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엔야, 네가 성녀가 될 수 있었으면 해.
왜?
카란 무역이 쉐라그에서 한 걸음 더 전진하려면 성녀가 필요해, 이건 절호의 기회야.
....왜?
물론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거야.
너랑 나는 다른 두가문이 무슨 일을 계획할지 정확히 알고있어, 하지만 나는 네가 눈보라를 해치고 시험을 통과해서 성녀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어.
엔야, 나는 네가 해낼 수 있다는 걸 알아.
만약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만약 내가 실패하면?
.......
모든 질문과 반대는 입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사라졌고, 나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어.
그가 뭐라고 대답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너는 실버애쉬의 사람이야, 엔야.
쉐라그 시민A: 여보, 저기 좀 봐, 엔시오디스 님 아니야?
쉐라그 시민B: 그럴리가, 내일은 산에 올라서 신성한 사냥을 하는 날인데, 엔시오디스님께서 성녀를 모실 준비를 하지않고 이 아침부터 영지에 와있다고?
쉐라그 시민B: ....아니 이게 무슨, 정말 영주님이잖아!
쉐라그 시민A: 내가 알기론, 처음 성산에 들어갈 때에는 탈 것을 타고 올라가서는 안된다고 들었어.
쉐라그 시민A: 특히 성녀님을 모시러 가는 사람들은 자기집 문 앞을 넘은 순간부터 손을 모아서 눈을 떼지 않고 기도를 해야 한다고 했어.
쉐라그 시민A: 엔시오디스님도 전통을 본받으려는게 아닐까?
쉐라그 시민B: 그래, 나도 들어본적있는 전통이지만, 영주님께서 이렇게 힘들게 성산을 오르려 한다니...
쉐라그 시민A: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영주님도 예라군드의 백성이라고, 혹시 당신도 페일로셰의 어중이떠중이들처럼 영주님이 전통을 잊었다고 생각해?
쉐라그 시민B: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쉐라그 시민B: 난 그저 영주님이 걱정될 뿐이야, 당신도 알다시피 다른 두 가문은 탐욕스러워서 영주님이 대권을 성녀님에게 양도한다고 제안했을 때에도 탐탁치 않게 여겼어.
쉐라그 시민B: 두 가문은 실버애쉬 영지의 발전을 시기해서 철도까지 폭발시켰데, 듣자하니 투리캄을 폐쇄하고 두 가문이 우리를 갈라서 통치하려고 한대.
쉐라그 시민A: 그들이 감히 어떻게? 예라군드가 보는 앞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천벌이 내릴거야.
쉐라그 시민B: 그 놈들이 이제와서 무서울게 어딨겠어?
쉐라그 시민B: 지금 영주님은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거리를 걷고있고 내일은 세 가문이 병사를 이끌고 설산에서 사냥을 할 텐데, 무슨 일을 당하실지 몰라.
쉐라그 시민A: 그런 불길한 소리 하지마, 예라군드가 오셨으니, 영주님이 무사하길 빕니다.
쉐라그 시민B: 예라군드가 오셨으니, 영주님의 무사를 빕니다.
쉐라그 귀족: 엔시오디스님, 오늘날 당신처럼 신실한 예라군드의 숭배자를 볼 줄은 몰랐습니다!
바이스: 죄송합니다, 팔라이 씨, 주인님은 행사를 앞두고 기도를 계속하셔야 하시기 때문에 팔라이 씨에게 대답을 하실 수 없습니다.
바이스: 제가 주인님을 대신하여 인사드리겠습니다.
쉐라그 귀족: 아니다. 내가 무례를 저질렀군, 예라군드가 오셨다, 용서해주게나.
쉐라그 귀족: 다만 투리캄에서 성산까진 거리가 상당한데, 엔시오디스님이 이러시는 걸 보면 우리같은 사람들은 걱정할 수 밖에 없다네.
바이스: 주인님이 오래전에 정하신 일입니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바이스: 경비대는 주인님이 불상사를 당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것입니다.
쉐라그 귀족: 그렇다면, 예라군드가 실버애쉬를 축복하길.
바이스: 예라군드께서 당신도 축복하시길.
엔야: 사냥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야수는 꽤나 흥분해있군요.
아예르: 창밖으로 바라만 봐도 그런걸 알 수 있는건가요?
엔야: 쌓인 눈이 떨리고 있거든요.
아예르: 즉, 내일 있을 신성한 사냥 때는 발걸음을 조심해야 된다는거군요.
아예르: ....대장로 님이 오셨습니다.
엔야: 아아, 신경쓸 일이 너무 많군요.
대장로: 엔야님 준비되셨습니까?
엔야: 네, 물품들과 축사 모두 준비했어요.
엔야: 이 행사는 저도 처음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대장로: 이번의 의식은 과거와는 다르릅니다.
엔야: 엔시오디스가, 예라군드에게 참배하러 오고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장로: 이런 시기에 스스로의 경건함을 표하는 것 나쁜일은 아니지요.
대장로: 실버애쉬에서는 얼마전에 만주원에서 많은 신상(god's statue)을 요청하여, 신상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합니다.
엔야: 엔시오디스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성자가 됐다는 건가요?
장로A: 성녀님, 경건함의 진의는 예라군드께서 판단하시는 일, 저희가 추측하는 것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장로A: 하지만 예라군드를 모르고 있는 몽매한 자라도 오색의 오로라를 본다면 자연스럽게 그 웅장함에 감화되어 기도하기 마련이지요.
장로A: 게다가 정말로 하루만에 경건한 신자가 된 것이라고 한다면 예라군드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이 된 거겠지요.
대장로: 엔시오디스가 무엇을 생각했던 그의 행동자체에는 나무랄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장로: 그의 행동은 신앙에 기반한 것이었으므로 성녀님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장로: 쉐라그 사람들은 결국 천년동안 지켜온 전통에 따라서 고개를 숙여야 하니까요
엔야: 그런거라면 저도 좋지만요.
대장로: 엔시오디스를 제외한 다른 두 영주들은 이미 산에 올라와 여느 때와 다를바 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장로: 삼족의 권력이양을 받아들이는 성녀님이시니,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결코 그저 그럴듯한 연설만이 아닙니다.
대장로: 사냥 중이던 의식 중이던 세 가문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이라도 차이가 난다면 사람들은 한 가문이 득세하거나 실세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겠죠.
엔야: 제가 들고 있는 성종의 무게를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고민도 했습니다.
엔야: 다만, 사냥용 장궁은 가져갈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대장로: 엔야, 당신은 역대 성녀들의 기록들을 읽어서, 성녀가 사냥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계실겁니다, 이 장궁, 사냥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에서 사용하려고 하는건가요?
엔야: 성녀가 직접 사냥에 참여할 필요는 없지만, 직접 참여한다고 해서 불경한 일은 아닐겁니다.
대장로: 천 년 동안 만주원의 전통이 이와 같으니, 성녀님이라도 그 직무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대장로: 성녀님은 예라군드를 대신하여 세 가문이 제공한 사냥감을 받고, 예라군드를 대신하여 의식장소에 내려가 그의 백성에게 나누어줘야 합니다.
대장로: 만약 이 사냥감을 성녀님께서 직접 잡아오시는 형태가 된다면 꼴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대장로: 게다가, 지금은 성녀님께서 사냥하기 적합한 계절도 아닙니다.
엔야: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난 천 년 동안 세 가문이 권력을 만주원에 양도한 전례 또한 없지요.
엔야: 그저 권력 이양 문제일 뿐인데,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인데, 성산 아래에서는 혼란이 잦아지고 예라군드에게 돌아올 땅도 무참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엔야: 마치 예라군드의 분노를 두려워 않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대장로: 예라군드의 백성들은 성녀님께서 그의 분노를 달래고, 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경건한 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엔야: 아니면 스스로의 분노를 전달할 성녀가 필요할지도 모르죠.
대장로: .....사원에서, 망언은 삼가해주십쇼.
엔야: 또한 "부지런한 자는 다스리고 게으른 자는 고통받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엔야: 세 가문이 성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은 맞지만, 진정한 권력의 주인은 성녀가 아닙니다.
엔야: 그러나 성녀가 신앙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세 가문이 가져다 줄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가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대장로: 유지하기 위해 변화한다는 겁니까, 불가능합니다.
엔야: 예라군드의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들은 천년 전과는 다르게 기도할 것입니다.
엔야: 그도 천 년 전과 똑같이 대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쉐라그 시민C: 영주님께서 실버애쉬 저택부터 여기까지 걸어서 왔다고 들었어, 쉬지도 않고 물 한모금 안마신채로.
쉐라그 시민C: 아빠, 영주님께 물 한 컵만 가져다드리자.
쉐라그 시민D: 진정으로 전통을 따르는 거라면, 영주님은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먹고 마실수는 없어.
쉐라그 시민C: 하지만...벌써 하루도 넘게 지났어요, 아빠. 성산으로 가는 길도 아직 한참 남았는데....
쉐라그 시민C: 그리고 이 마을을 지날때 쯤이면 어두워 질 거고, 설원에서는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잖아요.
황혼의 거리에서 실버애쉬의 일행은 침묵을 유지했다. 엔시오디스는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을 모은 후 조용히 성산을 향하여 기도했다.
발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신기하게 창밖으로 쳐다보던가, 집 밖으로 나와서 거리의 양쪽에 섰다.
쉐라그 시민C: 아빠.
쉐라그 시민C: 영주님에게 물 한컵을 줄 수 없다면....저도 영주님을 따라서 성산 아래까지 가고 싶어요.
쉐라그 시민C: 영주님께서 공장을 세우고 우리들에게 기술을 가르칠 때 부터, 나는 그분을 따르기로 했어요, 지금 영주님이 성산을 향하는 기도를 올리는 걸 보니 저도 따라가고 싶어졌어요.
사람들은 아무말 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와 실버애쉬의 경비대를 따라 눈 속으로 발을 디뎠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