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ONCE UPON A TIME IN LUGUNICA 전편-1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9:13:36
조회 1183 추천 4 댓글 1

22b3d323a5c728a960ff5a75f25ccae597fc9d4ff72843bef636a540e7b3d89821345c65d54f



1
아들이 부친, 또는 조부의 이름을 잇는다.
그런 풍습 자체는 특별히 드문 것이 아니며, 귀족 가계라면 흔한 일이고 굳이 귀족이 아니어도 적잖이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걸 영원토록 이어가는 가계는 어지간해선 볼 수가 없다.
어떤 대귀족 본가의 당주는 반드시 동일한 이름을 계승한다. 이는 남녀의 구분 없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바뀌지 않는 절대적인 규칙. 400년 전부터 12대에 걸쳐 이어져온 풍습이며, 필시 앞으로도 계속되어갈 전통이었다.
"──로즈월 L. 메이더스."
그렇게 이름을 불린 건, 짙은 감색의 머리를 길게 기른 인물이었다.
빨간색 융단 위에 공손히 무릎을 꿇은 그 인물이 고개를 들고, 정면의 상대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 쌍모는 매우 드물게도 좌우로 각각 색이 달랐다.
오른쪽 눈은 파란색, 왼쪽 눈은 노란색── 친룡왕국 루그니카에서는, 노란색 눈동자가 일반적이다. 파랑이나 초록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건 대지를 상기시키는 노란색이었다. 그걸 물을 방불케 하는 파란색이 장식하니, 웬만한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매혹되어 숨을 멈추리라.
이는 소름이 끼치리만치 반듯한 그 인물의 옆얼굴에서도 같은 인상을 느낄 수 있다.
"────."
아직 연천한 청년── 아니, 소년이라 해도 지장 없는 나이다.
이제 겨우 열넷에 불과한 이 소년은, 그러나 풍부한 경험이 없어서는 견디기 힘든 긴장감 속에서, 마치 강철의 담력을 지닌 것처럼 태연한 투로 의식에 임하고 있다.
의식. 그렇다, 이것은 의식이다.
세계를 네 개의 대국으로 분류했을 때, 그중 하나로 여겨지는 친룡왕국 루그니카. 이 루그니카 왕국에서, 그자의 존재를 귀족으로서 인정하기 위한 의식.
루그니카 귀족에 이름을 올리는 한 명이 선대로부터 당주의 자리를 계승했다는 사실을, 다름이 아닌 왕국 정상에 군림한 존재에게 보고하기 위한 중대한 의식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준비해 주신 것에, 정말 마음속 깊이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고개를 든 소년이, 아직 변성기 도중인 어른과 어린아이의 경계에 있는 감미로운 목소리를 낸다. 듣는 자의 고막을 매혹적으로 떨리게 하는 미성에는, 이 대무대에 대한 긴장이 일절 담겨있지 않다.
그걸 귀로 알아차려, 참석한 상급 귀족 대부분은 속으로 경악했다.
자신은 과연, 이 소년과 같은 나이 때에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자문을 한다면, 태반은 고개를 모로 젓는다. 나머지는 그만한 걸물이거나, 스스로의 왜소함을 인정하지 못하는 극히 일부의 불충자뿐이었다.
"다시 한번, 보고드리겠습니다. 선대 로즈월 K. 메이더스로부터 당주 자리를 이어받은 로즈월 L. 메이더스라고 합니다. ──이후에도, 당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또한 루그니카 왕가를 섬기는 인간으로서 수치를 볼 일이 없도록 힘쓰겠습니다."
위풍당당한 당주 교대의 보고. 그걸 듣고, 왕좌에 앉은 국왕── 란드할 루그니카는 인품 좋은 미소를 지으며 끄덕였다.
"그대의 선대인 메이더스 변경백은 정말로 잘 섬겨주었네. 뛰어난 선대의 후계를 맡았으니, 그대도 상당한 각오를 다졌을 것이지. 그러나, 신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영민과는 친히 소통을 하며, 신애에 신애로 대답하도록 하여라. 그리한다면, 그대도 어려움 없이 경모 받는 인물이 될 것일세."
국왕의 말은 따스하고 온화하며, 듣는 이가 되레 얼굴을 붉힐 만한 이상론이었다.
만약에 그 말을 입에 담은 게 란드할이 아니었고, 귀에 담은 게 그의 신하들이 아니었다면── 예를 들어, 가열함과 공격성이 거친 것으로 알려진 볼라키아 제국의 황제가 듣기라고 했다면, 일소에 부치기는커녕 아주 껄껄 웃다 죽을 지경이었으리라.
그러나, 왕국 신하는 누구 하나 웃지 않는다.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온화하고 평화주의를 내거는 이 국왕의 자세야말로, 루그니카 왕국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둘도 없는 증표이자, 자신들이 나날이 만들어내고 있는 평온 그 자체임을.
"영광스러운 말씀, 분명히 이 가슴에 새겨놓겠습니다. 아직 미숙한 몸이긴 하오나, 하루빨리 위대한 선대에게 제 역할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음. 착실하게 한 발짝씩 걸어나가는 게 좋네. 그대의 활약에 짐도 몹시 기대하고 있겠다."
루그니카 왕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준영의 말에, 국왕은 깊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란드할의 격려를 받아, 소년은 부드러운 동작으로 일어서, 참석자들을 돌아봤다.
그리고 그 자리서 우아하게 인사를 하더니,
"여러분들께도, 많은 것을 배워가겠습니다. 풋내기입니다만, 부디── 자아─알 부탁드립니다.​"
국왕에게는 보이지 않게 한쪽 눈을 감고, 노란색 눈동자만으로 주위를 흘겨보는 것이었다.
2
"정말이지, 어깨가 뻐근하군."
그렇게 말을 하면서, 예복에서 갈아입은 소년── 로즈월은 어깨를 휙 돌렸다.
장소는 왕성을 떠나, 귀족가와 평민가의 경계선에 있는 한 숙소의 일실이다. 평민이 머물기에는 적이 값나가며, 귀족이 머물기에는 약간 격이 떨어진다.
그런 애매한 분위기가 좋아서, 로즈월은 이전부터 왕도에 체재할 때면 이 숙소를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몇십 년인가 전에 여기 주인한테 대접을 잘 받은 것도 계기였지마아─안.​"
중얼거리듯이 내뱉은 그 말을 듣는 자가 있었다면, 노성한 그 말투에 경악했을 것이다.
방 창가에 손가락을 대고 거리를 바라보는 소년에게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그 차림새를 보는 자가 있었다면, 마냥 농담이라고 웃어넘기기도 어려웠다.
로즈월 L. 메이더스── 왕성에서 국왕과의 알현을 마친 소년에게는, 그 나이에 걸맞지 않은 정체불명의 품격이 있었기에.
선대 로즈월이 갑작스럽게 별세해, 차대 로즈월을 이어받은 게 바로 이 소년이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서서히 영혼의 친화성을 높여가는 중인 이 육체는, 대략 400년 이상이나 이어져온 메이더스 가문의 혈통에서도 최고 걸작이라 할 만한 소양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소중히 다뤄야겠지이─.​"
자신의 몸을 살며시 만지면서, 로즈월은 크게 심호흡하자 창문에 등을 돌렸다.
이 날, 로즈월은 사용인이나 호위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 거창하게 대인물이라고 주위에 알리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로즈월은 싫어했기 때문이다. 혹은 거북하다, 라고 함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예전에, 정말로 옛날 일이지만, 남의 눈치를 살피며 살았던 시절의 버릇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이다.
"자, 시간은 제한되어 있어. 너무 우물쭈물해서는 안 되겠지."
알현을 지켜보는 참석자들에게는 당당한 모습으로 여겨져도, 그만한 대무대에서는 아무리 로즈월이라 해도 다소나마 긴장을 한다. 그걸 마쳤으니 한시름 놓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공교롭게도 신참 대귀족인 로즈월에게는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자리는 마쳤지만, 그 외에도 인사를 하러 돌아야 할 곳과 상대가 많다. 특히 왕도에 놓인 마법의 연구기관은, 선대인 로즈월 J. 메이더스가 창시자이기도 하기에, 그 지식을 이어받은 로즈월이 방문하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선대 때는 살짝 발길이 뜸해졌던 곳이지만, 이번 시대의 로즈월은 그럴 수가 없다. 그들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가볼까아─.​"
스스로를 설득하듯이 중얼거리자, 로즈월은 최소한의 차림으로 방을 나섰다. 숙소 주인에게 언제쯤 돌아올지에 대한 예정 시간을 전달하고, 배웅을 받으며 출발한다.
아직 해가 높이 뜬 시간대다. 머릿속에서 행선지의 루트를 정하면서, 완만한 언덕 아래로 펼쳐진 왕도의 광경에 새삼 눈을 가늘게 떴다.
──약 25년 전에 벌어졌던 다툼 이래로, 루그니카 왕국에서 큰 분쟁은 없었다.
물론 소규모 분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것들은 모두 커다란 불길로 퍼지기 전에 진화되어, 세월은 대과 없이 흘러갔다.
"……흠. 내가 이런 일을 감회 깊게 생각하다니, 좀 의외인걸."
자신도 모르게 평화로운 거리에 감화되어, 로즈월은 자그맣게 웃는다.
일찍이, 이 나날을 지키기 위해 분주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지금도 기억 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다. 빠른 단계에 거기서 빠져나오고 만 데에는 스스로도 복잡한 구석이 있기도 하다.
왕도에 있으니, 곧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무심코 선선대 지인과 마주치지 않도록, 선대 때는 왕도에 잘 가지 않았었는데──,
"이후에는 그럴 수도 없단 마아─알이지. 마음 단단히 하고, 각오해둬야겠어.​"
이제부터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여태까지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이상으로 정신을 바싹 차리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왜인가 하면──,
"──아이고, 미안해!"
"어라."
생각에 잠긴 채로 길을 걷다가, 불시에 골목에서 뛰어나온 인물과 부딪혔다.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작은 체구의 소년, 그 가벼운 충격에 로즈월이 발걸음을 멈춘다.
그러나, 소년은 멈추지 않고 "미안해 미안하다." 하고 사죄를 거듭하며,
"귀족님과 부딪혔다고 알려지면 난 끝장이야. 봐주면 안 될까."
"대담한 부탁이구우─나. 이제부터라도 똑바로 앞을 보고 다닌다면 봐줄게."
"오, 정말이니? 다정한 사람이라 참 다행이야. 그럼……."
"그리고──."
가벼운 투로 이야기를 마치고, 얼른 떠나려 하는 소년의 손목을 로즈월이 잡는다. 그러자 소년이 "윽." 하고 소리를 질러, 잡힌 손에서 무언가 떨어뜨렸다.
그것은, 부딪힌 찰나에 소년이 소매치기한, 금으로 세공된 새털 장식이다.
"이건 중요한 물건이거든. 공교롭게도, 네게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마아─알이야.​"
"큿​……, 감이 좋구나."
"왕도에서 사람이 많은 데를 다닐 때면, 이 정도 경계는 필수야."
소년의 손에서 떨어진 새털 장식을 빈 쪽의 손으로 받아, 로즈월이 미소 짓는다.
그 탁월한 솜씨를 보아하니, 소년이 소매치기의 상습범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를 위병에게 끌고 갈 생각은 로즈월에게 없었다.
누구든지,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재능을 아껴선 안 된다. 그것이 법에 저촉된다면, 법을 속이는 수단을 배워 익혀야 한다.
그렇기에──,
"오늘은 새털 장식을 되찾았으니 봐주마. 그으─​러니까, 앞으로는 좀 더 노리기 쉬운 상대에게 뺏도록 하려무나. 그걸 비난하진 않아."
"……너, 참 별난 귀족이네. 랄까, 잘 보니까 꼬맹이잖아."
"나보다 어린애한테 꼬맹이 취급을 받는 건 신선하군. 그으─리고, 사람을 외견만으로 판단하면 못 쓴다아─안다?​"
"그럼, 내가 꼬맹이인지도 알 수 없는 거 아니냐."
"아니, 그건 아니란다. 그럴 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존재는 두 손으로 셀 정도밖에 없거든."
새털 장식을 한 손에 쥐고 윙크하는 로즈월에, 소년이 눈을 휘둥그레 뜬다.
이 도발은, 그에게 단순히 바보 취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직후에 분노를 느꼈는지, 소년이 얼굴에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거동에 로즈월이 눈을 번뜩이고 있자──,
"이얍!"
"──!"
힘으로 이쪽을 뿌리치는가 했더니, 소년은 몸을 뒤집어 자신의 팔을 잡은 로즈월의 손목을 꺾어 누르려 했다. 물 흐르는 듯한 그 기술에 깜짝 놀라, 로즈월은 엉겁결에 손을 놓고 만다.
다음 순간, 소년이 어깨를 세게 부딪친 바람에 한발 뒤로 물러나버렸다. 그 틈에, 소년이 재빨리 골목으로 뛰어들어간다.
"이것 참, 대단하구나."
예상치 못한 반격도 놀라웠지만, 진심으로 놀란 건 먹잇감에 대한 집착심이다. ──로즈월이 탈취했을 터인 새털 장식이, 다시 그 손에서 빼앗긴 것이다.
그 마음가짐만큼은 훌륭하지만, 로즈월도 새털 장식을 잃을 수는 없다. 그건, 나름대로 유서 깊은 물건이기에.
소년을 쫓아,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달리는 데 부적합한 신발이지만 별 수 없다.
쫓아오는 로즈월을 알아차려, 얼굴을 찡그리는 소년. 로즈월은 달리면서, 머릿속에 그린 지도로 소년을 정확하게 막다른 길에 몰아붙였다.
"끄, 끈질기기도 해라…….'
"아까 전에 말했지? 그건 소중한 물건이라고. 다른 금품이었다면 감투상 치고 줘버려도 되지만, 그건 안 돼. 그러니……."
벽가에 몰아붙여, 몸이 굳은 소년에게서 새털 장식을 되찾으려고 한다. 그 뒤에 어느 정도의 사정을 듣고, 식사 한 끼라도 베풀어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걘 내 동료라서 말이지."
직후, 로즈월과 소년 사이에, 머리 위에서 떨어진 거구가 끼어들어왔다.
"────."
그건 말 그대로, 비좁은 골목의 위에서 떨어져온 인물이다.
로즈월과 소년의 추격극을 보고 있었는지, 기회를 가늠한 듯한 타이밍의 난입. 그 거구를 정면에 마주하고, 로즈월은 눈썹을 모은다.
잘 단련된 육체와, 암석과도 같은 중압감을 드리운 얼굴이 특징적인 남자였다.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왕도의 불량배들과 손색없는 복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남자가 두른 강자다운 분위기는, 일반 불량배치고는 너무 세련되어 있었다.
"단장!"
"물러나라, 벨 꼬마. 네겐 하고 싶은 말이 수두룩하지만…… 일단 이 상황은 내가 해결해 주마."
남자가 등장하자 눈을 반짝이는 소년에게, 단장이라 불린 남자가 난폭하게 대답한다. 그걸 듣고 벽에 몸을 기대는 소년을 보면서,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으며 노란색 눈동자로 남자를 쳐다봤다.
"단장이라, 참으로 거창한 칭호구우─나. 이런 뒷골목에서 기사단을 이끌 만한 연령이나 역직으로는 보이지 않다만……."
"야유는 됐어, 귀족집 도련님아. 너희들한텐 참 기막히게 위기의식이란 게 없나 봐. 덕분에 우린 아주 여반장이 따로 없어."
"……흐음."
생각보다 교양이 느껴지는 대답이 왔다는 것과, 미묘하게 엇갈리는 것 같은 대화에 로즈월은 곰곰히 머리를 굴린다. 뒤쪽의 소년과 마찬가지로,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도 흥미가 생겼다.
가능하다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어때. 여긴 서로 평화롭게 교섭이라도 하지 않을래? 난 네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게다가, 도둑질을 나무랄 생각도 없어."
"겁먹었냐?"
"겁먹었다고? 내가? 도대체, 내가 누굴 상대로 겁을 먹었단 거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한 상대는, 진작에 내 힘으로 쓰러뜨렸는데 말이야."
양손을 펼쳐, 온당한 대화를 요구하면서도 로즈월은 상대를 위압한다.
눈앞의 남자가 불량배와 사뭇 다른 품격을 두르고 있는 것과 동일하게, 로즈월 또한 일반적인 14세 소년의 낌새가 아니라는 것이 전해졌으리라.
하지만, 그걸 보고도 남자의 태도는 변할 일이 없다.
"외견은 둘째치고, 머릿속은 꽤나 비뚤어졌군. 뜯어고쳐주마."
"──. 너야말로, 큰소리친 그 입을 후회하도록 해."
서로 교섭은 결렬, 그 사실을 인식함과 동시에 로즈월이 발을 내디뎠다.
피아의 거리는 5미터가량 있었는데, 로즈월은 바람을 두르고 단숨에 육박한다. 노림수는, 속도에 눈을 부릅뜨는 상대 몸통. 늠름한 근육질의 갑옷이라 해도, 그 틈새에 충격을 주면 내장은 단련할 방도가 없다.
근육 너머로 안쪽에 통타를 가하는 일격, 발경이라 불리는 기법은 선선대 때 습득해놨다.
그 일격을 주고자, 로즈월의 손바닥이 상대 복부에 닿고──,
"──하!"
내디딤과 함께 방출된 일격, 그 여파가 로즈월의 배후로 빠진다. 생겨난 바람이 골목의 탁한 공기를 날려보내, 회심의 반응이 온몸에 돌아왔다.
내장을 휘젓는 위력은, 거구를 지탱하는 양쪽 발에서 쉽게 힘을 빼앗는다. 당연히 남자도 거구를 지탱하지 못해, 몸이 꺾이며── 버텨낸다.
"뭐라고?"
"아아, 젠장. ……비틀비틀한 꼬맹이 주제에, 제법 아프구만."
쓰러질 거란 예상은 빗나가고, 혀를 찬 남자가 증오스럽게 이를 꽉 깨문다.
그걸 보고, 로즈월은 숨을 멈췄다. 특수한 기법으로 충격을 분산시킨 게 아니다. 그저 단순히, 비정상적인 내구력으로 『버틴』 것이다.
그 사실에 눈을 크게 뜬 직후, 남자가 몸을 크게 비틀어 주먹이 날아든다.
강풍을 두른 한방이, 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춘 로즈월의 배때기를 호쾌하게 꿰뚫었다.
"──컥."
그대로 날아가서 벽에 충돌해, 로즈월의 의식이 끊어진다.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을 되돌아볼 여유도 없이, 의식은 멀어져 가고──,
"──제기랄, 아직 한참 멀었구나, 한심해라."
그렇게, 스스로를 나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의식은 완전히 끊어졌다.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2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주변 사람 잘 챙기고 인맥 관리 잘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6/03/30 - -
- AD 제철음식이 최고~! 운영자 26/03/05 - -
433693 공지 애니 다 본 갤분들을 위한 소설/만화/애니 분량 정리 [17]
한우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1.25 6764 43
397148 공지 뉴비 가이드 @@넷플릭스로 보지마라@@ [38]
미도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6.29 45160 77
434853 공지 리제로 3기 중계녹화 모음 [28]
하무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6.01.27 5984 35
425352 공지 리제로 갤러리 공지 및 호출글 [7]
ㅇㅇ(118.235)
25.07.07 5573 0
425229 공지 리제로 번역 모음집 [3]
베아트리스마지텐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7.05 28758 22
445314 💬 여기서 일 진짜 안하고싶다 [1]
샤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50 42 0
445313 🚫북스 스포)난 리제로 최고점 최저점 다 제국에 있음
ㅇㅇ(58.76)
19:38 59 0
445312 🚫북스 스포)8장 스바루 고생 많이 했나요? [6]
ㅇㅇ(118.223)
19:32 71 0
445311 🚫북스 스포)제국편급 캐릭터 숫자가 완결편에 나올까 두렵다 [2]
ㅇㅇ(59.6)
19:30 46 0
445310 🚫북스 스포)개인적으로 나중에 보고싶은 장면
ㅇㅇ(175.203)
19:25 49 0
445309 💬 제국편 평가 박할 때마다 슬퍼~ [3]
d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1 72 2
445307 💬 딴건 모르겠고
Ma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44 0
445306 💬 리제로 오프닝 200만 넘었네 ㄷㄷ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6 78 0
445305 💬 에밀리아 좀 밥맛인듯ㅋ [7]
탐욕의마녀(210.179)
18:51 215 10
445304 🚫북스 스포)근데 난 거안의 이즈메일 파트도 꽤 재미있었음 [2]
Nozomiz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1 75 0
445303 💬 본편세트 내고 나중에 전권까지 내는건 노린거 같죠? [2]
T.M.K.탓가마지카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0 76 0
445302 💬 듣다보면 중독성있어서 듣기좋음4기 오프닝
fere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6 36 0
445301 💬 외전 스토리 애니화 해줄까??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4 80 0
445300 💬 오프닝 영상 닷새만에 200만 돌파 ㅎㄷ [3]
한우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4 128 1
445299 💬 이거 왜 애니화 안해주냐 [1]
ㅇㅇ(220.79)
18:16 119 0
445297 4기스 스포)리제로 6장 보고있는데... [1]
ㅇㅇ(221.149)
17:56 109 0
445296 💬 옛날에 책 판거 후회되네.... [3]
캠프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35 128 0
445295 💬 삿어여 치지직유입 [1]
ㅇㅇ(117.111)
17:21 208 4
445294 💬 1권부터 33권까지 다시 볼만할까요? [2]
ㅇㅇ(118.223)
17:20 67 0
445293 🚫북스 스포)제국편 진짜 평가하기 애매하게 박긴 했어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7:18 131 0
445292 💬 스포) 리제로 34권 보는 중인데 질문 [8]
ㅇㅇ(14.39)
17:13 77 0
445291 💬 2장 코믹스 좋은 점 하나
해면보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51 105 3
445290 🚫북스 스포)제국편 관련해서 요즘 공감이 안 되겠어서 큰일남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47 134 0
445289 💬 아직 방영 일자는 안나온거지? [3]
ㅇㅇ(165.132)
16:41 88 0
445287 💬 31권 사니까 포토카드를 주네 [8]
lolic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31 147 0
445286 🚫북스 스포)제국편은 설정짜기 좋아하는 작가가 쉽게 빠지는 함정이지
ㅇㅇ(221.168)
16:23 145 0
445285 🚫북스 스포)7 8장은 그냥 아벨 스바루 만담이 젤 재밌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9 97 0
445284 🚫북스 스포)어디까지 봤는지, 몇 권을 사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3]
ㅇㅇ(118.223)
16:12 71 0
445283 💬 근데 진짜 세월이 체감되는 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09 96 0
445282 🚫북스 스포)솔직히 마델린 자체는 꾸역꾸역 참고 볼만함 [3]
ㅇㅇ(220.79)
16:00 152 2
445281 💬 솔직히 말하면 4기 오프닝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58 127 0
445280 💬 에밀리아 얼굴 고점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6 269 7
445279 🚫북스 스포)7,8장 나오면 재미 반감 시키는 놈들 [6]
무우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5 220 1
445278 💬 색욕이 하는말들 맞는거 같은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34 209 0
445277 💬 다들 리제로 굿즈나 피규어 사는편임? [6]
코짓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2 109 0
445276 💬 4기 대박났으면 좋겠다
ㅇㅇ(59.19)
14:23 65 0
445275 💬 1,2,3기 서적으로 봐도 재밌음? [3]
ㅇㅇ(106.253)
13:55 90 0
445273 💬 그러고 보니 3기 짤린 장면 중에 그거 있지 않았나
ㅇㅇ(116.46)
13:30 102 0
445272 🚫북스 스포)23권 질문 [6]
ㅇㅇ(211.114)
13:09 103 0
445271 💬 10장 끝나면 들어가야하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35 70 0
445270 💬 4기 2쿨임? [4]
ㅇㅇ(115.93)
10:11 255 0
445269 💬 제국편 읽기전에 꼭 읽어야되는 단편이 뭐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5 124 0
445268 4기스 스포)6장에서 [1]
ㅇㅇ(116.40)
10:01 128 0
445267 💬 3기 엔딩 시리우스 왤케 여신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5 126 0
445266 💬 완결 나려면 얼마정도 걸릴까? [4]
ㅇㅇ(14.46)
09:29 19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