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야자가 집에서 오래 키워지는 경우가 은근 있는거같음

식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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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36살 여자분이랑 소개팅했는데 원래 이렇게 여유로워?".jpg 그리고 댓글들... 흠.. 근데 솔직히 예전이면 늦은 나이인데 지금은 좀 모르겠다 그냥 늦은 만큼 더 신중하고 싶은 것도 있을 듯 그러나 그렇게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경우가 많긴 함...ㄹㅇ 작성자 : ㅇㅇ

홍콩야자가 집에서 오래 키워지는 경우가 은근 있는거같음앱에서 작성

HFL7

2025.02.17 00:48:19

조회 3151 추천 17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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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 홍콩야자임

초1때 할머니가 입학선물?로 손바닥만한거 사주셨던가?

그때가 2011년이었으니까 지금 14년차네 ㅋㅋ

밑에 12살 홍콩야자 글도 있고

갤에 검색하면 16살 된 홍콩야자 꽃폈다는 글도 나옴

그 외에도 찾진 못했지만 가끔씩 오래키운 홍콩야자 보이더라

갤에는 한 식물을 십몇년씩 키운 경우가 잘 없고

그렇게 오래키운 경우는 보통 나이 좀 있는 분들이 키우시는건데 그분들은 여기다 글을 안올리니까 사례가 잘 안보이긴 하는듯

이런 사례 보면 거의 전부가 무늬홍콩야자, 대엽홍콩야자 아니고 그냥 저런 일반 초록홍콩야자던데 아마 대엽은 대품위주로 사무실에서 주로 키워지다보니 오래 살기가 어렵고, 무늬종은 10년전에는 유통자체가 거의 안되어서 그런듯. 생명력 차이도 있고.

그래서 가정에서 오래 키우기에 홍콩야자가 유리한 점을 생각해봤는데

- 예나 지금이나 유통물량이 많음. 소~중품 위주로 유통되고 가격도 싸니까 부담없이 하나 사다 키우기 좋은 조건임.

- 생명력이 강함. 빛이 쨍쨍하면 엄청 잘 자라고 조금 모자라도 그럭저럭 자람. 병충해가 안생기는건 아닌데 생겨도 그거땜에 죽는 일은 거의 없음. 조금만 신경쓰면 금방 나음. 어느정도 크면 건조에도 강해져서 몇달씩 물말려도 안 죽음.

- 성장속도가 빠르지 않음. 다른 식물은 성장이 너무 빨라서 금방 천장에 닿고 가지뻗고 난리나는걸 감당못하고 처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콩야자는 키가 빨리 안커져서 십몇년을 키워도 천장보다는 한참 작음. 그래서 계속 키울수있음.

- 관리 안해줘도 덜 못생김. 다른 식물들은 물말리면 잎다떨구고 누래져서 못생겼다고 버려지는데 얘는 잎이 작고 두꺼워서 잘 상하지도 않고, 수형도 곁가지도 적당히 뻗으면서 알아서 갖춰지는 스타일이라 곁가지 방향만 대충 잡아주면 건드릴 일이 아예없음. 물 말려서 하엽 떨궈서 아랫부분 좀 휑해져도 잎이 한번에 여러장씩 밀도있게 달려서 가지 윗부분만은 풍성함.

- 세월이 지날수록 멋있어짐. 나무가 오래되면 그 자체로 멋이 생기는데, 얘도 마찬가지로 나무니까 나이를 먹을수록 목대가 굵어지면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담아감. 이게 은근히 중요한게, 얘랑 같은 때 샀던 홍페페는 커지긴 하는데 목질화도 안되고(풀이니까) 어느정도 자라면 그냥 쓰러져서 할머니가 못생겼다고 다 갖다버림. 나이드신 분들은 나무류를 좋아하시기도 하고.

이상임.

대충 관리해도 트러블 안생기고, 못생겨지지도 않고 잘 사는 식물은 이만한 식물이 없는듯.

쟤도 중간에 몇년간 솜깍지에 시달리기도 했고, 다른거 분갈이할때마다 바닥에 쏟아지는 흙이나 낙엽 먼지같은 온갖거 화분에 다 쏟아부었는데도 멀쩡하고, 나 식태기 쎄게와서 다른식물 다 말려죽일때 몇달동안 물 안줘도 혼자 살아남고 이런 온갖수난 다 겪고도 내옆에 멀쩡히 살아계심.

유치원때 했던 일회성 꽃씨 파종 이런거 제외하면 사실상 내 첫식물인데 중간에 몇년씩 키우다가도 죽여버린거 (커피나무-솜깍지땜에 치워버림, 행운목-냉해로 하루아침에 죽음 등등) 수두룩하지만 얘는 살아있음 ㅋㅋ

처음에는 그냥 흔한 조그만 갈색포트에 있는 모종이었는데 지금은 엄청커져서 화분을 두명이서 들어야 겨우 옮김.

근데 이번달에 내가 분가하고 본가도 이사하면서 본가에 얘를 둘곳이 없어서 내 자취방 이사할때 데려왔는데 이 수난은 이겨낼지 모르겠음. 14년동안 이정도로 햇빛 안드는 환경은 없었어서. 문제 생기면 본가로 요양 보내지 뭐. (근데 본가까지 옮기는건 누가하냐)

쟤는 곁가지 관리 대충하고 화분 안돌려줘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못생겼는데 적어도 정면에서 전체를 보면 충분히 이쁨. 다른식물을 이딴식으로 관리했으면 지금까지 살아남았을지는 둘째치더라도 벌레꼬여서 잎줄기 다 망가지고 물말려서 잎 다 떨어지고 이거보다 훨씬 못생겼을거임. 아마 커피나무처럼 중간에 갖다버렸을듯.

아무튼 집에서 키울 인생 나무 고르려면 홍콩야자 키우셈. 적어도 후회는 안함.

고정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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