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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열전] "님 스타팅 치코리타" 고난의 행군으로 통하는 마법의 주문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0.28 09:10:18
조회 3622 추천 10 댓글 23
														
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님 스타팅 치코리타"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파트너 '스타팅 포켓몬'을 고르는 것만큼 중대한 사안이 있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엔트리에 반드시 1마리 이상의 스타팅 포켓몬이 들어가도록 강제되는 환경은 아니다 보니 결국 배틀에 중점을 두는 트레이너들은 실전 배치용 포켓몬을 따로 잡아서 키우겠지만, 그 시점까지 도달하기 전에 2회차 분량의 메인 스토리를 조상님이 대신 클리어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3단 진화가 가능하고 종족값도 대체로 우수하며 기술폭도 나름대로 괜찮은 스타팅 포켓몬이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2017년 공식 X(트위터)를 통해 진행한 성도지방 스타팅 포켓몬 투표
이 시점에서는 이미 성능 이슈가 널리 알려지면서 치코리타의 선호도가 매우 낮게 찍혔습니다
 
물론 '대체로', '나름대로'라는 수식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스타팅 포켓몬의 성능이 항상 준수하게 뽑히는 것은 아니며 똑같은 스타팅 포켓몬이더라도 세대 및 지역 환경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성능 이슈가 불거져 나오면서 트레이너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스타팅 포켓몬들이 존재하고 '치코리타'는 그 중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는 높은 승률과 귀여움을 어필하며 많은 트레이너들을 매료시킨 치코리타가 어째서 게임에 와서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애물단지가 된 것일까요? 이번 인물열전에서는 스타팅 포켓몬으로서의 '치코리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본의 관서 지방을 모티브로 삼은
포켓몬스터 금·은의 배경 '성도 지방' 
 
개별 작품에 따라 조금씩 세부적인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게임 시작 후 해당 지방 리그의 챔피언이 되기 위해 여러 도시를 방문하여 체육관을 찾고, 그 체육관의 리더인 관장(짐 리더)를 격파 후 배지를 획득하여 리그 참가권을 획득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입니다.
치코리타가 스타팅으로 처음 등장한 작품인 금·은(골드·실버) 그리고 그 확장판에 해당하는 크리스탈 버전은 성도 지방을 순회하는 1회차 그리고 이전 세대의 지역에 해당하는 관동 지방을 순회하는 것을 2회차로 분류하는데요.
기본적으로 2세대 포켓몬스터 게임들의 난이도는 성도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1회차까지는 특정 구간을 제외하면 제법 느슨하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치코리타로 진행하면 그 느슨한 1회차가 고난의 행군으로 돌변하게 됩니다.
 

일단 시작은 길바닥에 널린 '구구'로 하고
뒷일은 나중에 생각하자는 짤방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가 그 1회차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4명의 체육관 관장전입니다. 도라지체육관의 '비상'이 사용하는 포켓몬들은 첫 보스답게 특출나게 강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타입이 초반부 치코리타의 주력기들을 전부 절반의 위력으로 받아내는 비행이고, 그 다음 보스인 고동체육관의 '호일'은 벌레, 비행, 독의 복합 타입을 사용하고 있어 절반으로 줄어든 기술의 위력을 다시 반으로 갈라먹는 최악의 상성을 가지고 있죠.
세번째 보스는 2세대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유독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꼭두'인데 겨우겨우 꼭두를 넘어서면 치코리타의 기술 폭에서 풀 타입은 절반으로 노말 타입과 독 타입은 아예 무효화하는 인주체육관의 '유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후반부 체육관들은 그럭저럭 상성이 치코리타와 그 진화형 포켓몬들에게 유리하게 잡혀있고 적당한 수준으로 파티의 풀이 갖춰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베이리프나 메가니움을 에이스로 세워 클리어하는 게 난해한 수준까지는 아니며, 전반부도 적절한 레벨 노가다와 기술 배치의 변화로 어떻게든 뚫을 여지는 있긴 합니다.
 

도라지시티 남쪽의 '32번도로'는 치코리타 스타터들에게는 성지입니다
메인 스토리 깡패로 유명한 '전룡'의 미진화체 '메리프'를 포획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주로 플레이하는 것을 상정한 전체 이용가 게임이 극초반부터 실전 배틀을 방불케하는 수준의 공략을 요구한다는 것은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능력치 배분만 보면 치코리타 계열 포켓몬은 파티의 안정성을 굳건하게 책임지는 탱커로 설계되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없지만 정작 배틀에 들어가면 버티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상대 포켓몬을 방해하는 유틸리티 기술을 적절하게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며, 울며 겨자먹기로 공격기를 배워 딜탱으로 쓰려고 하면 답이 없는 화력 때문에 치고 받을 경우 오히려 이쪽이 창조손해를 보는 딜교환이 됩니다.
심지어 리메이크작인 하트골드·소울실버에서도 상기한 단점들이 개선되기는 커녕 초반부 체육관 관장들의 포켓몬이 새로 추가된 기술들로 더욱 강해지고 있을 때, 치코리타 쪽은 저레벨에 배우도록 새로 추가된 기술들의 성능이 영 시원찮고 기존에 주력기로 써먹던 기술들을 더 늦게 습득하게 되면서 원톱 플레이를 시도하면 더욱 어려워지게 바뀌어 애정 하나만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을 선택한 트레이너들을 지옥으로 밀어넣었습니다.
오히려 '32번도로'에 진입하는 조건이 원작보다 완화되면서 하골소실에서는 치코리타를 배제하고 '구구'나 '메리프'로 스토리를 밀어버리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사람이 늘어나버렸죠.
 

상성 관련으로 저주받았다고 알려져 있던 방어 타입이
'페어리' 한 줄이 추가된 것만으로 축복받은 것으로 돌변했습니다
 
하지만, 약 25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신작 '포켓몬 레전즈 Z-A'에서 다시 스타팅 포켓몬으로 등장한 치코리타는 그야말로 확 달라진 입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메가진화를 보유했다는 것만으로도 메리트로 작용하는 게임의 환경과 더불어 방어 상성관계가 굉장히 좋은 페어리 타입을 받고 특수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능력치 재배분으로 인해 어느정도 화력까지 나오게 되면서 제법 쓸만한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좋은 딜탱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Z-A에서는 메가진화 기능이 열린 직후 메가진화에 필요한 조건인 메가니움나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수십년동안 초반이 고달프기로 유명한 치코리타였지만 이제는 나중에 얻는 풀 포켓몬들보다 훨씬 행복한 초반을 보내고 있으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이럴때 쓰라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이제는 망설이지 않아도 됩니다
'치코리타 오너'가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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