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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늦어서 미안합니다 ㅜ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0.28 13:08:10
조회 526 추천 10 댓글 17
														

소설체 주의, 곶손주의
어제 저녁에 비밀번호를 찾다가 결국 새로 고닉파고 올립니다 ㅜㅠ
ㅇnㅇ에서 닉체!






 인혁은 밖에서 실려들어오는 역병 환자를 방안으로 들이고는 빠르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 환자의 손목을 잡아 맥을 짚으며 어서 침기를 들여오라고 외쳤다. 죽어가는 사람들의 처절한 절규가 방 밖에서 들렸다.
은아는 겨우 그 소리들을 참아내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훅하니 끼쳐오는 역한 냄새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인혁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침기들을 그에게 건네었다. 인혁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으로 환자의 혈에 침을 꽂아넣었다.
몸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피고름에 냄새는 더욱 짙어졌다. 나즈막한 신음소리가 환자의 위로 드리워진 죽음을 드러내는 듯 했다.
나으리, 저 살 수 있겠습니까?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컥컥 거리며 말을 했다. 인혁은 그런 환자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의 차분히 가라앉은 검은 눈은 이상하게도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곤 했다. 이 환자 역시 그랬던 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인혁은 흰 수건을 들고서 고름이 흘러내린 곳을 깨끗하게 닦아내었다. 나으리는 무섭지 않으십니까.
바르르 떨리는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환자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인혁은 잠시 손을 멈췄다가 움직이며 말했다.
제가 좋아서 택한 길인데, 그다지 두렵지는 않습니다. 그 목소리에서는 지금껏 걸어왔던 길의 신념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은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환부를 닦아내는 그의 얼굴은 평소와는 너무나도 달라보였다.



-



 나으리- 은아는 앞서 걸어가는 인혁의 뒤를 따랐다. 손과 얼굴 여기저기 튀어있는 피를 옷소매로 닦아내는 그에게 흰 수건을 건내었다.
깨끗이 닦으셔야 합니다. 은아의 이은 말에 인혁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마워요, 하고 짧게 말하고 수건을 받아들었다.
그것으로 튄 피들을 닦아내었다. 새하얀 수건이 점차 붉게 물들어 갔다. 인혁은 마루에 걸터앉았다. 수건을 옆에 내려놓으며 은아를 바라보았다.
이제 그만 쉬러 가게. 인혁이 말을 하며 은아를 바라보았다. 은아는 잠시 할 말이 있는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뒤돌아서 걸어가는 은아를 보며 인혁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



 은아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것은 꽤 오래전 일이였다. 높으신 집안의 규수라고 들었다. 가끔 고운 옷을 입고 머리를 땋아내린 그녀를 상상하곤 했다.
벌써 3년이였다. 그녀가 이 곳으로 뛰어든 것은. 처음에는 며칠 하다가 돌아가 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견뎠다.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괴로운 비명과 신음소리를 늘 귀로 듣고 온갖 상처들을 돌봐야 하는 이곳에서, 3년을 견뎠다.
점점 시간이 갈 수록 그저 무심히 그녀를 보던 시선은 어느새 의아함과 호감을 거쳐 애정으로 바뀌어갔다. 인혁은 스스로 그 감정을 눌러야만 했다.
언젠가는 떠나갈 사람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기에. 그러나 그의 시선끝에는 언제나 그녀가 서있었다.


 상념에 잠겨있던 인혁은 짧게 고개를 흔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서려고 하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최인혁- 장난끼어린 목소리, 인혁은 뒤돌았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한구가 빠르게 인혁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관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인혁은 저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그려내었다. 어쩐일이야? 인혁의 물음에 한구도 웃음을 만들었다.
인혁은 다시 마루로 나왔다. 한구는 그보다 먼저 마루에 걸터앉았다. 귀한 관리께서 이리 앉으셔도 되는건가? 인혁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한구는 아무런 답 없이 하늘을 보았다. 인혁은 그의 곁에 앉았다. 밤하늘 가득 별이 메워져 있었다. 오늘 저 곳으로 올라간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 듯 했다. 한구는 그런 인혁의 옆모습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인혁이 묻자 한구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너, 장가는 안들거냐? 한구의 말에 인혁은 잠시 표정을 굳혔다. 그리고는 하늘에서 눈을 떼고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닥, 아직은 별 생각이 없다. 인혁의 말에 한구는 뭐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이래- 한구가 말하며 웃었다.
관심가는 여자도 없는거냐? 우리 마누라가 중매서준다던데. 한구의 말에 무슨 소리야, 하고 인혁이 웃으며 받아쳤다.
한구는 그런 인혁의 반응에 고개를 저었다. 기방에도 가지않고, 그렇다고 도박을 하는것도 아니고, 관에 속해있어 돈도 잘 받아오고. 너도 좋은 신랑감이야. 한구의 말에 인혁은 허허 웃었다.


 아! 신은아, 그 낭자는 어때? 잘 하고 있어? 대감께서 나한테 물으시더라고. 한구가 말을 돌렸다. 인혁은 은아라는 이름에 살짝 흠칫거렸다.
한구는 그것을 눈치챘지만 일부러 모르는척 하며 인혁의 답을 기다렸다. 뭐, 잘 하고있지. 인혁의 말에 한구는 답답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 청으로 보내려 하시던데. 혼례를 올릴 남자를 찾았나보더라고. 한구의 말에 인혁의 눈이 흔들렸다. 한구는 인혁이 그녀에게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직감했다. 잠시 눈을 굴리는가 싶더니 이내 말했다. 잡아. 그 한마디에 인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마음이 있으면 잡아. 아직 확정된건 아니니까. 한구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간다, 짧은 한마디로 인사를 하며 그는 걸어가 버렸다.




-



 은아는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정리했다. 그때 시종아이가 들어와 아버지께서 찾는다는 말을 했다. 은아는 가겠다고 답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랑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회적으로 결혼에 대한 말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부르는 것은 처음인지라 은아의 마음은 긴장되었다.
아버지, 은아입니다. 문 앞에 서서 그렇게 말하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그녀의 아버지와 눈에 설은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은아는 자리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녀가 자리에 앉아 아버지는 이내 그 남자를 소개했다. 너와 결혼을 하실 분이다. 그 한마디에 은아는 눈 앞이 캄캄해졌다.
예? 은아는 힘들게 목소리를 내어 반문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다는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아는 겨우 고개를 들고 옆을 바라보았다. 미남형으로 생긴 얼굴이였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입술과 강직해 보이는 눈이 보였다.
그가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은아는 그제서야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은아는 표정이 굳어있다는 것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만나고 그 이후 또 다시 그를 만나게 되었다. 의원에서 바쁘게 일하고 돌아오면 그는 늘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바람이 차가울텐데도 그는 방에 들지 않고 마당을 서성이고 있곤 했다. 은아는 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미안해요. 늦었죠.
은아가 먼저 말을 건네면 그는 늘 웃으며 아니오, 이리 아름다운 낭자를 기다리는데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하고서 답했다.
들어가요. 그녀가 그에게 말을 했다. 그는 짧게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산책을 가는 것이 어떻소. 바람이 조금 차긴 하지만.
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먼저 걸음을 옮겼다. 은아는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자박거리는 발소리만이 울렸다.
가끔 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닥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였다. 낭자는 제가 좋으십니까?
은아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은아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자 그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 괜찮습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그의 웃음에 그녀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그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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