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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 발판 마련하는 엔씨소프트, "혁신 위한 해답은 내부에"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31 11:34:28
조회 2783 추천 1 댓글 27



엔씨소프트의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다.

국내 PC 온라인 게임이 태동하던 때에 '리니지'를 선보이면서 큰 성공을 거뒀으며, PC 온라인 MMORPG의 전성기에는 '아이온'과 '리니지2', 그리고 '블레이드 & 소울'을 차례로 출시하면서 흥행을 이어갔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 트렌드를 선도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거듭났다.

모바일 게임 진출은 타 게임사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편이었다. 선점 효과를 누렸던 PC 온라인 게임 시장과 달리,  후발 주자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니지M'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 리니지M 이후에 선보인 '리니지2M'과 '리니지W'는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크나큰 성과를 달성했다.

엔씨소프트는 타 국내 대형 게임사에 비해 신규 IP 발굴과 게임 장르 다변화에는 다소 소극적인 것처럼 보였다. 물론 다양한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을 시도하면서 게임 트렌드를 선도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으나 신규 프로젝트는 개발 단계에서 드랍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엔씨소프트에게 남은 것은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한 MMORPG 작품이였다. 확실한 성적을 보장하는 작품, 그 중에서도 MMORPG 장르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게다가 엔씨소프트식 MMORPG에 대한 대중과 게이머의 피로도는 커져갔으며 과거와 같은 긍정적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위기감은 커져갔다.

엔씨소프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지난 수년 간 계속됐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결코 쉽지 않았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올해 3월 엔씨소프트는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박병무 대표는 경영 효율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 그리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추면서 두 대표가 각자의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공동대표 체제 출범 이후 본격적인 경영 효율화에 돌입했다.먼저 엔씨소프트의 산실과도 같은 강남 사옥의 매각을 결정했다. 또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시행함과 동시에 기업 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설립하고 독립적인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했다.

자회사로 분할된 게임 스튜디오는 자유로이 게임 기획 및 개발을 진행하면서 경쟁력있는 게임을 선보일 수 있으며, 모회사는 경쟁력을 갖춘 작품을 선보이는 개발 스튜디오를 지원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신설 법인으로 QA 서비스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엔씨QA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엔씨IDS를 공식 출범했으며, 이를 통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친한다는 계획이다.

대대적 경영 내실 다지기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에서도 보릿고개는 이어졌다. 지난 6월 글로벌 얼리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한 멀티플랫폼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가 약 5개월 만에 서비스 종료했으며, 올 여름 출시한 '블레이드 & 소울' 세계관의 PC 및 모바일 스위칭 RPG '호연'은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지속된 위기 속에서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글로벌 흥행과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성과는 빛을 발했다. 지난 10월 아마존 게임즈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TL은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자 수 33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 게이머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에는 출시 초기에 비해 동시 접속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연말연시를 맞이한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동시 접속자 수가 증가한 모습이다.

TL은 스팀 '베스트 오브 2024'의 최고 매출 및 인기 출시작, 최다 플레이 등 3개 부문에서 골드 등급으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이라는 엔씨소프트의 연초 목표를 달성했다.



저니 오브 모나크의 흥행도 눈여겨 볼만하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기존 리니지 IP의 공식을 깬 작품으로 출시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해당 작품은 MMORPG 장르의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는 달리, 캐주얼성을 강조하면서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 요소를 최소화해 플레이 피로도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TL의 글로벌 흥행에 이어 저니 오브 모나크도 구글 매출 국내 5위, 대만 6위를 기록하면서 엔씨소프트는 고무적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또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와 서브컬처 기반의 스위치 RPG 호연은 비록 흥행에 실패했으나 엔씨소프트의 도전을 나타내는 작품이기에 의미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대대적 체질 개선에 따른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는 않는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 혹은 내후년까지는 내다봐야 한다. 공동대표 체제 하에서 두 대표가 만들어낸 시너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TL의 성공적인 글로벌 게임 시장 안착과 저니 오브 모나크를 통해 보여준 리니지 IP의 새로운 도전은 엔씨소프트가 나아갈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25년에도 대대적인 경영 효율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강점을 보이는 MMORPG부터 새롭게 도전하는 4X RTS 및 MMO 슈팅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신작으로 자사의 신직 라인업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아이온2'는 2008년 출시한 PC 온라인 MMORPG '아이온: 영원의 탑'의 정식 후속작으로, 경쟁 요소보다는 협력 기반의 PvE를 통한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게임 디자인과 콘텐츠, BM 등 기존 엔씨소프트의 작품과는 궤를 달리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4X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는 RTS에 MMO 요소를 더한 것이 특징으로, 무수한 변수가 존재하는 전장에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고, 다양한 유닛을 조합해 대규모 전쟁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픈월드형 MMO 슈팅 게임 'LLL'은 지스타 2023에 출품해 시연 행사를 진행하면서 게이머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전 세계의 실제 장소를 바탕으로 리모델링한 필드에서 각종 지형지물과 엄폐물을 자유로이 활용하면서 전략적인 슈팅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아이온2와 택탄, LLL 등의 자체 신작 외에도 국내외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한다. 엔씨소프트가 투자한 게임 개발사로는 '미스틸게임즈'와 '버추얼 알케미', '빅게임스튜디오', '문 로버 게임즈'가 있다.

미스틸게임즈는 PC 및 콘솔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게임 '타임 테이커즈', 온라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 '그레이'를 준비 중에 있다. 폴란드 소재 게임사 버추얼 알케미는 전략 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를 개발 중이며, 엔씨소프트는 해당 작품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해 동유럽 게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빅게임스튜디오는 국내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로,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와 '프로젝트 S'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브레이크스: 언락 더 월드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 로버 게임즈는 슈팅 장르 개발 전문 인력이 모여 설립한 스웨덴 신생 게임 개발사로, PC 및 콘솔 협동 FPS '프로젝트 올더스'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과거 국내 게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까닭은 날카로운 시선과 새로운 방법으로 게임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리니지식 MMORPG의 기존 성공 방정식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독보적인 개발력 및 기술력을 내세운다면 글로벌 게임사로의 성장,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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