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라스 아즈사의 생일! 작지만 누구보다 강인한 그녀를 축하해주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나와 보충수업부는 교실에 모여있었다.
물론 오늘의 주인공인 아즈사를 제외하고 말이다.
"히후미?"
"네! 방과후에 아즈사 쨩이랑 페로로 님의 굿즈샵을 돌아다닌 다음에, 파티가 준비되면 여기로 데려올게요!"
"하나코랑 코하루?"
"네~, 아즈사 쨩과 진솔한 몸의 대화를 준비는 모두 끝마쳤답니다?♡"
"뭔 소릴 하는거야! 점심 이후에 여기 와서 나랑 같이 파티 물품 세팅하기로 했잖아!"
보아하니 다들 자기 역할도 안 잊은 것 같고, 그럼...
"나도 슬슬 물건 받으러 가볼까? 그럼, 이따 보자!"
파티를 위해 준비한 "그것"이 샬레에 배송될 예정이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의 계획은 이랬다.
우선, 오늘 오전에는 아즈사를 당번으로 불러 이런저런 업무를 같이 처리하면서 주의를 빼놓는다. 아즈사한테는 미안하지만, 분명 같이 서류를 처리하다보면 본인 생일이라는 것도 잊고 업무에 집중하겠지.
그리고 방과후에 아즈사가 트리니티에 복귀하면, 히후미가 아즈사를 데리고 이런 저런 곳을 놀러다니면서 파티를 준비할 시간을 벌어둔다.
그동안 코하루와 하나코는 깜짝 파티의 세팅을 마치고, 타이밍 맞춰서 나와 히후미, 아즈사가 도착하면 게임은 끝이다!
그리고 파티 회장에서도 내가 해야할 일이 하나 더 있는데...
"오, 마침 와 있구만?"
트리니티에서 복귀하자, 예상대로 사무실 문앞에 택배 하나가 놓여 있었다.
"구하느라 꽤 힘들었지, 스컬맨 인형 옷~!"
사실 오늘의 깜짝 파티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가장 중요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모두를 대표해서 아즈사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줘도 충분히 좋아하겠지만, 아즈사는 스컬맨을 좋아했으니까 말이지."
최애캐가 직접 주는 선물이라니, 분명 잊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그럼, 일단 한 번 꺼내볼까~?"
그렇게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 나는,
"어...?"
곧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선생님이 샬레에 돌아가시고 조금 시간이 흘렀을 때였어요.
"그럼 우리도 슬슬 수업에 들어가죠! 곧 있으면 수업이 시작할 거예요."
"으음~? 조금 더 이야기하다 가도 괜찮지 않나요? 아직 풀지 못한 것들이 한가득인데..."
"자, 자꾸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그리고 수업을 안 들어도 괜찮은 건 하나코 정도지, 나는..."
"어, 어라? 미안해요, 코하루 쨩. 그런 의도는 아녔는데..."
곧 있을 파티를 기약하면서 저는 코하루 쨩, 하나코 쨩하고 해산하려고 했죠.
그때였어요.
- 모모톡!
"어라? 이 시간에 누구죠?"
"어? 혹시 아즈사가 눈치챘다던가?!"
"글쎄요~? 아즈사 쨩은 의외로 둔감하니까, 아직 걸리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의문을 뒤로 하고 핸드폰을 켜보니, 연락을 한 사람은 다름아닌 선생님이었어요.
[비상, 비상, 초비상!]
[이거 큰일났는데!]
"에엣!? 선생님이 큰일난 것 같다는데요?"
"뭐? 선생님이?"
"갑자기 업무가 겹쳤다던가 그런 거 아닐까요? 그럼 어쩔 수 없이 파티는 우리끼리..."
의문에 빠진 우리에게, 선생님은 사진 한 장을 찍어 보내셨어요.
"어라? 갑자기 웬 사진... 으에에!?"
"왜, 왜 그래! 설마 선생님이 파렴치한 사진이라도... 에엥?"
"어머, 그런 사진이라면 저도... 어라라?"

[... 옷, 잘못 산 것 같아...]
"아니, 이게 대체 뭔데요오오오오!?"
그렇게 우리의 깜짝 파티는, 시작부터 꼬여버리고 말았어요...
"후우우우... 자, 일단 침착하자. 대체 스컬맨이 왜 이 스컬맨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옷이 잘못 온 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니, 차선책을 마련해야한다.
"코스튬을 입고 선물을 전달하는 건 역시 포기해야겠지... 조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어."
이런 꼴로 아즈사를 축하해줄 수는 없다. 조금 담백해지겠지만, 아무튼 선물은 마음이 중요한 거니 상관없겠지.
결국 이 옷은 정리해서 한쪽에 놔둬야겠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내 책상에 놓인 싯딤의 상자를 보며 말했다.
"아로나, 프라나~!"
[네, 선생님! 부르셨나요?]
[네, 선생님. 오늘의 업무를 이야기해주세요.]
두 AI는 내 목소리에 즉시 반응하였다.
"저기 있지, 부탁이 있는데..."
[자 그럼, 찍습니다! 하나, 둘, 셋!]
- 찰칵!
[셋을 셀 테니 포즈를 취해주세요, 선생님. 하나, 둘, 셋...]
- 찰칵!
"크으으으, 바로 이거지!"
나는 기왕 입은 코스튬이 아까워, 멋진 포즈와 함께 사진을 잔뜩 남기고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변신 히어로는 로망이잖아! 아로나, 한 컷 더 부탁해~!"
[저, 선생님... 사진을 찍어주는 건 어렵지 않은데요...]
잔뜩 신난 나와는 달리, 아로나는 무언가 걱정하는 듯했다.
[선생님, 곧 있으면 시라스 아즈사 양이 당번으로 올 겁니다. 슬슬 정리를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해준 건 다름아닌 프라나였다.
"아, 맞다! 이거 벗으려면 한참 걸리는데...!"
그렇게 허겁지겁 코스튬을 벗으려고 할 때,
"선생님, 거기 있어? 들어갈ㄱ... 어라? 그쪽은 누구..."
"아."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고 말았다.
"이봐, 넌 누구지? 어째서 샬레에..."
긴급 상황이야, 샬레에 어째선지 선생님이 아닌 외부인이 있어.
"어, 어? 잠깐, 진정해봐. 이건 그러니까...!"
"움직이지 마!"
녀석이 손을 들어올리려 하길래, 나는 내 돌격소총을 들어올려 녀석에게 겨누었어.
"빨리 소속과 침입 목적을 말해, 그렇지 않으면...!"
"... 하아, 어쩔 수 없는건가."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당황한 기색 없이 차분히 자신에 대해 설명했어.
"난 사실... 모모프렌즈, 그것도 스컬맨의 화신이다."
"어...?"
물론 그 말이 쉽사리 믿기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 그렇다면 왜, 다른 곳도 아닌 샬레의 사무실에 있는거지? 설마 선생님을 해치려는 건..."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난 그의 부탁을 듣고 여기 온거야."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그 화신이라는 자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 또렷이 귀에 들려왔어.
꼭 선생님이 말할 때처럼...
"부탁? 선생님이 부탁했다니..."
"스컬맨을 너무나 좋아하는 학생이 오늘 생일이라서 그녀를 돌봐줬으면 한다더군. 이름이... 시라스 아즈사였나?"
그자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자, 나는 무척 놀랐어.
"아, 그건 내 이름, 인데...!"
"그렇다면 잘 됐군. 만나서 반갑다, 시라스 아즈사."
그는 나에게 악수를 건넸지만, 난 여전히 녀석이 의심스러웠어.
"잠깐! 네가 정말 스컬맨의 화신이라면, 당연히 모모프렌즈에 대한 것도 알고 있겠지?"
"응? 아, 뭐 당연히 알고 있다만..."
갑작스런 질문에 녀석은 의아한듯 했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어.
"그렇다면... 이 캐릭터가 뭔지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
나는 핸드폰을 켜서, 페로로 박사님의 사진을 보여줬어.
"이건... 페로로 박사 아닌가? 무척 똑똑한 페로로지만, 공부를 너무 많이 한 나머지 머리가 살짝 이상해진 안타까운 친구지."
감정을 알 수 없는 텅 빈 눈으로 나를 한참 쳐다보던 그자는 말을 이었어.

"그리고... 너에겐 아픈 추억이 있는 인형이라고도 들었다."
"뭐...! 아니, 그건...!"
"시라스 아즈사."
그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 내게 말했어. 마치,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난 부탁을 받은 몸이다. 부디 오늘 하루동안, 널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걸 허락해주겠나?"
"그, 그건..."
결국 난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그에게 대답했어.
"잘... 부탁할게."
"휴우..."
어떻게든 기세로 몰아붙여서 아즈사를 설득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아즈사가 순진한 구석이 있어서 다행이었어.
다행이었는데...
"... 그래서, 우리 지금 어디 가는거지?"
"당신, 스컬맨의 화신이랬지? 그렇다면 꼭 소개시켜주고 싶은 친구가 있어."
내 손을 꽉 잡은 아즈사는 그대로 나를 이끌고 밖으로 향했다.
"아니, 이러고 나가기는 좀..."
"부탁이야!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댔잖아? 그렇다면 부디 날 따라와줘."
아, 이 놈의 주둥이란.
"그래, 뭐.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디로..."
"트리니티로 갈 거야. 분명 그 친구도 당신을 무척 좋아할거라 생각해."
"그랬군, 트리니티... 잠깐, 뭐?"
3대 학원 중 한 곳을 가자고? 그것도 이런 꼴로?
"잠깐! 그건 진짜 곤란...!"
"... 안 돼?"
아, 큰일났다. 저런 물기 어린 눈동자를 본 이상, 거절이란 선택지는 없다.
"... 이번만이다."
"응! 어서 가자!"
그렇게 난 히어로 코스튬을 입은 채로, 밖으로 끌려나오고 말았다...
"아우우... 선생님, 괜찮으시겠죠?"
수업을 들으면서도 하나도 집중이 되지 않았어요...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분명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했겠지만, 역시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 쉬는 시간에 선생님한테 연락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 모모톡!
"아! 선생님의 연ㄹ... 아즈사 쨩?"
아즈사 쨩으로부터 모모톡이 왔어요. 사진인 것 같은데, 이건...?
[스컬맨의 화신이랑 친구가 되었어. 히후미한테도 소개시켜줄게.]
"어, 어...? 에에에에에엑!?"
거기엔 어째선지, 코스튬을 입은 선생님이 아즈사와 함께 브이사인을 하고 있었어요...!
"음..."
"저, 저기, 아즈사."
앞장서서 당당히 걷는 아즈사와 달리, 나는 주변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매우 신경쓰였다.
"응? 왜 그래?"
"조금 사람이 없는 쪽으로 가면 안 되겠나? 이건 뭐랄까..."
"아, 주변의 말소리가 신경쓰이는 거지?"
"어?"
뭐야, 알고 있었어?
"그건 아마 당신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아서일거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낯선 정보를 더 우선적으로 인식하는 법이니까."
"아니, 뭐 그렇긴 한데..."
미묘하게 핀트가 어긋났어, 아즈사!
"그래도 걱정하지 마. 내가 같이 있어줄게."
"그, 그래. 고맙군."
"고맙긴, 당신도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같이 있겠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나도 당신이랑 같이 있어줄게. 당신이 오늘 하루 행복할 수 있도록."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말하는 아즈사를 보고 있자니,
"크, 크흐읏...!"
"어? 왜 그래, 스컬맨?"
울컥하는 이 기분을 참기가 너무 어려웠다.
"아무것도 아니다... 어서 가지."
"응? 어, 그래. 히후미가 기다릴테니까."
정말 다 컸구나, 우리 아즈사.
트리니티에 도착한 우리였지만, 어째선지 주변에서의 시선은 더 강해지고 있었어.
"역시 사람 많은 곳은 좀 힘들군..."
"그래도 조금만 참아, 거의 다 도착했어."
아무래도 트리니티에는 솔직하지 못하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스컬맨도 거북한 모양이야. 하지만 내 친구를 만나고 나면 분명 그런 생각도 사라지겠지.
"그러니까 분명 여기서 만나자고... 아, 아즈사 쨩!"
"히후미! 기다리고 있었구나!"
약속한 분수대에 다가가자, 거기에는 히후미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어.
"소개할게, 이쪽은 내 친구인 아지타니 히후미야. 그리고 히후미, 여긴 아까 말했다시피 스컬맨의 화신, 이라는 모양이야."
"아하하... 반가워요, 스컬맨 씨..."
"아, 으음... 잘 부탁하지, 아지타니 히후미."
두 사람은 꽤 어색하게 악수를 나눴어. 분명 처음 만난 사이니까 그렇겠지.
"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아직 스컬맨에겐 보여주고 싶은 곳이 더 많으니까. 히후미도 따라와!"
"어? 잠깐만요, 아즈사 쨩!"
"잠깐, 알겠으니까 이 손 좀 놓고...!"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난 학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
"아우우, 아즈사 쨩~. 제발 천천히 좀 가요..."
"이제 거의 다 돌았어. 마지막으로 이곳에 오고 싶었거든."
우으... 주변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학원을 돌아다니다니, 저같이 평범한 학생에겐 너무나 힘든 경험이었어요...
물론 가장 고생한 건 선생님이겠지만...
"고성당인가, 기대되는군."
왠지 선생님은 그동안 시선이 익숙해졌는지, 뭔가 롤 플레잉을 즐기는듯한 기분도 들고...
"이제 여길 열고 들어가면... 어?"
"우후후, 역시 수영복을 입고 느끼는 이곳의 서늘한 공기는 기분 좋네요~♡ 어머?"
"아, 진짜! 그러고 돌아다니면 사형이라니ㄲ... 어?"
"여러분! 제발 싸움을 멈춰주세... 엣."
고성당의 문을 열자, 그곳에는 익숙한 세 사람이 보였어요.
"마리 씨! 코하루 쨩이랑 하나코 쨩도?"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우리가 다가가자, 왠지 코하루는 질겁한 표정을 지었어요.
"아니, 나야말로 묻고 싶은데... 설마 오늘 하루종일 그 꼴로 다닌거야? 선ㅅ..."
"자, 잠깐만요, 코하루 쨩!"
저는 급하게 코하루 쨩의 입을 막으며 귓속말로 말했어요.
"아즈사 쨩, 아직 모르고 있다구요!"
"어? 아니, 진짜로?"
코하루 쨩은 못 믿는 눈치였지만, 선생님의 손을 꼭 잡은 아즈사 쨩을 보고는 납득한 듯했어요.
"저기, 그나저나..."
"네? 아즈사 쨩, 왜요?"
아즈사 쨩은 말 대신 어딘가를 가리켰어요. 그리고 그곳에는,
"하, 하나코 씨!? 갑자기 왜 그러세요?"
"하나도 벗지 않았는데도 저 정도로 눈길을 끄는 모습이라니... 저는 대체 그동안 무엇을 추구한 걸까요..."
하얗게 불타버린 하나코와, 이를 걱정하는 마리 씨가 있었어요...
"정신이 좀 드시나요?"
"네, 뭐... 고마워요. 마리 씨."
마리가 하나코에게 물을 가져다주니,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는 물을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후훗, 아직 제가 모르는 경지가 있다는걸 가르쳐주시다니... 정말 '선생님'이라 불러도 지장이 없겠는데요, 해골 씨?"
"농담은 관둬라, 그렇게 유쾌한 성격은 아니니 말이지."
내 정체를 눈치챈 하나코가 장난을 걸었지만, 적당히 흘려넘겼다.
"아무튼 운좋게도 모두 모였으니, 이제 거기로 가자."
"거기라뇨, 아즈사 쨩? 학교 구경은 모두 끝난 게..."
히후미의 질문에 아즈사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렇게 모두 모였으니까, 꼭 가야하는 곳이 있어."
나는 모두를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어.
"여기는..."
"보충수업부실이잖아?"
"갑자기 여긴 왜..."
그래, 트리니티에서의 내 모든 인연이 시작된 그곳.
"스컬맨한테도 이 교실을 꼭 보여주고 싶었거든. 당신도 선생님한테 들어서 알고 있지?"
"아, 물론이다. 듣던대로 추억이 느껴지는 좋은 교실이군."
스컬맨은 턱을 쓰다듬으며 내게 대답했어. 역시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당신이 오늘 하루 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러려면, 내 행복이 시작된 곳을 꼭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했거든."
"아즈사 쨩...!"
내 말에 히후미는 감격한듯 눈물을 훔쳤어. 다른 사람들도, 왠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고.
"그리고..."
"어, 어? 잠깐 기다려! 거긴...!"
코하루가 말릴 새도 없이, 나는 교실 뒤의 청소도구함을 열었어.
"이거, 날 위해서 준비해둔거지?"
거기에는 각종 파티 용품이 마련되어 있었지.
"아, 아하하... 언제부터 눈치챘어요?"
"일주일 전이었나? 순찰 중이었는데, 코하루가 평소 가던 분홍색 가게가 아니라 잡화점으로 가더라고."
"어머나? 그런 핑크핑크한 가게가 있으면 저한테도 알려줬어야죠, 코하루 쨩♡"
"뭐, 뭔 소리야!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 그것보다도..."
"결국, 들켰었나."
내 무덤덤한 반응에 모두들 김이 샌듯한 느낌이었어. 하긴 깜짝 놀래킬 생각이었으니 당연하려나?
"그래도, 다들 진짜 고마워. 날 위해 이런 걸..."
"아하하, 뭘요. 아즈사 쨩은 소중한 친구니까..."
내가 히후미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감사를 표하자, 히후미는 쑥스러운듯 얼굴을 붉혔어.
그렇게 파티 준비가 시작되었다. 물론, 주인공이 눈치가 빨랐던 관계로 아즈사 역시 이를 돕고 있었다.
"그럼 내 역할도 끝인가..."
조용히 자리에서 벗어나 옷을 갈아입고 복귀하면 완벽하겠지. 선생님은 이제야 파티장에 도착한거다.
대충 그런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을 때,
"어? 스컬맨, 벌써 가는거야?"
내 움직임을 눈치챈 아즈사가 앞을 가로막아 섰다.
"이젠 내 도움이 없이도 충분히 행복할텐데? 애초부터 내 진짜 역할은 널 여기 데려오는 거였다. 선생과 미리 얘기된 거였지."
"그랬구나..."
아즈사는 꽤나 서운한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거 안 되겠네, 그래도 정의의 히어로인데 학생의 눈물을 가만 보고 있을순 없지.
- 텁.
"어?"
나는 아즈사의 머리 위에, 코스튬에 같이 있던 흰색 모자를 씌워주었다.
"그 모자는 너에게 주마. 언젠가 다시 만날 일이 있으면, 그때 돌려받도록 하지."
"스컬맨..."
그렇게 말한 나는, 파티장을 뒤로 한 채 일단 자리에서 벗어났다.
"다들 미안~! 늦었지?"
"정말, 왜 이리 늦었어! 기다렸잖아!"
"아하하... 코하루 쨩, 선생님한테 화내면 못 써요?"
"못 쓰게 된다라... 그것도 확실히 좋은 울림이네요♡"
"기다리고 있었어, 선생님. 어라? 그건..."
마지막으로 파티장에 도착한 선생님 품에는, 커다란 선물 상자가 들려있었어.
"아~, 이거? 별건 아니고 보충수업부 모두랑 돈을 모아서 산 선물이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선생님은 선물 상자를 나한테 넘기고는, 어서 뜯어보라는듯 눈빛을 보냈어.
나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선물 상자를 뜯었고...
"우와아...!"
그 안엔 내 몸집만한 스컬맨 인형이 들어있었어.
"예전에 한정판으로 팔았던 등신대 스컬맨 인형이에요, 아즈사 쨩! 구하느라 애를 좀 먹었는데, 마음에 드나요?"
"응, 다들 고마워!"
나는 진심으로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어.
"그러고보니까 아즈사는 오늘 스컬맨이랑 데이트도 했다며? 부럽네~, 선생님도 같이 있고 싶었는데."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정말 특별한 시간을 보냈어. 선생님이 부탁했다며? 스컬맨한테, 나랑 같이 있어달라고."
"하핫, 별거 아니지 뭐~!"
멋쩍은듯, 선생님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어.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하나코, 케이크는?"
"아~, 그 하얀 게 잔뜩 올라간..."
"정말! 이럴 때까지 장난 칠거야? 빨리 가자!"
"아앗! 다들 같이 가요~!"
그렇게 케이크를 꺼내러 가는 선생님을 보며, 나는 혼잣말을 했어.
"정말로, 정말로 고마워... 스컬맨."
*****
https://youtu.be/UwzSKcelyV0?si=xbOln8WYyxEV
예전에 스컬맨 이름 처음 듣고 떠오른거 기반으로 쓴 소설
아즈사 생일 축하한다 앞으로 순애팡팡이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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