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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해병사(海兵死) 제 0수기

후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5 22:31:49
조회 1377 추천 66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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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저 븅신은 책으로 옥스포드 블럭놀이를 하냐"

황룡의 깊은 한숨이 구석진 벽면을 가득 채운다.


책을 사랑하는 독서인으로서 그에겐 해병대란 책한자 읽을 수 없는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책이라 해봤자 말딸필 해병이 쓴 해병문학이 전부 아니던가?


하지만 이게 웬걸 해병성채 구석진 곳에서

프리큐어 만화책으로 미니 해병성채를 만드는 황근출 해병님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새로운 걸 보게 되었는데

190을 훨씬 상회하는 신장과 100kg을 훌쩍넘는 다부진 몸을가진 황근출 해병님보다도

훨씬 거대한 책더미가 잔뜩 쌓여있는게 아닌가?


독서인 황룡은 물만난 물고기 처럼 달려가 책들을 살펴봤다.

"데미안,1984,인간실격,이방인,모비딕.... 혹시 불쏘시게같은 책만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엄선된 명서들만 있구만!"

황룡은 오래간만에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스윽""촤라락" 혹시 몰라 책의 상태도 확인해보는 그였다.

"상태도 훌륭하구만!" 황룡의 말처럼 먼지 몇점이 달라 붙은 것을 빼고는

거의 보존 수준으로 관리된 책들이였다.


"야 근출아! 나 여기 독서실로 만들어도 되냐?"

혹시나 또 좁쌀만한 뇌를 굴려내 해병조항을 만들어서

자신의 골통을 깨부수는게 아닌가 걱정하는 황룡이였다.


"알아서 해라! 근출이는 지금 프리큐어 만화책 보느라 바쁘다!!'

라며

어느새 미니 해병성채를 만드는 것을 포기한

그야말로 해병도전정신을 가진 황근출 해병님이였다.


황룡은 웃으며 "그래 열심히 읽어라 만화책도 책이니까."라고 말한 뒤

오래간만에 독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황룡이 독서를 준비하는 첫 번째 과정은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였다.


"일문학? 영문학? 아냐 오랜만에 읽는거니까 한국문학도 나쁘지 않겠어..."

"민준이가 읽으면 좋을만한 책들도 쟁여둬야겠네"

라며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책의 구수한 종이냄새를 음미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황룡이였다.

"흥흥흥~"


"우욱! 이게 뭔 냄새야!"

하지만 그 고요한 탐색을 방해하는

해병대와는 어울리지만 적어도 이 공간만큼은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피비린내와 똥꾸릉내가

황룡의 후각세포를 자극한다.


그 냄새의 출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사이였다.

황룡은 책을 치워 확인했다.

"이게 뭐지?"

손에 들린건 거의 다 헤져있는 공책이였다.


황룡은 피가 굳어 있어 혹여나 종이가 찢어질세라 조심스럽게 공책을 열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첫문장을 따라 읽었다.



"해병을 이해하고 싶다면 해병으로서 죽어라."


-제0수기-



해병대!


그 3음절의 이상적인 단어가 나의 혀를 움직이게 만든다.


혀를 굴린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특정 음절을 길게 늘여빼거나 아니면 최대한 짧게 발음해보기도한다.

어느 방식이든 상관없다. 결론은 이상적에 도달한다.


글자를 종이가 흑단나무로 만든 종이처럼 될 때까지 해병대라는 단어를 검게 빼곡히 쓴다.

그리고 그 검게물든 종이를 들고는 햞아보기도 한다.

검게 코팅된 막을 넘어 종이특유의 풀맛을 음미한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해병대는 이런 맛이구나..."하고는

"꿀꺽" 농후한 내용물을 삼킨다.


음절이 아름답다. 글자가 아름답다. 발음이 아름답다.

'해병대' 아름답도다.


이쯤되면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너는 뭐하는 놈이기에 해병에 미쳐사느냐고


나 '김해붕' 해병이 되는 것이 삶의 존재가치이자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인 사람이다.


그럼 또 물을 것이다. 해병대에 왜 빠졌냐고

질문부터가 틀렸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 부터가 해병을 모른다는 것을 내포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말이다.


해병대를 입으로 내뱉는 순간부터 난 해병대와의 짝사랑의 시작이였다.


해를 말하는 순간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병을 말할 때즈음에는 이미 심장과 뇌는 나의 것이 아니고 이성은 항복기를 흔든다.

대를 말한다. 게임은 끝났다. 나의 중요부위에선 이미 L단위의 백탁액의 폭포가 윤기를 자랑하며 흐른다.


내 이상은 하나였다. 해병이 되는 것!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

전역이든 말뚝이든 그런 것은 구태여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맛좋은 음식을 앞에두고는 먹은 뒤 쌀 배설물을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나는 내일 이상을 살아간다.

"아니... 오늘이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였다.

그랬다. 부끄럽게도 첫사랑과 짝사랑을 동시에 만나는 수줍은 소년처럼

나는 지금 박동하고 있다.

잠이 쉽게 들리 만무했고

이미 시계의 시침은 12를 넘어섰다.


서둘러 잠에 들어야 했다.

입대하는 첫 날 부터 지각이라는 찐빠는 그 누구도 용납할 수 없었다.

나는 서둘러 취침 준비를 마친다.

불을 껐다.

자신의 돌격머리가 밤에 빛날 것을 상상하며

이불을 덮는다.

소대의 최고 에이스가 되는 것을 그리며

그리고는 해병대 마스코트 해병이가 프린팅되있는

꼬질꼬질한 밤꽃내음을 흠씬 풍기는 바디필로우를 끌어안는다.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해병군가를 유튜브뮤직으로 들으며 달콤짭쪼름한 잠에 빠진다...



여기까지가 0수기라고 적혀있는 부분의 끝이였다.

뒤에 남은 1~3수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고 내용이 짧았다.


황룡은 흥미를 가진 듯 다음장을 넘겼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정통 해병문학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정통 해병문학을 기대하고 오신 분들께서는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휘갈겨서 쓴 만큼 공들여 쓴 글은 아니라

념글을 가느냐 안 가느냐에 따라 후속작여부가 갈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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