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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X 4권 점포특전 : 「수문도시 잔류팀, 프리스텔라 부흥일지/2권」-2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8: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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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게, 대신전의 입구군."

거대한 와륵 더미를 치운 뒤, 벽과 일체화한 철의 문을 눈앞에 두고, 가필은 녹색 눈동자를 좁히면서 그렇게 말했다.

무너져내린 바람에 완전히 본 모양을 잃은 도시 청사의 지하다. 프리스텔라는 땅 전체에 수로가 넓게 퍼져있는 물의 도시였지만, 그 정경은 지하수로가 떠받치고 있는 구조다. 마녀교의 습격에 즈음해 도시 주민의 피난소로 쓰인 장소들도 대부분은 이러한 지하 수로의 건설 시에 만들어졌으며, 도시의 수몰 대책이 처음부터 계획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이 지하수로 안쪽으로 통한 문과 통로도, 도시가 만들어진 당초부터──,

"문헌에 의하면, 이 도시가 만들어진 건 4백 년 이상 전…… 아직, 『마녀』가 세계 각지에서 맹위를 떨쳤던 시대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는 현대만큼 마법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하물며 건축기술도 미숙했을 테지. 그런데, 이 설계는 순수히 감탄할 수준이다."

"────."

"음, 뭐야, 그 얼굴은. 넌 이 도시의 설계사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거냐? 그렇다면, 한탄스럽기 그지없다마는."

라고, 문 주변의 와륵을 치우는 가필 뒤에서 되게 구시렁거리는 인물이 있었다. 그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중얼거리던 인물이 단정한 눈썹을 모은다.

그는 작은 몸집으로── 가필도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런 가필보다도 낮은 『소인족』이다. 녹색 머리를 길게 잘라 맞춰, 검은 외투를 걸친 그 인물은, 이번 대신전으로 가는 길에 동행하는 1인── 에조 카드너라고 한다.

원래, 그는 왕선 후보자 중 한 명인 펠트의 진영에 속하는 사람이다. 프리스텔라 소동이 일어났을 때는 부재였지만, 대죄주교 호송을 위해 왕도로 향한 펠트와 라인하르트의 자리를 메우는 식으로, 도시를 지원하러 찾아온 모양이다.

"그래도, 뭘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단 말이지."

"……그건 나한테 도전장을 내미는 걸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말해두겠지만 나 『회색』의 에조 카드너는, 평소부터 신사적으로 행동하려고 유의하고 있지만, 모욕을 받고도 해죽 웃어줄 정도의 저자세로 여겨지면 곤란하다."

"흐응."

어려 보이는 동안이면서, 굳센 의지를 품은 눈빛으로 쏘아보는 에조에, 가필이 웃으며 눈을 마주친다. 서로의 시선이 교차해, 물 흐르는 소리가 지배하는 찬 지하에 긴박감이 돌았다. 그러나,

"──뭐고, 둘이서 째려보고는. 쪼깬한 놈들끼리, 좀 사이좋게 지내라 안카나."

"악." "크윽."

별안간 째려보던 두 사람의 머리를 손바닥이 덮쳐, 둘은 각각 신음한다. 무슨 짓이냐고 돌아보자, 흉악한 개의 면상이 입을 크게 벌려 웃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짓이야."

"뭔 짓이고 자시고, 일하는 중에 싸운 기 어딜 화내노. 거 꼬맹이도, 애송이가 하는 말에 일부러 물고 늘어지지 말그라."

"큭…… 당신도, 절 체격으로 모욕하겠다면……."

"용서 안 한다, 이 말이가? 그라믄 선생 양반아, 가슴 팍팍 펴야제. 문제의 유골인가 하는 기 있는 데까지 길을 열어젖뜨릴 순 있어도, 그 뒤는 선생 양반 역할이니께네."

"으, 음…… 음."

그 말을 듣고, 에조가 난처한 듯 인상을 쓰고 꾹 다물었다. 그렇게 에조를 혼낸 것은, 올려다봐야 모습이 보이는 거구의 수인, 리카드 웰킨이다.

큰 손도끼를 메고, 과감히 드러낸 가슴 언저리를 긁는 리카드. 그도 에조와 마찬가지로, 지하 대신전으로 가는 동행자다.

물론, 거친 일거리에 관해 그가 믿을 만한 실력자임은 가필도 안다. 하지만, 그 신뢰에 딱 한 가닥의 금이 가는 불안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팔 한쪽 잃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 꼬락서니로 따라올 수야 있겠냐."

"오, 뭐고 형씨, 걱정해주는 기가? 상냥하기도 해라. 그 상냥함으로 우리 미미도 홀린 기로구만."

"상냥한 것도 아니고, 그 녀석을 홀리지도 않았거든!"

얼버무리려는 말투에 물어들자, 리카드는 '에이 농담 아이가.' 하며 팔을 휘두른다. 그렇게 휘두르는 오른팔── 그 팔꿈치부터 앞쪽은 상실되어, 대신에 금속 갈고리가 달려있었다.

리카드의 오른팔의 상처도, 마녀교와의 싸움 도중에 입은 명예로운 부상이다. 다만 명예라고 해봤자, 실제로 상처 입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는다. 그가 팔을 잃고, 이전처럼 행동할 수 없게 된 건 사실이다.

전투를 생업으로 삼은 용병이라는 직업에서, 이전과 똑같은 전투 방식을 취할 수가 없게 된다 함이, 얼마나 심한 타격인지 가필도 상상이 간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도정에 그를 동행시키기는 불안감이 따랐다.

"형씨의 그 생각은, 불안이 아니라 걱정이구마."

"그러니까……."

"바보야, 놀리는 기 아니라 안카나. 본심 아이가, 본심."

반론하려던 가필의 입을, 리카드는 구태여 오른쪽 갈고리로 가로막는다. 엷은 먹색으로 반짝이는 금속은, 늠름한 그의 팔과 비교해도 압박감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싸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

그 의도를 헤아려, 가필은 입을 꾹 다문다.

실제로, 가필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결국은 제삼자의 의견에 불과하다. 리카드 본인이 팔의 상실을 잊고, 싸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게 결과다. 리카드도 오랜 시간을 용병으로서 지내온 이상, 자기 역량은 파악하고 있다.

"……요전의 소동 때, 난 도시에 없었지. 그러니까, 이 자리는 두 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

거기에, 조금 전에 나눴던 대화를 받아들인 에조가 끄덕인다. 그 태도를 보고, 리카드는 '맡긴데이, 선생 양반.' 하고 입꼬리를 추켜올렸다.

"선생 양반이란, 귀에 안 익은 명칭이지만, 조금씩 적응시키도록 하마. 그보다, 리카드 공의 팔이 걱정된다면, 다른 문제도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아─, 뭐, 그릏제. 그쪽이 더 문제 아니노."

짧은 팔과 굵은 팔, 에조와 리카드가 각자 팔짱을 끼고 발언한다. 그 두 사람의 시선을 받아, 리카드는 한숨과 함께, 치운 와륵의 산더미를 본다.

그곳에는, 와륵 위에 앉아, 일심불란으로 애용 악기의 현을 어루만지는 소녀가 있었는데──,

"망, 보기! 제 안에서, 상상력과 창조력이 날갯짓하는 게 느껴지는구먼요! 왠지 모르겠지만, 특별하고 돈 냄새의 두근거림이 이 앞에 기다리고 있을 예감! 떠올랐습니다. 들어주세요. ──안아줘! 대신전."

"시끄러."

"크흑!?"

달아올라, 류리레를 치려던 릴리아나의 이마를, 다가온 가필이 손가락으로 쳤다. 그 한방에 몸을 젖혀, 릴리아나가 항의하며 가필에게 울상을 짓는다.

"무, 무, 무, 무슨 짓거리입니꺼! 갑작스런 폭력! 그 말인즉슨 폭력!"

"그대로구먼. ……가희님아, 진짜 따라오게?"

"예에에에! 물론이고 말고요! 도시 지하에 존재하는 대신전! 그 중요성, 그리고 전설에 대한 기대와 불안, 여러 감정이 복받치는데, 여기서 안 간다는 선택지는 없다구요!"

손발에 목까지 좌우로 흔들면서, 릴리아나가 필사적으로 동행 의지를 호소한다. 그 태도에 가필이 도움을 청하고자 배후의 둘을 보지만, 리카드와 에조는 어깨를 들썩였다.

고립무원을 깨달아, 가필은 한숨을 쉰다. 어쨌든 간에──,

"어르신이랑 리카드, 꼬맹이 마법사에 가희…… 이 인원으로, 지하에 들어가는 거다."

"내 스스로 말하는 처지가 못 되지만도, 참말로 희한한 인재만 모인 감이 있구마……."

"하지만, 가필 공과 리카드 공이 전위 부대, 내가 마법사로서 뒤를 지키고, 릴리아나 공이…… 릴리아나 공이, 그러니까, 기록 역할이라든지? 이렇게 보면, 나쁜 전력도 아니야."

"예, 맡겨만 주시라이! 제가 여러분의 활약을 깔끔하고 말쑥하게 눈과 귀와 코로, 그러니까 온몸으로 느껴서, 후세에 전해질만 한 노래로 만들어드립죠!"

작은 가슴을 세게 치고, 콜록거리는 릴리아나의 압박에 가필은 자기 이빨을 만진다.

솔직히, 정체 모를 지하에 대응력이 없는 사람을 데려가는 건 살짝 불안하다. 그렇지만, 이 앞에 있는 게 프리스텔라에서 가장 중요한 기밀임을 고려하면, 도시 대표인 릴리아나의 동행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릴리아나가 자신들의 행적을 노래로 만들겠다는 선언은, 영웅담이나 전기소설을 좋아하는 가필에게 거스르기 힘든 매력이기도 했다.

"뭐, 그리 걱정하지 말그라. 지금껏 닫혀있었다곤 해두, 대따 많은 사람들이 살던 도시의 지하 아니가. 어디 산속 깊은 곳의 악당 아지트도 아니고, 묘한 기 있어도 뭐가 있겠냐."

"동감이야. 일이라고 해봤자, 내 마법이 다겠지. 『마녀의 유골』…… 그게 사실이라면, 터무니없는 힘과 가치를 내포한 촉매로 추측된다. 도시의 수질이나 지질에 끼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실로 보람 있는 일이지."

리카드와 에조도, 이번 역할에 대한 자기 견해를 진술한다. 릴리아나를 내쫓으려는 생각은 둘 다 없는 모양으로, 가필도 결심했다.

"좋았어. 그럼 간다. 대장들이 버티고 있는데, 나중에 돌아왔을 때 웃음거리가 안 되게 뚝딱 끝내자고."

"예이예이! 그 마음가짐이에요! 자아 자아, 그럼, 추울발!"

릴리아나의 요란한 구호에, 가필이 닫혀있던 철의 문을 밀어서 연다. 대단히 호쾌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려, 지하의 대신전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네 명을 맞이했다.

그리고, 먼지 냄새가 통로 안쪽에서 불어왔다고 인식한 순간──,

"──오?"

──얼빠진 목소리만을 그 자리에 남긴 채, 네 명은 사라진 바닥 아래, 새까만 어둠 속으로 곤두박질하며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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