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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창작) 최고의 씨발년 - 11(上)

ㅇㅇ(221.149) 2020.12.12 00:18:47
조회 809 추천 2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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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상황과 과정이 있었지만

각설하고

지금 시간은 방과 후

강수담은 학교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어느 치킨집에 앉아있다

그녀의 앞에는

 

“~

 

“...”

 

♩♬~”

 

몸 상태, 혹은 기분, 아니면 둘 다

매우 매우 좋아 보이는 반지우가 앉아있다

 

좋냐

 

여기 치킨 맛있어

 

안 물어봤어

 

뭐야

너무 쌀쌀맞은 거 아니니?”

나 여기 단골이라 사장 언니랑도 친하단 말야

 

카운터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지우

수담은 그 시선을 따라가지 않는다

노을이 자아내는 그림자에 두드러지는 지우의 턱선

얼굴이 동그란 편인 수담은 그 굵직한 직선을 가만히 바라봤다

 

와 처음 아니야?”

지우가 친구 데려온 거?”

 

부드러운 목소리가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수담은 그제서야 얼굴을 살짝 튼다

길쭉하고 얄쌍한 백색의 여성

허리춤 아래까지 내려와 윤기로 찰랑이는 갈색 머리칼에

하마터면 수담은 관자놀이를 찔릴 뻔했다

 

어떻게 알았어 언니 우리 친구인 거

얘랑 나랑 짱친

 

 

친은 하하하

무슨 고등학생이 그런 옛날 말을 써

 

화기애애한 재잘거림

수담은 백색의 여성을 살짝 올려다봤다

잡티 하나 없는 피부 위에 내려앉은

희미한 듯 뚜렷하고 가지런한 이목구비

이마 끝에서 턱 끝까지 주름 하나 찾을 수 없다

이 여자

살면서 얼굴을 찡그린 적이 10번은 될까

 

저기

 

?”

아 친구는 이름이 뭐야?”

 

강수담이요

근데 사장님

 

수담이~”

 

아무리 봐도 동네 한 켠에서 닭 튀기는 일이랑은

외모가 전혀 매치가 안 되시는데

여기 혹시 탈세의 본거지인가요?”

 

“...”

 

세상에...”

 

하얀 얼굴 위에 안개처럼 떠있는 유려한 눈동자를

수담은 흔들림 없이 쳐다봤다

찡그려라

찡그려봐

 

그거 칭찬으로 받아도 되지?”

아하하하

나는 탈세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리고 음

이 가게 연지도 꽤 오래됐어

얼마나 됐더라?”

 

“3년 넘었지

 

지우는 수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벌써 3?”

 

아 너 뭐 거르는 메뉴 있니?”

 

아니

 

잘됐네

언니 나 맨날 먹는 걸로 갖다줘

 

오늘은 둘이 왔으니까 안 남기겠네?”

금방 해서 갖다 줄게

 

부드러운 목소리가 멀어졌다

여성의 얼굴엔 미세한 찌푸림조차 없었다

저 사람도 보통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머릿속에 굴릴 찰나

 

강수담

 

수담의 이름을 던지듯 말하는 지우

샴푸 향기를 풍기며 멀어지는 갈색 비단에서 수담은 시선을 뗀다

 

나랑 여기 온 게 그렇게 싫니?”

 

“...”

 

어차피 내가 사줘야 될 거

하루 만에 데려와서 깔끔하게 청산하고 있는 건데

나는 몰라도 왜 다른 사람한테까지 그래?”

 

너랑 같이 있는 거 안 내키는 거랑 상관없어

나 혼자 여기 왔어도 똑같은 거 물어봤어

 

으휴

넌 진짜 생각하는 게 너무 가난해

어쩜 그런 더럽고 추한 쪽으로만 두뇌가 트여있니?”

 

됐고 여기 맛없으면 바로 일어난다

치킨은 나중에 깊콘으로 따로 줘

너 말고 동생이랑 먹게

 

참나

나 너 카톡 몰라서 깊콘 못줘

번호 가르쳐주든지

 

“...깊콘 됐어

그냥 현금으로 줘

 

진짜 어이없어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은 어느 치킨집

봄을 맞아 활짝 열린 문 안으로

사늘한 바람이 아늑한 공간을 잔잔하게 채운다

노을빛을 머금은 오렌지색 공기가 기름 향기와 섞여

부질없이 이어지는 지우와 수담의 실랑이를 감싸 안는다

 

그렇게 적당한 시간이 흘렀다

 

“...”

 

“...”

언니?”

 

, 응 미안

치킨 나왔습니다~”

 

접시에는 후라이드치킨, 양념치킨이 순살로 쌓여있다

새하얀 김이 정직하게 피어올랐다

 

언니 컨디션 안 좋아?”

멍하니 서있기나 하고

 

아하하

몸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깊고 맑은 눈동자 위에 수담과 지우의 얼굴이 번갈아 비쳤다

 

이렇게 둘이 앉아 있는 거

그림 좋다 싶어서~”

지우야 뭐 자주 봐서 좀 익숙해졌는데

수담이는 정말 이쁘다 애가~”

 

이 언니 예쁜 여자 보면 사족을 못써

 

아하하하 뭐래~”

맛있게 먹고 필요한 거 있으면 불러?”

 

탈세 같이 용의주도한 범죄를 꾸미기엔

너무도 실없는 인간이라고 수담은 생각했다

 

먹어봐

 

마치 자신이 직접 치킨을 튀긴 마냥

의기양양한 지우의 얼굴을 수담은 바라봤다

후라이드 치킨을 무심하게 찌르는 포크

기름진 황금색 튀김이 수담의 입안을 향했다

 

카사삭-!’

 

“...”

“...”

 

...맛있다

생각 이상으로

심하게 맛있다

 

푸흡

아하하하하!”

크키크크킥

표정 봐

맛있지? 맛있지?”

 

“...”

 

큰 눈을 더 크게 뜨고서 수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무심코 돌아본 계산대 쪽에서는

백색의 여성이 눈으로 초승달을 그리고 있었다

수담은 그녀를 바라보며 치킨을 꿀꺽 삼켰다

 

맛있니?”

 

“...

 

~”

많이 먹어!”

 

감사...합니다

 

어머 사람 착해진 거 봐

동네 싸가지 없는 애들 다 여기 데려와서 치킨 맥여야겠다

 

수담은 지우를 무시하고 두 번째 조각에 천천히 포크를 찔렀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우는 치킨에 손을 대지 않았다

 

...”

 

?”

 

아니다

굳이 궁금해 하지 말자

수담은 턱 밑까지 올라왔던 질문을 치킨과 함께 삼켰다

 

뭐야

 

뭐가

 

무슨 말 하려고 한 거 아니니?”

 

아닌데

 

그래?”

내가 왜 안 먹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수담은 살짝 흠칫했지만 겉으로 티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안 궁금해

 

그래?”

 

지우는 동그랗게 웃더니 한 쪽 팔을 뻗어

포크를 쥔 수담의 왼쪽 손에

목도리를 두르듯 천천히 자기 손을 감았다

그러곤 엄지를 굴리며 수담의 손바닥을 어루만졌다

 

나는 너 먹는 것만 봐도 좋다 막?”

 

쳐돌았나 이 미친

 

으흡! 쿨럭 으쿠헉!!”

 

“?”

 

“?”

 

익사 직전에 심폐소생술을 받고 물을 토해내는 듯한 소리가

주방 쪽에서 터져 나왔다

눈으로 소리를 쫓는 지우와 수담

지우의 엄지는 그 와중에도 수담의 손을 만지고 있다

 

언니?”

 

아 미, 미안 아하하하

... 튀김가루! 상태 좀 보다가

코로 들이마셔 버려서~”

 

저런 사람의 탈세 의도를 의심한 자신의 멍청함을

수담은 속으로 반성했다

 

진짜 실없는 언니야

안 그, 앗 따가!”

 

지우는 화들짝 놀라 수담의 손을 만지던 자기 손을 거두었다

손등엔 포크 찔린 자국

 

깜짝이야

 

수담은 덤덤하게 튀김옷을 입 안에서 부숴냈다

 

이거 찌른 거

너 먹던 포크로 찌른 거야?”

 

오물오물하며 수담은 고개만 살짝 끄덕

 

그래?”

그럼 있잖아

내가 이 자국 핥아서

너랑 간접키스하면 어떻게 할래?”

 

오묘한 눈빛을 띠우며

지우는 장난스럽게 혀를 살짝 내밀었다

수담은 포크를 거꾸로 잡았다

 

평생 아무 것도 못 핥게 해줄게

 

기집애 표정 봐

무서워

 

구라 같지

 

하여튼 얘는

농담도 못하게 해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

 

그딴 거 궁금해 하지 마

 

푸힛

 

여전히 지우는 치킨에 손을 대지 않는다

 

“...”

너 진짜 안 먹지

 

 

그럼 나 후라이드만 먹고

양념은 포장 한다

 

포장?”

왜 포장

 

여동생 주게

 

“...여동생?”

 

사장님

 

누구 맘대로?”

 

?”

 

뭐 더 줄까?”

 

아 언니 무좀 더 갖다줘

 

아 오케이~”

 

“...”

 

천하태평한 백색의 여인은 천천히 주방으로 사라졌다

 

뭔데 갑자기

 

나는 강수담 먹으라고 사준 거니까

너가 다 먹어

 

사서 줬으니 다 내 거잖아

내 거 내 마음대로 한다는데 뭐

 

아니야

내 몫까지 너한테 양보한 거야

여기 강수람 거 없어

너랑 내 거 뿐이야

 

“...”

 

알 수 없는 분위기

 

이걸 나 혼자 다 먹으라고?”

 

못 먹니?”

 

못 먹어

 

그럼 나도 먹을게

 

지우는 포크를 거꾸로 잡더니

깃발을 꼽듯 양념치킨 위에 찔러 넣었다

그러고는 다시 포크를 제대로 잡아

도톰한 입술로 가져갔다

 

맛있다

너도 먹어

 

“...”

 

다 너 거야

 

다시금 떠오르는 오묘한 미소

수담은 지우가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전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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