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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ONCE UPON A TIME IN LUGUNICA 후편-5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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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벨몬트, 나와."
"예."
혼자 걸어가던 밤길, 주위에 인기척이 없는 걸 확인하고 청년은 부하의 이름을 불렀다. 그에 응답해, 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모자를 깊숙이 쓴 어린 소년이다.
청년은 그 자그마한 인물 쪽을 보지도 않고 말을 이어간다.
"파리드 임프센과 『동포단』에 동행해라. 차차 연락하도록."
"알겠습니다. ……메이더스경은."
"눈치채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까지 깊이 파고들어왔더군. 원래라면, 밖에 드러내지도 않던 새털 장식을 훔친 시점에서, 처음부터 본인이 표적이었다는 사실만 눈치챌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만……."
이쪽의 관여를 알아채고, 그 의도를 이용하러 드는 데까지는 계획대로다. 그러나, 『금익당』이 발족된 배경과, 숨겨진 창설자의 정체까지 들킬 줄은 몰랐다.
결코 얕잡아볼 수 없는 상대라고, 솔직한 마음으로 평가를 내린다. 다만, 아무래도 그에게는 나라를 기울일 생각은 없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까지는 말이지……."
"총괄님?"
"──혼잣말이야. 그리고, 의례건은 감지됐는가?"
"예. 알아보니, 가호가 활성화된 낌새가 있습니다. 짐작하건대 출처는 아마……."
질문에 부하가 말끝을 흐리자, 청년은 "알아." 하고 결론을 앗았다. 그러고 나서, 그 차디찬 눈동자를 쳐들고 눈앞의 저택을 쳐다본다.
귀족가의 외곽에 위치한 그 저택은, 왕도 루그니카에서 불가촉 지대로 여겨지는 곳──.
"──아스트레아 저택."
늦은 밤, 하인켈 아스트레아는 묘한 기척을 느껴서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뜬 건 어스레한 일실. 모피를 뒤집어써서 바닥에서 자고 있었던 상태다. 물론, 자신의 방에 가면 침대가 있지만, 하인켈은 구태여 여기서 자는 걸 좋아했다.
──아내가 잠든, 그 침실에서.
"……라인하르트가 깼나?"
선하품을 참으면서, 하인켈이 중얼거리며 침실을 나선다.
아직 어린 하인켈의 아들은, 다른 집 아이에 비해 활력이 없는 편이다. 필시, 모친이 잠든 채로 깨어나지 않는 것 때문에 응석 부리는 법을 까맣게 잊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인켈은 자신의 역부족을 실감하면서 익숙지 않은 부친 역할에 고심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대체로 저택에서 오래 시중드는 노부부나 별거하는 부모를 의지하는 중이다.
되도록이면 부모 도움을 받지 않고 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
달빛이 들어오는 복도, 그곳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이 문득 보였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창을 닫으려고 나아가다가 하인켈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 닫았던 창문이 열려있는가──,
"──뒤돌아보지 마라."
"──읏."
등 뒤에서 들린 냉철한 목소리에, 하인켈의 몸이 굳어졌다.
감정이 얼어붙은 예리한 유리와도 흡사한 목소리였다. 그런 인상을 받은 후에, 하인켈은 검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하다못해, 검이 손에 있었더라면 이런 몰골을 보이지는 않았을 텐데.
"하인켈 아스트레아, 당신에게는 내란죄 의혹이 걸려있습니다."
"내란…… 뭐, 뭐어!? 그게 왜, 나한테……."
갑작스럽게 짚이는 데도 없는 누명을 뒤집어쓸 뻔해, 하인켈은 소리쳤다. 하지만, 돌아봐서 변명할 수가 없다. 배후의 기척이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하인켈에게 말을 건 인물만이 아니다. 훨씬 많은 여러 인기척들이, 자신과 저택을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건 다시 말해, 하인켈 말고도 아내나 아들까지 인질로 잡혀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어, 어떻게 하면 의혹이 풀리지? 아니, 애당초 뭐 때문에 그런 의혹이……."
"──​『변심의 가호』."
"……뭐라고?"
해명할 기회를 요청한 하인켈에게, 또다시 들어본 적 없는 말이 날아왔다. 그게 태도에 드러났는지, 상대는 하인켈로부터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관찰하며,
"역사상, 여러 차례 관측된 위험한 가호…… 타인의 생각을 강제적으로 바꿔버리는 가호랍니다. 용도에 따라서는 국가 전복조차 가능하지요. 그것이, 당신을 중심으로 감지되었습니다."
"마, 말도 안 돼…… 난 가호가 없다고! 내가, 내가 『가호 소유자』였다면……."
"허나, 관계자의 사상에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마코스 길다크, 이 이름을 아십니까?"
"마코스한테, 그랬다고? 그럴 리……아."
마침 오늘 만나고 왔던 오랜 벗의 이름이 나와, 변함없이 뿌리치려 하다가 하인켈은 눈치챘다. 지극히 작은, 한정된 가능성을.
"마코스 녀석이, 그 가호로…… 어떻게, 된 거지?"
"외적 요인도 있었으나, 생각을 바꿨다. ──그가 기사단에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것은, 하인켈이 기사단으로부터 명령받은 역할이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그리고, 하인켈을 위해서 그런 일을 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란.
"──큭!"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 순간, 하인켈은 몸을 굽혀서 달려가고 있었다. 허를 찔린 배후 인물의 반응이 늦어져, 돌아볼 여유도 없이 하인켈은 달려간다.
그렇게 그는 목적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버님?"
"라인하르트!"
뛰어들어온 부친을 보고, 침대 위의 유아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무사한 모습에 안도하기가 무섭게, 하인켈은 서둘러 다가간다.
그리고, 아들의 작은 어깨를 잡자,
"라인하르트, 날 위해 소원 같은 걸 빌었니? 마코스 녀석이 기사단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내가 말한 것 때문에!"
"────."
그 말을 들은 순간, 라인하르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유아의 눈동자에 드리운 공포, 그리고 아들은 붉은 머리를 싸쥐어, "죄,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했다.
"아버님을,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만…… 화, 화나셨어요?"
"화내지는……."
않았다, 라는 말을 하인켈은 망설였다.
라인하르트의 심정, 그건 몹시 기쁘다. 부친을 생각해 주는 아들의 마음씨다. 그것 자체는 흐뭇한 일로 여겨야 할 테다. 그러나, 아까 전의 인물이 했던 말을 떠올려라.
라인하르트는, 국가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변심의 가호』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해야 할 말은 상냥한 것으로는 부족하다.
"라인하르트, 그건 안 돼. 하면 안 되는 짓이야."
"아버님……."
"부탁이야, 라인하르트. 더 이상 그런 힘은 쓰지 말아 줘! 그건 안 된단다. 사람의 생각을 억지로 왜곡하다니, 절대로 안 돼! 사람의 마음은, 그것만큼은 그 사람 것이야! 그러니까!"
겁에 질린 아들을 끌어안아, 하인켈은 목청껏 소리친다. 온 저택에 숨어있는 자객, 정체를 알 수 없는 작자들 모두에게 들리도록.
"아들은 내가 잘 타이르겠어!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도록 할게! 그러니까 부탁이야! 라인하르트는 괜찮아! 착한 애다! 이 아이는 루안나의 아이야! 나랑 루안나의 보물이란 말이야!"
필사적인 호소가, 매정해 보이는 녀석들한테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하인켈은 진심으로 라인하르트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외쳤다.
"부탁이니까, 내 아들을…… 루안나가 돌아갈 곳을, 뺏지 말아줘……!"
여태 많은 것을 잃으며 살아왔다. 잃기만 하는 인생에서, 겨우 얻은 것도 얼마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간절히 원해 마지않았던 것을 손에 넣고, 또다시 잃는 것만큼은 견딜 수가 없다.
"────."
결국에는, 흐느껴 울며 애원하고 있었다. 그런 꼴사나운 호소로부터, 얼마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을 차려보니, 무수한 기척들은 사라져있었다.
하인켈이 그 사실을 알아차린 건, 아들의 작은 손이 볼에 닿았을 때다.
"라인하르트……."
"아버님, 죄송합니다. 더 이상은, 절대로 안 쓸게요. ……지, 지웠어요."
눈앞에서, 그런 식으로 해명하는 라인하르트. 필사적인 모습을 보고, 하인켈은 김이 빠졌다. 정체불명의 기척이 사라진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하인켈은 "하." 하고 한숨을 내쉬자, 아들의 머리에 손을 툭 얹었다.
"지웠다…… 지웠다라. 하하, 그래, 알았어. 가호는 평생 붙어 다니는 거라고 들었다만…… 그래. 앞으로는, 안 쓰도록 노력하자. 응?"
"……네. 죄송해요, 아버님."
"아냐. 아니야, 라인하르트. ──이해해 줬다면 다행이다마다."
탈력하면서, 하인켈은 라인하르트의 사죄를 받아들인다. ──아니, 애초부터 아들이 사죄를 할 필요 따위 요만큼도 없는 것이다.
가호는,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호 소유자』는 타인과 다른 인생을 걸어가기를 이해하고, 각오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그 사실을, 가장 친근한 가족이 이해해 주지 않고선──,
"──삭제했다."
"응? 방금, 무슨 말 했니?"
"──.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버님, 그러니까, 오늘은 저랑……."
"어, 그래, 같이 자자. 루안나의 방에 갈까? 가족 셋이서, 다 함께 같은 방에서 자자꾸나."
좋은 생각이야, 하고 하인켈은 아들을 끌어안아, 함께 베개를 들고 방을 나선다. 그렇게 방에서 나가기 직전, 라인하르트의 시선이 창쪽을 향했다.
『──진정으로 가족을 아낀다면, 왕국을 위해 헌신해라.』
라고, 창밖에 선 그림자의 입술이 움직인 것을, 라인하르트의 푸른 눈동자만이 확실하게 보고 있었다.
그것은 유아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정말로 오래도록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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