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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존재의 공백모바일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06 22:51:56
조회 2564 추천 10 댓글 0
														
과학은 잠정적인 진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과학은 발견으로 시작되어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사실이지만 완전한 진리는 아니다.

먼 옛날에는 모두가 진리라고 믿어왔던 지구 중심설이 지금은 태양 중심설이라고 발견된 것처럼 
과학은 발견을 통하여 잠정적인 진리를 끊임없이 교정하며 나아간다.

세상은 참 정확하다
아침 햇빛은 일정한 각도로 커튼 틈을 타 들어오고, 태양은 동쪽에서 뜨며 낮과 밤이 지속된다.
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세상이 흘러가는 것, 그 점에서 위화감은 없다.

책에서 배운 대로 사과는 나무에서 떨어지고,태양은 동쪽에서 뜨며 낮과 밤이 반복된다.

나를 포함한 세상 사람들은 이 사실들을 배웠으며, 배우지 않있더라도 몸소 체험하며 알고 있고, 그것은 실수는 없다. 어긋남도 없다.
이 세계는 완전하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책상에 떨어진 펜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이것을 알고 있는가?”



나는 그것을 배웠기 때문에 안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가 이 세상을 배운 것들의 잔해일까?

중력을 몸소 체험하고, 낮과 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진리 속에 나는 존재하는 것이 맞는건가?
아는 것이 곧 존재하는 것인가?

더욱 이상한 건
이 속에서 나는 한 줄도 끼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나는 떨어지는 사과를 설명할 수 있지만,
사과를 바라보는 나는 설명하지 못한다.

나는 시간의 흐름을 계산할 수 있지만,
그 시간 속에 놓여 있는 ‘지금 이 나’를 수학적으로 위치시킬 수는 없다.

사과를 떨어트리면 곧 바닥에 떨어지는 것처럼
세상은 예측할 수 있는데
나는 왜 나를 예측할 수 없는가?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을 나는 믿는다.
하지만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다.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진리인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진리인가?










내가 옳다고 여기는 모든 생각이
어쩌면 학습된 모방일 뿐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볼품없는 인형이 아닐까?











그 질문 앞에서 과학은 침묵했고,
수학은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철학조차 머뭇거리며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남은 것은 오직, 하나였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존재한다
이것은 진리일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진리란, 두려움을 억누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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