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미디어가 1997년 한국 RPG 포가튼 사가 리메이크를 발표한 같은 시기, 한 명의 개발자가 원작을 통째로 분해해 5개 플랫폼에 직접 띄웠다.
대원미디어는 지난 7일 공식 유튜브로 포가튼 사가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다시, 당신의 이름을 묻습니다"라는 카피로 마무리된 영상의 구체적 모습은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일산 킨텍스 2026 플레이엑스포에서 처음 드러난다. 손노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메이크를 진행한 그 회사다. 이번 부스는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로 꾸려진다. 포가튼 사가 외에도 컬드셉트 비긴즈, 텀블팝: 메모리즈 같은 신작 다수가 함께 시연되며, 닌텐도 스위치 2 본체와 포켓몬 포코피아를 비롯한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 공간도 같이 들어선다. 전설의 귀환, [포가튼 사가] 티저 영상. "다시, 당신의 이름을 묻습니다." 영상 댓글창은 둘로 갈렸다. 한쪽은 솔로들의 게임 진행을 막아버렸던 그 전설의 질문. "당신의 여자친구 이름은?" "하츠네 미쿠", "와 20년 기다렸다", "창세기전2 리메이크보다 기대된다"는 향수. 다른 한쪽은 직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파인의 AI 일러스트, 잘린 콘텐츠, 가격 논란을 끌어와 우려를 쏟아냈다. "어스토R처럼 리메이크할거면 안 하는 게 낫다"는 의견에 호응이 따랐고, "데모 내주고 사람들 리뷰 보고 만들자"는 댓글에는 20명이 동의를 눌렀다. 플랫폼 쪽으로는 "제발 스팀으로 나오길, 거지 같은 퍼플 안 됨"이라며 넷마블 런처 회피를 요구하는 흐름과 닌텐도 스위치·PS5 요청이 반복됐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17일, 또 다른 부활이 등장했다. 개발자 namyunwoo 씨는 IT 커뮤니티 GeekNews에 1997년 PE32 실행파일과 데이터 파일만으로 게임을 처음부터 재구축한 작업기를 올렸다. 디컴파일 도구 기드라(Ghidra) 12로 937개 함수 전체를 풀어 5만1799줄 의사코드 C를 확보했고, 48종 데이터 포맷을 분석해 러브2D(LÖVE 2D) 11.5 위에서 돌아가는 루아(Lua) 코드 263개 파일, 15만7277줄로 재작성했다. 결과물은 Web·iOS·Android·Windows·macOS 5종에 동시 배포됐다. 작업 기간은 1~3개월. 함수 클러스터 분석엔 GPT의 /goal 기능이, 루아 포팅엔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보조로 쓰였다.
깃허브에 올라온 포가튼 사가
깃허브에 올라온 포가튼 사가
깃허브에 올라온 포가튼 사가
쟁점은 저작권이다. 작업자 본인은 GitHub 리포지터리에 "원본 게임 자산 저작권은 원 권리자에게 있으며 본 빌드는 역공학·연구·보존 목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같은 리포지터리에는 약 88MB짜리 원본 게임 자산(스프라이트·BGM·스크립트·맵 데이터)이 추출된 상태로 함께 올라가 있다. 한국 저작권법에서 보존 목적은 명문화된 면책 사유가 아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등 옛 손노리 IP는 현재 넷마블네오가 보유하고 있으며, 대원미디어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리파인 당시 넷마블네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진행한 바 있다. 대원미디어 티저 영상 저작권 표기에는 대원미디어와 CFK가 공동으로 적혀 있다. 라이선스 권리자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남는 변수다.
공식 리메이크가 부스에 모습을 드러내기 나흘 전, 30년 묵은 한국 RPG는 이미 누군가의 브라우저에서 돌아가고 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