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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37권 점포특전: 『친룡의 나라/메일리의 마수견문록 6』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17 21: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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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일리 포트루트의 유용성을 왕국에 증명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으로 도전했다.

 

그 도전은 무사히 성공했고, 메일리와 동행한 펠트 진영 쪽 다섯 명은 에밀리아/아나스타시아 일행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탑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도착 직전, 탑을 지키고 있던 「신룡」 볼카니카와 실랑이가 잠깐 있었지만,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수단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한시름을 놓았는데——,

 

"——뭐랄까, 대충 넘어가기도 그렇잖아."

 

펠트는 복잡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으면서 발밑에 흩어진 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책 속에는 텅 빈 백지만이 있었다.

 

방금 주운 한 권 외에도 그녀의 주위에는 몇십 권씩 책이 떨어져 있고, 방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수백 권이 넘는 책이 선반에서 쏟아져 흩어진 상황이다.

 

책을 싫어하는 펠트가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을 마구잡이로 흩트린 것은 아니고, 이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이런 참상이 벌어져 있었다.

 

그래서 묘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랑 다른 사람들이 탑을 빠져나간 뒤에 누군가가 멋대로 들어왔다는 뜻이려나아?"

 

"그렇다면 그 녀석은 예의범절도 없는 녀석이라는 뜻이겠지. ——라인하르트."

 

"."

 

"여기 탑 근처에 『질투의 마녀』의 사당이 있는 거, 확실하지?"

 

펠트는 약간 목소리를 낮추면서 자신의 기사——라인하르트에게 물었다. 펠트의 질문에 라인하르트는 푸른 눈을 깜빡이며,

 

"금방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에조 공, 펠트 님을."

 

", 맡겨 주세요. 당신도 조심하세요. 문헌이 사실이라면 마녀의 사당 주위는 잔향으로 뒤덮여 있다고 합니다……쉽게 말하자면 사람의 정신을 파괴하는 마경인 거죠."

 

"괜찮아. 내게는 『퇴마의 가호』가 있으니까."

 

동료인 에조에게 펠트를 맡기고, 라인하르트는 펠트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자마자 대도서관 플레이아데스에서 순식간에 뛰쳐나갔다.

 

바람 같은 라인하르트의 질주를 본 메일리는 눈을 깜빡였다.

 

"메일리님, 도련님은 마녀교를 경계하고 있어요." "도련님, 비관적."

 

"마녀교...., 그렇네에. 누군가 몰래 숨어들었다면 사당에 봉인된 질투의 마녀를 내보내고 싶은 마녀교가 가장 그럴법하니까아."

 

펠트 진영의 쌍둥이 프람과 그라시스에게 설명을 들은 메일리는 저들 셋이 나눈 그 짧은 대화가 뭔 소리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이 건설된 목적은 동쪽 끝에 봉해진 『질투의 마녀』의 사당을 감시하는 것이었고, 그걸 위해 누구도 탑에 오지 못하도록 『모래시간』과 『현자』가 막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이들이 마녀교가 사당에 오는 것을 막았는데 지금은 둘 다 없어진 상태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사실이라면 지나치게 행동력이 빠른 게 아닐까 싶지만, 마녀교한테 절호의 기회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이상하——지는 않겠네에. 누군가가 계속 모래 바다의 모래바람이 걷힐 때까지 기다리면서 보고 있었다고 쳐도, 기분은 나쁘지만 놀랄 일은 아닐 것 같아."

 

"동감이에요. ......그래서 펠트 님,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계속 수색할지, 아니면 이제 돌아갈지?"

 

그 말을 하면서 펠트는 팔짱을 꼈고, 에조는 굳은 얼굴로그렇습니다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탑에 침입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상, 선택을 내려야 하는 건 당연하다.

 

────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펠트의 시선이 메일리 쪽을 흘깃 향했다.

 

메일리의 의견을 물을 의도는 아니고, 아마 메일리의 입장이 떠올라서 그랬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메일리가 탑에 동행한 목적은 이미 이루어졌다. 따라서 적어도 메일리는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관여할 필요가 없다.

 

물론, 메일리가 혼자 모래 바다를 빠져나와 귀환한다는 선택지는 없으니 펠트 일행의 판단에는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 때.

 

──? 전갈짱?"

 

문득, 메일리는 자신의 파란 머리카락 속을 집으로 삼은 붉은 전갈이 기어 나와 갑자기 집게를 울리며 뭔가를 위협하는 듯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붉은 전갈의 공격적인 반응에 메일리는 작은 마수의 겹눈이 향한 쪽을 바라보고, 눈을 부릅떴다.

 

──서고의 책꽂이 위에 흰 새 한 마리가 기척없이 들어와 서 있었다.

 

"──저건."

 

"프람, 그라시스!"

 

메일리가 깜짝 놀라 숨을 들이쉰 직후, 마찬가지로 저 새를 본 펠트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러자마자 조용히 있던 어린 쌍둥이 중 하나가 두 손을 깍지로 껴서 다른 한 쪽을 디뎌 주고, 그 다른 쪽은 쏜살같이 서가로 날아갔다. 서로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매끄럽게 이어진 쌍둥이의 연계로 날아간 소녀는 두 손을 뻗고 그대로 새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새는 소녀의 두 손이 닿기 직전에 책장에서 벗어나 날개를 펴고 서고의 천장 쪽으로 날아올랐다.

 

서고가 넓기는 하지만 탑 밖의 하늘만큼은 아니다. 날아다닐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지만, 소녀를 피한 새는 우아하게 날갯짓을 하며──,

 

"조금, 숨 쉬기 힘들 겁니다."

 

그 말이 나오자마자, 새는 눈앞에 나타난 물의 구체에 그대로 머리로 들이받아 공중에 떠있는 물에 갇혔다.

 

에조는 두 손을 빙글빙글 움직이면서 물의 구체의 형태를 천천히 바꿔 새의 머리만 밖으로 나오게 하고, 다른 부위는 물 속에 가둬 일종의 우리를 만들었다.

 

"에조님이 저희 목표를 빼았아갔어요." "막타 치는 마법사"

 

"너희들이 움직인 게 도움이 되긴 했겠지, 그래도 그런 거 가지고 성질부리지 마. 선생님, 잘했어."

 

"아니요, 오히려 새를 가장 먼저 발견해준 메일리 양 덕분이었습니다. 눈치채지 못해서 면목이 없네요."

 

펠트에게 위로받으면서 에조는 겸손하게 답했다. 메일리 덕이었다고 에조가 칭찬했지만, 메일리의 관심은 사로잡힌 새한테 몰두되어 있었다.

 

물론 서고에 새가 있었다는 사실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그 이유가 아니다.

 

"메일리? 이 새가 뭔지 알아?"

 

"……얘네들, 계속 탑 주위를 날거나 발코니에 있었어. 그러고 보니 오빠가 저거 보고 굉장히 기분 나빠했어."

 

"계속 있었다, 라는 거지."

 

그냥 평범한 새처럼 보였고, 사실은 메일리도 스바루만큼 이 새에 대해 신경 썼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까 스바루가 과잉반응을 보인 게 아니라는 것을 꺠달았다.

 

"────"

 

물 속에 갇혀 움직일 수 없게 된 새는 섬뜩할 정도로 울지도 않았고 날뛰지도 않았다.

 

마치 그렇게 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거..."

 

움직이지 않는 새의 검은 눈이 메일리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깊이 삼켜버릴 것 같은 그 눈동자를 보는 메일리는 몹시 미덥지 않은 감각을 느꼈다.

 

그 때, 나선 계단의 밑바닥을 향해 떨어지려고 할 때와 같은 감각이──,

 

──아

 

그 순간, 그녀는 눈 앞의 광경에 생각이 얼어붙었고, 목에서는 가냘픈 신음만이 나왔다.

 

메일리와 서로 바라보고 있던 흰 새의 머리가 한 줄기의 빛에 꿰뚫려 날아갔다.

 

메일리의 머리 위에 있던 붉은 전갈의 공격이었다. 붉은 전갈은 꼬리를 치켜든 채, 그 끝에서 빛의 화살을 쏘아 새를 죽였다. ──샤울라가 했던 것처럼.

 

"!? 메일리 양!? 왜 갑자기 죽여 버리신……”

 

", 내가 시킨 게 아니야. 붉은 전갈 짱이 멋대로, 갑자기…………아얏.”

 

갑작스러운 만행에 에조의 언성이 험악해졌고, 메일리가 변명하려고 한 순간, 붉은 전갈이 메일리의 머리카락을 집게로 잡아당겼다. 갑작스러운 반항인가── 싶었지만.

 

"뭔가,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던 붉은 전갈이 갑자기 날뛰자, 메일리는 이렇게 물어봤다.

 

한편, 펠트는 갑자기 ""하고 혀를 차면서,

 

"메일리! 새가 또 있었다고 했지. 어디에 있어!?"

 

"......?"

 

"다른 새는 어디에 있냐고!? 뭔가 나쁜 예감이 들어!"

 

펠트가 다그치면서 어깨를 흔들자, 메리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하지만 정말로 다급해 보이는 펠트의 모습에, 메일리는 아래층과 연결되는 계단을 가리키고,

 

", 아래층의, 지나갈 수 있는 벽 너머야………………… 꺄악."

 

"안내해!"

 

펠트는 양 손으로 메일리를 번쩍 들더니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계단을 뛰어내려 4층으로 뛰어갔다. 뒤에서 황급히 에조와 쌍둥이들도 따라왔지만 펠트가 훨씬 빨랐다.

 

펠트는 "저쪽이야"라고 메일리가 지시한 쪽으로 바람처럼 달려 나갔다. 4층 통로의 막다른 골목이 보였지만, 바깥쪽 벽에 통로가 숨겨져 있다. 그 벽을 가리킨 메리를 따라 펠트는 힘차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순간 탁 트인 푸른 하늘의 발코니에는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무수한 흰 새들이 몰려 있다.

 

───.”

 

백 마리 정도의 새들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며 무리 지어 있는 이상한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새들은 맹렬하게 뛰쳐나온 메일리와 펠트를, 똑같이 움직이면서 바라봤다.

 

그 새들을 본 순간, 메리의 등에 소름이 순식간에 돋았고──,

 

"──놓칠 것 같냐!"

 

그 다음 순간,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메일리는 그 자리에서 떨여졌다.

 

펠트가 메일리를 내려놓고 허리 뒤춤에서 단검 두 자루를 역수로 뽑은 채 새들을 베어갈랐다. 두 손에 쥔 단검이 휘날리면서 떼 지어 다니는 새들의 날개를 사정없이 내리쳐서 못 날아가게 막았다.

 

하지만 새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새들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새들이 날개를 활짝 피고서 일제히 발코니에서 하늘로 날아올랐다.

 

펠트의 두 단검만으로는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새들을 도저히 막을 수 없다.

 

"──엘 휴마!"

 

마법의 영창이 들려왔고, 얼음이 공중에 흩날리며 도망치는 새들을 꺾었다.

 

에조가 프람과 그라시스에게 안긴 채 쏜 마법이었다. 발코니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펠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행동해서 도망친 새들의 반 정도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다.

 

"젠장! 이러긴 싫었는데!"

 

도망치는 새를 자신들만으로는 다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펠트는 이를 악물고 억울하다는 듯이 외치면서, 단검을 칼집에 넣었다. 단검을 넣고서 그녀는 한 검은 덩어리를 손에 들은 채--,

 

「──나는 볼카니카. 옛 맹약에 따라 정상에 오른 자의 뜻을 묻겠다.

 

직후, 폭풍을 휘감으며 발코니 밖의 하늘에 『신룡』이 날아올랐다. 『신룡』의 압도적인 위압감에 나머지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반면, 펠트는 하늘을 가리키고,

 

"볼카니카! 한 마리도 놓치지 마!"

 

「────」

 

"부탁이야!"

 

펠트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볼카니카가 마지막 한 마디에 고개를 들었다.

 

볼카니카의 시야에 하늘로 올라간 작은 존재가 보이는가 싶더니,

 

「──그대, 탑의 정상에 오른 자. 1층을 밟은, 전능의 청원자여」

 

늘 반복하며 대화가 성립되지 않던 한 마디를 하고, 용의 숨결이 무서운 기세로 하늘에 뻗어나갔다.

 

압도적인 위력과 범위로 불쌍한 무리를 모조리 불태워버렸다.

 

"...말도 안 돼."

 

엄청난 빛에 시야가 새하얘졌다가 천천히 시력이 돌아오자, 메일리는 중얼거렸다.

 

하늘 위에는 도망치던 새 떼도, 두툼한 큰 구름도 모두 사라져 있었고, 『신룡』의 힘으로 억지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2

 

사당의 봉인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펠트 님이 대처하신 비정상적인 새 떼가 문제겠군요. 탑과 사당, 양쪽 모두 새로운 관리 체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새 떼가 사라지자마자, 『질투의 마녀』의 사당을 확인하고 있던 라인하르트가 곧바로 돌아와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은 뒤 결론을 내렸다.

 

라인하르트가 내린 결론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탑도 사당도 방치해 두기엔 세계에 영향을 너무 많이 주는 곳들이다.

 

"펠트님이 『신룡』님에게 부탁하시는 건?” "『신룡』사 펠트 님 탄생."

 

"…마녀교 녀석들은 막으라고 이야기를 할 생각이야. 문제는 저 새들인데. 저런 건 막을 수 없잖아."

 

"마녀교뿐만 아니라 그것들도 막으라고 부탁하시는 건?" "그냥 대충 다 막으라는 건요?"

 

"그럼 끝이 없잖아. 안 그래도 건망증이 심한 용인데."

 

쌍둥이의 속 편한 제안에, 펠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이었고, 볼카니카도 펠트의 지시를 따랐지만, 조금 전의 상황이 예외적이었던 건지 이제는 다시 탑 입구로 돌아가 여전히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다.

 

한편 메일리는, 펠트도 에밀리아와 마찬가지로 『신룡』하고 말을 나누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것보다──,

 

"펠트 님이 보신 것처럼, 저것들은 평범한 새가 아닙니다.

 

발코니에서 남아 있던 새들을 검사하던 에조가 꺼낸 말이다. 펠트에게 날개가 베여 날지 못하게 된 새들을 분석하던 에조는 바닥에 있던 한 마리를 손으로 포갰다.

 

그러자 에조의 손 안에서 새의 모습이 옅은 빛으로 분해되며 소멸했다.

 

"방금 저거설마, 이 새들 모두 마나로 만들어진 거야?"

 

". 정령들이랑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몸입니다상당히 고도의 마법이네요. 적어도 현존하는 마법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에요."

 

"선생님도 못하는 거야?"

 

"──. 실전된 마법들 중 하나입니다. 물론 해석할 시간을 주신다면 찾아 보겠지만."

 

"아쉽지만, 그럴 시간은 없겠지...... 펠트 님."

 

그 라인하르트의 부름에 펠트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가 엿보고 싶어했던 것 같지만 일단 돌아가는 것은 막았습니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 메일리는 당분간은 혼자 있지 말고 저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나 말이야아?"

 

"새를 준비한 자는 감시탑을 주목하고 있었어. 모래 바다를 건너는 수단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을 거야."

 

라인하르트의 추측에 메일리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머리카락 속에서 붉은 전갈이 집게를 딱딱 부딪히기 시작하자, 펠트가 ""하고 작게 으르렁거렸다.

 

"위협할 생각은 없거든. 애초에 목적은 이뤘잖아너가 있으면 모래바다를 건널 수 있고, 손톱이 있으면 용도 덮쳐오지 않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좋은 일도, 비교적 좋은 일도 있었던 거지."

 

"…뭔가, 왠지 서투른 위로네에."

 

펠트의 말에 메일리는 살짝 입술을 풀고 답했다.

 

순간 자신의 처지에 불안감과 긴장을 느낀 것은 밑져야 본전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메일리가 타산적으로 여길 수도 있는 얘기가 나와서였다.

 

가능성이 보이는 순간 그것에 매달리고 싶어진다. 얼마나 자신은 팔자가 좋은 걸까.

 

"펠트 님, 라인하르트 공,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섭니다만."

 

"어어, 탑을 내버려두고 돌아가는 것도 문제란 말이지.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저만 탑에 남아본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메일리의 감회를 아랑곳하지 않고 펠트 일행은 얼굴을 맞대고 방침 회의를 시작한다.

 

전원이 서로 의견을 내는 모습은, 에밀리아 진영과도 비슷한 광경이다.

 

그렇게 생각이 든 순간, 메일리는 저 멀리 가버린 에밀리아 일행의 얼굴과 목소리가 괜히 그리워졌다.

 

정말 이기적인 것 같은 생각을 품은 채, 메일리는 머리 위의 붉은 전갈의 무게를 느끼면서,

 

"…역시 나는 타산적이야."

 

그렇다, 자신의 마음의 밝은 쪽에서도, 어두운 쪽에서도 떠올리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메일리가 그렇게 생각하고, 펠트 일행이 감시탑을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의논하고 있는 같은 시간.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이 있는 아우구리아 사구에서 아득히 떨어진 땅.

 

저쪽의 하늘 아래 목숨이 끊어진 아이들의 기척을 느낀 그 존재는 가느다란 어깨를 떨었다.

 

"...그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군요."

 

긴 속눈썹이 있는 눈동자를 내리깔고, 그 존재는 잃어버린 아이들의 영혼에 애도를 품는다.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돌아오지 못하게 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장소에 있어서는 특별한 일일 것이고.

 

그 특별한 일이 그 존재에 있어서 바람직한 것일까, 아닐까.

 

"하지만, 왜 그렇게 끔찍한 일을 하신 걸까요?"

 

순백의 깃털에 순박한 눈, 그 무구한 모습의 존재들은 처참히 부서졌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끔찍하고, 그 존재에게는 힘들고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얇은 입술에서 나오는, 투명한, 누구에게도 물들지 않는 음색이다.

 

그 음색이 대기를 흔들며, 세계에, 그 존재의 본연의 자세를 나타낸다.

 

그녀는 한탄하며, 불쌍히 여기며, 허무하게 여기며, 사랑하며──,

 

"──이해하고 싶습니다. 무엇이든 간에."

 

잃어버린 것들을, 잃어버리게 한 것들을, 구별하지 않고 소중히 바라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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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106.253)
13:55 79 0
445273 💬 그러고 보니 3기 짤린 장면 중에 그거 있지 않았나
ㅇㅇ(116.46)
13:30 99 0
445272 🚫북스 스포)23권 질문 [5]
ㅇㅇ(211.114)
13:09 94 0
445271 💬 10장 끝나면 들어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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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 67 0
445270 💬 4기 2쿨임? [4]
ㅇㅇ(115.93)
10:11 242 0
445269 💬 제국편 읽기전에 꼭 읽어야되는 단편이 뭐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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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123 0
445268 4기스 스포)6장에서 [1]
ㅇㅇ(116.40)
10:01 125 0
445267 💬 3기 엔딩 시리우스 왤케 여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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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5 118 0
445266 💬 완결 나려면 얼마정도 걸릴까? [4]
ㅇㅇ(14.46)
09:29 186 0
445265 💬 4기 오프닝은 처음 노래떴을 때 별로같았는데
Xanvlr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8 214 5
445264 🚫북스 스포)27권 개재밌네 [1]
lolic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5 115 1
445263 💬 이거 에밀리아 시점인거지? [1]
기여운트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6 310 1
445261 💬 이번년도 만우절 if 스토리 안나왔나용 [4]
닌스2가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3 237 0
445260 💬 리제로 1기도 소설이 더 지림? [6]
ㅇㅇ(211.215)
05:29 335 0
445258 💬 제국편은 진짜 레전드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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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2 271 3
445257 💬 에밀리아 오프닝 작화는 볼때마다 감탄 나오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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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 286 1
445256 4기스 스포)4기 잘뽑혔으면 좋겠다 [1]
ㅇㅇ(211.59)
03:29 140 0
445255 🚫북스 스포)이부분 혹시 소설 어디 부분인지 아시는분?... [7]
피의악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234 0
445254 🚫북스 스포)9장 개재밌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4 213 2
445253 짤/영 ???: 오자마자 성희롱이라니... [3]
해면보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1 489 8
445251 💬 이게 내가 리제로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임...... [6]
디시콘쓰는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5 428 5
445250 🚫북스 스포)7,8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좆노잼이었음 [4]
ㅇㅇ(49.175)
01:53 230 3
445248 창작 어제 학교에서 머리카락 그리기 연습한다고 그렸던 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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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8 260 6
445247 🚫북스 스포)오리지널 루트가 [2]
ㅇㅇ(121.159)
01:03 2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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