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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늑대의 나라 - 약자는 죽어야 하느니 자비는 없다 3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06 2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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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작이 타는 소리를 듣고, 그녀의 의식이 서서히 깨어났다.


“…”


그녀가 깨어나자마자 본 것은 별들이 가득한 하늘이었다.


구름 사이로 별들이 빛났고, 그녀의 맨살에 찬 바람이 불었다. 바람과 추위를 느끼던 중, 등 뒤에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크으윽


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 신음소리가 입에서 흘러 나왔다. 하지만 이건 고통 때문이 아닌, 고통을 가한 자 때문이었다.


누가 그녀 자신을 공격했고, 무엇에 맞아서?


그건 아무래도


“…일장 아라키아, 깨어나셨습니까?”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마음과 몸을 찢던 고통이 사라지고, 경계심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의미없는 걱정 같아서 그녀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녀를 부른 사람은 그녀에겐 익숙한 검은색과 붉은색의 제국병 제복을 입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녀도 저 제국병처럼 군의 일부니까.


내가지금 어디….?”


저희는 현재 성곽도시에서 서쪽으로 도망친 후, 산간 지역에 있습니다. 대로로 가면 추격당할 것을 우려해서 비교적 느리지만 안전한 이 경로를 택했습니다.”


성곽도시. 추격…”


그녀가 한 빈약한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듣고, 그 대답에서 그녀가 알고 있는 몇몇 단어들을 들었다.


성곽도시에서 뭔 일이 일어났는지, 경멸스러운 적과의 교착, 빛나는 불꽃으로 마무리된 재회. 결국, 그녀가 등에 상처를 입으면서 거쳐간 일들은 모두 헛수고였다.


나 도움?”


, 하지만 저 하나만 도운 건 아닙니다. 일장님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가 미끼가 되어야 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그들의 헌신을 기억해주시길.”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있는지를 확인했지만, 눈 앞에 있는 병사 말고는 아무도 안 느껴졌다. 더군다나, 바람의 흐름과, 별들로 가득한 맑은 하늘을 보면서 도시나 마을 같이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벗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병사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그녀는 구해졌고, 이를 위해 대가들도 치뤄졌다.


그러므로


네 고생...보답이름?”


, 미끼가 되었던 사람은 일병, 자말 오렐리였습니다.”


“…, 그래 그 자도.”


그녀는 병사를 내려봤다. 그는 손을 가슴 위에 올려 경례하고 있었고 그녀에게 명확하게 대답했다. 저렇게 간절하게 희생당한 병사의 업적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어한 걸 보면, 그는 미끼가 된 자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 같다.


듣고 싶은 거네 이름.”


이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눈 앞에 있는 병사의 이름을 물었다.


자신의 동료를 잃으면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그녀를 위험한 성곽도시에서 구출한 자였다.


그녀가 무슨 의미로 물었는 지를 알자 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일병, 토드 팽입니다. 아라키아 일장님


그래서 아라키아의 대답에 대답했다.


2


좀 아플 것입니다, 아라키아 일장님.”


..”


그녀의 등에 뭔가 차가운 게 닿았고, 상처에서 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라키아는 토드에게 그녀의 몸을 맡기고, 그가 연고를 등에 발라주는 동안 모닥불의 불꽃들을 쳐다봤다.


새벽이라 어두웠지만, 불 주위만큼은 밝았다. 일반적으로 야수나 도적들이 엮일 가능성이 있기에 불을 키는 건 위험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상처를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면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아라키아 장본인이 있는 한 야수들은 다가오지 않을 거고, 도적들이 온다면 후회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고통 속에서 생각했다.


“…”


자신의 등을 볼 수 없었지만, 토드의 말 대로라면 그녀가 당한 자상은 불에 타기까지 했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흉이 남는 거에 대해선 크게 신경 안 썼지만,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가 상처들 떄문에 망치지 않도록 명령받았다 보니, 가능하다면 상처를 안 입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공주님…”


그녀의 등에 상처를 입힌 분이 그녀에게 명령을 내리신 분이었다.


됐습니다, 일장님. 제 수제 연고긴 하지만, 효력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도와줘서, 고마워. 토드


별 거 아닙니다.”


토드가 그녀의 상처에 붕대를 감고 말하자, 아라키아는 느리게 올려져 있던 팔을 내렸다.


그녀의 상처를 감싼 붕대는 촘촘히 묶여있었지만, 그녀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았다. 이 병사는 상당히 철저한 편이었고, 자신의 의료 행위의 자신감, 연고들을 자주 만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자주 다치다 보니, 이런 일들에 이것저것 대비하고 다닙니다.”


“…그거에 대해, 아무 말 안 함.”


, 제가 주제를 벗어난 말을 했군요.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일장님께서, “이 자는 준비가 철저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느꼈습니다. 제 실수입니다.


“…”


아라키아가 그 추측의 정확성에 할 말을 잃은 동안, 토드가 능숙하게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가 그녀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알아냈다는 것에 확실히 감명받긴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내심까지도 간파할 수 있다는 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누군가의 마음을 읽는 것은 그들이 미련을 가진 걸 읽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


, 제 나쁜 습관입니다. 이것도 제가 그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토드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생각을 다시 추측하면서 손을 이마 위에 댔다.


하지만…”


저 같은 병들은 머리가 좋아야 하거든요. 당신은 일장이니 명석하실 테지만, 저는 그 정도까진 아니거든요. 제가 미리미리 준비해놓는 건, 제가 부족한 것들에 대비하기 위해 만드는 잔재주들이거든요.”


토드가 자신의 설명을 지껄이는 걸 보면서 아라키아는 그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여겼다.


유연하고, 체격도 튼튼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 평균적인 병사들은 넘어섰다. 하지만, 아라키아에 비하면―아니, ‘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에 비하면 열등적인 건 명백했다.


당연히, 아라키아의 적수가 될 만한 존재는 아니다.


그녀는 수 초 만에 토드를 말 그대로 작은 조각들로 찢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힘이 있는데도


, 버려졌다….”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내 공주님한테서


“…자말이 미끼가 되긴 했지만, 걔는 언제나 멍청이였죠.”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그녀의 목소리 사이를 끄집고 들어가면서 생각의 흐름을 멈췄다.


아라키아가 고개를 들었다. 토드는 그의 기억들이 지워지길 바라는 것마냥 멍하게 불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말을 만난지 벌써 6년이나 되었군요. 제가 성새도시 가클라의 방어전에 참여했을 때였습니다..”


가클란…”


대죄주교가 박살낸 그 도시, 『여덟팔』이 죽은 곳. 재건축이 완료됐지만, 당시에는 재건축중이었고 도적들은 파벌들끼리 힘을 모아서 매일마다 공격하곤 했습니다.”


토드의 기억에서 느껴질 만한 웅장함과 달리, 그는 차분하게 이를 말했다.


성새도시 가클란은 볼라키아 제국의 가장 유명한 도시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략 10여년 전에, 즉 아라키아가 어렸을 때, 기록들을 보면 제국에 난폭하게 맞선 범법자들이 많았다고 나온다.


한 때는 영웅이라고 불렸던 한 다완족이 그 성새도시를 지켜냈다. 장엄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도시 사람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성새도시는 후폭풍들에 시달렸다. 재건축이 진행되긴 했지만, 도적들로 인해 느리게 진행되었다. 토드가 말했던 것처럼 가클란이 과거의 그 도시 모습을 되찾은 건 대략 1~2년 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동안 10여녀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말도 계속 들었었다.


도시는 도적들에게 계속 공격받고, 도시를 버릴 생각을 한 이들도 많았죠. 하지만 이 교착 상태를 뚫은 주역들 중 하나가 자말이었죠.”


“…?”


도적 수령 중 하나를 죽여서 적들의 사기를 떨어트렸죠. 그 이후로는 곧바로 제국병들이 진입해서 소탕했습니다이 승리를 겨우 눈 한 쪽을 잃어서 얻은 겁니다.”

토드는 그의 친구가 이끌어낸 결과가 명예로운 일이었다는듯이 주먹을 꽉 지었다.


심지어 아라키아도 자말이 상당한 일을 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들어본 적 없음.”


말했다시피, 그는 멍청이었습니다. 그가 한 일이 엄청난 것임에도, 그 일에 대해서 굳이 안 밝히는게 멋지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로 인해서 딱히 어떤 상도 받지 않았습니다. 잘만 하면 장이 될 수 있었을 텐데.”


“…”


그런 그를 도저히 놔둘 수 없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우리 둘 다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저는 그를 언젠가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토드는 말하면서 목소리가 작아졌고, 고개를 손 사이에 파묻었다.


토드가 처한 이 상황은 아라키아도 공감이 가능했다.


그와 동시에 아라키아는 누가 이 고통을 선사했는지도 기억했다.


제 약혼자는 제도에 있습니다. 자말의 어린 여동생이죠.”


“…”


몸이 허약해서 도와줄 사람이 옆에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말이 이제 더 이상 없으니 제가 그녀를 위해서 그 곳에 반드시 가야 합니다.”


그 말을 하면서 토드는 손을 내렸고, 그의 눈에서는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그는 강한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만이 아닌 그의 죽은 친구도 포함하는 의무감이었다.


그 눈빛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토드가 그녀에게 말했다.


아라키아, 이건 당신에게도 해당됩니다. 그 낙심한 듯한 눈빛 좀 그만 하십시오.”


“:…


이럴 시간 없다고요,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그들을 놓치지 말라고요. 그녀가 당신에게서 멀어지게 가만히 있지 말라고요. 볼라키아 제국에서 산다면 그건 우리 권리고, 우리 의무라고.”


이빨을 드러내면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아라키아에게 토드가 충고했다.


아끼는 사람을 놓치지 말라고, 그녀를 잃는 것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그가 말했었다.


얼빠진 듯이 바라보면서 아라키아의 외눈이 크게 떠졌다.


,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해서...”


토드는 자기가 어떤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지 이제야 알아차렸고 다급하게 다시 경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과를 하던 도중 아라키아가 사과를 막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음.”


그렇게 말하는 게 편하면, 괜찮음, 토드.”


일장님?”


―제도로돌아감. 같이 오도록.”


토드의 눈을 바라보면서 아라키아는 명령을 내렸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그녀는 절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드가 그녀에게 말한 대로면, 이 자말이란 훌륭한 사내가 목숨을 바치면서 구출되었다. 모든 걸 포기하기에는 아직 너무 일렀다.


이런 일 때문에 포기할 것이었다면, 이미 8년 전에 포기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 독이 든 술을 마시면서 그렇게 안 하기로 결정한 건, 아라키아 본인이었다.


“…”


아라키아의 눈에 깃든 것을 보면서 토드의 눈이 커졌다. 아라키아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다.


토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래, 동행을 요청한다, 아라키아.”


그렇게 볼라키아 제국의 검랑을 연상시키는 사나운 웃음을 지으면서 토드가 대답했다.


3


토드는 기운을 차린 듯한 아라키아의 붉은 눈을 잠시 쳐다봤다. 그녀는 잠시 휴식을 취한다면서 아침까지 순식간에 잠들어버렸다. 불을 지피고, 그녀를 쳐다보면서 토드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언제든 그녀를 죽일 수 있겠네.”


무방비하게 자고 있어서가 아니다.


압도적으로 강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생존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토드는 이런 점에선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 말인 즉 그녀를 죽일 수단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를 죽일 이유도 딱히 없으니, 그렇게 야만적으로 행동할 이유는 없었다.


자말에 대해서 내가 말한 게 그녀 마음에 들었나 보네.”


확실히, 자말은 토드와 아라키아의 도주에 미끼가 되어서 시간을 벌어주었다. 그가 어땠는지를 생각해보면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래도, 자말은 죽어서도 유능한 친구였다.


가클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선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자말은 도적단의 두목의 머리를 베었고, 제국병들을 승리로 이끌었고, 토드를 거기서 처음 만났다.


하지만, 토드는 당시에 제국병이 아니었고, 도적단의 두목들 중 하나였다.


토드의 계획은 동맹이 충분히 긴밀해졌을 때, 통수를 쳐서 그들을 넘기고, 그 훌륭한 일에 대한 포상으로 제국병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말의 영웅적인 행동들로 인해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도


그래도 카티야를 만날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이지. 그거에 대해서만큼은 지금도 고맙지.”


자말의 어린 여동생, 카티야와 엮일 수 있던 건 자말의 무모한 행동들 덕이었다. 그리고 아라키아를 이렇게 구출한 것도 자말 덕분이었다.


토드가 카티야와 아라키아를 안전하게 해준다면 자말에겐 흘룽한 저승길 선물이 될 것이다.


다행히도, 그녀는 내가 제도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줄 것 같네.”


아라키아를 설득하는 것은 도박이었고, 엄청나게 힘들 것이란 각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 공주님인지 뭐인지와의 악화되는 관계가 무서웠던 그녀는 몸과 달리, 마음이 연약한 상태였다.


만약 그 공주가 과랄의 시청에서 봤던 붉은 옷의 여자가 맞다면, 아라키아의 이해할 수 없는 패배도 말이 됐다.


그대로 자신이 꾸며놓은 이야기들의 설정들을 기억만 제대로 한다면 완벽하게 흘러갈 것이다.


카티야…”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말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자말과 혈연임에도 하나도 안 닮았다. 제도에서 토드와 자말이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혼자 있는 상황이었다그녀에게 오라버니가 영원히 안 돌아올 것임을 말해줘야 됐다.


카티야가 슬퍼할 것을 생각하니, 토드도 우울해졌다. 그와 동시에 모두에게 버려진 그런 연약한 여자를 자신만이 사랑할 것이라는 것에 기분이 은근히 좋아졌다.

공주님…”


아라키아가 자면서, 아라키아의 숨소리는 불의 타닥거리는 소리에 섞여 들어갔다.


잠자는 그녀를 보면서 토드는 존경심을 담아 그녀를 돌보기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자말이 죽은 만큼, 이제는 그녀가 토드를 도와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욕구를 이룰 수 있게 그녀를 이끌고


나에게 방해물이 되지 마렴, 아라키아.”


토드는 허리춤에 있던 도끼를 꺼내들고 잠자고 있는 아라키아에게 경고하듯이, 모아온 나뭇가지들을 반토막냈다.


그녀가 적이 되지 않는 한, 모든 게 잘 될 것이다. 그녀가 방해물이 되지 않는 한, 그도 그녀를 보살필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언젠가, 토드에게 위협이 되지 않은 상태로 죽는다면


자말처럼, 너가 죽으면 너랑 잘 지낼 수 있겠지.”


그녀가 영원히 위협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토드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그녀를 양팔을 벌려 환영해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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