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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왕선전일담 진영결성비화 :「우아한 약세번성기 1」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8: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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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빛이 생긴 순간, 눈을 깜빡인 건 놀라움 때문이었다.

눈부신 빛에 눈을 사로잡힌 것도, 손바닥에 희미한 열을 느낀 것도, 생각지도 못한 장치에 마음이 살짝 동요된 것도, 모두 다 놀라움으로 이어지는 것이긴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그 눈에, 마음에, 새겨진 경치는 다른 것이었다.
"──아."
그것에 비하면 빛도, 열도, 죄다 뒤로 미루어도 될 정도로 아무래도 좋았다.
그랬기에, 아마도, 이런 일이 되었을 거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이런 곳에도 없었을 터라고, 생각한다.
빛보다, 열보다, 감정보다, 컸던 것.
그것은──.

2

──예정된 시간을 코앞에 두고, 율리우스 유클리우스는 고개를 들었다.
"벌써 이런 시간인가. 가끔 서류에 집중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되는군그래."
안경을 벗어, 피로를 느끼는 눈언저리를 가볍게 비빈다.
작은 문자를 장시간 쳐다보고 있던 폐해다. 눈은 나쁘지 않다. 안경을 쓰는 건 어디까지나, 기분 전환을 위한 의식인 셈이었다.
기사로서 행동하는 자리에서는, 당연하지만 안경에 의지할 일은 없다.
단, 이렇게 자택의 집무실에서 서류와 마주 보며, 유클리우스가의 차기 당주로서 있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긴장을 풀기 위해 갑옷을 벗을 필요도 있다.
그것이, 누가 시킨 것도 아닌, 율리우스가 스스로 다짐한 훈계였다.
"──형님, 슬슬 시간입니다. 준비는 되셨습니까?"
방의 문이 노크된 건, 마침 서류를 책상 위에 정리했을 때다. 문너머에서 들린 작은 소리는 익숙한 것으로, 율리우스는 자연스레 얼굴을 완화시켰다.
"지금, 정리하고 있던 참이야. 신경 써줘서 고마워, 요슈아."
"아니요,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의 약속은 당가에 있어서……아니, 왕국에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들었으니까요. 그런 형님을 붙들어 드리는 건 제 의무라고요."
율리우스의 대답을 들어, 씩씩한 대답과 함께 문을 연 건 마른 청년이었다.
색소가 연한 보라색 머리를 하나로 묶어, 온화한 눈초리로 미소 지은 미청년이다. 이름은 요슈아 유클리우스──가명을 보면 알겠지만, 율리우스와 세 살 차이의 동생이다. 올해로 18세가 될 요슈아는, 헌신적으로 형을 지지해주는 좋은 가족이기도 했다.
그는 실내에 있는 율리우스를 향해 웃음을 띠어, 그리고 책상 위에 산처럼 쌓인 서류를 바라보더니,
"또 중요한 직무를 앞에 두고……형님은 너무 많이 일하신다니까요. 조금은 자신의 몸도 돌봐주시지 않으면, 가족으로서 걱정이 됩니다."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자기 한계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 게다가, 지금은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시기잖아. 부족을 채우려면 노력할 수밖에 없지."
"그렇다면, 하다못해 형님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도 노력할 기회를 주세요. 우선 일의 처리는 저에게 맡겨주시길. 형님은 옷을 갈아입으시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주셔야 합니다. 이것도, 중요한 임무랍니다."
허리에 손을 대고, 마치 보살펴 주는 듯이 장황히 잔소리하는 동생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는다. 요즘에는 이런 식으로 요슈아에게 혼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걱정해주는 것이다.
그럴 마음도 이해가 간다. 현재 왕국의 정세는, 안도나 안녕이라고 하기에는 좀 멀다.
"하지만, 형님은 그걸 위해서 행동하시지요. 오늘의 일도 그러기 위해서 일 터, 그렇죠?"
"제법 말을 잘하게 된 걸 보니 많이 컸구나. 형으로서 든든한걸. 동시에, 내가 아는 요슈아가 멀어질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말이야."
"노, 놀리지 마시라구요……자, 비켜주시죠."
산뜻이 웃는 율리우스의 등을 밀어, 요슈아는 형을 출구 방향으로 쫓아낸다. 그리고 책상에 늘어놓인 서류를 척척 정리하는 요슈아에 율리우스는 탄식했다.
머리 색, 용모가 비슷한 형제지만, 요슈아는 본디 병약한 처지였다. 율리우스와 달리, 검의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요슈아는, 그러나 문관으로서의 재능이 뛰어났다. 그것은 문무 양쪽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율리우스보다, 그 분야에서는 요망되는 능력이다.
최근에는 그 사실을 인정해, 자신의 입장을 정했는지 망설임 없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그걸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형으로서 씁쓸함을 느끼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형님은 너무 꼼꼼한 면이 있으니까, 이쪽 일에 관해서는 적당히 흐리터분한 제가 적합해요. 자, 어서 준비를. 만에 하나라도, 여성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고요."
쓸쓸한 표정을 짓는 형을 눈치채지 못해, 농담인 체하고 한쪽 눈을 감았다. 수려한 용모인 만큼 볼품 있는 몸짓이지만, 요슈아 답지 않은 태도에 살짝 놀라워한다.
"놀랍구나. 요슈아가 그런 농담을 입에 담다니 말이야. 누구에게 배운 거니?"
"나쁜 친구라도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제가 흉내를 내는 상대는, 형님 말고는 없다고요."
지체 없이 되돌아온 대답에, 율리우스는 다시 한 번 놀라워한다.
그리고 잠시 동안, 자신이 평소에 하는 행위를 냉정하게 돌이켜보고, 끄덕인다.
"──과연. 확실히,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구나."
정말이지, 그건 자신다운 말투다. 실제로, 말을 한 적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납득을 하고 나서, 고소하는 요슈아에게 방에서 쫓겨났다. 부지런한 동생은 형이 다음 일을 하러 돌아올 때를 대비해, 형보다 형을 이해한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 배려에 응석을 부리면서, 율리우스는 지적받은 대로 자실로 돌아가, 준비를 갖춘다. 라고는 하지만, 준비 자체는 어젯밤에 이미 다 해놓았다. 남은 건 옷을 갈아입을 뿐이다.
──이 제복을 입는 건, 벌써 셀 수도 없이 반복된 공정이다.
그래도 율리우스는, 이 흰색 의상을 걸칠 때마다 몸이 긴장감에 휩싸인다. 이 제복에는 그만큼의 힘이 있으며, 힘에 알맞은 책무도 동시에 입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로 '정장', 그렇기에 경의를 품고 차려입어야만 한다.
"──좋았어."
거울에 자기 전신을 비추어, 차림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긍한다. 외견에 신경을 쓴다는 것, 그것은 가식의 발로를 의미한다. 그리고, 율리우스는 그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때문에 순백의, 불결함 하나 없는 제복을 입을 때마다, 가식의 의미를 자문하는 것이다.
벽걸이 마각결정에 시선을 돌리니, 예정된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가는 것이 예의다. 몸차림을 갖추고, 율리우스는 방을 떠났다.
고용인에게 말을 전하여, 요슈아에게 한 마디 남기고 출발. 그럴 생각으로──,
“──어, 뭐고 일찍 나가는 구마. 미남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줄로만 알았는디.”
"────"
마침 현관을 지나가는 순간,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서 발걸음이 멈췄다.
율리우스는 살며시 숨을 죽여, 그 목소리의 주인──홀 중앙의 기둥에 등을 맡겨, 뒷짐을 진 여성의 모습에 당목한다. 딱 2초, 그 사이에 놀라움을 없앴다.
진로를 바꿔, 계단을 내려가면서 여성이 있는 쪽으로. 미소 짓는 여성에 율리우스는 한쪽 눈을 감아,
"설마, 당가의 메이드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실례를?"
“아하하, 물론 아니데이. 이거는 내가 억지로 부탁했을 뿐인기라. 그니께, 메이드를 혼내면 안되데이?”
"그렇게까지 못을 박으시면 저도 어쩔 수 없지요. 주의는 하겠습니다만, 그보다……"
명랑한 어조에 쓴웃음을 지어, 율리우스는 말을 끊었다.
몸집이 작은 여성이다. 율리우스는 특별히 장신인 것도 아니지만, 그녀의 키는 율리우스의 가슴 높이밖에 안된다. 가는 손발, 화사한 체격, 그것은 가련이라는 말의 구현이었다.
실제로, 여성의 용자는 꽃이나 보석에 비유하기조차 주저될 정도로 반듯하며, 둥근 옥색 눈동자와, 부드럽고 우아한 목소리에는 민심을 사로잡는 마법 같은 매력이 있다.
틀림없이, 그 존재가 일반인의 틀에서 걸출된 여성이라 단정 지을 수밖에 없다.
“응? 갑자기 조용해지고 와 그라노? 아, 머리 이상했나? 부끄럽다카이.”
"아뇨, 그럴 리가요. 오늘도, 아나스타시아 님의 화려함에 한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저도 그만, 새삼스럽게도 그 매력에 눈이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진짜로, 율리우스 씨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그른 말 내뱉는 기라.”
순직한 칭찬에 눈을 지릅떠, 여성──아나스타시아 호신이 토라지듯 중얼거린다. 그런 반응에 더욱 깊게 웃고서, 율리우스는 조금 전에 중단한 화제를 재개했다.
"그래서, 무슨 일입니까? 약속의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도 있고, 애초에, 제가 모시러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큰 승부가 눈앞이다 아이가? 내는, 그런 거 기다릴 수가 없다, 그 말이데이. 쪼깨 부끄럽지만서도.”
예상치 못한 방문, 그 이유에 아나스타시아는 겸연쩍은 듯이 수줍어했다.
"큰 승부를 눈앞에 두고......그건, 불안 때문인가요?"
“아─니. ──흥분, 해뿌서 말이제.”
수줍어한 채──아니, 그 미소에 어딘지 호전적인 색을 섞어, 답한다. 그 대답에 율리우스는 순간 기죽는가 했더니, 바로 안도했다.
대승부를 눈앞에 두고 긴장하기는커녕, 흥분해서 못 기다리겠다니 믿음직스럽다.
"그러나,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저도 주눅 해질 일이 없을 겁니다."
“그렇구마. 율리우스 씨야말로, 의욕은 까뜩 차 있는 모양이구마이. 그른 기라믄, 내도 의지하고 있으니께 부탁한데이?”
"예, 맡겨만 주세요. ──저흰 일련탁생입니다."
그런 율리우스의 응답에, 이번에는 아나스타시아가 맥이 빠지는 차례였다. 그리고 곧바로, 그녀는 더욱더 즐겁다는 듯이 파안하더니,
“그래, 우리는 일련탁생. 그니께, 언제까지라도 친하게 지내야 하지 안큿나?”
그렇게 한쪽 눈을 감아서 사랑스럽고 씩씩하게, 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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