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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ONCE UPON A TIME IN LUGUNICA 후편-2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9: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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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지도 어이없는 결말이 있을까 보냐! 난 이 승리를 인정 안 해!"
──그런 연유로, 로즈월은 땅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마코스를 째려보며 그렇게 호소했다.
강력한 발경을 맞고 마코스가 뒤집어진 시점에서 승패는 결정되었다. 그 사실은 누가 보기에도 명백했지만, 하필이면 승리한 본인이 그걸 완강히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자,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던 마코스는 크게 탄식했다.
"좌우지간에, 네가 이긴 거잖아. 아까 전의 골목하고는 반대로 내가 벌렁 자빠졌으니까. 큰소리 칠 노릇이 아냐. 대체 뭐가 불만이라고 그래."
"뭐가 불만이냐고? 전부야! 전부 다 납득 못해! 애초에, 네가 쓰러진 것도 고작 2, 3초였지. 지금 다시 싸우면 어떻게 될지…… 아야야야야야야!"
"진정 좀 하세요, 로즈월. 승자가 너무 꼴사납게 굴면 못 씁니다."
눈물을 머금은 로즈월, 그 원인은 부서진 오른쪽 어깨다.
공교롭게도 치유마법하고 연이 없는 로즈월은, 그저 자연 치유를 기다릴 뿐이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응급처치를 러셀이 해주고 있는 참이었다.
배때기의 한방이나 오른쪽 어깨나, 러셀에게는 치료를 받기만 하는 상황이다.
"대귀족에게 은혜를 베풀 수야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은혜란 참 좋죠. 재고에 포함되지 않고, 기한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값을 매기는 건 갚을 사람의 마음이니까요."
"정말로, 내 마음에 쏙 드는 답변인 거얼─……."
고통으로 어느 정도 냉정함을 되찾아, 로즈월은 러셀의 말에 쓴웃음을 짓는다. 그 반응에 어깨를 들썩이는 이 새 친구는, 그러고 나서 이지적인 눈빛을 마코스에게로 향했다.
"……뭘 봐, 더 수상쩍은 꼬맹아."
"뜻밖의 평가군요. 그 말투는, 마치 로즈월이 수상쩍은 꼬맹이고 제가 그보다 더 악질적인 것처럼 들립니다."
"틀렸냐? 너나 그놈이나 악질적이란 점에선 매한가지겠지만, 네가 더 껌껌해 보인다구."
"과연. 유의하겠습니다. 제 장래를 위해서라도 고쳐야겠군요."
그 대답이 더욱 마음에 안 들었는지, 마코스가 러셀에게 혀를 찼다. 그걸 미소로 받아내고, "이제 괜찮습니까?" 하고 러셀이 눈을 가늘게 뜬다.
"제 눈에서 보기에도, 당신의 마지막 순간에는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망설임이나 주저…… 아니, 더 직접적으로 정신이 팔린 것 같았지요."
"────."
"그게 없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여기에 쓰러진 게, 머리를 잃은 로즈월이었을 테지요."
"뭐 그렇지."
"이 녀석들 봐아─라……."
가차없는 둘의 대화에, 로즈월은 서로 색이 다른 두 눈으로 그들을 째려본다. 하지만 둘 다 시선을 무시하자, 로즈월은 코로 숨을 깊이 토해냈다.
그 모습을 개의치 않고, 마코스는 자신의 짧은 녹색 머리를 긁으면서,
"변명은 안 하마. 분명히, 내 정신이 팔렸지만…… 패배는 패배야."
"흠. ……알겠습니다."
"이야기는 끝나아─았을까? 그럼, 새로이 재전을…… 아야야야야야야!"
"그 상태론 못 해요."
질리지도 않고 재전을 신청하지만, 고정을 다한 어깨를 쿡쿡 찔려, 로즈월이 몸부림친다. 그걸 곁눈질하며 러셀은 "하는 수 없죠." 하고 고개를 모로 저었다.
"로즈월의 납득은 둘째치고, 사전의 약속을 이행합시다. 로즈월이 승리한다면, 당신의 동료가 훔친 물건을 그에게 반납한다…… 사실, 명확하게 그렇게 한다고 정한 결투는 아니었습니다마는."
"일부러 주석 안 넣어도 돼. 졌는데 불평할 생각은 없으니까."
불쾌하단 듯 숨을 내뱉고, 마코스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벨! 숨지 말고 나와! 훔친 것도 가져오고!"
"우웩! 왜 이래, 단장! 그냥 모른 체할 것이지!"
"내가 그러겠냐! 얼른 이리 와! 부울 때까지 엉덩이 때려버릴라!"
마코스의 노성이 광장이 울리자, 살금살금 나타난 건 구지레한 차림의 소년이다. 약간 큰 모자를 깊이 눌러쓴 소년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마코스 뒤에 섰다.
그리고, 자신의 보스 너머로 로즈월을 쏘아붙이며,
"너덜너덜하잖아…… 지금이라면, 동료들 불러서 마구 패버릴 수 있다구?"
"부르기만 해봐. 수치스러운 줄도 모르고 그딴 짓거릴 했다간, 내가 너희들 머리를 확 두들겨 패줄 테니까. 내가 항상 하는 말 기억 안 나냐. 수치는 알고 살라고 말이야."
"……옙."
머리를 툭 하고 한대 맞아, 소년── 벨이 마지못해 끄덕였다.
그런 마코스와 벨의 대화를 보면서, 로즈월은 두 사람의 관계성── 아니, 이 경우는 『동포단』의 기본 이념이라 함이 마땅할지도 모른다. 거기에 일정한 절도가 있음을 느꼈다.
러셀에게 들은 바로는 분별없는 폭력배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실제로 두목인 마코스가 통솔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뭐, 네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따를 맘도 들겠지."
"어엉? 면전에서 대놓고 모욕하기냐?"
"그럴 리가. 잘 관리하고 있다고 감탄한 거야. 네가 일당을 조정한다고 해도, 너 자신의 사상이 비뚤어지면 집단은 단번에 무법자 모임으로 바뀌지."
그것이 어느 정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건, 마코스의 수완과 적절한 규제의 성과다. 물론 공통의 적인 『금익당』 되는 존재도 클 것이다.
라고, 그렇게 생각한 참이었다.
"마, 맞다, 단장! 이 녀석, 『금익당』 놈이라구! 그럼 우리가 패버릴 이유는 있잖아?"
생각났다는 듯이 손뼉을 치고, 벨이 로즈월을 가리켰다.
"이 녀석이? 『금익당』이라고?"
"내가?"
그런 벨의 발언에, 로즈월과 마코스가 똑같이 의아해 한다. 단, 마코스의 경우는 진위 여하를 의심한 것이며, 로즈월의 경우는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반응이다.
그러나, 벨은 그런 로즈월의 태도를 기만으로 판단하며 혀를 차고,
"누가 속을까 보냐! 이걸 봐 줘, 단장! 내가 이 녀석한테서 훔친 물건이야. 금의 새털 장식! 이게 그 녀석들의 증표라면서!?"
"이건……."
벨이 호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메이더스 가문의 문양을 새겨놓은 금의 새털 장식이었다. 그걸 보고, 마코스가 미간에 깊은 주름을 모은다.
그건, 벨이 하는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징조였는데──,
"──잠시 실례하마."
"아!?"
벨의 손바닥에서, 휙 하고 새털 장식을 회수한 건 러셀이었다. 그는 놀란 벨을 제쳐두고 "흠흠." 하고 새털 장식을 감정한다.
그리고, 잠시 확인하더니,
"이건 진품이니, 가짜네요."
"뭐어!? 지, 진품이니까 가짜라니…… 무슨 소리야!?"
"말뜻 그대로입니다. 단장…… 마코스 경이라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시지 않겠습니까?"
"……그래, 네 말이 맞다."
러셀의 감정에 대드는 벨. 그 머리 위로 날아간 확인에, 마코스는 바위가 신음하듯 낮은 소리로 끄덕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납득을 못 하는 것은 벨이다.
"단장? 대체 뭔데. 내가 이상한 건가?"
"……아니, 네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냐. 문제가 있는 건, 헷갈리기 쉬운 짓을 한 귀족 녀석들 쪽이지. 네가 구별을 못 할 만도 해."
"──?"
이해하지 못했다, 라는 얼굴로 벨이 갸웃한다.
사전 정보는 그와 별 차이가 없지만, 지켜보던 로즈월은 대강 납득했다.
"다시 말해, 금의 새털 장식은 『금익당』의 증표인 모양이로군. 그리고, 그들이 쓰는 새털 장식은 싸구려…… 진짜 금이 아니란 소리지."
"정말 우연하게도, 메이더스 가문의 가보와 비슷한 물건이 사용된 것이죠."
라고, 일의 전말── 로즈월이 『동포단』에게 알 수 없는 원한을 사고 만 데에는, 그런 사정이 숨겨져 있었다.
"──. 그렇군, 로즈월…… 어디서 들은 이름인 것 같았는데, 메이더스령의."
"바로 맞췄어. 좀 전에 가독을 계승한 참이지만 마아─알이야. ──당대 메이더스 가문의 당주, 로즈월 L. 메이더스다."
"대귀족, 그것도 당주님이라…… 하기야, 『금익당』하곤 무관하겠지."
로즈월의 정체를 알아채, 마코스가 벨이 저지른 실태를 이해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사태의 중요함을 모르고 있는 소년, 벨의 머리를 잡고 숙이게 만든다.
게다가, 본인 또한 그 자리서 머리를 푹 숙였다.
"……뭐지?"
"보이는 대로, 사과하는 거야. 몰랐다고는 하지만, 대귀족에게 도둑질을 했단 게 알려지면 네 한 마디로 이 녀석의 목은 날아가겠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상대로부터 훔쳤단 것도, 『동포단』의 관례에 어긋나고."
"흠."
정중한 해명에, 로즈월은 턱을 어루만졌다. 무심코 오른팔을 움직이려 하다 고통이 스쳤지만, 그건 무시하고 생각에 잠긴다.
물론, 가보를 도둑맞았단 이유로 벨을 엄벌에 처한다. ──로즈월에게 그럴 마음은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가보를 되찾으면 놓아줄 생각이었다. 이렇게 러셀이나 흥미로운 마코스를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이득을 본 셈이다.
하지만, 그런 걸로 석방해 줘봤자 그들도 납득해 주지 않을 것이다. 형식뿐인 겉치레로 오해받아, 이후로 쭉 공포에 떨며 살아갈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런 고로, 로즈월 입장에서는 서로가 납득할 만한 제안을 내놓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려면──,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아─? 마코스, 넌 기사지?"
"……일단, 훈장은 받은 몸이다. 준 쪽은 지금쯤 후회하고 있겠지만."
"아무렴, 그래. 아아, 방금 그 말은 네가 기사였단 것에 대한 납득이야. 네게 기사 훈장을 준 상대가 후회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그 사람 마음 아닐까."
솔직히, 마코스의 역량은 왕국사에 남을 정도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기사 수훈한 것이 정직한 인물이라면, 충분히 자랑스레 여기고 있으리라.
문제는, 기사의 직함을 받은 그가 어째서 이런 일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다, 단장은 기사지만, 너희 귀족하곤 뿌리부터가 다르다고!"
"벨……."
"이 정도는 말해야 돼! 안 그럼 이 녀석들, 단장을 오해하잖아!?"
마코스에게 머리를 눌린 채, 고개를 비틀어서 벨이 탄원한다. 그 말에 탄식해, 마코스는 떨떠름한 얼굴로 "그리 거창한 건 아냐."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껏 기사단에 들어가도, 위병 흉내 같은 일은 많거든. 왕도를 돌면서 마주치게 되는 악당이 어떤 놈들인지 아냐? 대부분은, 일자리 없는 빈민가의 꼬맹이들이지."
"────."
"잡아서 감옥에 처박으면, 귀에 들어오는 건 기분 잡치는 불행 이야기 천지야. 그런 놈들한테 벌을 준들 설마 개심하겠어?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개심이란 건 악당이나 하는 건데, 먹을 것도 잘 데도 없는 이 녀석들이 그럴 노릇이냐."
"……그래서, 그들의 편을 들어준 거니?"
"너희들이랑 어울려 사는 게 한심해진 거다."
그렇게 내뱉고, 마코스는 자신이 기사의 입장을 버린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을 듣고, 씁쓰레한 목소리와 표정을 살피며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았다. 푸른색 눈동자로, 푹 숙인 마코스의 미간에 모인 주름을 본다.
──루그니카 왕국에서 발생하는, 절대적인 빈부격차.
그것은 왕국에 한한 이야기가 아니며, 어느 나라든 내포한 국가의 어두운 면이다. 그러나, 왕도라는 국가 중추에서 이다지도 명백하게 구분되는 나라는 루그니카가 유일하리라.
오랜 시간 방치되어, 반쯤 치외법권으로 여겨지는 빈민가의 존재.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살아가기 위해 범죄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그들은 묻는다. 어째서, 자신들이 고통을 받아야만 하는가. 그리고, 그걸 단속하는 왕국 측마저 마땅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 지옥도를 어떻게든 바로잡고자 해, 마코스는 기사의 지위를 버리고 하야했다.
"그리고, 『동포단』을 이끌고 있는 것이군."
매듭을 지은 로즈월에게, 마코스는 아무 말도 않는다. 그저, 대신에 째려보는 듯 벨의 날카로운 시선이 로즈월에게 꽂혀있었다.
"어디까지나 부외자로서 하는 말입니다만, 『동포단』의 활동이 빈민가에서 지지 받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여러모로 말이 많은 과격한 행동이라 해도 희생자는 최소한…… 찬사 받을 만한 일이라곤 차마 못 하겠습니다만, 목적의식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은 크니까요."
"죽어가던 빈민가가 숨을 돌렸다, 이 마아─알이구나. 꽤나 자세히 아는가 보네?"
"뛰어난 청각도, 상인에겐 빠뜨릴 수 없는 자질이잖아요."
겸손 같지 않은 겸손을 하고, 러셀이 주제넘은 발언을 했다는 듯 한발 물러선다. 그의 말을 들은 로즈월은 잠시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 물러선 러셀을 힐끗 보며,
"그나저나, 마코스가 이겼을 경우에 그에게 넘겨주려 했던 『금익당』의 정보가 뭐지? 마코스는, 그걸 약점이라고 해석하던데."
"──. 그걸 당신께서 물어보세요? 말했을 텐데요. 그 정보는, 당가의 신용을 토대로 성립한 것. 그걸……."
"네가 원하는 값에 사마. 우리 집 재력은 설명할 필요 없지?"
상대의 말을 가로막은 교섭에, 처음으로 러셀이 눈을 크게 떴다. 마침내 그의 생각을 뛰어넘은 발언을 할 수 있었다고, 아주 조금 속이 후련해졌다.
"네가 가진 정보는 유익하다고 내 감이 판단했거든. 어쩌면, 여러 사태를 한꺼번에 움직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야."
"────."
"……이봐. 너희들은 무슨 이야길 하는 거냐?"
대답을 고민하듯이 러셀이 입을 다물고, 대신에 말을 꺼낸 건 마코스였다.
직전의 대화에 긴장감을 띤 그는, 의심스러운 눈빛을 로즈월에게 향한다. 그 시선을 받고, 로즈월은 입술을 느슨히 했다.
"네가 곤혹스러워하는 얼굴도 좋군. 타인의 의도를 휘젓는 건 실로 통쾌해."
"지랄도 병이다. 아까는 졌지만, 다시 싸운담 질 거 같지가 않아. 그러니까, 말버릇 조심하는 게 좋을 테야. ──뭘 할 작정이지?"
"참 소름 끼치는 협박이야. 그런데, 뭘 할 작정이냐……라."
올라가지 않는 오른쪽 어깨는 그대로 두고, 왼손을 턱에 대며 로즈월은 러셀을 곁눈질한다. 그 시선에, 러셀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것이 로즈월의 질문에 대한 답변임이 전해진다. 그렇기에, 로즈월은 미소를 더 깊이 지어, 마치 악당과 같은 얼굴로 마코스를 쳐다봤다.
그리고, 숨을 멈춘 그에게 이어질 말을 던진다.
"어때, 마코스. ──나랑 공범 관계가 돼 보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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