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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불건전] 네? 제가 백합 영업을 한다고요? -2-

므므마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08 16:45:45
조회 683 추천 34 댓글 6
														

전편




내 이름은 윤성아.


원래라면 평범 미만의 유감스러운 고등학생이지만 어젯밤 조금은 평범에서 벗어나지 않았을까? 싶은 경험을 했다.


"오~ 여기는 다 맛있어보이네~"


그 경험은 바로 눈 앞에서 메뉴판을 보고 있는 여성, 연나랑 언니와 인터넷 방송을 한 것.


문제가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어쨌건 첫 방송은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다만


"언니..."


"자자. 먹고싶은 거 아무거나 시키라구? 내가 살 테니까."


"저기요."


"아. 이것도 맛있어 보이네."


"저기..."


"성아는 골랐어?"


"어제 일부터 설명해달라구욧!"


그 사실에 기뻐하던 찰나, 나는 백합 영업이라는 터무니 없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하지만 꽤나 늦은 시간이라 곧바로 택시에 태워지는 바람에, 이렇게 따로 약속을 잡게 되었다.


"아하하. 일단 배부터 채우고 이야기하자구?"


배고프잖아? 라며, 내 행동에도 아랑곳 않고 금발의 미녀는 메뉴판을 바라보고 있다.


그 행동이 얄미우면서도 싫지만은 않아서.


"알겠어요. 대신 확실하게 얘기해주셔야 해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자 여기 메뉴판."


역 근처의 가게에서 언니와 나는 서로 먹을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성아는 먹는 양이 적은가 봐? 한창 먹어야 할 때 아닌가?"


언니는 내용물이 반 이상 남겨져 있는 내 그릇을 보며 말한다.


"오늘은 속이 별로 안 좋아서요."


어제보다는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언니와 단 둘이 있는 것은 속이 쓰리다.


눈도 못 마주친 어제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반짝거리신단 말이지...


게다가...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간간히 이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눈이 마주친다.


윽. 날 바라보는 게 아닌 건 알지만! 언니랑 먹는 것도 속이 쓰리는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까지 받으면 목에 넘어가질 않는다구!


"그것보다, 슬슬 이야기를 하죠."


일 초라도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재촉하자, 나랑 언니는 "좋아."라고 말하며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는 자세를 바로잡는다.


"그럼 뭐부터 이야기할까?"


"우선 백합 영업에 대한 내용부터 부탁드려요."


이것만큼은 어제부터 신경이 쓰여서 잠이 오질 않았다.


그, 그게. 백합영업이라는 건 그거잖아..? 그 여자끼리 이차이차한...


"백합 영업은 여자들끼리 서로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성적인 긴장감을..."


"백합 영업이 무엇인지를 묻는 게 아니니까요!"


알고 있으니까요! 라고 반사적으로 대답해버린다.


가뜩이나 부끄러운데, 그런 말을 들으면 더 부끄러우니까!


그보다 성적인 긴장감이라니.. 그런 거까지 하는거에요...?


아으아... 내 얼굴 백퍼센트 빨갛겠지...


"어, 어째서 그런 컨셉으로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니까요."


"어째서냐고 물어봐도... 평소에 우리 둘이서 게임할 때, 그런 분위기였잖아? 사람들이 그걸 좋아한 거니까."


"네?"


그런 분위기였던가..?


잠시 기억을 돌이켜보자, 떠오르는 것은 "나랑 님 너무 좋아~" 라던가, "저랑 결혼해 주세요." 라던가, "나랑 님은 여자끼리 사귀는 것은 어때요~?" 라던가...


그렇네요! 어쩐지 언니를 동경하게 되서 저도 모르게 치근덕거린 기억은 있네요!


어라? 이거, 내 탓이었나?!






"우으... 이유는 알겠어요. 그치만 그건 온라인이라 가능했달까, 오프라인에서도 같은 걸 바라시면 곤란하달까..."


게다가 아직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언니는 싫지 않으세요?"


나 같은 거랑 그런 걸 하게 되는 언니의 의향이다.


만약 싫은데도 억지로 나와 그런 걸 하고있다고 생각하면, 내 가냘픈 하트가 박살나버릴지도 모르니까.


"싫냐고 물어도... 애시당초 내가 권유한 거잖아? 싫었으면 권유하지 않았겠지?


왜 그런 당연한 걸 묻냐는 듯한 태도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아, 안돼! 얼굴이 말을 안들어! 하지만 무리일라나... 저런 미녀한테 그런 말을 들었으니~


새어나오는 미소를 어떻게든 가라앉히고 있자, 언니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꺼낸다.


"확실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차이는 있지. 안그래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언니는 방금까지와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어쩐지 똑바로 들어야 할 내용인 것 같아서, 나도 자세를 고쳐 앉지만 어쩐지 언니와는 달리 어정정한 자세다.


"먼저, 목소리. 온라인에서의 별바다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설령 목소리가 작아도 내가 조절하면 괜찮았는데, 오프라인에서는 다르니까."


그러면서 언니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계속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서, 언니의 방에서 방송하는 우리는 같은 마이크를 쓰게 될텐데, 아무래도 내가 위축된 바람에 목소리가 작은 모양이다.


거리 조절로는 한계가 있고 한 두번이면 모를까 계속해서 성량의 차이가 생기면 시청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고.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게 끝이 아니라구?"


"네?"


"두 번째는 텐션이야. 당장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나중에는 온라인에서 보여주던 텐션을 보여줘야 한다구?"


그러면서 "적어도 낯가리는 일은 없도록" 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말하셔도..."


결혼하자 라던가, 그런 텐션의 얘기를 언니의 얼굴을 보면서 할 수 있을리가 없다구요?


"어머? 어제 방송에서 하던대로만 하면 되는데?"


어제 방송... 언니가 안아준 다음에 이야기인가! 확실히 하기는 했었네!


어젯밤의 기억에서 언니의 첫인상을 말하는 부분만이 클로즈업 되어버려, 그 때의 부끄러움이 다시 엄습해온다.


그 탓에, 우아아! 나는 바보야! 라며 스스로의 머리를 감싸고 싶은 충동에 휩싸여버린다.


나는 바보야!


"그치?"


"으으윽..."


"후후. 그리고 이건 내가 생각한 해결책인데..."


나는 부끄러움에 타격을 입은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리고는 계속되는 언니의 말을 듣는다.


"발성에 대한건 평소에도 의식해서 크게 내려고 노력해보는 게 좋겠고... 아, 나에 대해서도 익숙해지는게 좋겠네. 그럴려면..."


음... 언니에 대해서 익숙해진다라...


어쩐지 야한 느낌이 드는 단어다.


익숙해질 때까지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라면서 유혹하는 언니의 모습이...


".... 성아야? 듣고 있어?"


"에?"


날 부르는 소리에 문득 정신이 현실로 끌려온다.


"아, 아니에요! 그런 망측한 망상은 결코..!"


"무슨 소릴 하는건지... 어쨌든 자주 만나자구? 어색해서 위축된 목소리를 내는 일도, 낮은 텐션을 보이는 일도 줄어들 테니까."


"네, 네에. 그정도야 뭐..."


위험했다.


나도 모르게 저 앞으로 나아갈 뻔했다.


"그럼, 이 얘기는 이 쯤 하고 이제 방송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그렇게 말하면서 언니는 방송 일정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의 방송 계획에 대한 이야기, 방송 수익에 대한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앞선 이야기에 체력을 대부분 소모해버려, 거의 반쯤은 흘려들었지만.









"으에?"


갑작스레 휴대폰이 책상에서 요란하게 요동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간에 나한테 연락할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엄마도 집에 있는데?


떠오르는 의문은 넣어두고 휴대폰을 집으려고 가까이 다가가자, 핸드폰은 죽은 것처럼 움직임을 멈춘다.


아, 이미 끊겼네.


화면을 확인하자, 구석에는 PM 11:08 다른 부분에는 부재중 전화 1통 [나랑 언니]가 적혀 있다.


예상 외의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온 탓에 가슴이 술렁인다.


어라..? 나랑 언니? 전화는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무슨 일이 있으신가?"


갑작스런 연락에 의아함을 느끼면서, 통화버튼 대신 메세지 버튼을 눌렀다.


만약 다른 일을 하고 계시면 전화는 민폐일 수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구?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니까!


물론 방금 전에 저쪽이 전화를 걸긴 했지만 말이지...


[무슨 일 있어요?] 라고 메세지를 보내자마자, 곧바로 언니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에에?! 그 정도로 급한 일인건가? 어쩐지 걱정되는데!


"여, 여보세요?"


"여보세요? 성아니?"


"네. 무슨 일이세요?"


"응? 말하지 않았었니? 서로 익숙해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밤마다 전화하자구."


"저는 들었던 적이 없는데요?"


떠오르는 것이 없어 곧바로 대답하자, 하아... 하고 한숨 소리가 들린다.


어, 어라..? 나 실수했나..?


"이틀 전에 가게에서 말했잖니...?"


평소처럼의 부드러운 음색이지만, 그 목소리에는 어쩐지 차가움이 서려 있어 무섭다.


분명 휴대폰 너머로는 미소짓고 있겠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닐 거 같아..!


"그, 그랬었나요? 그러고보니 익숙해지자던가 들었던 것 같기도... 아하하..."


"안 듣고 있었구나아~"


무서워!


"아뇨아뇨아뇨. 이제 안 잊어버릴 테니까! 말해주신 거 다 똑바로 할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언니로부터 사람 말은 똑바로 들으라던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런 걸 하는지 아냐던가 등...


완곡한 말로 표현하시긴 했지만, 마음 속으로 앞으로 언니는 화나게 하지 말자. 라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거야?"


"어... 제가 알기로는 통화는 쌍방이죠?"


한 명만 이야기를 주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네가 익숙해지기 위한 거니까. 뭐든지 좋으니까 예전처럼 평범하게 말해달라구?"


"그렇게 말하셔도... 그 때는 게임하면서 아무 말이나 했던거고, 지금과 달리 얼굴도 모르고 관계도 깊지 않았으니까요."


온라인에서의 관계는 언제 끊겨도 이상하지 않다.


만약 끊긴다면 조금은 서운할지 몰라도 그러려니 했을 거고, 반대로 내가 실수를 했어도 쉽게 끊을 수 있으니까 이렇게 긴장할 일은 없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관계가 되면 다르니까.


관계가 깊은만큼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


쉽게 끊기도 어려울뿐더러, 끊기는 원인이 자신한테 있다거나, 혹은 깊은 관계의 사람에게 부정적인 소리를 듣는다면, 분명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 테니까.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는 조금 불편하거든요."


앗. 나도 모르게 센치한 소리를 해버렸다! 으우.. 얼굴이 안보인다고 바로 이런 소리를...


"아. 그렇다고 언니랑 만난 게 싫다는 건 아니에요! 동경하던 사람이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방송도 정말 즐거웠으니까요."


좋은 것 투성이라구요? 하고 말하자,


휴대폰 너머가 침묵하더니, 이내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그렇구나. 학교 친구들은 어때?"


"뭐, 좋은 애들이라고는 생각해요. 다만 불편한 건 똑같아서, 늘 게임으로 도망친거죠."


온라인에서 대화하던 기억 때문일까, 아니면 시간이 조금 늦은 탓에 감수성이 풍부해진 탓일까. 아니면 그 외의 무언가?


설령 그 이유가 무엇이더라도 누군가에게 이런 본심을 꺼낸 게 얼마만인지


"겁쟁이구나."


휴대폰 너머로 그런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그 단어의 쓰임은 부정적일텐데도, 그 목소리가 너무나도 상냥해 나를 욕하는 것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받는 걸 무서워하니까 말이지."


"그런가요."


"그래. 그러니까, 내일 친구들과 놀러간다거나 해보는 건 어때? 적극적으로 교류해보는 거야."


"네?"


갑자기 왜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저기... 언니? 제 말을 들으셨나요?"


"어디까지나 과제라구?"


그리고는 "내가 말하는 거, 똑바로 다 한다고 했지?" 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온다.


물론 말하기는 했지만! 이게 무슨 과제에요!


"조금 다른 거 같은..."


"방송에서 시청자들과 대화하는 것도, 나와 대화하는 것도 굳이 따지자면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분이지?"


그러면서 언니는 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떠한 점에서 방송과 연관되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리액션, 대화 주제 따라가기, 이야깃거리 만들기, 방송 체력 기르기 등에다가 평소에 의식해서 크게 말하는 과제도 수행할 기회가 늘어날 거라면서.


"그리고..."


거기서 언니는 말을 한 차례 끊더니, 핸드폰에서는 최근에 자주 듣게된 당당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너는 나랑 처음에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일은, 꺼렸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확실히 만나는 당일까지도 꺼리기는 했었지.


"그게..."


어쩐지 사실대로 말하기도 조금 그렇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어 아무 말도 못하자, 언니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지금은 어때? 나랑 만난 걸 후회하니?"


아. 이것만큼은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아뇨."


후회할리가.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방송부터 시작해서 언니라는 사람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즐거웠던 일 투성이었으니까.


"후후. 그렇지? 나도 그래... 그러니까 해보지 않을래? 혹시 또 모르잖아."


확실히 정론이다.


처음부터 겁먹고 피한다면 기쁜 일도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하지만 정론인 걸 알면서도, 무서운 건 무섭다.


"설령 실패한데도 괜찮아. 매일 밤마다 하소연을 들어줄 테니까."


어차피 전화해야 하잖아? 라며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이 틀릴 리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평소대로의 겁쟁이인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선택을 해버리게 된다.


"알겠어요 언니. 울면서 전화해도 받아주셔야 해요?"









다음날


"우으으..."


담임 선생님의 조례를 들으면서 나는 책상에 숙여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한테 들었던 소리가 자꾸 플래시백 되는 탓에 어쩔 수 없다.


그게, 친구한테 "어쩐지 오늘은 텐션이 좋네." 라고 들었다고?


그거 "오늘은 좀 시끄럽네?" 라는 뜻 아냐?!


언니가 내준 과제를 수행하고자 조금 적극적으로, 조금 크게 이야기했을 뿐인데!


어제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부정적인 사고 회로가 오늘도 정상 가동하고 있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오늘도 다들 고생했어. 청소만 남고, 나머지는 가도록."


담임선생님이 조례를 끝마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미 체력은 제로. 평소라면 재빨리 집으로 도망가서 이불이라도 차고 있겠지만 오늘만큼은 참아야 한다.


적어도 언니한테 고생했다는 위로를 듣고 싶으니까. 그에 상응하는 노력 정도는 해야겠지.


나는 교실 뒤편에 앉아 있는 여자애를 바라본다.


그녀의 이름은 백하연.


어깨까지는 아슬하게 닿지 않는 검은 단발에 부드러운 파마가 되어 있어, 어쩐지 산뜻한 느낌을 주고 귀여운데다가 키도 작아서, 어쩐지 지켜주고 싶은 느낌의 여자애다.


내가 학교에서 주로 함께 다니는 친구기도 하고, 방과 후의 권유를 대부분 거절하는 나에게도 계속해서 권유해줄 정도로 상냥하다.


혹시, 오늘도 나에게 놀자고 권유해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만큼은 내가 놀러가자고 권유해봐야겠지...


윽... 벌써 속이 쓰려..!


"하연아."


"응?"


하연이는 내 쪽을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웃음을 짓는다.


이 따뜻한 반응 덕분에, 그나마 내 체력이 덜 깎이는 친구랄까, 실수해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친구랄까...


"아.. 그게, 오늘 약속 있어?"


"있기는 한데, 무슨 일 있어?"


"아, 있구나. 아냐아냐 있으면 괜찮아. 그냥 시간 남으면 놀자고 할라했지."


그녀의 말에 마음 속에서 "다행이다." 라는 안도감이 차오른다.


비록 함께 놀러가진 못했지만 시도는 했으니까! 노력은 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언니도 이해해주실만한 정당한 이유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하연이는 놀랍다는 듯 눈을 크게 뜬다.


"성아, 네가 먼저 권유한 적은 거의 없지 않아?! 약속이 있긴 한데, 어차피 가람이랑 은하랑 놀러가는 거니까."


하연이는 같이 가자! 라며 정말로 기쁜 듯이 권유해온다.


그러지 않아도 괜찮은데...


게다가 가람이랑 은하...


한가람, 이은하는 둘 다 학교에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쉽게 깎여나가는 내 체력을 더 깎아버리는 애들이랄까...


가람이는 늘 밝은 애라고 할까, 엄청나게 기운이 넘치는 애라고 할까... 나는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죽어버릴 것 같은 텐션을 늘 유지하는 애다.


반대로 은하는 텐션이 높지는 않지만... 뭐랄까, 무섭다. 날카롭다고 해야 하나, 일단 일진같이 생겼고! 가끔 다른 애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죽어." 라던가, "꺼져." 라던가... 내가 그런 소리를 듣는다면, 그 날은 눈물로 밤을 지새울 자신이 있다.


갑작스레 난이도가 급상승해버려 이대로 도망치고 싶지만, 내가 권유해놓고 여기서 안된다고 할 수는 없는 탓에


"으, 응. 그러면 나도 기쁠 것 같아."


나는 독을 삼키는 듯한 기분으로 그녀의 권유를 승낙한다.


살려줘!


"후후. 가람이랑 은하한테 말하고 올 테니까. 잠시만~"


나는 정말로 기뻐보이는 하연이를 그저, 아득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9월, 바람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여름의 잔재가 주변이 어두워질수록 점점 옅어지는 것이 살결에 느껴진다.


"점심때는 더웠는데, 지금은 조금 쌀쌀하네~"


교실 앞 복도에서 하연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팔을 쓰다듬는다.


하연이가 말하기를 "둘은 옆반에서 뭐 좀 하고 온데~" 라길래, 그녀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게. 일교차가 심해진 거 같긴 해... 아, 그러고보니 원래 어디 가기로 했었는데? 내가 갑자기 껴도 되나?


"그냥 쇼핑하기로 한 거니까, 걱정 안해도 괜찮다구~?"


오히려 하연이는, 둘 다 나랑 자주 놀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한다.


"성아는 늘 바쁘니까 말이지."


"아하하..."


늘 게임하러 갈 뿐입니다만, 거짓말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대인관계가 서툴러서 어쩔 수 없다구!?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변호하며 하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자, 남은 두 명이 이리로 향하는 것이 보인다.


가람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반가운 듯이 손을 흔든다.


"윤성아! 갑자기 무슨 일이래~ 되게 오랜만에 같이 놀러가는 거 아냐?"


윽. 벌써부터 가람이의 텐션이 높다. 부탁이니까 조금만 낮춰주면 안될까!


"그런가!? 아하하.."


가람이의 텐션을 어중간하게 따라잡아 대답하자, 뒤에 서 있던 은하가 귀찮다는 듯이 입을 연다.


"그보다 더 할 거 없으면 얼른 가자."


시간 없으니까. 라며 말하는 그 표정은 어쩐지 날카로워서 신경이 쓰인다.


지금은 조금 익숙해졌지만, 처음 봤을 때는 나한테 화난줄 알고 너무 무서웠어...


"응? 급한 일이라도 있어?"


"아, 은하가 걱정이 되어서 그래. 혹시라도 다 팔릴... 윽..!"


하연이의 의문에 가람이가 대답하던 중, 가람이가 은하의 주먹을 맞고 상체를 훅 숙인다.


"이상한 소리하지 마."


정정할게요. 지금도 무서워요.


우으으... 갑자기 또 속이 쓰리기 시작했어. 잘 할수 있으려나.


나는 마음 속으로 그런 생각들을 삼키며 최대한 밝게 일단 학교에서 나가자? 고 외쳤다.


곧바로 오늘따라 텐션이 높다는 소릴 또 들어서 그대로 집에 가버릴 뻔 했지만.









"언니이~..."


"뭐야, 통화하자마자~ 무슨 일 있었어?"


연나랑 언니와의 세 번째 통화 시간.


물론 전화상이라고는 하나, 언니를 대하는 것이 조금은 편하다고 체감된다.


"오늘도 들었어요오... "성아는 평소보다 기운찬 거 같네 아하하" 라고!"


"그게 반드시 나쁜 뜻으로 말한 건 아니잖아?"


언니가 "좋게 생각하자?" 라고 말하지만, 이미 내 머릿속에선 부정적으로 해석되어 들리는 탓에,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내게 되버린다.


"우우.."


"음.. 그렇게 따지면, 이 통화도, 처음에 비하면 점점 텐션이 높아지구 있다구?"


그리고는 "조금은 편해지지 않았어?" 하고 묻는다.


"그렇긴 하죠."


"그래서 나는 보기 좋은걸. 전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보고 싶다고 생각해."


들을 때마다 어쩐지 좋게좋게 해석할 수가 없는 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언니의 말만큼은 묘한 신뢰감이 있어, 부정적인 사고회로가 돌지 않는다.


그 탓일까, 어쩐지 언니의 말이 낯간지러워서


"네에.. 노력해볼게요."


통화라서 다행이다... 나 분명 이상한 얼굴 하고 있을거야.


"네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별바다님~?"


"알겠습니다 연나랑님... 아, 그리고 또 애들이랑 놀러갔어요. 이틀 연속으로!"


그리고는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뭐랄까, 연인한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는 거 같아서 기분이 싱숭생숭하네.


"함께 놀러가는 일이 많지는 않았었나봐?"


"네. 피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피했거든요."


함께 놀러가는 건 체력 소모가 장난 아니라서요...


"그래서, 어땠어? 피하지 않고 해본 경험은."


어땠을까. 물론 하루아침에 극적으로 변하진 않았다.


여전히 대인관계는 불편하고, 늘 체력이 방전된 상태로 집에 돌아가게 되니까.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스스로의 거짓 없는 본심에 놀라고 만다. 의외로 괜찮았구나.


늘 거절했던 하연이의 권유에 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은하가 귀여운 걸 좋아한다던가, 하연이가 공포물을 좋아한다거나, 가람이가 게임을 좋아한다거나... 친구들의 예상 외의 일면들을 알게 되어 기쁘다.


학교에서는 어울려도 어딘가 혼자 겉을 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그것이 조금 약해진 것 같아 기쁘다.


아마 언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직까지도 제자리 걸음이었겠지.


"언니."


"응?"


그렇게 생각하자 언니에 대한 감정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어쩐지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해요."


아 질러버렸다.


"에? 어? 응? 뭐, 뭐라고?"


"네..? 아니, 에?"


언니가 너무 강하게 동요하길래, 나도 모르게 스스로도 당황해버린다. 분명 내가 말했는데, 왜 내가 당황하냐구!


"아니, 언니가 이런 텐션으로 해달라면서요!"


민망한 나머지 큰 소리를 내자, 언니는 일순 침묵하더니 엄청나게 웃기 시작한다.


"그거구나~ 아하하... 그야 엄청 놀랐으니까.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구?"


"정말. 몰라요 이제 안할 거니까."


"미안해~ 용서해줘~"


그러면서 즐거운 듯이 웃는 언니였지만, 어쩐지 민망함을 감추려는 것처럼도 느껴져서


"흐흥~ 기대하고 계세요. 나중에는 얼굴 보면서도 해드릴 테니까요."


조금은 성장한 걸까나.








"아. 그러고보니, 내일 우리 집에 혼자서 올 수 있겠어?"


언니는 어쩐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데리러가지 않아도 괜찮아?" 라며 묻는다.


"네. 가는 법은 기억하고 있고, 여차하면 핸드폰 길찾기도 있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괜찮아요."


다름이 아니라, 내일은 언니와 함께 방송하는 날이다.


언니와의 두번째 현실 합동 방송. 조금 긴장되기는 하지만, 빨리 하고 싶다는 기대감이 부푼다.


"알았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구."


"알겠어요 언니. 그보다 빨리 내일이 됬으면 좋겠네요. 언니도 보고싶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쩐지 즐거운 듯한 음색이 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온다.


"하여간. 눈도 못마주쳤으면서."


"이, 이제는 다르거든요!"


그거는 좀 잊어주세요! 흑역사니까!


어? 생각해보니 통화로는 익숙해졌어도 만나는 건 이게 세 번째인데... 괜찮겠지..? 눈 안피하겠지..?


갑작스런 불안감이 피어오르자,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후후. 기대하고 있을게. 그러면 내일 보자?"


"네에... 잘자요 언니."


내 말을 끝으로 띠링 하고 통화가 끊기는 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은 내려놨지만 아직 통화의 여운이 남아 있어, 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다.


"그보다, 나 좋아한다니... 갑자기 무슨 소릴 한거람..."


어쩐지, 오늘도 민망함에 이불을 찰 것 같은 밤이다.









다음날 밤


언니와의 두 번째 현실 합동 방송이 끝났다.


특훈이 성과가 있던 걸까, 확실히 첫날보다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네.


더군다나 저번과는 달리 게임을 진행하는 방송이었기에 더더욱 괜찮았던 것 같다.


게임에 몰입하게 될수록 긴장감이 덜해졌으니까.


물론 언니의 얼굴을 보면서 결혼을 하자던가, 좋아한다던가 말하는 것은 아직 무리였지만.


아니 오늘 얼굴 쳐다보기도 힘들었는데, 그런 게 나중에라도 가능할 거 같지가 않은데 말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방송을 끝낸 여운에 젖어 있자, 거실로 물을 가지러 갔던 언니가 돌아온다.


"고생했어 성아야. 확실히 훨씬 나아진 것 같네."


"고마워요. 언니 덕분이에요!"


"그러면 과제는 줄여도 괜찮으려나?"


갑작스런 언니의 제안에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한다.


에. 그건 싫은데...


언니랑 전화하는 것도,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친구들과 접하는 것도 생각 외로 즐거워서.


하지만 본심을 그대로 말할 수는 없어, 조금은 다른 말이 튀어나온다.


"에이,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강제하지 않을 뿐이니까? 스스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혼자서도 잘 할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러면 언니한테 전화할 명분이 없어지지 않나요...


"그것 말고도, 저도 아직 언니한테 더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전화해도 괜찮을까요. 라고 묻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 탓에 입만 벙긋거리고 있자, 언니는 즐거운 듯 미소짓기 시작한다.


"어라. 성아는 아직도 날 불편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 그런 의미가 아니라!"


"후후 농담이야. 그러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다구? 원할 때 언제든 전화해도 상관 없으니까."


매일 밤이든 언제든지간에. 그런 관계잖아? 하고 말해준다.


그 말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가슴 안쪽이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언니와 만나서 다행이야.





그 이후로 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언니는 갑작스레 무언가가 떠오른 것처럼 듯 손뼉을 친다.


"아. 그러고보니 다음 방송에서 게임은 안할거니까."


"첫 방송 때처럼 하는거에요?"


"응. 이야기만 나눌거야."


"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더욱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뿐이지만 처음보다는 훨씬 나아졌으니까.


"아. 그리고 조금은 스킨십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 네?!"


뭐라구요?!


갑작스런 발언에 놀라, 언니를 쳐다보자


"어라, 백합 영업에 정석 아니니?"


언니는 늘 보여주던 당당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윤성아 (별바다) / 연나랑 (나랑) / 백하연 / 한가람 / 이은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번 글의 반응이 좋아 기쁜 맘으로 글을 끄적거렸지만 , 스스로의 글에 자괴감을 느끼느라... 제대로 적지를 못하고 ㅠㅠㅠㅠ 늦어졌어요...


어쨋든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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