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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단편] 수문도시 잔류팀, 프리스텔라 부흥일지/5권

로마네콩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27 21: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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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도시 잔류팀, 프리스텔라 부흥일지/4권 번역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zero&no=286368

해당 단편 네타 정리 : https://blog.naver.com/000124hj/222101194696




수문도시 잔류팀, 프리스텔라 부흥일지/5권


묵직한 압박감이 온몸을 짓누른다.

공기가 무겁다.

그것은 결코 비유적 의미가 아닌 진실이며, 무게를 동반한 공기에 대한 실감이다.

무게를 얻은 공기가 손발을 구속하고, 그 덕분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다.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고개를 돌리자, 주변에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동료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그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있거나,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등 그 피해는 자신보다 덜하다.

그건 분명 그러하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 빠지기 직전 모두의 귀에 들린 소리를 다시 떠올리며, 그는── 가필은 그런 생각을 했다.

들려온 목소리가 이 상황을 초래했다면, 가장 무거운 제약이 가필에게 걸리는 건 당연하다.

그건 납득이 간다.

단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있다면──,

「──아무리 그래도 혼자만 무반응이라니, 뭔가 이상하잖아.」



「그렇긴 해도 말이다. 그 행운이 없었다면 우리의 모험은 여기서 끝났을지도 모르지. 그런 점에서 우린 감사해야 한다.」

짜내는 듯한 가필의 목소리에, 그의 측면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에조가 응한다.

고지식한 그의 말은 논리상 이해가 가지만, 공교롭게도 가필의 불복은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게 간단히 동의할 수는 없다.

「뭐, 내는 만약 몸이 움직여도, 이래선 도움을 못 줄 것 같고만!」

나비 자세로 앉은 리카드가 갈고리가 달린 팔로 요령 있게 머리를 긁적인다.

지금까지의 대신전 공략에 그의 활약을 생각하면 그건 조금 조심스러운 자기 평가였지만, 이 상황에선 아무도 부정을 하지 않는다.

확실히, 이미 상황은 그의 손을 떠난 상태다.

───가필도, 에조도, 리카드도 아무도 나설 수 없다.

이 상황을 타개할 가능성을 쥐고 있는 건───,

「――――우리는 릴리아나 양에게 모든 걸 맡길 수밖에 없다.」

「......그게 이 어르신에게는 절망적인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가필은 불쾌한 표정으로 분수에 넘치는 도박에도 한계가 있다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머리를 긁기 위해 팔을 들어 올렸지만 여전히 올라가지 않는다.

그런 상황 자체가 에조의 말을 더할 나위 없이 긍정하고 있었다.



시간은 가필의 탄식으로부터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아무래도 여기가 신전의 최심부인 것 같다.」

도중에 맞닥뜨린 수호자를 차례대로 격파하고, 설치된 여러 함정도 어떻게든 돌파하고, 첫걸음부터 굴러떨어졌던 신전 공략── 그것도 이제 마지막이다.

목이 8개나 되는 뱀 모습의 수호자를 쓰러뜨리고 그 뒤에 있던 통로를 빠져나간 순간, 가필 일행을 맞이한 건 넓은 석실이었다.

이끼가 낀 바닥은 10미터 정도 앞에 큰 단차가 나 있고, 그 앞에는 더 큰 사방 20미터 정도의 큰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의 가장 안쪽에는 희미한 빛을 발하는 석제 대좌가 있다.

───아니, 빛나고 있는 건 대좌 그 자체가 아니라, 대좌 위에 있는 물건이다.

기묘한 위압감을 드러내는 그것이야말로, 이 대신전에 봉인된 수문도시의 비밀──,

「.....『마녀의 유골』인가.」

멀리 있어 그 형태조차 어렴풋이 확인할 수 없는 거리임에도, 에조가 조용히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의 중얼거림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다.

눈이 아닌 직감이 그걸 긍정하고 있었다.

「보기엔 방해요소는 없는 거 같은데.....」

「여까지 오는 길에 덫이고 방해꾼 양반이고 잔뜩 만났으니께. 슬슬 유적 쪽이 지친 게 아이겠나? 라고 해도 말이제. 내도 이젠 녹초인 기라.」



짐승의 피가 흐르는 가필과 리카드가 나란히 코를 킁킁대며 주변을 색적.

비릿한 향기를 수반하는 수호자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자, 그만 맥이 빠진다.

여기가 마지막 장소라면 분명 또 다른 말썽이 있을 줄 알았지만.

「그럭저럭 뭐, 다행이지 않나요! 리카드 씨가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는 여기에 올 때까지 계속 심한 꼴을 당했어요. 여기는 이제 유적을 만들었던 심술쟁이도 너무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나름 머리를 짜낸 거라고요!」

경계하는 남자들과 달리, 혼자 씩씩한 릴리아나가 휙 앞으로 나온다.

그동안 그 섣부른 행동으로 함정을 발동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학습능력이 없었고 그걸 탓할 기력이 이미 세 사람에겐 없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그녀가 앞으로 나섰다고 해서 함정이 발동하는 일은 없었다.

「저기 보이는 게 우리의 목표인 『마녀의 유골』! 이 수문 도시에 전해지는 싱거운 마녀와 겨룬 싸움의 징표가 되지 않을까요!」

「싱겁다, 라는 말의 용도가 좀 다르게 쓰였지 않나, 릴리아나 양.」

「아뇨! 실은 혈종이라고 표현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일어난 사건은 결국 물에 의한 공격이었으니 혈종보다 싱겁다는 게 더 적절하겠네요.」

베에── 라고 혀를 내밀며 한쪽 눈을 감는 릴리아나의 모습에, 에조는 언어사용에 대한 주의를 포기했다.

그런 두 사람의 관계가 어쨌든 간에, 가필은 「근데 말이야.」라고 운을 띄운 뒤,



「이 도시에서 죽은 마녀.... 전혀 모르지만, 어떻게 된 거야?」

「아─, 뭐라 카더라, 누구한테 들은 거지만 말이제. 먼 옛날 세상에는 『질투의 마녀』 외에도 마녀가 여럿 있었는데, 걔들도 난동을 부렸다나 뭐라나?」

「그렇다. 공교롭게도 제대로 된 문헌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 그것들도 단지 신빙성 없는 소문일 뿐이다..... 『마녀의 유골』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역사적인 발견이라는 견지에서 『마녀의 유골』을 평가하려는 에조.

그 자세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가필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다.

역사와 전설은 비슷하지만 다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다.

역사는 사실이지만, 전설은 가슴을 울린다.

그 두근거림을 가필이 존경해 마다하지 않는 나츠키 스바루의 말투로 표현한다면,

「로망이 없네.」

「호에? 왠지 이상한 말.....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이름을 짓지 않아도 멋지지만 굳이 가슴의 두근거림에 이름을 붙인다면, 이런 말인 거지.」

「그게 뭐야, 너무 멋져! 얄미워! 질투!」

그 작은 배낭의 어디에 있었던 건지, 어느새 하얀 수건을 깨물고 질투를 드러내는 릴리아나.

그런 그녀의 과장된 모습에 쓴웃음을 짓던 리카드가 「자!」라고 모두를 부르며,

「놀고 싶은 기분은 알겠는데, 목적이 눈앞에 있다 아이가. 그러면 빨리 그쪽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 아이겠나.」



「아아, 맞는 말이야. 이젠 좀 씻고 싶어.」

아무튼 여기까지 오는 격전에서 무엇과 뒹굴었는지 모를 정도로, 온몸이 진흙과 이물로 질척거린다.

얼른 목욕하기 위해서라도 『마녀의 유골』을 회수해 지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네 사람이 발을 내디뎠을 때였다.

『──과오는 쐐기가 되어 절대 놔주지 않으니.』

「―――아?」

갑자기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딱딱한 목소리가 울렸고, 가필은 숨을 삼켰다.

그와 동시에 똑바로 걷고 있던 몸이 엄청난 초중량에 눌린 것처럼 바닥에 짜부라진다.

손발이, 온몸이, 바닥에 박힐 듯한 기세로.

「쿠,큭......?」

마치 거인의 손바닥에 온몸을 통째로 짓눌린 듯한 감각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필이 주변을 살피자, 앞서가던 리카드와 뒤에 있던 에조도 똑같이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흘리고 있다.

「뭐, 뭐고, 이건......!」

「설마..... 유적의 함정인가. 하지만 마법은 아니다.....!」

바닥에 쓰러진 채 눈을 부라리는 두 사람이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간신히 무릎을 꿇는 그들의 모습에, 가필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두 사람과 달리 가필은 전혀 몸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 저기, 여러분, 뭐하고 계세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 부닥친 세 사람을 이상하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릴리아나의 존재는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그녀는 바닥에 넙죽 엎드린 세 명을 바라보며, 그 목을 한계까지 기울이고 있다.

그 모습에 릴리아나에겐 가필 일행을 덮친 제약이 걸리지 않은 걸 알 수 있었다.

「혹시, 저를 어떤 이유로 놀리려고......」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할 리가 없잖아....! 대체 이 녀석은.....」

「―――조금 전, 이상한 말은 다들 들었나?」

「───? 과오가 어쩌고 하는 거 말인가요?」

초조해진 가필의 옆에 있던 에조가 조용히 릴리아나에게 묻는다.

그런 릴리아나의 대답은 가필도 들었던 묘한 목소리에 대한 긍정이다.

그러자 에조는 「역시 그런가…….」라고 중얼거렸다.

「뭐고, 선생 양반. 뭐 짚이는 게 있나?」

「귀찮게도 말이지...... 난 이전에 『백호의 집』라는 『미티어』를 소유했던 적이 있다. 이건 그것과 매우 비슷한 성질의 상황이야.」

「『미티어』라고.....? 그게 대체 뭔데?」

「......단적으로 말하면 상대를 시험하는 것이다. 조건을 부여하고 극복할지 못 할지.」

「아하, 마지막 시련이라는 겁니까?」



턱에 손을 얹고 이해했다는 듯한 릴리아나의 중얼거림이, 가필이 듣기 싫어하는 단어를 정확하게 꿰뚫었다.

『시련』은 어디를 가든 가필이 듣기 싫어하는 단어 중 단연 1순위다.

물론 에키드나라는 이름과 비교하면 나은 편이지만.

아무튼───,

「지금 상황을 보자면 그 시련에 반격해야 하는 건 확실한 거 아이겠나.」

턱을 치켜든 리카드가 가장 안쪽에 있는 대좌를 가리킨다.

희미하게 빛나며 기묘한 위압감을 자아내는 저것이야말로, 이 상황의 원인임은 틀림없다.

그러면 대체 이건 무엇을 시험하는 건가.

「과오는 쐐기가 되어...... 과오, 인가. 죄나 잘못, 그런 종류를 의미하는 거겠지.」

「뭔 소리고, 그러면 우리는 죄를 지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이말이가. 가하하하, 걸작이고마 걸작!..... 웃기지 말래이, 뭐가 죄라는 거냐.」

「――――――――」

리카드의 분노를 씹는 목소리에 가필은 숨을 삼켰다.

에조의 추측과 들려온 목소리의 의미하는 바가 맞다면, 가필과 다른 세 사람 사이에 생겨난 『제약』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건 『죄』의 무게 차이다.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여기는 이상하게 속박되지 않은 제가 두둥! 하고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 가필의 소리 없는 통곡에 릴리아나가 홀가분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무의미하게 머리를 이끼로 더럽힌 뒤, 웃는 얼굴로 넙죽 엎드린 세 사람에게 엄지를 세운다.

「여기까지 와서 말하긴 뭐하지만 저는 짐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최종 국면에서 역전의 한 수가 되어 보일게요! 이거, 이야기 소재로는 굉장히 뜨거운 전개죠!」

「아니, 아니, 아니, 아가씨는 그만하래이! 그 열정은 대단하지만, 뭐가 있을지 모르니께네, 일단 선생 양반과 의논하고 나서.....」

「글쎄요! 만약 이대로 시간이 지나서 세 분 다 납작이가 되면 어떡하나요? 저는 절대 혼자 돌아갈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럴 바엔 여기서 여자의 힘을 보여주는 게 더 말이 되지요!」

릴리아나는 리카드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콧김을 거칠게 내뿜더니, 그대로 앞으로 한 번 더 구르며 석실의 아래층에 내려섰다.

그리고 맹렬한 기세로 대좌의 유골을 향해 달려 나가려──,

「───우긋.」

순간 그 발걸음이 멈춘 건, 발을 내딛으려던 릴리아나의 발밑이 밝게 빛났기 때문이다.

빛은 멈춰선 릴리아나의 발바닥에서 시작되어, 그대로 바닥을 네모지게 구분해 간다.

그 이변은 단순히 빛뿐만 아니라, 하단의 바닥 아래에서 무언가를 위로 끌어올린다.

「우에에에에? 뭐, 뭐, 뭐, 뭐, 뭐, 뭡니까?」



당황하는 릴리아나의 주변에 차례차례 위로 떠 오르는 건 석조상이다.

그건 일정한 간격을 두며 가로로 나열되더니, 어느새 릴리아나를 중심으로 하나의 진형이 만들어진다.

───아니, 석상이 나타난 건 릴리아나의 주변뿐만이 아니다.

릴리아나의 정면에도 마치 대좌를 보호하듯 가로 세 줄의 석상 대열이 완성되어 있었다.

그건 분명히 릴리아나에겐 모르는 의미였겠지만───,

「───샤트란지판, 인가?」

「――읏, 확실히 그렇다! 그건 샤트란지판이다! 릴리아나 양!」

「우헤에?」

상황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던 가필의 중얼거림에, 에조가 눈을 크게 뜨며 맞장구친다.

목소리를 뒤집은 릴리아나, 그녀의 매달리는 시선에 에조는 고개를 끄덕였고,

「샤트란지판의 발상은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해진다! 카라라기 도시국가가 아직 그 이름으로 불리기 전 소국의 집합체였을 때 그 소국 중 한 곳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고, 이것이 원래 고안된 목적은 전략적인.....」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아이가! 이게 그 놀이판이라면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기고!」

「아아, 미안하다. 즉, 이게 샤트란지판이라는 말은───」

쓸데없는 지식을 늘여놓으려던 에조의 말도 이내 이변에 의해 중단된다.

공기가 떨리는 소리가 나며, 묵직한 울림과 함께 석상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릴리아나가 마주 보는 상대편의 말, 그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한 칸 전진했다.



「에에? 선공 후공 왠지 맘대로 정해진 거 같은데요?」

「아니, 그렇지 않다. 릴리아나 양. 그대가 맨 처음 한걸음 움직였다. 그러니까, 상대는 그걸 하나의 수로 간주했다. 그뿐이다.」

에조의 지적에 발밑을 내려다보던 릴리아나는 「앗!」하며 자신이 빛의 칸을 넘어 밟고 있던 사실을 깨닫는다.

즉, 이 판에서는 그녀도 하나의 기물인 셈이다.

「그, 그, 그, 그, 그건 알겠는데, 제가 이걸 어떻게 하면 되나요?」

「선생 양반! 이기게 만들어야 해! 아니면 안되는 기라!」

「그, 그렇지. ───릴리아나 양. 3번 노예 말에게 전진을 명령해 줘!」

「며, 명령? 3, 3번 씨. 잠깐 앞으로 좀 나와주시겠어요? 저기, 싫으면 상관없습니다만, 해주면 제가 기뻐..... 오오?」

두 손을 모아 비비는 릴리아나의 겸손한 지시에, 그녀의 군세에 있던 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상대방의 말도 다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추측은 틀림없는 거 같다.

이건 자신도 기물로서 참전하는 샤트란지판── 그리고 참전할 수 있는 대상은 최초의 『제약』에서 영향을 받지 않은 자.

「하지만! 저, 샤트란지판 같은 건 전혀 해본 적 없는데요!」

「.....내도 옆에서 본 적 밖에 없고만.」

「나는 대전할 상대가 없었다...... 에잇, 조언은 할 수 있어! 릴리아나 양! 할 수 있는 건 당신뿐이야! 힘내!」



「젠장! 해낼 수 있어요! 여자는 배짱과 애교로 똘똘 뭉쳤다고요, 바보!」

그리고 없는 소매를 걷어붙이는 듯한 행동을 보이며, 릴리아나가 가혹한 샤트란지판에 임한다.

──패배는 곧 자신의 죽음이라는 걸 인지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 절대, 그 자각이 있을 리 없잖아.」

기세등등한 릴리아나의 뒷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가필은 이를 간다.

팔이, 다리가, 혼신의 힘을 다해도 움직일 수 없다.

───그것이 죄가 원인이라면.

「――――――」

가필에게는 결코 씻을 수 없는 죄가 있다.

그건 분명,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가필을 놓치지 않고 계속 뒤쫓는 쇠사슬이다.

「릴리아나 양! 정석은──」

「아뇨! 알고 있어요! 제일 강한 말로 모든 걸 분쇄한다! 즉, 제일 먼저 최강의 왕을 움직이는 게 필승법입니닷!!」

「그건 악수라는 거야!!」

가필의 번민 속에 대신전 공략의 마지막 대승부가 시작됐다.


에조의 외침을 등지고 릴리아나가 힘차게 정석을 무시한 한 수를───,

진정한 의미로 일행의 운명은 전대미문의 『가희』가 짊어지게 되었다.



《완결》






요약 : 튀폰의 유골 앞에서 체스 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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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326 💬 할배 빌헬름이 너무 좋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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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22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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