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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왕선전일담 진영결성비화 :「피에 물든 신부와 유쾌한 하인들」 1-8

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1 02: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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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방 안에 남겨진 것은 바리에르 저택의 관계자 뿐이 되었지만,

 

이야, 이거 또 기싸움으로는 절대 안 지는 아가씨였구만. 이 방 안의 공기가 되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이 말이야

 

괜한 말참견을 하지 않은 것은 칭찬해주마. 저것을 상대로 말을 섞으면 쓸데없는 것까지 나불나불 말해버리기 십상이니

 

어라라, 의외의 고평가. 공주치고는 드문 느낌아냐?

 

퇴실한 여성을 향한 프리실라의 평가에 슐트도 알도 동시에 놀란다.

 

슐트의 눈에는 기개가 있으며 동시에 온화한 분위기를 지닌 여성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프리실라와 이렇게 대등한 눈높이에서 대화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간 크기는 보통의 것이 아닐테지만.

 

그런 슐트의 판단과 다르게 알은 검은 투구의 이음매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여기까지 부른거잖아. 저게 세 번째라는 걸로 받아들이면 되겠지?

 

건방지게, 소녀의 그릇을 쟀다. ――틀림없을 테지

 

세명 째……?」

 

알과 프리실라 사이에만 통하는 대화에 슐트는 따라가지 못한다. 곤혹스러운 슐트가 고개를 갸웃하자 프리실라가 펼친 부채를 소리를 내어 접었다.

그리고――、

 

「――저게 세 번째 왕선후보자. 즉, 소녀의 적이니라

 

「――! 저 분이! 전에 왕도에서 만났던 여성 분과는 또 다른 분이지 말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에 슐트가 놀라고 동시에 납득한다. 프리실라의 그런 태도는 슐트도 전에 한번 왕도에서 본 기억이 있었을 터였다. 그건 왕도에서 또 다른 후보자를 만났을 때와 같은 태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카라라기 출신의 후보자인가. 용주도 꽤나 절조가 없구만

 

생을 부여받은 토지 따위 관계없다. 따지고보면 소녀의 출생도 제국이다. 때가 오면 진실된 자가 선택받는다. 그저 그 뿐인 이야기야

 

그런 거라면 그 아가씨도 꽤 고평가 받고 있는 최유력 후보 느낌 아닌가?

 

알, 그 목을 이리 내거라. 잘라주마

 

죄송함다! 주제 넘게 굴지 않겠습니다아!

 

프리실라의 차가운 목소리에 시선에 알이 그 자리에서 튀어오르듯 엎드려 도게자했다.

 

알에 의하면 도게자란 최대한 상대를 향한 사의를 표하는 자세라고 한다. 그 알의 옆에서 슐트 또한 마찬가지로 프리실라에게 도게자했다.

 

프리실라 님, 알 님을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쩌다 실수한 것이지 말입니다!

 

우오오, 슐트짱 기쁘구만. 근데 애한테 도게자 시키고 있다는 죄악감도 장난아니네!

 

알겠다, 그만두지. 오늘의 소녀의 기분이 좋다. 따라서 못 본 걸로 해주겠다

 

기분이 좋은 거 치고는 목을 치겠다고 말한 순간의 살기가 장난 아니었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식으로 고개를 갸웃하는 알과 슐트가 도게자를 멈추고 일어선다. 그리고 나서 알은 턱을 괴고 있는 프리실라에게 하지만하고 말을 잇는다.

 

공주님도 꽤 하는구만. 라이프 공이 만든 봉기 씨앗의 뒷처리와 대립 후보의 만남을 동시에 치루다니. 저쪽도 공주를 보고 지레 겁먹은 거 아냐?

 

어리석은 것. 비슷한 수확은 놈들에게도 있었다. 암여우의 수완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기에 이쪽이 아주 조금 더 앞서간 정도니라

 

「――? 수완이 좋다는 거에 이견은 없지만 실제로 이것저것 다 꿰뚫어본 건 아니지 않아?

 

끝까지, 네 놈의 눈은 옹이구멍이구나. 저 암여우가 적진에 홀홀단신으로 찾아올 정도로 어리석다고? 조금 전까지 저택 안이 저것의 손아귀 안에 있었다.

 

으헤에, 레알이냐. 무셔

 

기가 팍 꺾인 알이 어깨를 떨구고 슐트도 프리실라의 말에 눈을 크게 뜬다. 미처 깨닫지 못한 궁지에 슐트는 역시 왕선후보자에게는 당해내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종자 둘의 놀람에 반해 프리실라는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 ――아니 평정이 아니다. 슐트의 눈에는 프리실라의 기분이 좋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알을 종자로 삼기로 결정했던 그 연회의 날과 같았다.

 

프리실라 님, 뭔가 기분이 좋아보이십니다

 

호오?」

 

슐트가 흘린 한 마디에 프리실라가 흥미로운 듯한 날숨과 함께 돌아봤다. 주인의 그 붉은 눈동자에 깃든 빛을 보고 슐트는 처음 보았던 그 날의 감회가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죽어가는 슐트를 내려다 본 프리실라는 자신의 눈동자를 들여다보고는 진홍 이라고 말했다.

 

진홍이란 아주 붉게 타오르는 듯한 색이라고 나중에 알았다.

 

빨강은 프리실라의 색이며 슐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그런 프리실라가 기쁜듯 슐트의 눈동자를 진홍이라고 불러주었다. 활활 타오르는불길의 일부로 받아들여주었다.

 

계속 차가워지기만 하던 몸에 뜨거운 열을 박아 타오르는 불꽃으로 매혹시켜 주었으니까.

 

프리실라 님이 기뻐보이셔서, 저도 기쁘지 말입니다!

 

「……이런이런. 슐트짱은 천진난만하구만. 적의 전모가 서서히 밝혀진 끝에 그게 저택 전체를 집어삼킬 뻔 했다는 충격의 진실인데도 이렇게나 즐거워 보이다니, 정말이지

 

「――정말이지, 슐트의 말은 매번 예상을 크게 웃도는구나

 

미소짓는 슐트에게 알이 쓴웃음짓고 프리실라에게 뒷 말을 넘긴다. 그러자 프리실라는 그 말을 받아 이어 말했다.

 

즐거워 보인다니,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벼운 표현따위 삼가라. 이 가슴을 동하게 만들정도로 그에 걸맞고 품위있는 표현을 쓰도록.

 

네! 프리실라 님은 무척이나, 엔조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말입니다!

 

음, 나쁘지 않구나. 그래, 상대가 누구든 찾아올 결말은 같다. 그 여정이 나름의 여흥으로 가득하다면 소녀는 그걸로 족하다

 

녹색의 여인과 연보라색의 거물 상인―― 그에 더해 아직 이름도 성격도 알지 못하는 미발견의 대립후보.

 

그들을 앞에 두고도 프리실라의 패도에는 그림자 하나 지지 않는다. 그저 올곧게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어둠을 불태우는 불꽃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볼 따름이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도 그에 합당한 가치가 있어야 비로소 흥이 오르는 법이지

 

성격 나쁘구만

 

펼친 부채로 입가를 가린 프리실라에게 알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 주종의 대화를 듣고 슐트는 왠지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죽음을 각오한 시간이 있었다. 죽는다는 것에 아무런 감정도 품지 못하는 공허한 시간이 있었다. 그곳에서 구원받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얻고, 생각한다.

 

저희들은 무척이나, 엔조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슐트는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10

 

그 건물은 노인 이외에 아무도 모르는 벽지 뒤로 몰래 지어져 있었다.

 

오래된 목조 가옥이다. 건물은 허술한 2층 가옥으로 거의 폐허나 다름없다. 사람 사는 생활감은 전무하고 실제로 누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 건물의 1층이나 2층은 단순한 위장에 지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상이 아니라 지하이며,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었다.

「―――」

 

그 번거로운 공정을 거치면서도 노인은 불만 하나 품지 않는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행위에 주저따위 필요없다.

 

그런 성품이기에 수십 년이나 야심을 썩이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

 

걸쇠를 푸는 소리와 함께 지하실로 통하는 문이 활짝 열린다. 날아오르는 먼지와 케케묵은 악취에 코를 훌쩍인 노인은 벽에 걸린 결정등 불빛에 의지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어둠을 하얀 빛이 가르고 노인은 계단을 삐걱이며 지하로.

 

계단을 전부 내려온 노인은 결정등 불빛을 앞을 향해 비추었다. 넓은 지하 공간, 그곳에는――

 

「――이번 방문은 예정보다 빠르지 않나요? 요주의입니다

 

예상치 못한 사태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너한테 충고 들을 것 까지도 없어

 

빛을 받고 떠오른 것은 검은 옷을 두른 작은 인영이다. 목소리는 높고 무감정하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노인을 걱정하는 듯한 울림이 있었다.

 

 다만 노인 쪽은 그런 목소리의 주인에게 혀를 차며 초조한 듯 눈빛을 날카롭게 빛냈다.

 

저건 상상이상의 거물이다. 아무리 해봐도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손이 가는데도 정도가 있지

 

성공하지 못 했나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듯 하네요

 

눈치가 빠른건지 그냥 악운이 강한 것 뿐인지는 모르겠다만. 사전에 눈 여겨봤던 패는 줄줄이 못 쓰게 됐어. 사전에 교섭이 있었다는 사실은 모르게 손을 써야겠다만……」

 

예상외로, 이쪽의 계획을 읽혔을지도 모르겠네요. ――숙고입니다

 

높은 목소리로 지적당하자 노인은 불쾌하다는 듯 콧잔등에 주름을 잡았다. 하지만 그 생기로 가득찬 안광은 조금도 빛을 잃지 않는다. 노인은 그 눈동자로 대화 중인 상대를 물끄러미 노려보고는 말했다.

 

계획을 기존보다 앞당길 것을 요구한다. 한시라도 빨리 저 년에게 목줄을 채워둬야해

 

「……시기상조가 아닌가요? 현재로서는 계획을 실행했을 경우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영혼에 열화가 발생하면 용주의 신탁에도 영향이 미칩니다

 

누가 네 년의 의견을 구했지? 나는, 요구를 한 거다. 네게 거부할 권한따윈 없어

 

논리로 무장한 상대의 반론을 노인이 강경한 자세로 나오며 무너뜨렸다. 그 위압섞인 말에 입을 다무는 상대. 노인은 변함없이 모멸을 담은 말을 던졌다.

 

네가 목숨을 부지한게 누구 덕이지? 마녀 따위에게 정당한 윤리관을 요구하지는 않겠지만 이만큼 긴 시간을 들인거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나에게 넘겨야 할 것이다

 

「……저에게, 다른 의견은 없습니다. 그저 제안일 뿐이에요. 요구에는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 너도 그 년도, 계집 주제에 쓸데없이 말참견하지 마라

 

그렇게 내뱉은 노인이 결정등을 벽에 걸었다. 그제서야 지하실의 전체가 비춰지고 상대하는 인물의 전신이 드러났다.

 

그것은 벽에 쇠사슬로 연결되어 사지가 없는 어린 소녀다. 분홍빛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지저분한 검은 로브를 몸에 걸친 끔찍한 상태의 소녀――

 

하지만 소녀를 보는 노인의 두 눈에는 연민도 동정도, 감정은 커녕 관심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있는 것은 검게 침체되어 끈적해진 야심의 불길과 끝없이 피어오르는 오랜 망집 뿐.

 

쓸모가 있어야만 한다, 마녀여. 왕선이 시작되기 전에 놈팡이 기사를 죽이고 저 년의 섬뜩한 자의식을 부수어 인형으로 만들어주겠다. ――이 나라의 옥좌는 나의 것이다

 

검은 불꽃과 같은 노인의 선언에 그것을 듣고 있는 유일한 소녀――마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두 눈은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노인을 그저 바라보고 감정 없는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다.

 

숱한 속셈들이 뒤엉킨 채 왕선의 시작을 기다리지 않고 바리에르 저택에 파문이 찾아온다. 노인의 집착이, 마녀의 관여가 그 파란에 무엇을 낳는지 두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 왕선의 개시가 선언되는 자리에 노인의 모습은 없다는 것.

 

――그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이며 바꾸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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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72 🚫북스 스포)23권 질문 [6]
ㅇㅇ(211.114)
13:09 104 0
445271 💬 10장 끝나면 들어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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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70 💬 4기 2쿨임? [4]
ㅇㅇ(115.93)
10:11 259 0
445269 💬 제국편 읽기전에 꼭 읽어야되는 단편이 뭐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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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68 4기스 스포)6장에서 [1]
ㅇㅇ(116.40)
10:01 128 0
445267 💬 3기 엔딩 시리우스 왤케 여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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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5 1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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