 안 한다. 그래도 뭔가 하는 척은 해야 할 거 아냐. 신경 쓸 거 하나 없이 용돈까지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 가만히 가게 앉아있는 것도 못 해?”





“하는 것도 없는데 제가 왜 앉아 있어야 하냐고요! 가기 싫단 말이에요!”




 

“그럼 뭐 하고 살 건데? 회사 꽂아준대도 마다하더니?”





“꼭 뭘 해야 해요?”





아, 이건 좀 심했나? 엘사는 휴대폰 너머로 아버지가 숨넘어갈 듯 헐떡대는 소리를 들었다.





“당장 출근해라. 카드고 용돈이고 다 막히는 꼴 보기 싫으면.”





뚝. 마지막 경고임을 암시하듯 딱딱한 말투였다. 아... 머리 아파. 오냐오냐하면서도 정도를 넘어서면 불같이 터지던 어머니 이두나와는 다르게 아그나르는 좀처럼 터지는 일이 없었다. 그런 아버지가 제 생명 줄까지 잡고 경고해오니, 그동안 아버지의 어르고 달래는 권유를 수차례 무시해온 엘사로서도 어지간한 일이 아님을 느끼고 나갈 채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가기 싫어 가기 싫어... 쉼 없이 투덜대던 엘사가 방을 나서려던 찰나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빠가 설마... 엄마한테 일렀나? 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휴대폰을 보니, 아, 이걸 다행이라 할지 말아야 할지.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받아 말아? 엘사는 잠시 고민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왜.”





“어디예요? 저 지금 가게 왔는데.”





“아, 제발! 갈 거야, 갈 거라고! 너까지 왜 이래?”





“왜 또 성질을 부려요?”





“넌 뭐 하는 일 없니? 학교 안 가?”





“갔다 왔는데요.”





생각보다 성실하네? 학교 다닐 적 오전 강의는 밥 먹듯이 빼먹었던 엘사로선 안나의 평범한 성실함이 다소 놀라웠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성실할 필요는 없는데. 안나는 첫 데이트 후로 시도 때도 없이 전화와 방문 폭격을 날렸고 엘사는 그에 따라 이어진 풋풋하고 시시콜콜한 대화에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안나야 얼른 진도 빼서 버진 딱지 떼는 날만 기다렸고 엘사 역시 안나를 만나보기로 마음먹은 마당에 딱히 꺼릴 건 없었지만, 그래도 처음이라는데. 평생 남을 기억이니만큼 침대로 가는 길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고 정도는 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얘, 정말, 미치겠어. 



용건도 없이 전화해선 어디예요? 밥은 먹었어요? 하는 건 양반 짓이었다. 틈만 나면 연락도 없이 주인 없는 가게에 찾아와선 죽치고 앉아 저를 기다리고 있기 일쑤니, 하는 수 없이 장단 맞춰 놀아주다가 저녁까지 든든히 먹여 집에 보내고 나면 시간 들여 수고해주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욕구불만의 지친 육신은 속삭이는 것이었다. 엘사, 너 지금 뭐하니?


이게 정말 뭐 하는 짓인지. 각오는 했었고 예상했던 만큼의 재미도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침대로 이어지지 않을 식사 대접이 이리도 허탈하게 느껴질 줄이야. 당분간 참아보겠다 마음먹은 건 엘사였으나 침대 운동의 즐거움을 아는 입장이니만큼 대놓고 들이대는 안나보다 더 목이 말라가고 있는 건 당연지사였다. 



한 달? 두 달? 얼마나 더 시간을 들여야 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안나와 만나기 시작한 지 이제 고작 2주 차에 접어든 참이었고, 그렇게 목말라하면서도 아직은 이르단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오늘도 그냥 그렇게 보내야겠지. 엘사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갈 거니까 기다려...”





“빨리 와요! 물어볼 거 많아요!”






또 뭐가 궁금한데? 엘사가 말하기 전에 전화가 끊겼다. 이, 씨... 하나같이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는구나. 엘사는 쿵쾅거리며 호텔을 나섰다.












*






“-껍질 벗겨서 화분에 꽂아두면 돼요. 뿌리가 자라면 다시 바깥쪽 시든 껍질부터 벗겨내고요.”





“새잎 날 때까진 얼마나 걸려요?”





“그건 환경마다 다른데, 환경이 좋으면 오래 걸리지는-.. 아, 사장님. 오셨어요?”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힘없이 가게에 들어서니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서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직원과 안나가 보였다. 





“어.. 안녕.. 하세요...” 





엘사가 직원인 겔다에게 머뭇거리며 인사했다. 그러자 뭔가를 열심히 적어대던 안나가 수첩을 덮고 방실방실 웃으며 다가왔다.





“왔어요?”





“..지금 뭐 해?”





엘사가 안나의 수첩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요? 과제용 자료 조사.”





세상에, 말도 안 될 정도로 성실한 애네 정말. 엘사는 자신이 없는 사이 안나에게 시달렸을 겔다를 생각하니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야, 너- 그런 일로 사람 귀찮게 하지 마.”





앗? 안나가 그런 생각은 못 했다는 듯 놀라며 겔다의 눈치를 살피자 겔다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사장님. 이런 얘긴 언제든 재밌는걸요.”





“안 그래도 바쁠 텐데 미안해요. 여긴 이제 제가 맡을게요.”





엘사가 카운터에 들어서며 앞치마를 두르자 겔다는 사람 좋은 웃음을 남기곤 남은 꽃을 다듬기 위해 가게 뒤편으로 사라졌다. 





“사람 귀찮게 괴롭히는 건 나로 참아줄래? 우리 직원이 무슨 죄가 있다고 괴롭히니?”





엘사가 어김없이 들러붙어 오는 안나를 밀어내며 말했다.





“원래 엘사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늦게 올 줄 알았나요. 겔다가 먼저 알려주겠다고 했어요.” 안나가 싱긋 웃으며 손에 쥔 수첩을 다시 펼쳤다. “뭐, 됐지. 이제 엘사가 알려줘요.”





“뭘?”





“음... 이건 했고, 이것도 했고..” 안나가 수첩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일단, 프리지아 구근 관리법부터요.”





“프.. 뭐?”





“네...? 프리지아요?”





엘사는 잠시 할 말을 잊고 눈을 껌벅이더니 크게 뜬 눈을 카운터 안쪽으로 굴렸다. 프리지아? 많이 들어봤는데 뭐더라? 분명 나름 잘나가는 꽃이었는데- 아, 여기 있다. 엘사는 겔다가 카운터 안쪽에 적어놓은 꽃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사진들 중 프리지아 항목을 찾아 재빨리 훑었다.





“아아- 프리지아? 어, 그.. 원산지가 남아프리카 남부인 그... 백...합목 붓꽃과?의 예쁜 꽃?”





손님들은 몇 번 웃어주면 별말 없이 알아서 골라가던데, 이걸 이렇게 읊어 줄 날이 올 줄이야. 그냥 모른다고 솔직히 말할 걸 그랬다. 딱 봐도 국어책 읽는 것처럼 어색하게 말하자 안나의 얼굴이 의심스럽게 일그러졌다.


 



“뭐야... 방금 찾아서 읽은 거죠? 프리지아를 몰라요?”





“모르긴 누가 몰라? 그것도 모르면서 꽃 장사를 어떻게 하겠어?”





“그럼 이건 뭐예요? 3초 안에 대답하기.”





안나가 진열장 속 파란색 수국 다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장미.”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안나의 입이 경악으로 벌어졌다. “이게 장미 아닌 건 초등학생도 아는데!! 이래서 진짜 장사 어떻게 해요?”





아, 진짜.. 아빠한테 쪼인 걸로도 모자라 새파랗게 어린 애한테까지 저런 소릴 듣고 있자니 심기가 사정없이 뒤틀렸다. 물론 저런 말 들어도 쌀 정도로 아는 게 없긴 했지만, 아는 게 없다고 자존심까지 없는 건 아니거든. 그러니까, 아빠! 하기 싫다고 했잖아요! 저 많은 꽃을 언제 다 외우고 있어! 엘사는 씩씩대며 안나를 노려봤다.





“그런 거 몰라도 장사 잘만 해왔거든?”





“그래도 기본적인 꽃은 알아야죠! 아니, 어떻게 모르지..? 팔다 보면 싫어도 다 외워질 텐데.”





열정을 가지고 관심 둔 적이 없으니, 아무리 잘나가는 꽃이라도 옆에 달아둔 작은 이름표를 손님에게 읽어주고 판매를 마치면 거짓말처럼 기억에서 사라지곤 했다. 배우려면 못 배울 것도 없었지만, 꼭 알아야 하나 싶었다. 지금까진 아무 문제없었는데 안나가 놀라는 꼴을 보고 있자니 못 볼 꼴이라도 보인 것처럼 부끄러운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 개빡쳐. 자존심 상해. 딱지도 못 뗀 어린애 두고 이게 무슨 망신이람? 엘사가 바들바들 떨며 생각에 잠긴 사이 카운터로 다가온 안나가 엘사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리 나와 봐요. 제가 알려줄게요.”





“뭐? 네가 뭘 알아?”





“그쪽보단 알아요. 이름이나 꽃말 정도는...”





“배울 거면 겔다한테 배우지, 내가 왜 너한테 배워?”





“바쁜 직원 귀찮게 굴 거예요?”





조금 전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받은 엘사는 끙 소리를 내곤 안나에게 끌려 나왔다. 꽃바구니들 틈에 선 안나는 꽃을 가리키며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아까 장미라고 했던 건 수국이에요. 장미랑 하-나도 안 닮았고 꽃말은... 진심, 변덕이었나? 파란 수국은 특히나 좋은 뜻 없었던 것 같으니까 고백 꽃다발로 추천하지 마요.”





“뭐야, 알려줄 거면 제대로 알려줘.”





“전문가도 아닌데 이 정도가 어디예요.” 안나는 백합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흰 백합이고 순결, 변함없는 사랑을 상징해요.”





안나가 이 꽃 저 꽃을 가리켜대며 계속 말을 이었고, 제대로 알려달라며 툴툴대긴 했지만 엘사는 안나가 저렇게 많은 꽃과 꽃말을 어설프게나마 다 외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과제 때문이라지만 시험 때마다 열심히 컨닝이나 할 줄 알았던 엘사로선 저런 걸 하나하나 외워둔 성실함이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 정말... 의외다. 인생 막사는 애인 줄 알았는데 자기 할 일은 제대로 하나 보네. 생각의 변화에 따라 슬슬 기를 죽이고 얌전히 안나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엘사는 안나의 손가락이 어떤 꽃을 가리키자 작게 몸을 움츠러뜨렸다.





“이건, 알죠?”





안나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빨간 튤립을 가리킨 손가락을 흔들었다. 아, 저건 알지. 잊을 수가 없지. 내가 뭐 때문에 너한테 잡혀서 휘둘리고 있는데. 다 저, 빨간 튤립과 네 과대망상 탓이지. 안나에게 꽃말을 듣고 나선 왜 하필 저런 꽃을 줬을까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솔직히 귀찮아 죽을 지경이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내가 바보니? 설마 튤립도 모를까 봐.”





“꽃말은?”





그래도 아직 감정이랄 것까진 아니지. 엘사는 힘 빠진 눈으로 안나를 바라봤다.





“...몰라.”





“알면서!”





 “몰라!”






아직은 아니야. 

엘사는 끝내 꽃말을 말하지 않았다.













-------

엘사 바보 아니다.... 그냥 알 생각이 없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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