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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창작) 최고의 씨발년 - 13

ㅇㅇ(221.149) 2020.12.16 00:51:04
조회 703 추천 25 댓글 5
														

11화 상편 -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64316

11화 하편 -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66266

12화 -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67878


==================================================


“...”

 

온 몸을 흐르던 피가 차갑게 굳어가는 기분

 

말 했잖아

이길 수 있다는 것만 보여줄 거라고

 

강력한 현기증이 두개골을 휘감았다

수담은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주먹을 꽉 쥐었다

길지도 않은 손톱이 손바닥에 파고들었다

 

백지 냈으니까

소원도 니 거다?”

 

“...”

...?”

 

뭐가 왜야

너가 점수 더 높잖아

 

아니

하아

 

허파에 그득그득 차오르는 불편한 산소

방금 취사버튼을 누른 압력밥솥처럼

수담의 몸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

?”

“...”

 

?”

얘 왜이러니

강수담?”

 

하아

하아

씨잇...”

파하...”

 

, 뭐야

아프니?”

강수담!”

 

뜨거운 사우나에 누워 잠이라도 잔 듯

수담의 피부에 점점 선홍색 기운이 퍼져나갔다

 

...”

아잇, 으그으...”

, ...”

 

자리에 앉아 창가에 등을 기대고

수담은 근육에 자기 의지를 싣기 위해

육체로부터 영혼을 붙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텼다

 

?”

뭐라고?”

 

끝도 없이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정신력으로 들어올렸다

지우에게서 한 치도 떨어지지 않는 수담의 시선

 

후릇 끄그윽...”

 

,

양호.. 양호실

아니, 아니 병원?”

 

떨리는 두 손으로

지우는 홀로 사경을 헤매는 수담의 어깨를 붙잡았다

차가운 식은땀이 지우의 등줄기 위를 타내렸다

 

얘 진짜 어떡해

정신좀 차

!”

 

수담은 지우의 안쪽 팔뚝에 손가락을 깊게 찔러 넣고

강하게 잡아당겼다

 

 

교실 바닥을 향해 끝없이 처져가는 수담의 어깨뼈에

지우의 목이 찔리듯 부딪혔다

 

하아

흐우

 

수담의 숨결에 지우의 귀가 뜨끈해졌다

 

후련

후련...”

 

읏흨 쿨럭!”

, ?”

 

후련.. 하냐고

씨발녀흐아...”

 

 

무언가가 끊어지는 정체불명의 소리

동시에 수담은 육체와 정신의 통제권을

검은 시야 너머로 빼앗겼다

 

“...”

“...”

 

이윽고 또 다시 꿈

마치 우주처럼 칠흑 같은 어둠 속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 몸으로

부유하는 꿈

 

그 안에서 수담은

자신의 다리를 만졌던 열 개의 욕망들에게

이번엔 전신을 희롱당했다

 

마치 수담의 형태를 기억이라도 하려는 듯

손은 벗은 몸 위를 천천히, 신중히 오르내렸다

배꼽을 시작으로 상반신을 천천히 쓸어 올려

어깨를 감아 팔을 타고 조심스레 내려와

엉덩이에서 허벅지, 종아리 그리고 발목

 

이후에 손은 잠시 갈 곳을 잃은 듯 멈추었다가

망설이듯 수담의 얼굴로 향했다

가지런히 정돈된 앞머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가닥 한 가닥

느리게 움직이는 손가락 끝에서 풍기는

이름 모를 감정

 

흐엇

 

꿈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수담의 기억 속에 남은 것은

그 감정의 미세한 끝자락뿐이었다

 

“...”

뭐지

 

낯선 공간

생전 처음 느껴보는 베개와 이불의 감촉

내 것이 아닌 옷에 감겨있는 몸

 

양호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불 없는 흰 침대 위에

검은 머리 여자가 옆으로 누워있다

 

몸에 이상은 하나도 없대

양호선생님이

 

수담은 시선을 고정하고서 몸을 조금씩 움직여본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발목을 왼쪽으로 한 바퀴 오른쪽으로 한 바퀴

무릎을 접었다 폈다

어깨를 으쓱으쓱

 

사람이 가끔 너무 화가 나면

입에 게거품을 물든지

너처럼 쓰러지든지 하는 경우가 있대

 

누가

 

양호선생님

그리고 너 땀 너무 흘려서

일단 내 체육복으로 갈아입혔어

 

누가

 

“...내가

 

기억의 손아귀에서 무언가를 놓치는 듯한 기분을 뒤로하고

수담은 일단 몸을 일으켜 세웠다

 

벌써 괜찮니?”

 

아니

 

그래?”

“...”

있잖아

 

지우도 몸을 일으켜 세웠다

 

“...”

뭐가 있어

 

지우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음흉함, 오묘함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일단 확실한 건

수담이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얼굴이다

 

미안해

 

“...”

 

수담의 동공이 순간 커졌다

 

이미 엎지른 물이지만

백지를 낸 건 심했던 거 맞아

너가 쓰러질 정도로 화가 날 줄은 몰랐어

모른다고 다는 아니지만

아무튼 미안해

 

반지우는 미안할 때 이런 표정을 짓는다

반지우의 밑바닥엔 그래도 상식이라는 게 조금은 있다

수담은 두 가지 새로운 정보를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다

 

“...”

더 할 말 없어?”

 

...”

“...”

 

할 말이 남아있는 눈치

 

“...”

무시 안 해

 

“...?”

 

앞으로 내가 말 걸면 무시할 거니?”

라고 물어보려던 거 아니야?”

 

“...”

 

왜냐면

내가 이렇게까지 당해놓고

이제 와서 널 무시해버리면

내가 빨아먹을 게 없잖아

 

“...푸흡

강수담스러운 이유네

 

체념한 듯 양호실 바닥에 내리깔리는 지우의 목소리

 

더 할 말 없지 그러면

 

수담은 자신의 입에서 나온 소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침대에서 내려와

지우가 입혀준 체육복 상의를 벗었다

연파랑색 속옷 상의가 그대로 드러났다

 

, 뭐하는 거야?”

 

니 소원 들어줄 준비

 

소원?”

그건 그냥 없던 걸

 

입 닥쳐

 

“...”

 

내기는 너가 이겼어

백지고 나발이고 너가 이겼다고

 

“...”

소원 안 들어줘도 돼

혹시 자존심 때문에 그러는 거니?”

 

자존심...”

자존심 그런 거 애진작에 버렸어

 

수담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지우의 목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크읍!”

 

사과는 잘 받을게

근데 있잖아

사과 한 번 한다고 사람이 화가 다 풀리면

살인 같은 것도 없었을 거 알지

 

더 강하게 목을 조른다

 

흐긐!”

 

자존심 그딴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너한테 그렇게 당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좆같이 빡쳐서 도저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지우의 흰자위에 빨간 기운이 조금씩 드리운다

 

그래서 오기로라도

개억지로라도

니 소원 깔끔하게 풀어주고 이번 일 끝내버리던가 하지 않으면

이 화딱지 때문에 내가 죽어버릴 것 같아

그러니까 시원하게 소원 들어줘버리고

이번 내기는 서로 다시는 생각하지 말자

 

눈에 눈물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

지금 저항 안 하는 거

죄책감 때문에 그래?”

 

...뜨하

으긋..흐긱-”

 

죄책감 때문인 거 맞으면

잘 간직하고 있어

15분 동안만

 

더 강하게 목을 조른다

 

다핳-!”

 

침방울 몇 개가 입에서 튀어오른다

 

더 강하게 목을 조른다

더 강하게 목을 조른다

더 강하게 목을 조른다

 

.....”

 

한 쌍의 얇은 팔과 다리가 허공을 휘적휘적

 

“...”

 

지우의 목을 놓은 수담의 손등 위에

핏줄이 잔뜩 섰다

 

... , 뜨흐긋..타하...”

 

침대 위에 힘없이 고꾸라진 채

지우는 한껏 입을 벌려 주변의 산소를 받아들였다

 

수담은 그런 지우의 몸을 살며시 돌려

머리를 베개 위에 뉘인 다음 두 팔을 위로 올렸다

지우는 만세 자세로 침대 위에 대자로 뻗은 형태가 됐다

 

그리곤 지우의 넥타이를 풀러

양호실 철제침대의 머리맡에 그녀의 두 팔을 묶었다

 

후으...하아...”

 

됐다

 

뭐하는..”

뭐하려는 거야

 

아까 말 했잖아

니 소원 들어준다고

 

지우는 몸을 숙여 지우의 교복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천천히

하나씩 풀어갔다

 

히읏!”

, 잠깐만!”

, ,

소원이 뭐라고 말 한 적도 없잖아!”

 

“...”

 

수담의 시선이 셔츠 안쪽 순백색 슬립에서

지우의 눈으로 올라온다

 

너가 말했잖아

나랑 사귀자며

나 이쁘다며

나 갖고 싶다며

 

...”

 

그러면 니 소원이래봤자

뻔한 거 아니야?”

괜히 돌다리 하나씩 건너는 짓 안 하고

바로 마지막 소원까지 깨줄게

 

셔츠 단추를 모두 풀어낸 수담은 침대 위에 올라가

지우의 아랫배 위에 앉았다

   

지금부터

너랑 섹스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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