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똥구가 없는 빈집이 너무 어색하기만 하다
노래는 언젠가 너로 인해 -가을방학 만 계속 듣고 있다

똥구야 내 마음 아프지 않으라고 그렇게 편하게 누워서 배에는 호두 올려놓고 간거니? 나는 아직도 너가 살아만 있는거 같아서 차마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다른 사람들 앞에선 그냥 키우던 햄스터 한마리 죽었다고 가볍게 말했는데
이렇게 멀쩡히 웃고 있다가도 순식간에 눈물이 차오르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한달만 더 살아도 1000일인데 960일이 뭐니ㅋㅋ 우리똥구 바보멍총이! ㅎㅎ

똥구야 널 보라펫에서 처음 만나고, 지하철타고 오는길에 똥을 9개싸서 이름이 똥구가 된건 알고있니?
그런데 정말 이름 따라가듯 데려온지 일주일 됬을때부터 원충감염과 웻테일로 날 고생시켰지.
그때부터 8개월동안 이주에 한번씩 몇만원 병원비로 나가며 많이 힘들었어.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가지 않는 너의 몸상태에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약 먹으며 점차 나아가는 거 보면서 난 눈물을 흘리기도 웃기도 했어.
너라는 햄스터 때문에 관련 논문도 찾아보고 번역하고, 사료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주변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줬었지.
아 맞다 똥구야 넌 날 한번도 문 적이 없다? 처음 데려왔을때 살짝 깨물거리던거 생각나는데 어찌나 겁쟁이인지 물지도 않고.. 그리고 곧 금방 나=사다리 가 되어서 산책을 시켰지
똥구야 미안해 어느순간부터 학업이랑 생계때문에 널 가끔씩밖에 못놀아 줬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지금 이 순간도 너무나도 보고싶다
그 쬐끄만 녀석이 언제 이렇게 크고 이렇게 늙고 이렇게 날 떠나는 건지

보고싶다 지금 이 순간도
똥구야 보고싶다 미안하고 고맙고 하고싶은 말이 참 많은데
너무 가슴에 사무쳐서 나오지 않는다

똥구야 지난 2년 넘는 세월동안 너라는 예쁘고 착하고 귀여운 햄스터의 주인이란게 정말 행복했고, 이제 편안한 햄스터나라가서 먼저 간 겨울이와 도토리랑 같이 지내렴

나는 아직 ..일상생활이 힘들다
동기갤도 고마웠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