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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리사] 되돌아오다.txt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11 22:50:29
조회 660 추천 30 댓글 8
														

차가운 비가 온 몸을 적셨다.


눈물이 살짝 흘러나왔다가 비에 섞여서 그대로 흘러내려갔지만 그것보다도 더 많이, 네 눈물이 내 얼굴에 쏟아져내렸다. 리사도 참, 울면 그 예쁜 얼굴 다 망가질텐데...말하면서 손을 들어서 예쁜 얼굴을 쓸어주려고 했지만 팔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려고 할 때 마다 엄청난 격통이 쏟아져왔다.


그제서야 자신의 상태를 자각했다.


그럼에도 후회는 없었다. 리사가 무사하기만 하면 다행이였으니까.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하교 길, 같이 돌아가는 도중 신호가 걸려서 횡단보도에서 기다리고 있었었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너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순간이었다.


도로에서 폭주한 차가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생각보다도 몸이 앞서서 그대로 리사를 밀치고-


"유키나...유키나...제발 눈 좀 떠봐..."


리사의 우는 소리가 제대로 눈조차 뜨지 못하는 나한테까지 들려왔다. 울지마 리사, 리사는 웃는 얼굴이 더 예쁜데...말로 채 나오지 못하고 기침으로 튀어나왔다. 쿨럭거리는 소리에 맞춰서 피가 튀어나오는 것이, 태어나서 처음 겪은 경험에 정신을 놓을 것 만 같았다.


"유키나...제발, 제발 누가 우리 유키나좀 살려주세요..."


내 양 손을 꼭 붙잡고 리사가 기도하듯이 울었다. 구급차는 이미 불렀다는 누군가의 소리가 비소리에 섞여서 들려왔다...귀도 제대로 들리지 않고 있었다. 아까부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아마 오래는 견디지 못할 것 이다. 흘린 피 때문일까, 따뜻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또 비 때문에 서늘하기도 하고....


아마 자신은 곧 죽을 것 이다.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사실 이정도면 살아있는게 기적이라고 봐도 괜찮겠지.


만약 자신이 정말 죽는다면 죽기전에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조금씩 움직이는게 죽을만큼 아팠지만 정말로 억지로 들어올려서 그대로 리사의 뺨을 매만졌다. 피투성이 손으로 매만져서인지 그녀의 뺨에 살짝 피가 묻어져나왔다.


"유키나...움직이지마 유키나..."


"리사..."


한 마디, 한 마디 말하는 것 조차 성대에서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해와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음에도 그 고통을 꾹 참고 간신히 그녀의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로젤리아의 보컬이라니, 한심하네...마지막에 그런 자조섞인 농담을 생각하는 순간에 의식이 한 번 끊기고 몸이 크게 흔들렸다.


"유키나!"


정신줄을 놓으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상황이었음에도 리사의 목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직이다, 죽더라도 할 말이 있었다. 할 말이 있는데...


할...말이...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 너의 목소리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똑똑히 본 것은 울고있는 너의 모습이었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그것 하나 만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정말 리사한테는 폐를 많이 끼쳤다. 어린 시절 부터, 사이가 멀어지고 나서도, 로젤리아를 결성하고 나서도 돌이켜보면 그 얼마나 리사한테 상처를 주는 말만 했던가...그럼에도 리사는 끝까지 내 곁에 있어주었다. 마지막까지 내 옆을 지탱해주었다. 지금도 괴로운 경험을 시켜주어서 미안하지만 리사 구했다, 후회는 없었다...


응, 그렇지만 단 하나.


그런 리사한테, 나는 단 한번도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마 미련이라고 하면 그것이겠지. 지금까지 쭉 말하고 싶었던 말, 그렇지만 결국 끝내 말할 수 없었던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마지막만큼은 솔직하게 말해보고 싶었는데.


저기 리사...


난 너를...


*


죽었다, 확실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잠을 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혼자 부유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신이 죽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리사는 어떻게 됬을까?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 마지막 말은 리사한테 전해졌을까.


죽고나서야 그녀한테 진작 해주지 못한 것들이 마음 속 어딘가에서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저도 모르게 검은 공간에 주저앉아서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 터트렸다. 리사, 리사. 미안해, 마지막까지 너한테 사랑한다고 해주지 못해서, 네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네 곁에 끝까지 있어주지 못해서...


"리사아..."


생전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와 죄책감등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와, 이윽고 울음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크게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렴 뭐 어떤가, 어차피 아무도 듣지 않는 공간인데.


"리사...만약 다시 태어나면 이번에는 솔직해질거야...너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키스하고, 음악에 연연하지 않고 리사랑....결혼해서..."


울면서 후회의 말을 쏟아냈지만 이미 늦었다. 죽은 자는 되돌아갈 수 없다. 산 자 한테 어떤 말도 전할 수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공간이 점점 내 울음으로 가득차가기 시작했다. 주변은 어느새인가 온통 물바다여서,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울음을 다시 흘릴려는 그 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공간이 반전되었다.


무엇인가에 이끌려가듯 정신이 확 부유하는 듯한 느낌과 함께 두 눈이 확 떠졌다. 눈을 떠보니 익숙한 천장이여서, 저도 모르게 입에서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점차 시야가, 몸의 감각이 다시 되돌아왔다. 처음에는 시야, 그 다음에는 손가락, 손을 움직여서 얼굴을 매만지자 부드러운 피부가 만져졌다. 등의 감촉을 보건데 침대인 것 같아서 그대로 훌쩍 뛰어내리자, 양 다리로 똑바로 설 수 있었다.


나, 살아있는거야?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교통사고가 났지만 기적적으로 설마 산건가 싶었다. 그렇다면 당장 리사한테 멀쩡한 이 모습을 보여주고 안심시켜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곧장 나가려는 그 순간에 위화감을 느꼈다.


자신이 지금 있는 장소는 병원 따위가 아니였다. 방 안을 자세히 살펴보자, 익숙한 자신의 방 안이었다.


이상하다, 기적적으로 살았다고는 해도 그 정도의 상처니까,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자 명백히 다른 때 보다도 작은 손과 발이 시야에 들어왔다. 어떻게 된걸까-당황해서 곧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했건만, 방의 구조나 위치하며, 가구 몇 개가 명백히 생전과는 달랐다.


아니, 지금 그런 사소한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 중요한건 리사였다. 리사는 지금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까, 지금 당장 리사의 얼굴을 보고 달래주고 싶다는 생각에 곧장 창문으로 나가서 조심스럽게 리사의 이름을 불렀다.


"리사?"


내 스스로가 생각해도 깜짝 놀랄 만큼 목소리가 자그만하게 울렸지만 조용한 밤거리에는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내 목소리가 닿은건지 건너편 집에서 우당탕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리사와 내 집은 바로 옆, 창문으로 부르기만 해도 바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위치였기에 내 얼굴을 보여주고 리사를 안심시켜줄 생각이였다.


나는 무사해, 안심해도 괜찮아....곧장 그런 말을 할 생각으로 창문이 열리길 기대했다. 기대했는데-


"야호, 유키나!"


이윽고 문이 열린 리사의 모습을 보자 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창문 너머의 그녀의 모습은 내가 생각해도 충분히 어렸다. 다섯, 여섯 살 쯤 되었을까? 어린 시절 자주 어울려 놀 때랑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이여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라? 유키나가 부른거 아니야?"


"...아냐, 내가 부른거 맞아."


어째서 어린 시절의 리사가? 그런 것 보다도 리사를 다시 보니 감동에 벅차올라서 그런 사소한 의문따위는 어찌되도 좋았다. 내가 곧장 말을 이었다.


"리사가 보고싶어. 오늘은 같이 자도 괜찮을까?"


"어? 진짜? 야호! 알았어! 바로 오는거다?"


내 기억 속의 리사와 같은 말투 그대로 환호하더니 곧장 허락을 맡겠다며 그녀가 곧장 몸을 돌려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나도 곧장 창문을 닫고 1층으로 내려가려는 순간에야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리사, 자그만한 내 손발, 앳된 내 목소리, 줄어든 키. 사고가 났음에도 상처하나 없이 멀쩡한 몸-


그 모든 것들이 방 안에 있는 거울을 쳐다봄으로써 확실해졌다.


나도 줄어들어있었다.


리사랑 같은 나이정도일까, 대여섯살 정도로 보였다. 아니, 죽은 다음에 눈을 떠보니 어려져있던거니까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과거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더욱 정확하겠지.


꿈일까, 환상일까, 그것도 아니면 현실일까...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중요한건 내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가 왔다는 것 이었다. 이번만큼은 리사를 기다리게 하지 않을 것 이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할 것 이다-


1층으로 내려가 부모님한테 허락을 맡고 리사네 집으로 뛰어가듯이 달렸다. 그래봤자 바로 앞이기는 했어도 어린아이의 보폭, 몇 분도 안걸리는 거리가 마치 몇 십분 처럼 느껴졌다.


곧장 문을 두드리자 리사가 맞이해주듯 문을 열어주었다.


"야호! 유키나!"


"리사."


웃으면서 날 맞이해주는 리사를 보자마자 그대로 꼭 껴안아주었다. 부끄러워하는 듯한 리사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내가 조금 더 강하게 껴안아주었다.


리사다.


진짜 리사다.


이 감촉은 꿈이나 환상이 아니라 진짜였다. 끝이라고 생각했것만 다시한 번 더 리사를 만날 수 있었다...감격에 벅차 눈물을 흘리다가 아까 그 어두운 공간속에서 했던 맹세가 떠올라서, 내가 곧장 포옹을 푼 뒤 리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벌써 끝이야? 좀 아쉬운데...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 유키나, 조금 이상해...갑자기 자러온다고 하고..."


"리사."


"아, 혹시 악몽이라도 꾼거야? 그래서 무서워져서 달려왔다던가? 에헤헤, 그런거라면야..."


아직 사태파악을 하지 못한듯 기뻐하는 표정으로 횡설수설하는 리사의 얼굴을 보면서, 내가 곧장 양 손을 붙잡고 이야기해주었다.


"사랑해, 결혼하자."


응, 리사.


이번 생애만큼은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리사의 입술에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


갤이 불타든 말든 제가 할 일은 하나, 그냥 써서 올리는 것 뿐


해서 오늘은 유키나가 리사대신 죽고, 고백하지 못한것에 대해 후회하다가 과거로 돌아와서 리사한테 고백->벤츠인 채로 성장하는 이야기


대충 그런 내용으로 써봤음


리사도 되돌아온걸로 쓸까 하다가 복잡해져서 일단 유키나만 잘랐음


단편으로 쓸지 장편으로 쓸지 고민 많이하긴 했는데, 일단 단편으로. 뒷내용 쓰려면 어린 시절부터 고등학생에 로젤리아 결성까지 어떻게 회로 다 돌긴하는데 내 손이 고자라 거기까진 다 못쓰겠더라 ㅎ


그러니까 늘 그렇듯 소재 괜찮다 싶으면 팍팍 가져가셈. 마음대로 각색해도 ㄱㅊ음


재미는 늘 없고...


근데 잘 생각해보니 막줄 저거 로맨틱해보이는데 사실 6살짜리가 하는 키스라 남들이 보기엔 꼬꼬마 둘이서 그냥 노는걸로바께 안보일듯


본의아니게 또 두편썼네... 앞으로 한편씩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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