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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8-2 END]
탈룰라?: 아직이다. 이 정도로는 내 불꽃을 이길 수 없다.
첸: 하아, 하아......
탈룰라?: 지혜도 없고 용기도 없다. 대체 누가 이런 공연을 좋아한다는 거지?
탈룰라?: 첸훼이지에, 넌 언제까지 남을 위해 검을 휘두를 거지? 넌 한번이라도 자신을 위해 검을 뽑아본 적이 있나?
탈룰라?: 마왕이라, 하하......어쩌면 왕들이 불량품을 만들어 낸 걸지도 모르겠군.
탈룰라?: 아직이다. 너희 둘 아직 부족해.
아뇨, 충분합니다.
탈룰라?: 한번만 더 내 머릿 속에서 말을 한다면 그땐 정말로 널 내 정신 속에서 내쫓아버리겠다.
아미야: 이제 충분해요.
아미야: 첸 경관님의 감정이......
아미야: 적소를 통해 제게 흘러들어오고 있어요.
아미야: 저희 둘은 예전에 아무런 관계도 없었죠.
아미야: 저흰 이곳에서 벌어진 일로 연결되었어요, 감염자들의 운명이 저흴 이곳까지 이끌고 온 거죠......
아미야: 왜냐하면 저흰 이 대지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에요.
탈룰라?: 훼이지에와 넌 다르다, 카우투스.
탈룰라?: 로도스는 여러 정치 세력의 허수아비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넌 그들을 위해 동포들을 죽이고 선의를 가장하고 있다, 그리고 혼란을 만들어 이익을 얻을 때를 기다리고 있지.
탈룰라?: 너흰 감염자들을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아미야: 당신은 또 누굴 조종하실 생각이죠? 아직도 첸 경관님이 그런 거짓말들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미야: 당신은 탈룰라를 통해 리유니온을 조종했고, 체르노보그를 통해 우르수스를 조종했고, 이익을 통해 우르수스 사람들을 조종했어요, 이제는 또 누굴 조종하실 생각이죠?!
아미야: 당신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건 간단해요. 왜냐하면 당신은 결과와 동기만 얘기할 뿐, 무엇이 벌어질지는 얘기하시지 않으니까요!
아미야: 당신이 탈룰라에게 한 약속도 마찬가지에요!
탈룰라?: 호오......
아미야: 당신은 첸 경관님과 리유니온에게 감염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곳을 주겠다고, 큰 전쟁을 치르고 나면 감염자들은 일어설 것이라고 약속하셨어요.
아미야: 하지만 만약 탈룰라라면, 그녀라면 다시는 약속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미야: 왜냐하면 그때 그 약속은 이미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줬었으니까요......
첸: 아미야!
아미야: 첸 경관님......?
첸: 아미야......난 사실 조금 후회돼. 내가 널 진작에 알고 있었더라면, 많은 게 변하지 않았을까하고.
첸: 하지만 난 이미 많은 죄를 저질렀어.
아미야: 그 상황에서의 첸 경관님은 어쩌면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셨을지도 몰라요.
첸: 날 경관이라 부르지 마, 첸이라고 불러라.
아미야: 첸 씨.
첸: 그것도 괜찮아, 형식적이네. 아니면 너무 형식적으로 보이려나?
첸: 미안, 우리 자매의 못난 꼴을 보여줘서.
첸: 난 우리의 재회가 조금 더 극적일 줄 알았어......아니면 좀 더 진부한 식으로 말이야.
아미야: 전 아무리 진부하더라도 오랜만에 재회하는 거라면 모두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아미야: 눈물을 흘리는 게 진부한가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두 눈물을 흘려요.
탈룰라?: 언변이 뛰어나구나, 카우투스. 아주 적절한 감정 공세다.
탈룰라?: 하지만 네가 그 웅변으로 해야 하는 건 궁궐과 원로원을 설득시키고, 의회와 우왕좌왕하는 겁쟁이들을 지배하고, 눈 먼 군사와 분노한 백성들을 선동시키는 것이지......날 설득시키는 게 아니다.
탈룰라?: “카즈델은 화재에 의해 3번 파괴되었다. 카즈델은 수차례 재건될 필요가 있었고, 새로운 피들이 필요했으며, 궁궐을 차지할 필요가 있었다. 그 전에 있었던 주민들의 몸은 불타 재가 되었고, 그 재는 바람에 날려갔다.”
탈룰라?: 체르노보그에 있었을 당시, 넌 장막을 만들어 내 호흡을 막았었지......
탈룰라?: 그때 내가 널 보내줬던 건 널 위해 희생했던 용감한 전사가 존경받아 마땅했기 때문이다.
탈룰라?: 하지만 난 지금의 너에게 관심이 생겼다. 이제 넌 도망갈 수 없다.
탈룰라?: 불꽃을 맛봐라, 카우투스.
첸: 큰일이다......! 아미야! 어서 이쪽으로 와!
탈룰라?: 난 지금 저 카우투스와 얘기하고 있다, 네가 아니다, 여동생이여. 지금——
탈룰라?: ——저 카우투스를 태우면 무슨 향이 나는지 맡아봐라.
첸: 아미야!!

형체 없던 화염에 형체가 생긴다, 하얀 불꽃의 파도가 사방에서 아미야를 향해 덮쳐온다, 그것은 아미야와 아미야가 밟고 있는 바닥까지 전부 감싸온다.
첸: 너어!
탈룰라?: 해보시지, 만약 네가 지금 검을 뽑는다면 넌 내 아츠와 저 카우투스를 함께 베어버리게 될 걸?
첸: 그녀를 놔줘! 탈룰라, 아미야를 놔줘! 네가 죽이고 싶은 건 나잖아!
탈룰라?: 이미 늦었어.
3분은 됐다. 시간은 충분했다.
그들의 사고는 용문과 체르노보그를 건너, 그들의 기억은 북쪽 빙원과 우르수스의 영토를 지났다.
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은 알고 있다. 첸이 겪어온 모든 전투가 자신에게 응집되어 있다.
용문과 체르노보그, 그리고 북쪽 빙원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새겨져 있다.
검은 선들이 화염구 속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선들은 점차 이어져 화염구를 갈랐다.
하얀 불꽃이 갑작스레 사라졌다.
탈룰라?: ......어떻게......
탈룰라?: 어떻게 그 염옥(焰獄)을 베어낸 거지......?
아미야가 거칠게 숨을 내쉰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수많은 생각들이 아미야의 머릿 속에서 형태를 이루고, 또한 빠르게 흩어졌다.

그녀는 프로스트노바의 울분에 가득찬 비명을 기억한다.
그녀는 쓰러지지 않던 웬디고의 육체를 보았다.
그녀는 알리나의 억누를 수 없었던 가벼운 신음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Ace와 Scout를 보았다, 엘리트 오퍼레이터들이 파티에서 춤을 추는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리사가 오븐에서 생강 쿠키를 꺼내는 것을 떠올렸다, 미미의 수제 명찰을 떠올렸다.
어릴 때 복도가 정전되면 가슴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과 바보같이 웃던 그의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빠와 엄마를 떠올렸다.
그녀는 바이올린을 켤 때 자신의 어깨를 잡아주었던 엄마의 손을 보았다.
엄마의 손가락은 희고 길었다, 하지만 그 손에 있었던 흉터와 굳은 살은 보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아빠가 자신을 문 밖으로 밀어 넘어지게 만든 것을 떠올렸다, 그녀는 아빠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가 기억하는 건 아빠가 눈가를 촉촉하게 적시며 안녕이라고, "살아나가렴, 아미야"였다.
그녀는 테레사가 자신의 가슴을 찌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테레사가 잘자라며 불을 꺼주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테레사가 자신을 위해 하얀 옷을 골라주고, 자신보다 더 환하게 웃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박사가 자신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박사가 뒤돌아보는 것을 보았다, 박사는 그녀가 곁에 다가온 것을 보고 나서야 다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살카즈를 보았다.
불. 똑같은 불이다. 모든 걸 불태우지만 악의는 태우지 못하는 불. 악에서 태어난 불.
똑같이 큰 불에 둘러싸인 텐트 속에서, 그 살카즈는 큰 소리로 포효하고 있었다.
우린 또 배신 당했어! 그들이 협약을 깨고, 우리의 주둔지를 공격했다!
평범한 사람들이야, 병사들이 아니라고! 평범한 살카즈 사람들이라고!!
어째서 내 아내를 죽인 거지? 어째서 내 백성들이 이런 불공평한 대우를 받아야만 하는 거냐?!
왜 우릴 살게 두지 않는 거야?!
우린 안녕의 땅을 원했을 뿐이다! 우린 우리가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단지 우리가 살카즈이기 때문에?!
아미야의 눈물이 화염 속에서 증발한다.
우리가 감염자이기 때문에? 아미야는 물었다.
단지 살카즈이기 때문에 우릴 냉혈한이자 가축 이하의 존재로 보고, 이 대지에서 살아가면 안 된다는 거냐?
그 살카즈의 포효 소리는 화염을, 아츠를, 그리고 시대를 관통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그 사람들은 무고한 사람들이잖아?!
당신은 그들을 미워하시나요? 아미야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억은 대답해주지 않아.
하지만 거대한 살카즈는 마치 누군가가 반드시 물어볼 것을 알고 있는 듯 대답해나간다.
아니, 혹은 그가 자신에게 계속 이 질문을 물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우릴 미워하는 건가?! 되는대로 우리의 동포들을 죽이고, 약속을 하고 멋대로 어기고, 죄를 덮기 위해 더 큰 죄를 저지른다니!
우릴 갖고 노는 건가, 아니면 우릴 이용하는 건가? 이익을 위한 건가 아니면 단순한 홀대인가? 한때의 편집인가, 아니면 뼛 속부터 새겨진 악인가?
그들이 미워해야 하는 것은 우리인가?
그들은 그들 자신을 미워해야 한다, 자신의 땅을 이렇게 만들고, 우리 모두를 악당으로 만든 자신을 원망해야 한다!
살카즈는 검을 꺼내들었다.
검은색과 푸른색이 장검의 모든 부분에 스며들었다. 그 무게는 아미야의 어깨에 전해졌다, 그 장검은 아미야의 손에 쥐어져 있다.
난 그들을 미워하나?
분노. 분노.
끝없는 분노. 이 대지 위에 있는 모든 고통과 불공평에 대한 분노.
살카즈의 한계를 뚫고, 아미야의 마음을 뚫었다.
증오는 원한조차 죽이지 못한다, 악의를 기르고 있는 녀석이 어떻게 악의를 이긴다는 말인가?
하지만......분노는 다르다.
난 복수도 하지 않고 원한을 품지도 않겠지만, 내게도 영원히 분노해나갈 권리는 있다! 살카즈는 외쳤다.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않았던 거라면, 애초부터 이러질 말았어야지!
그의 포효 속에서 화염이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비웃던 주황색이 푸른색으로 변하자 두려워 한다. 푸른 불꽃이 갈수록 거쎄진다.
살카즈는 장검을 뽑아들었다, 그 검은 길고 날카로웠다, 푸른 불꽃이 검은색 칼날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그의 분노도 이에 따라 치솟았다.
이게 그 결말이라면, 와라! 내가 이 결말을 너희들에게 선사해주마! 우리 모두에게......그리고 내 자신에게!
만약 이 대지가 내게 무기를 내려놓지 못하게 만든다면, 난 내가 죽는 날까지 검을 들고 싸우겠다!
아미야는 안다, 모든 배신자들을 죽이고 이 거대한 살카즈는 자결했다는 사실을.
아미야는 안다, 그 후 이 검은 마치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재가 되어 사라졌다는 것을.
하지만 이 살카즈 군왕의 푸른 분노는 그의 경험과 함께 아미야의 일부분이 되었다.

“발도의 기술, 부숴야 할 땐 부순다.”

“흐르는 칼날의 기술, 베어야 할 땐 벤다.”

“흐르는 칼날의 검, 버려야 할 땐 버린다.”

“구름을 가르는 검, 서야 할 땐 선다.”
수많은 기억들이 아미야의 사고 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시대의 흐름이 아미야의 머릿 속에서 요동쳤다.
그것은 좋은 결말이 아니었지만, 아미야에겐 시간이 없었다.

아미야는 분노로 가득한 첸의 눈빛을 보았다.

아미야는 탈룰라의 불꽃을 보았다.
아미야는 알고 있다, 반드시 여기서 끝을 내야한다는 사실을.

이 분노의 검은 과거의 검 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의 검이기도 하다.
아미야는 칼자루를 꽉 쥐었다.
첸: ......검......
탈룰라?: ......검이군.
탈룰라?: *짜는 것에서 베는 것으로 바뀌었군. 지니고 있는 힘은 바뀌지 않았지만 형태의 변화가 생겼어.
탈룰라?: 넌 진짜군. 축하한다, 카우투스.
탈룰라?: 넌 조각같은 게 아니다, 실험품도 아니고, 모방자도 아니야.
탈룰라?: 넌 확실히 살카즈의 군주......인류의 적이다.
아미야: 아뇨, 당신 앞에 서있는 건 한 명의 감염자에요.
아미야: 한 명의......인간이에요.
첸: 무슨......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
첸: 아미야, 이건......무슨 아츠야?
아미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첸: 그렇겠지. 하지만 이건 존엄에 달린 문제라서 중요해.
첸: 왜 네가 적소와 비슷하게 생긴 검을 가지고 있는 거야? 넌 어떻게 내가 십 수년 동안 익힌 검술을 쓸 수 있는 거야?
아미야: (첸 씨......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첸: 그냥 해본 소리야. 그 얘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그런데 이 검은 적소와 얼마나 비슷하지?
아미야: 이걸 또 다른 적소라고 여기시면 돼요.
첸: 좋아, 아미야. 넌 내 검술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어?
아미야: 전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 첸 씨께서 눈으로 보고 알아내는 것, 마음 속으로 알아내신 것 전부를 기억하고 있어요.
첸: ......내 마음 속에서 뭘 알아낸 거야?
아미야: 윽, 첸 씨......거, 걱정 마세요. 제가 배워야 할 것들만 봤으니까요.
아미야: 그 정도 일은 저도 판별할 수 있어요, 윽, 정말로 다른 것들은 안 봤어요.
첸: 전부 잊어버려.
첸: 웨이옌우가 늘 말하던 게 있어, 적소를 불러내고 싶다면 기대야 할 것은 결국 검술이 아닌 마음가짐이라고.
첸: 난 평소에 웨이옌우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첸: 웨이옌우는 검술에 조예가 깊어, 나같은 건 따라잡을 생각조차 못하지.
첸: 그러니까 너도 협력이나 별 논리에 대해 얘기할 때는 그 사람 말 무시해도 돼, 하지만 검이라면 내 말도 듣고, 그 사람 말도 들어!
아미야: 네!
탈룰라?: 두 자루의 검이라. 적소같이 악랄한 무기를 고를 줄 이야.
첸: 무기에 악랄하고 없고가 어디 있어? 이 대지 위에 존재하는 무기들 중에 너보다 악랄한 게 있을까?
첸: 잘 들어, 아미야......!
첸: 만약 네 분노와 내 분노가 같다면 우리의 검은 하나인거나 마찬가지야!
첸: 간다, 아미야! 일단 저 녀석의 생사는 신경 쓰지 마!
아미야: 네?! 정말 그래도 되겠어요......?!
첸: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지 마!
탈룰라?: 그 무기가 너희에게 자신감이라도 심어줬나?
탈룰라?: 촌극이라면 이미 한 번 봤다,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군.
탈룰라?: 네 검을 시험해봐라, 카우투스. 네 검술이 어떤지 한번 보자고.
-@-
첸: 느려! 적소!
아미야: 발도!

-@-
탈룰라?: 아......
아미야: (켈시 선생님 말이 맞았어, 적소는 아츠를 베어낼 수 있는 검이야......!)
주변의 사물들을 끊임없이 삼키던 무형의 불꽃은 검푸른 빛과 붉은 빛이 번쩍한 이후 흩어져 사라진다.
탈룰라?: 상처인가.
탈룰라?: 어째서......
탈룰라?: 내가 원한으로 다시 태어난 때부터 지금까지, 이 육체는 단 한번도 피해를 입어본 적이 없었다.
아미야: 탈룰라의 손가락 밖에 베지 못하다니......그녀의 아츠가 지닌 에너지가 정말 엄청 나요!
첸: 저 작은 상처를 얕보지 마!
첸: 저 작은 상처를 수천 수백개 내면 저 녀석도 죽어!
탈룰라?: 너의 그 말은 정말 날 마음 아프게 하는 구나.
첸: 그 얼굴로 그런 소리를 하다니, 넌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탈룰라?: 용문 근위국이 정말 착한 아이를 길러냈군.
탈룰라?: 외부자와 함께 가족의 몸을 다치게 하고 있다니, 정말 기뻐보이는 구나, 훼이지에.
첸: 네가 날 그렇게 불러?
탈룰라?: 날 죽이고 싶은 거라면 죽여라, 훼이지에.
첸: 너어......
탈룰라?: 난 이미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몸이다. 난 이 모든 걸 원망한다. 난 널 원망한다.
탈룰라?: 널 키운 이 땅을 원망하고, 널 이렇게 만든 이 땅을 원망한다.
탈룰라?: 날 죽여줘, 날 해방시켜 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죽이겠다.
탈룰라?: 적어도......적어도......훼이지에......내가 널 죽이게 만들지 말아줘. 난 그러고 싶지 않아......
탈룰라?: 설령 내가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한들.
첸: ......난......20년 전에 그건, 나는......
탈룰라?: 나와 함께 가지 않았던 건 너야.
탈룰라?: 네가 도망가서, 네가 겁을 먹어서 그런 거야, 훼이지에.
탈룰라?: 내가 이런 모습이 된 건......나조차도 싫어하는 내 모습을 만든 건......너라고.
탈룰라?: 전부 너 때문이야. 네가 약속 해놓고 마음이 변해버려서 그런 거라고.
첸: 아......
탈룰라?: 그날 밤, 비가 세차게 내리던 그날 밤......
탈룰라?: 넌 왜 그 사악한 용 옆에 남았던 거야?
탈룰라?: 그는 내 아버지를 죽이고, 우리의 엄마를 죽게 만들었어......우리 둘을 갈라놨다고!
탈룰라?: 그런데 지금 넌, 그를 돕고 있다고?
아미야: 거짓말이에요!
아미야: 첸 씨, 자세히 생각해 보세요......
아미야: 그날 밤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었죠?
탈룰라?: ......
첸: 그건 맑은 날이었어. 내 기억은 확실해......그날 밤, 달과 별들은 보이지 않았었지만──
첸: 네가 날 끌고 나섰을 때는 낮이었어. 그때는 낮이었어.
아미야: 그러니까......
아미야: 아니. 탈룰라, 코셰이의 오리지늄 아츠는 그가 죽고 나서 효과가 발동한 게 아니에요......
아미야: 그는 그때부터 이미 당신에게 이 아츠를 사용했던 거예요.
아미야: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왜곡됐는지, 또 얼마나 많은 기억들이 베일에 가려졌는지!
아미야: 당신의 기억을 굳이 고치지 않더라도 그는 당신 머릿 속에 있는 흐릿한 기억들을 이용하고 있는 거라고요!
아미야: 탈룰라, 만약 지금도 당신이 탈룰라라면——
아미야: 설령 당신이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 해도, 설령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려 한다 해도......
아미야: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사람들을 아무 의미도 없이 죽게 만드실 생각인가요?
아미야: 만약 정말 희생이 필요하다면, 가장 먼저 희생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나요?
아미야: 당신은 눈의 악마들과 프로스트노바가 무력하게 죽도록 내버려 두실 건가요?
아미야: 당신은 패트리어트가 지켜온 것으로 당신이 존경했던 패트리어트를 죽일 생각인가요?
아미야: 당신은 정말로 수많은 우르수스 사람들과 감염자들이 이로 인해 죽기를 바라시는 건가요?
탈룰라?: 이제 됐다. 넌 내 의지를 꺾지 못한다.
탈룰라?: 너흰 동작까지 완벽하게 똑같다, 박자까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조금 역겹군.
탈룰라?: 너희 둘의 검은 날 이기지 못한다.
탈룰라?: 시간이 지날수록 너희들의 체력은 떨어지겠지, 하지만 내 불꽃은 영원하다.
탈룰라?: 검은 너희의 손발을 단순히 늘려준 것에 불과하지만, 나는 내 존재 자체가 곧 힘이다.
탈룰라?: 너흰 결국 지쳐 쓰러지게 될 것이고, 난 너희의 목숨을 빼앗게 되겠지.
아미야: 탈룰라, 눈을 뜨고 보세요......이런 결과, 이런 비극, 이게 당신이 정말로 원하던 건가요?
아미야: 정말로 당신이 원했던 건가요?!
탈룰라?: 이제 됐어!
아미야: 껍질 속에 숨어계시면 소용 없어요. 절 보세요.
아미야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말했다.
첸이 아미야를 바라보았다. 곁에 있는 여자 아이는 마치 10분 전에 있었던 아미야와는 전혀 다른 사람같다.
첸은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말투에 놀랐다, 그것은 마치 3분의 1은 아미야 자신에게서 오고, 3분의 1은 자신에게서 배운 것,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첸 또한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드레이크가 입술을 꽉 다문다.
그녀는 수차례 말을 삼키다, 결국에는 입을 열었다.
탈룰라?: 넌 누구로부터 어떤 광경을 본 거지? 어떤 유언을 들은 거냐?
탈룰라?: 카우투스, 곧 죽을 사람이나 그런 낡아빠진 어구 반복하기를 좋아한다. 과거의 그 어떤 것도 날 상처입힐 수 없어.
그와 동시에 그녀는 칼자루를 쳤다, 그리고는 천천히 눈앞에서 흔들리는 공기를 헤쳐, 고온을 눈앞에 있는 두 감염자에게 흩뿌렸다.
첸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가 검을 뽑으려는 찰나, 그녀는 갑자기 이번에는 아미야에게 양보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미야: 적소, 분야(奔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첸을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아미야: 으음, 죄송해요, 이렇게 하는 검술이 맞죠?
푸른색? 검은색......아마도 푸른색일 것이다. 아름답다. 이에 비하면 적소는 정말 피비린내날 것 같다.
첸은 이때 마음 속으로 이번 싸움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소 공급 장치는 이미 전투 중 불타 없어졌고, 산소통을 매고 용과 싸운다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첸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장비도 버리고, 자신의 준비 계획이 너무 경솔했었음을 깊이 느낀다.
첸: 아미야, 이제 시간이 얼마 없어, 탈룰라는 이곳에 있는 모든 산소들을 태워버릴 생각이야.
곁에 있는 토끼 또한 수많은 싸움들을 겪어왔으므로, 이 말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스스로의 집중력을 높이기엔 좋았다.
이렇게 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첸은 집중할 필요가 있었다. 첸은 깊게 심호흡을 했다.
지금의 자신은 조금도 침착하지 않다.
칼집에 속박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듯, 적소검이 칼집 안에서 격렬하게 떨렸다.
마치 그 다음에 있을 맹렬한 방출을 위해 미친 듯이 자신을 억누르듯 하다.
혹은 단지 자신의 손이 떨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랫 동안 써왔는데 처음으로......첸은 처음으로 적소검의 강인함을 확실하게 느꼈다.
첸은 자신이 검을 잡지 못할까 봐 두려워함과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이 검과 함께 기쁨을 느꼈다.
첸은 돌연 깨달았다. 적소에게는 의지가 없다, 적소의 의지는 적소의 사용자에게서 오는 것이다.
이전의 그녀는 적소를 뽑아낼 수 없었다. 그 전에 그녀는 이 검을 뽑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이글거리는 불꽃, 눈앞의 악당, 눈앞의 오래된 친구이자 가족이자 죄인, 그리고 완전히 궁지에 몰린 이 상황이 그녀의 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떨림이 점점 잦아들었다, 첸은 지금이 때라는 걸 느꼈다. 적소는 정말 오랫 동안 기다려 왔다.
그녀 자신 또한 정말 오랫 동안 기다려 왔다.
아미야: 첸 씨,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라면 그녀를 해칠 수 있어요,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아미야: 하지만 우린 그녀를 해쳐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아미야는 이 말을 하는 게 자신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마치 한 자루의 검과 같았다, 마치 불공평함과 비극들에 눌려 구부러진 칼날과 같았다.
하지만 아미야는 생각했다, 이 구부러진 검 또한 원래의 형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아미야는 자신이 조금 첸 같다고 느꼈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결국 그녀는 첸일 리가 없으니까.
아미야는 탈룰라를 바라본다.
첸 씨, 첸 씨께서 이전에 범인을 체포하셨던 건 그를 때리고 모욕하기 위해서였나요? 아니면 그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서였나요?
그녀의 알 수 없는 분노는 첸의 분노와는 다르다. 그녀는 자신이 배신 당하고, 이용 당하고, 고립 됐다고 느꼈다.
그녀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리고 어둠이 아직 남아있는 미래를 겪고 있다.
아미야: 그건 아마 단순히 결과일 뿐이겠죠, 제 생각엔 그래요. 하물며 저희에겐 그런 권리가 없어요.
아미야: 저도 알아요, 당신은 분명 이렇게 그녀의 죄를 없던 일로 칠 수는 없다라고 하시겠죠.
아미야: 아뇨, 첸 경관님......첸 씨. 아니에요.
아미야: 그녀에게 죄의 여부를 따지는 건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난 뒤에 하죠.
첸은 피가 날 때까지 입술을 깨물었다. 가족끼리 서로를 해치는 것, 어떻게 이런 일에 기쁨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녀로선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적소를 들어올리는 것을 참았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첸: 그래. 그건 결과일 뿐이야. 난 우선 그 녀석들이 받아야 할 벌을 받게 해주겠어. 죽이는 건 재판 후까지 남겨두도록 하지.
탈룰라?: 대체 어디서 온 자신감이지?
첸: 이건 자신감이 아니야, 괴물.
첸: 이건 책임이야.
첸은 고개를 들고 가슴을 폈다.
아미야: 우리에겐 의무가 있습니다.
아미야: 코셰이, 당신에겐 아무 것도 없어요.
아미야: 당신의 육체는 빌려온 겁니다, 당신의 거짓말은 간파 당할 것이고, 당신의 화염은 적소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해요.
아미야: 당신은 이곳을 전장으로 택했죠, 당신은 자신의 무기와 위장 위에서 둥지를 틀고 체르노보그를 떠나지 않았어요.
아미야: 그건 오만이자, 어리석음입니다.
아미야: 당신은 스스로 손발을 묶은 거나 다름 없어요,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___
*검은 선을 뿜어내는 아미야의 아츠가 실을 뽑는 것 같다고 해서 이렇게 표현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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