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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삼수생인 내가 안나 님의 남친??!!?앱에서 작성

박정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6 00:53:10
조회 722 추천 55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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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수생이다.
지금까지 2번의 시험을 치뤘지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올해 다시 시험을 준비한다.














오전 11시 24분
잠에서 깨어난다. 큰일이다. 너무 늦었다.
어제 새벽갤질하다가 늦잠을 자버렸다. 나는 씻지도 않은 채 도서관을 향했다.




"헉...헉..."

동네에 있는 공립 도서관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가쁜 숨을 쉬며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2층 열람실까지 도착했다.

열람실 문을 열자 역시나 빈자리는 없어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석구석 돌아다녀 봤지만 헛수고였다.
새벽에 왜 갤질을 했을까 하고 짧은 후회섞인 자책을 하며 등을 돌려 열람실을 나가려 했다.



그때, 자리에서 책을 읽던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진한 비취색의 촉촉한 눈동자, 반묶음한 갈색의 머리카락과 짧지만 선이 반듯한 코. 그리고 연분홍빛 발갛게 상기된 두 뺨과 빨갛고 얇은 입술.


내 몸엔 아주 짧은 시간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저기.. 제 자리 쓰실래요..?"


의도적으로 낮춘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힘이 풀린 동공을 몇 번 깜빡였고 다시 그녀의 눈동자를 쳐다봤다. 그건 분명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네?"



"자리 없으시면 제 자리 쓰세요. 저 이제 가야되거든요."



"아.."




그녀는 도서관에 지각한 나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주었고 주섬주섬 자기 짐을 챙기더니 그대로 열람실에서 나가버렸다.

나는 공부 중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눈치챘고 조용히 그 자리에 앉았다.
가방에서 책을 펼치면서 한숨을 돌리니 자리에서 그녀의 온기가 느껴졌고 책상에서는 그녀의 은은한 향기가 올라왔다.
그 향기를 맡아보니 진한 초콜릿 냄새와.... 루테피스크 냄새..? 아니다 그 생선 냄새는 분명 옆자리 아저씨한테서 나는 냄새일 것이다.
아무튼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카카오 향기를 맡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오후 10시 47분
곧 있으면 도서관 폐장시간이다. 슬슬 짐을 챙기고 도서관 밖으로 나온다. 선선한 밤공기가 내 몸에 배어 있는 책 냄새를 환기시킨다. 시원하다.
문득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준 그녀가 머리를 스친다. 생각해보니 오늘 짧게나마 감사 인사도 못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랬던 거 같다.
'내일도 올까?' 짧게 생각하고 나는 집으로 향한다.








다음 날, 오전 7시 40분
모닝콜에 잠이 깬다. 오늘은 제시간에 일어났다.
아침밥을 먹고 오늘도 도서관을 향한다.

여유롭게 2층 열람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좋은 자리를 물색하던 중 나는 다시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어제 만난 비취색 눈동자의 그녀. 오늘도 도서관에 와 책을 읽고 있다. 아마 어제 읽던 책인 거 같다.
나는 아주 천천히 그녀의 빈 옆자리로 향한다. 너무 속보이는 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끌리듯 그 옆자리에 착석한다.


어제와 같은 향기가 난다.
초콜릿 향기와......... 문제의 루테피스크...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흘끗흘끗 눈이 뻐근해지도록 그녀를 곁눈질 한다. 그녀도 자신의 옆자리가 어제 그 남자라는 것을 눈치챘을까. 모르겠다.

이제 잡생각은 그만하고 공부를 해야겠다.
나는 주위 사람들도 들을 만큼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책에 쓰여진 글귀를 읽으려 노력한다.





오후 1시 22분
점심시간이다.
그녀는 언제 점심을 먹을까 생각하던 도중
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혹시 내가 점심 먹으러 나갈때 맞춰서 그녀도 일어나지 않을까..? 마치 기막힌 우연인 것처럼 연기해서 나와 인연을 만들려고....?'

전형적인 씹덕망상이긴 하지만 갑자기 그럴싸하다는 느낌이 온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은 직접 행동하는 것 밖에 없다.
나는 점심먹으러 가려는 듯이 필기구와 책을 정리한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나에게 쪽지 한 장을 몰래 건넨다.
쪽지에는 귀여운 손글씨로
'저랑 점심 먹지 않을래요?' 라고 씌여있었다.

그럼 그렇지. 역시 내 촉은 못 속인다. 조커처럼 새어나오는 웃음을 나는 억지로 참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와의 첫 데이트는 도서관 내의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메뉴는 샌드위치.

음식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와 나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흐른다. 나는 이 침묵을 해소하고 그녀와 가까워질겸 말을 건네본다. 그녀는 나의 질문에 단답식으로 대답한다. 아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인 거 같다. 다른 질문을 던지려는 찰나 카운터에서 음식 찾아가라는 안내가 나왔다. 내가 음식을 가져오려 하자 그녀가 먼저 일어나 카운터로 가 샌드위치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녀는 순식간에 샌드위치를 먹어치우고 자기는 먼저 열람실에 가있겠다고 한다.
나는 아쉽게 혼자 남아 내 음식을 먹었다.
그녀와의 대화에서 알아낸건 그녀의 이름이 '안나' 라는 것 밖에 없었다.




나는 열람실로 돌아간다.
열람실의 투명한 창문을 통해 앉아 있는 그녀를 본다. 책을 읽는 거 같지는 않고 무언가를 적고 있다.
내 자리까지 다섯 걸음 정도 남았을때 그녀는 황급히 내 자리에 조그만한 종이 쪽지 하나를 놓는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곧장 내 자리에 향했다.



자리에 앉아서 그 새로운 쪽지를 확인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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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입에 대고 입냄새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 문제의 루테피스크 냄새는 나의 냄새였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내 폐 안의 공기가 고체가 되어 그 무형의 고체가 나의 목을 조르는 느낌이었다.

도서관의 공기는 무거웠지만 나와 그녀 사이의 공기가 몇 배는 더 무거웠고 도서관의 고요한 침묵이 나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내가 쪽지를 읽은 것을 확인한 그녀는 짐을 챙겨서 눈길 하나 없이 열람실 밖으로 나가버렸고
나는 쪽지를 꽉 쥔 채 말없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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