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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고교급 예비학과 - EP.2 인과응보

Fu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1 23: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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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불쾌하게 느끼실 수 있는 묘사나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에 주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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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역사가 아닌, 우리가 기억하는 단간론파의 히나타 하지메의 행보를 생각해보면 


본편의 히나타의 행보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분명히 히나타는 1학년 당시에 예비학과라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발적으로 카무쿠라 이즈루 프로그램에 합류하는 것으로 비극이 시작되었는데, 


여기서는 그런 언급이 없으니 말이다.



물론, 이 세계에서 절망 사건이라는 배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무쿠라 프로젝트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계만의 특징이라면 절망 사건도, 카무쿠라 프로젝트도 없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세계였다. 


하지만 원래 세계와의 공통점은 있다. 


그건 바로 나츠미와 사토의 의문의 죽음, 그리고 진상을 밝히러 본과 교실에 가려다가 사카쿠라에게 구타당한 히나타.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히나타는 카무쿠라 프로젝트를 수락하고, 모든 비극이 시작된다.



그러지만 이 세계에서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이쪽 세계의 히나타는 분을 삭히고 스스로를 한탄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때 이후로 원래 세계의 나나미하고도 자연스레 멀어져갔을 것이다.


초고교급에 의한 반감도 있고, 이쪽 세계의 히나타는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나나미를 보고 열등감도 느꼈을테니까.



그렇게 대충 2년 정도 지났을까, 이전에 설명한대로 예비학과는 점점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한다.


쿠즈류의 후유히코의 여동생이 살해당헀다는 원한을 사서 쿠즈류 가의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학비는 점점 올라가고, 대우는 점점 나빠지는데 신입생도 줄고 학교 측에서는 개선해주는 점이 없다.



그러다가 어느 날 히나타 말고 이름도 모를 어떤 학생이 더 이상은 못 참겠어서 친구들을 모아 본과에 항의하러 갔다가 


2년 전의 히나타처럼 사카쿠라에게 구타를 당했다. 아니, 그때보다 더욱 심했다. 


그 친구들은 예비학과로서 겪는 문제와 고통에 대해 호소할 뿐이었는데, 그게 사카쿠라에게는 선을 넘는 짓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주동자인 친구는 다시는 걸어다닐 수 없게 되었고, 나머지 친구들도 최소 병원에 몇 달은 입원해야 했다.


그런데 사카쿠라에게는 아무런 징계는 커녕 이 일에 대해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었고,


오히려 병원에 입원한 친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터무니 없는 내용으로 트집을 잡혀 퇴학처리가 되어버렸다.



히나타로써는 그렇게 친한 친구도 아니었고, 얼굴 정도만 흐릿하게 기억나는 수준의 적당히 어색한 사이. 


그 친구와 함께했던 다른 용기있는 녀석들하고도 그다지 안면이 튼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의 그 친구들을 보고 2년 전의 자신이 생각나서 가슴이 끓어오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그 2년동안 히나타는 현실의 쓴맛과 사회의 부조리를 받아들인 뒤였다.


세상에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 못할 일이 있고, 거대한 힘에 맞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도 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또 본과에 쳐들어가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는 그 친구들을 한심하게 여겼다.



'멍청한 새끼들. 왜 나대서 화를 자초하고 그래? 바보같긴...'



그러자,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깨닫자 마치 번개에 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



'어?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전혀 멍청한 게 아니다. 오히려 히나타라는 전례가 있음에도 용기있게 예비학과를 위해 나섰던 것인데, 자신도 모르게 비웃고 있었다.



'나... 진짜 미쳤구나.'


그걸 깨닫자 새삼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도 어느새 용기는 온데간데 없고, 이른 나이에 현실의 쓴맛을 보고 현실에 타협하는 속물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비겁한 새끼, 치졸한 새끼. 도와주거나 위로해주지는 못 할 망정...'



그때 아마 히나타는 집에 가서 학교에 대한 원망과 울분이 가득 담긴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건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그렇게 미친듯이 울어봤자 세상은 바뀌지 않고, 


조금 뒤에 자신은 고된 알바를 하며 이런 개같은 학교의 졸업장이라도 따기 위해 돈을 벌러 나가야 하는 사실이었다.


그날, 알바를 하러 가는 히나타는 맹세했다. 



자신에게 학교를 바꿀 힘도 없고, 세상을 바꿀 힘은 없지만, 


최소한 이 원한만큼은 뼈에 새겨 평생을 기억하겠노라고.


...........

...........



"끄...으...."


사카쿠라는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명치에 직격으로 충격이 가해진 탓이었을까. 그는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힘겨워하고 있었다. 


히나타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새빨개진 눈으로 그런 그를 차갑게 응시하고 있다.


고통에 찬 신음소리 외에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말이 없었다.


그와는 대비되게 이런 전개에 충격을 받은 관중들은 소란스럽기 그지없었다.



1분 전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사카쿠라의 승리를 확신했던 본과생들은 물론이고,


나나미를 비롯한 77기생, 교직원, 그리고 심지어 학원장인 키리기리 진조차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길래 뭘 믿고 저러나 싶더니만...'


평범한 예비학과 학생이 아닐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지 않은가. 



'이거라면... 가능하겠어.'


내심 히나타가 정말로 아무것도 못하고 당할까 걱정됐던 키리기리 진이었다.


예비학과 학생에게 이러한 특혜를 제공한다는 사실 자체에 불만을 품은 관계자들이 워낙 많았던가.


하지만 이 정도 퍼포먼스라면 최소한 예비학과 학생의 허세에 속아버린 학원장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터였다.



'사카쿠라 군을 저렇게 만들 정도라면....'


사카쿠라의 강함은 학원 관계자 전부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한 번이라도 쓰러뜨린 것만으로도 이미 히나타로서는 증명할 바를 다 한 셈이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일어나."



고작 한 대 맞은 걸로 왜 아직까지 이러고 있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급소를 직격으로 얻어맞으면 사람은 쇼크에 빠지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오히려 사카쿠라이기에 이 정도인 것이다.



"......."


"일어나라고."


"그래... 일어나야지."



그리고 사카쿠라는 몸을 덜덜 떨긴 했지만 가까스로 몸을 일으키고 다시 싸울 준비를 했다.


'초고교급 복서'에게 이 정도는 부족했다.



"인정하지. 네놈이 그냥 예비학과 쓰레기가 아니라는 걸."


"...그래?"



히나타에게는 원한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기회를 잡은 김에 사카쿠라를 영혼까지 털어버릴 계획이었다.


타카시였나 타케시였나. 이름도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사카쿠라를 완벽하게 농락해야 다시는 걷지 못해 결국에는 자퇴한 그 친구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가 될 것 같았다.



"이 새끼..."



히나타가 천천히 주먹을 들어올리자 사카쿠라는 가드 자세를 취했다.


섣부르게 공격할 수 없었다. 방금도 카운터를 맞아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런데 히나타는 바로 공격하지 않았다. 



"이제 이 주먹으로 때릴거야."


"뭐?"



손가락으로 사카쿠라의 어깨를 가리켰다.


"정확히 여기를."


"지금 나랑 장난...."



-퍽!


"어...?"



그때였다. 사카쿠라로서는 무언가 바람이 쇅 하는 소리가 나나 싶더니, 


허공에서 무언가가 자신의 어깨를 치고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히나타의 주먹이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이다.



"체급이 부족해도... 근육의 움직임. 팔의 각도, 주먹의 궤도 등을 적절하게 조합하면...


네 시선 정도는 얼마든지 속일 수 있어."


"개소리 마라!"


"다음은 복부.



-퍽.


"커헉!"


"쇄골..."


-퍽! 


"옆구리..."


-퍽!"


"인중."


-빡!


"끄아아아아악!"



사카쿠라가 인중을 손으로 감싸며 괴로워했다.


분명히 방어를 하려 했는데, 아예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게다가 단단한 몸이 무색하게 공격 하나하나가 뼈아프게 들어오고 있었다.



"복서 맞아?"


"닥쳐!"



자존심. 


지금 자신의 자존심이 가차없이 박살이 나고 있다.


복서가 되어서 상대의 주먹을 보지도 못했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하지만... 전혀 눈이 쫓지 못한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조차 슬슬 안 되고 있었다.


사카쿠라에게 있어서는 처음 겪는 고난이었다.



"그... 그래, 재미..있군."


"표정은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싸움은 이래야지.... 안 그런가!"



사카쿠라로써는 이게 최선이었다. 이렇게 허세라도 부려서 스스로를 속여서라도 어떻게든 싸워야 한다.


'상대는 고작 예비학과 꼬맹이다. 쓸데없는 속임수에 무너질 내가 아니야.'


이렇게라도 자기최면을 걸어서 다시 전의를 불태운다.



"재미있어! 예비학과 꼬맹이!"


실제로 효과는 있었다. 멘탈 관리는 선수의 기본 중의 기본.


그렇게 다시 열의를 되찾은 사카쿠라는 히나타에게 소리쳤다.



"마음에 드는 녀석이야! 그럼 다시 들어와봐라! 이번에는 절대로...."


"그래."


"커헉!"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두 번의 공격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자기 최면으로 어찌어찌 되살린 사카쿠라의 열정의 불씨는 그렇게 순식간에 꺼졌다.



"허...허허...."


어떻게든 약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런 사카쿠라에게 히나타가 싸늘하게 말했다.



"...나도 너를 이대로 쉽게 끝낼 생각은 없어."


"뭐...."


히나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번에는 주먹 대신 발차기를 날리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

........



"커... 커헉...."



바닥에 클 대자로 누운 사카쿠라가 온 몸의 뼈마디가 작살나는 고통을 느끼며 신음하고 있었다.


히나타는 절대로 간단하게 그를 끝내주지 않았다.


가끔은 사카쿠라에게도 공격을 할 여유 정도는 허용했다. 너무 압도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이면 학원장이나 다른 교사 측에서 이 싸움을 멈출 가능성도 있어서였다.


그럴 때마다 사카쿠라는 최대한 힘을 쥐어짜내어 히나타에게 펀치를 날리고, 히나타는 아주 약간의 차이로 공격을 피해낸 뒤에 카운터를 먹였다.



몸을 아주 약간 까딱거려 주먹을 간단히 피한 뒤에 턱을 갈겨버리거나, 다리를 걷어차버리거나, 


가끔은 아예 사카쿠라의 팔을 두 손으로 잡고 그대로 분질러버리기도 했다.


사카쿠라는 그렇게 지옥을 겪어야만 했다. 


팔과 다리가 하나씩 부러지고, 근육이 천천히 끊어지며 고통을 심하게 느끼는 부위만 골라서 얻어맞는 끔찍한 지옥을 말이다.



".....커헉..."


"아직도 힘이 남아있나보네."



히나타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사카쿠라를 마음까지 꺾이게 만들어야했다.


이 녀석에게 당한 원한 때문만이 아니다.


이 녀석 때문에 당해버린 이름 모를 예비학과 친구들을 위해서였다.



"끄으으으으윽..."


히나타가 지그시 사카쿠라의 팔을 밟자 사카쿠라가 고통스러워했다.


그에게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를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 그마.....안..."


"뭐?"


"그만...해..."



사카쿠라는 울고 있었다. 이런 고통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히나타의 바람대로 그는 이미 마음이 꺾여 있었다.



"잘못했어... 그마... 그만.... 제발..."


엉망이 된 얼굴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런 그를 보고 히나타는 도리어 허탈했다.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던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 녀석 때문에 자신을 비롯한 다른 애들이 그렇게 고통받아야 했던 것이었나.'



"제발... 그만.... 아파... 너무..."


사카쿠라는 이젠 아예 흐느끼고 있었다.


커다란 덩치와 평소의 모습과 전혀 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야."


"으.. 응..."


"앞으로 처신 잘 해. 안 그러면 알지?"



사카쿠라는 대답 대신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건 이 정도로 됐는데...."


"고... 고맙..."



그렇게 사카쿠라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뱉을 때였다.


"아니, 뭐가 고맙다는 거야?"


"어? 어...어?"



히나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심판이랑 심사위원 측에서 무언가 얘기를 하다가 이쪽으로 오는 걸 보니, 


이제는 그들도 사카쿠라에게 건 기대를 접고 이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들이 오기 전에, 히나타는 발을 사카쿠라의 얼굴 위로 들어올렸다.


심사위원 측에서도 히나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



"히나타 학생! 그... 그만두...!"


"제, 제바아아알..."



자신 눈앞에 보이는 히나타의 신발 밑창을 보며 사카쿠라도 그가 무엇을 하려는 지 깨닫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좆까."



히나타는 있는힘껏 사카쿠라의 입을 짓밟았다.


그러자 사카쿠라의 입에서 어떤 것들이 부서지는 듯한 불쾌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꺼... 꺼억...."



고통에 못 이겨 기절해버린 사카쿠라의 입에서 붉은 색의 거품이 배어나왔다.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입 밖으로 내뱉는 거품 속에는 박살나버린 사카쿠라의 치아들이 섞여있었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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