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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생존의 근간에 관하여]모바일에서 작성

세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10.06 2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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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칼럼니스트 이도혁 시리즈
· [존엄한 죽음에 관하여]



[생존의 근간에 관하여]



칼럼니스트 이도혁



등록: 2073-09-27






옛사람들은 생존의 필수 3요소로써 의(衣), 식(食), 주(住)를 꼽았다지만,

현시대에서 생존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단연코 ‘섭취할 수 있는 식량의 수급’이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의(衣)는 아무래도 좋은 요소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이며

주(住)는 숙박 시설 등을 이용하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다만 식량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식물을 제외한 식품들은 찾아내는 것조차 상당히 어려울뿐더러

선별 과정에서 단 한 번의 잘못된 판단조차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미 음식을 섭취할 필요 없는 몸이 되어 버린 지 오래지만, 우리의 가련한 김수현 보도팀장을 위해 휴가 때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분투해 왔던 바 있다.



그 지옥과도 같은 고생을 하며 알아낸 바는 적지 않다.


적어도 어지간한 생존자들보다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으리라 자부한다. 


이번 글에서는 필자가 식량을 수급하는 데에 사용했던 여러 방법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1. 식물의 채집



2000년대 초반에 그려진 종말에 대한 상상화를 떠올려 보자.


많은 그림들은 콘크리트를 뚫고 무성히 자란 식물들을 통해 인류의 종말(대부분 핵전쟁을 상정하였다)을 묘사한다.



실제 종말의 원인은 그 예측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만

어떻게 보면 그 무성한 식물들만큼은 꽤 정확한 묘사였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지표면의 60% 이상은 진(秦)의 첫 황제가 꿈꿔 왔을 신비의 정원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아파트 앞 작은 화단 정도에만 나가더라도 난잡하게 자라난 불로초 덩굴들을 여럿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갈 바에 차라리 불로초라도 뜯어 먹고 싶다는 욕구가 들 수 있겠지만, 

이 지옥에서의 가장 큰 저주는 곧 불멸임을 항상 명심해야만 한다.





(사진 첨부)


▲대표적인 불멸성-식물의 형태. 필자의 사무실 화분에서 채취하였다.




생존을 위한 식량을 구하거나, 적어도 평범하게 죽기 위해서는 이 저주받을 나물들을 구별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평범한 독성 식물이라면 여러분의 애완 시궁쥐 따위에게 먹여 봄으로써 쉽게 솎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멸을 담은 것들은 그 성질상 위와 같은 속 편한 방법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지금으로써는 붕괴 전 안보국에서 개발해 낸 점검표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 문서 역시—구 안보국이 만들어 낸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듯—현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이보다 나은 대안은 드물다.




아래는 표의 전문이다.






1. 열매 내부에 씨앗이 존재하지 않거나, 씨앗을 제거할 시 급속도로 산화하는가?




2. 대상에 대한 시각적 정보와 실제 대상의 형태가 불일치하는가?




3. 10초 이상 관측 시 원인 모를 분노·슬픔·그리움·환희·경외감 등이 느껴지는가?




4. 태양 빛 아래에 5분 이상 방치하였을 시 유의미한 형태 변화가 나타나는가?




5. 언어·문자·주술·음악 등의 수단을 통하여 쌍방적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6. 탈수 및 기아 상태가 아닌데도 대상에 대한 비정상적인 섭취 욕구가 나타나는가?




7. 부처·천사·기한나 등 초자연적 존재와의 거래를 통하여 대상을 취득하였는가?






위 문항에 대한 답변에 ‘예’가 하나 이상 존재한다면 그 채집물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위 문항의 특성을 가진 과실이 전부 불멸성을 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2. 변칙 공간을 통한 식량의 확보



(사진 첨부)


▲2차 대융합 시기의 대표적 변칙 공간인 ‘대시 아케이드’.




2차 차원 대융합 당시 등장한 변칙 공간들은 대부분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정당한 보상’이 바로 그것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7명의 심장과 금화 한 닢의 교환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논의는 제쳐두고

해당 공간이 어느 정도 합당해 보이는 보상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자.


자원 수급을 위해 제법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실제로 필자는 지난 3년간 여러 변칙 공간을 해당 목적으로 활용해 온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들 중 ‘대시 아케이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동 경로


해당 공간으로의 이동 조건은 꽤나 특이하다.


종류 불문 오락기기를 머리맡에 두고 잠들 시 대략 70%의 확률로 아케이드의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얼마 전 체스판 혹은 트럼프 카드 등도 ‘오락기기’로써 취급됨을 확인하였으니,

소지 중인 오락기기가 없을 경우에는 나무를 깎아 체스판 모양이라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행동 요령


해당 공간의 내부는 전형적인 오락실의 형태를 띠고 있다.


곳곳에 즐비한 오락기들이 여러분의 눈길을 끌 것이지만, 비합리적인 대가를 요구하거나 클리어가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적당히 합리적인 보상과 조건을 갖춘 기기를 찾아내야 한다.


기기의 난이도와 보상은 매번 달라지나

로비의 보상 표를 참고한다면 적절한 것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쌀 한 말, 참치 통조림 등 비교적 소박해 보이는 보상을 선택해라.



클리어 실패 시의 대가는 절대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주의사항


이곳 역시 근본은 변칙 공간인 만큼, 탐색 도중 여러 위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위 현상들에 대한 수칙서는 소실되었거나 아직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필자가 발견해 온 현상을 토대로 작성한 임시 수칙서를 아래에 첨부한다.




(사진 첨부)


▲여러분 뒤에 서 있을 것들을 제외한다면, 크게 위험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3. 사냥



(사진 첨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만한 개체인 ‘큰가시다람쥐’. 산딸기와 유사한 맛이 난다.




일반인도 사냥할 수 있는 수준의 섭취 가능 개체들은 절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분명히 존재는 한다.



얼마 전 부산대학교의 한 연구팀(당연히 정상적인 인간들은 아니다)과 연락이 닿은 바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대한민국에는 34종 이상의 ‘사냥 적합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사냥 적합종들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부산대학교 임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충분한 무력을 갖추었다면 참고하여 포획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 필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사냥 적합종은 ‘바다원숭이’ 군락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해안가나 부두 근처에서 주로 출몰한다.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은 편이며, 섭취할 수 있는 부위의 수득률 또한 40%로 높으므로, 당분간은 해당 개체를 목표로 삼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이동 경로



(사진 첨부)


▲움막에 모여있는 바다원숭이 개체들의 모습.




해당 개체들의 서식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해안가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


여러분의 은신처 근처에 목욕탕, 수영장 등이 존재한다면 해당 공간을 경유하여 쉽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시설들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해안가는 물리적 이동이 쉬운 편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다 근처에 도착했다면 주변에 가득한 악취의 잔향을 따라가라.


해초, 사체, 쓰레기 등으로 치장된 움막을 발견했다면 탐색은 끝이 난다.








행동 요령


바다원숭이는 사실 원숭이와는 큰 형태적 유사성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그나마 문어에 가까운 생명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름이 바다 '원숭이'인지에 대하여 재미있는 일화가 존재하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한다.




바다원숭이는 성체를 기준으로 직경 1m의 반구 형태를 하고 있으며, 개체별로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3~5kg 전후의 무게를 지닌다.


상술하였듯 여러 무기를 제작 및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나, 그것 외에는 크게 위협적인 특성이 없다.




이들을 상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공격할 거리를 아예 내어주지 않는 것이다.


그들 개체의 촉수들은 길지 않으며, 육지에서의 이동 속도 또한 절망적일 정도로 느리다(대략 1m/s 전후).


대략 1~1.5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사냥 도중 다칠 일은 없다.


개체 중에는 날붙이를 몸체 속에 숨겨 기회를 노리는 것들도 있는 모양이니,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








손질법


내장을 제대로 제거해 준다면 따로 독성이 있는 부위는 없다.


다만 태생부터 딱히 위생적인 종족은 아니기에 세척 및 가열하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양 섭취가 목적이라면 물에 푹 삶아서 먹어라.


도저히 먹기 힘들 정도로 비린내가 심하다면 불에 태워서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장기간 섭취 시 일정 확률로 촉수가 돋아나는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나,

나름대로 통제가 쉽고 출력이 강해 생활에 유용하다는 평가가 많다.



사지가 결손되었거나, 더 많은 부속지가 필요하다면, 꾸준한 섭취를 고려해 보아라.












4. ‘제품’의 탐색



(사진 첨부)


▲대한민국 내 여러 마트의 약도




식료품 판매점 등의 내부에 진입하여 식량을 탈취하는 방법이다.


몇 년 전까지는 가장 합리적인 식량 수급 방식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그 누구도 이 방법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이 분명 단기간에 가장 많은 식량을 구할 수 있는 방식임은 틀림없다.


어쩌다 인육 통조림이라도 발견한다면 며칠 동안은 식량 걱정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트형 변칙 공간의 위험성 자체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으나


여러분은 이제 제품들 사이의 감리?를 두려워해야만 한다.



제대로 주의를 기울인다면 별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 감리?와 聝閄를 구별해 낼 수 있겠는가?




사실 처음부터 해당 방법을 설명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겠다만


여러분이 훗날 어떤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부디 이것을 사용할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대응 요령



(사진 첨부)


▲嬰兒의笑聲은骨中에서나고神은無聲히齒만을















5. 마치며


지금까지 필자가 확인해 온 여러 식량 확보 수단에 대해 알아보았다.


해당 정보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남아있는 생존자 여러분의 무사 평안을 기원한다.




끝으로, 필자의 활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독자 여러분께 큰 감사를 표한다.


덕분에 RBS로부터 여러 건의 휴가를 받아내었으며, 김수현의 삶 또한 상당히 윤택해질 수 있었다.



(사진 첨부)


▲통조림을 먹는 김수현 보도팀장의 모습. 

필자의 꾸준한 노력 덕에 제법 멀쩡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필자의 꾸준한 집필 활동과 우리 보도팀장의 평안한 여생을 위하여 여러분의 많은 지원 부탁드린다.










RBS 시사칼럼



칼럼니스트 이도혁


helphelp18@k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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