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세 다리로 버티고 설 수 있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지.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개나 고양이같이 다친다리 질질 끌고 다니고 될 정도로 가볍지가 않잖어. 쟤들 0.5톤이다.
초식동물의 속성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네 다리로 바로 일어서고, 아무리 크게 다친 상태에서도 눕지 않고 본능적으로 일어서려고 드는 동물이 말이다. 다리가 박살이 났는데 그러면? 고통에 미쳐 날뛰면서 앓다 죽는거지.
물론 달리다 다치는게 어디 듣보잡 말만 그러는게 아니라 슈퍼스타급한테도 생기는 일이라, 어떻게든 살려 보려는 시도 자체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최근에 가장 유명한 케이스는 미국의 바바로Barbaro.
2006년에 무패 연승으로 미국 최고의 경주인 켄터키 더비를 제패하고 트리플 크라운 도전을 위해 프리크니스에 출전했다가 경주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오른쪽 뒷다리가 박살이 났다. 기수도 조교사도 경마장을 메우고 있던 관중들도 아 이건 틀렸다고 직감할 정도의 심각한 골절이었지.
근데 마주가 비용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으니 어떻게든 살려보자고 덤볐고, 후송돼서 수술이 진행됐다.

폭탄 맞은것처럼 작살난 다리를 고정하기 위해 볼트만 스무개 넘게 박혔다.
문제는 수술을 해도 채 붙기전에 일어서서 몸무게를 지탱하면 다시 박살날게 명확한 상태. 그래서

슬링으로 묶어서 공중에 매달아 놨다.
문제는 저렇게 해도 남은 다리에 걸리는 과중한 부하를 완전히 덜 방법은 없다. 완전히 공중에 매달리면 그땐 내장이 압박을 받으면서 탈이 나거든. 결국 제엽염(발굽에 염증)이 생겨 발굽 대부분을 노려내는 추가수술을 포함해 근8개월간 재수술만 20번 가까이 했고, 죽기 이틀 전에도 수술을 다시 하는 등 온갖 시도를 다 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결국 염증이 다리 위로 전이되면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담당 수의사의 '바바로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은 우리에게 남지 않았다'는 말을 끝으로 마주의 동의를 얻어 안락사당했다.

(생전에 찍힌 마지막 사진. 결국 오른쪽 뒷다리 완전 절단. 이 시점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
그 미국에서 비용 문제를 포기하고 쓸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썼는데도 나온 결과는 8개월간의 고통만 더한 똑같은 결과였다.
안락사되는 말을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는데, 왜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답이 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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