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역이 5월 중순답지 않은 이례적 폭염에 휩싸였다. 사흘 연속 30도를 훌쩍 넘긴 대구와 경북 일대에서는 한여름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 김천의 낮 최고기온은 36도까지 치솟았으며, 경주와 포항 기계 지역은 35.9도, 경산 하양은 35.7도를 기록했다.
특히 경주에서는 2010년 8월 관측 개시 이후 5월 중순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치가 찍혔다. 5월 전체 기록으로 봐도 두 번째에 해당하는 고온이다. 해당 지역의 5월 역대 최고 기온은 2017년 5월 29일 기록된 36.2도다. 구미·대구·청송·의성·상주·영천·포항·문경·안동 등 9개 시군 역시 5월 중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포항을 포함한 10개 시군에서는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가 관측됐다.
공공기관과 금융권이 밀집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서는 시민들이 반소매 차림으로 얼음 음료를 손에 들고 그늘진 길을 골라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양복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직장인들도 부지기수였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한 회사원은 동료를 향해 "대구가 덥긴 덥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30대 직장인 김 씨는 "체감 열기가 도저히 5월 같지 않다"며 "외투를 입고 걸으니 땀이 쏟아져서 결국 벗었다"고 전했다.
작열하는 햇볕 아래 문경에서는 전날 잡혔던 산불이 다시 타오르는 상황도 벌어졌다. 산림청과 소방대원, 문경시청 직원 등 100여 명이 투입되어 1시간 19분 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현장 인력 모두 폭염 속에서 고된 진화 작업을 벌여야 했다.
지난 16일에도 김천 34.8도, 구미 33.9도, 경주 33.8도, 대구 33.2도 등 높은 기온이 이어졌고, 17일 역시 경산 하양 35도, 경주 34.8도, 김천 34.7도 등을 기록하며 더위가 꺾이지 않았다. 대구기상청은 고기압 영향으로 맑은 하늘 아래 강렬한 햇볕이 더해지면서 기온 상승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무더위는 19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33도에 달하고, 대구와 경북 남부 내륙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31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일 오후부터는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며, 예상 강수량은 5~30㎜, 울릉도와 독도는 5㎜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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