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글 보고 이런데도 있나 구경 왔다가 잠이 안와서 나도 옛날썰 하나 풀어본다.
일단 이 얘기의 배경은 90년대인걸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람. 지금처럼 개나소나 손에 카메라, 녹음기 들고 다니던 시기가 아니란 이야기임.
당시의 난 초딩이었고 집은 이사 준비가 한창이었어
그날 부모님은 출근 하셨고 난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 근데 부동산에서 왔다고 문을 두들기대?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짐 싸고 있을 시기라 부동산이랑 엮일일이 없었을 때고, 낮에는 어른이 없다는걸 당연히 알텐데 왔다는 점에서 당연히 경계를
했어야 했지만 당시의 초딩 머리로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하고 이사하면 부동산이지 라고 인식이 돼서 의심없이 문을 열어 줬었음.
강도는 남녀 2인조 였고 더워서 물 한잔만 달라고 하면서 친근한척 뭐라 뭐라 하다가 내가 경계가 풀린 새에 남자가 뒤에서 낮은 목소리로
'우리는 도둑이고 방구석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지 않으면 널 찔러 죽일거야' 라고 하는거.
뭔 상황인지 잘 파악도 안되는데도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는걸로 봐서 아마 흉기를 들었던거 같다.
(근데 이 지점은 잘 기억이 안남. 너무 충격적이라 기억이 일부 날아간듯?)
어린 마음에 너무너무 무서워서 이불 속에서 발발 떨고 있는데 밖에서는 서랍 빼는 소리, 퉁탕 거리는 소리 같은게 한참 나더니
남자가 '만약에 신고 하면 다시 와서 죽인다' 라고 하더니 한동안 조용하더라. 근데 이불 밖으로 나가는 순간 찔러 죽일까봐 체감 한시간 가까이
이불속에서 있었음. 그 후에 조심스래 이불 걷으니까 2인조는 없고 집안이 온통 난장판이더라. 긴장이 훅 풀리는데 사람이 너무 놀라고 무서우면 눈물도
안난다는걸 그때 알았음. 그리고 얼마후에 엄마가 퇴근해서 이게 뭔일이냐고 하는데 그 협박이 계속 귀에 맴돌아서 나도 모르겠고 집에 오니까 이 상태였다고
거짓말 해버렸다.
혹시 필요할까봐 인출해 놓은 현금이랑 미리 정리해둔 내 돌반지 모아 놓은거, 각종 패물 싹 털렸는데
그때의 내가 참 병신인게 그때 솔직히 얘기하고 신고 했으면 만에 하나라도 잡을수 있었을텐데 그걸 말 못한게 아직도 한스럽다.
당시에는 말 못하고 어영부영 흘러갔고 시간 지나서는 다 지난일 까봐야 속만 상하니 진실을 얘기 한적이 없어서
부모님은 지금까지도 그냥 도둑놈이 들었구나 정도로 생각하지 강도인줄은 모르고 계심.
근데 그 새끼가 그때 그냥 안가고 나쁜마음 더 먹었으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게 가능 했을까 라는 생각이 살면서 문득 문득 들면서
섬짓해지더라.
그 일 있고 몇년 뒤에 엄마가 당신 친구분 댁도 도둑이 들었다고 우리도 그랬었지 하면서 얘기 하시는데
미신이긴 한데 현관과 안방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의 집은 도둑이 들기 쉽다고 하시더라고. 근데 친구분 댁이 그랬고, 썰에 나온 집도 그랬고,
나 응애일때도 도독든적이 있는데 그 집도 그랬댔음. 지금 생각하면 적은 표본의 그냥 껴맞추기 인데 그때는 괜히 으스스 했었음.
그리고 진짜 궁금한게 그 강도 새끼들은 어떻게 낮에는 띨띨한 애새끼 하나만 집에 있는거랑 곧 이사갈 집이란걸, 재물 관리가 허술할걸 알고 있었을까?
아무 집가서 부동산이라고 하진 않을거 아녀. 미스테리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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