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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 학원 리제로 2교시 下

유일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8.25 23:55:20
조회 12611 추천 18 댓글 1
														

"― ― ― ―"


그 낮고,떫은 느낌을 동반한 음성에 내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뒤쪽에서 들려온 그 목소리에 움직일 수 없게되었다.내 뒤에 있다는 것은 즉,나와 마주보고 있는 에밀리아에겐 정면이다.

그녀는 말을 걸어온 상대의 얼굴이 보이고 있다.에밀리아는 이미 상대에게 포착된 상태다.그리고 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그 상대방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아, 교장 선생님.교장 선생님도 화단을 보러 온 건가요?"


그렇게 말을 걸었다.

이 학교의 교장인 빌헬름 반 아스트레아 교장에게!


"그런 당신은…… 그래,전학생인 에밀리아 양이었던가요.오늘이 전입 첫날이었을텐데,학교는 어땠습니까?"


"네,엄청 흥미로운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게다가 거기에 있는 스바루 군에게 학교 안내도 받을 수 있었고"


"허허, 그렇군요 "


우호적으로 말을 건네는 에밀리아의 입에서,내 이름이 누설되었다.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나의 어깨를, 등 뒤에서 굳고 두툼한 손바닥이 상냥하게 두드린다.그리고 바로 옆에서 낯이 익은 노령 남성 ― ― 아니, 교장의 얼굴이 보였다.


"부녀자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건 좋은 일입니다.그래야만,남아라고 할 수 있죠"


"하,하하,별로 큰 일도 아니었어요.아니, 진짜.그럼 이제 슬슬 가봐야 할 시간이니,우리들은 이쯤에서..."


"교장 선생님은 이 화단,누가 관리하고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저,엄-청 감동해버렸으니 아무래도 궁금해져서"


"에밀리아 씨!?"


무심코 경칭을 붙여버릴 정도로,그 선택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나의 비명에 에밀리아가 놀랐지만, 교장은 "아니"라면서 겸연쩍은듯이 웃고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닙니다.제가 아마추어같은 지식으로,심심풀이로 시작한 정도의 화단에 지나지 않으니까요.그렇게 말씀해주시는건 영광입니다만 "


"교장 선생님이 손질하고 계시는군요!와,대단해!"


감동한 얼굴의 에밀리아에게,교장은 수줍어하는듯한 모습이다.그 모습만은 흐믓하다.그래, 확실히 흐뭇한 광경이다.

하지만,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원래,이런 흙장난은 제 취미보다는 아내의 취미였지만요."


"사모님, 꽃을 좋아하셨나요?"


"네, 지독할정도의 꽃 마니아였죠.그에 반해 저는,취미다운 취미도 없었는데 말입니다.그런 저를 두고 보지 못해,아내에게 그런 소릴 들었던거죠.학교에서 꽃도 키워보면 어떨까 하고,그 결과가 이것입니다"


" 멋진 이야기……"


에밀리아가 넋을 잃고, 교장이 이야기하는 『 뒤뜰의 화단, 탄생 설화 』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이 이쯤 되자, 나는 이제 각오를 하고 있었다.

빠져나가기엔 글렀다고.


"처음에는 간단한것이라고 생각했지만,이것이 의외로 심도있는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꽃의 기분도,종류는 커녕 한 송이마다 전부 다르니까요.아내는 그야말로,자신의 비위를 맞추듯이 신중하게 하라고 할 정도였구요 "


" 멋진 부인이군요 "


"네, 저에게는 과분할정도로 좋은 아내입니다.그런 아내를 쉬는 날에 데리고 오면,젊은 시절로 돌아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에밀리아가 잘 들어주는것도 있는지,교장의 대화의 열기가 멈추질 않는다.

열기가 멈추지 않는다고 할까,정확히 말하자면 부인에 대한 열정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 지금 생각해보면 ― ―"

"그때 아내는……"

"아직 저도 아직 젊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는것도 매력적이었고……"



△ ▼ △ ▼ △ ▼ △



"완전히,해가 저물어버렸네……"


" 그렇네.……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했어"


완전히 날이 저문 학교에서 돌아오는 밤길을,나와 에밀리아는 나란히 걷고 있었다.

뒤뜰의 화단, 거기에서 교장과 마주친지 세 시간정도 지났을까.지친 얼굴인 나를 바라보며 에밀리아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저기,미안해? 내가 잔뜩,교장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어버렸으니까"


"아니 괜찮아.그곳에서 교장과 마주친 시점에서,그 운명은 피할 수 없었어.그 교장의 자랑이,그렇게 휼룡한 화단의 『적 명물 』

이어서,일반에 공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야"


끝도 없이 이어지고,계속해서 솟아오르는 아내 자랑.

사람들은 그것을, 『 골든 타임 러버 레퀴엠 』라고 부른다.나라든가.


요컨대,초 애처가인 빌헬름 교장이 정성을 들여 부인을 위해 만들어 낸 화단이 그 꽃밭이다.

동아리 활동같은걸로 주말에 학교에 얼굴을 내밀면,가끔씩 아내를 데리고 나와 그곳에서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는 교장과 마주할 수 있다.


"다만 부인 쪽이 더 강적이니까 조심해야 해.교장의 배……아니, 세 배정도 부인 쪽이 자랑력이 더 강하니까"


"그래서,그 둘을 조심해야 한다는거구나..."


"아아,그런거야"


에밀리아가 이제 그 위험을 잘 알겠다는 얼굴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빌헬름 교장도 부인도 나쁜사람은 전혀 아니지만,서로가 서로의 것밖에 보이지 않으므로, 가슴 앓이가 장난 아니다.


결국,동아리를 하는 녀석들보다 늦게까지 구속되있다가,이렇게 밤길을 둘이서 걸어가게 된것이다.


"부녀자를 제대로 바래다주는 것이 남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있는거지"


"제대로 바래다 줄거야?"


"나에게 집이 알려진다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면야 "


"그건 괜찮아.왜냐면, 스바루 군은 나를 때리거나 하진 않을거잖아?"


"츳코미를 거는정도의 일은 있을지도 모르니까 확약은 할 수 없어.방과후의 몇시간정도만으로도,그 정도의 천연끼는 파악했으니까"


프레데리카 클래스에 편입되는 만큼,개성은 꽤 있다.나머지는 그 정도를 유지하고,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훌륭한 루그니카 학원 학생이다.


"그치만……후훗,아-,즐거웠다"


하고,내가 시범적인 느낌으로 고개를 끄덕이자,옆에서 에밀리아가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가방을 홱 젖히고,하늘에 드문드문 떠 있는 별을 올려다보며


"이런 밤까지 돌아다니는 일도 없었었고,모르는 일들 뿐이었고,어쩐지 많은것들이 엄-청 신선했어"


"참신한거랑 신선한건 다른거니까,그걸 착각하면 조금 곤란하지만"


" 같은 의미잖아?"


"신선함은 프레쉬한거지만,참신함은 프레스에 눌릴때가 있지"


참신함에 압박을 받다가,그걸로 떨어져나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에밀리아가 그렇게 되지 않을거라면,모처럼 친해졌으니 나도 기쁘다.


"어쨌든,내일도 잘 부탁한다고 웃는 얼굴로 말해주면 그걸로 괜찮아.덧붙여서,나 만은 조금 특별히 친한 사아기 되도 좋다고"


"특별히 친한 사이?"


" 그래.. 이렇게,한번에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줄 호칭같은거라던가 "


인간 관계는 이상한 것으로,관계가 바뀌면 호칭이 변하기도 한다.

더 친해지면 이른바 예의 같은 것이 조금씩 무너진다.무례함과는 또 다른 형태이지만, 예를 무용하는 관계가 되는것이 관계의 진행이다.


"― ― ― ―"


내 말의 의미에,에밀리아는 잠깐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곧,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건지 이해해준걸까.


"그럼 그럼"


그녀는 잠깐 망설이고, 길 저쪽에서 멈춰서서 나를 바라본다.

나도 천천히 걸음을 멈추고 에밀리아 쪽으로 돌아선다.

그리고,에밀리아는 결심한것처럼


"― ― 앞으로도 잘 부탁해,나츠키"


"어라!? 성에 경칭 생략이라니,조금 관계 멀어진것 같은데!?"


"에?"


좋은 느낌의 분위기가 된 흐름이었는데,그것이 날아가자 나는 경악했다.

순간,에밀리아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에?"하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그치만,친해진 증거로 호칭을 바꾼다던가…… 말했었잖아?"


"그러니까,이미 이름에 군을 넣고 있는 형태였으니, 나로서는 그냥 이름에 경칭을 생략해서 불러줬음 했던건데"


"그래서 경칭을 생략하고.― ―!"


서로의 의사를 조율하다, 갑자기 에밀리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내 쪽을 가리키며


"혹시 『 나츠키·스바루 』는 스바루가 이름인거야!?"


"그렇다고!? 말안해줬던가!?"


"그,그치만,나처럼 성이 없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의 이름도 대개의 경우는 이름이 먼저 오니까, 그래서 나는 틀림없이....!"


허둥지둥하는 에밀리아의 발언에, 비로소 나는 사정을 이해한다.

과연 즉,에밀리아는 내 이름은 『 나츠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래서,과감히 아래의 이름을 경칭을 생략해서 부르자,라고 생각했던거다.


"그럼,에밀리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츠키 군이라고 불리고 있었던건가.그건 그것대로 어쩐지 오늘 기분이 조금 이상해진다만"


"내,내 쪽도……!"


초면인 여자아이에게, 갑자기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는 수수께끼의 우월감이 착각이었다는것을 알고,나는 조금 우울해졌다.

하지만,풀이 죽은 나에게 에밀리아가 고개를 숙인다.에밀리아는 얼굴을 붉히며,조금 물기를 띤 눈동자로 나를 보면서


"가,갑자기 처음 보는 남자아이를 아래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니……부,부끄러워 "


"― ― ― ―"


"시,싫어! 잠깐 이 쪽좀 보지 말아줘.지금,얼굴 새빨개져있을테니까..."


자신의 뺨에 손을 대고,그 빨개진것 같은 얼굴을 감추려는듯한 에밀리아.

그런 그녀의 태도에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풀이 죽은 기분은 어디론가 가버린뒤,빈자리엔 새로운 놀라움과 감동으로 덮혀,아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왜냐면 ― ―,


"귀여워,에밀리아 땅"


"그렇지는…. 에!? 뭐!? 땅은 어디서 온거야!?"


"호칭의 변화야.봐, 애칭이 붙으니 귀여워졌지?"


"그거,귀여운 애칭인거야!? 거짓말쟁이, 어차피 놀리는 거지!"


얼굴을 붉힌 채,에밀리아가 내 몸을 콩콩 두들겨온다.

가벼워,너무 가볍다.람에 비하면 전혀 아프지 않다.물론,아프게 할 생각은 에밀리아 쪽도 없겠지만,어쩐지 이상해졌다.


"우 하하 하하 ― ―!"


"우우,정말,스바루는 바보! 이제 몰라!"


학교에서 돌아오는 밤길을,나와 에밀리아는 바보같은 웃음과 토라진 목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어느새 호칭도 바뀌어 있었지만,그걸 지적하진 않는다.


다만,내일부턴 학교 생활이,조금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내 옆에서 걷고 있는 여자아이에게서 느낀 감정의 정체를 알지 못한채, 나는 그저 웃음의 충동에 몸을 맡기고 오늘이라는 날의 결말에 만족했다.



≪ 학원 리제로!3교시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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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길었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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