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픽사"라는 말도 10년은 지난 옛말이 되어버렸다
최근 인사이드 아웃2의 기념비적인 성공으로 역시 아직 픽사매직은 건재하다는 희망찬 감격을 느끼긴 했으나
결국 최근 개봉작 10개 주르륵 줄세워놓고 따져보면 이제는 "그저그런, 적당히 괜찮은, 무난하게 볼만한" 애니메이션을 내놓는 제작사에 더 가까워지긴 했다는 걸 부인할수가 없다
그리고 엘리오는 "그저그런, 적당히 괜찮은, 무난하게 볼만한" 애니메이션이다
예전 같으면 '픽사' 영화에 도저히 붙을수 없는 수식어지만, 이제는 이정도가 딱 그 기대치이다
픽사의 진면목이었던 다채로운 이야기와 깊게 찌르는 주제는 찾아볼 수 없이, 두 편의 유튜브 트레일러와 극장의 홍보문구 두줄만 보고 상상할 수 있는 그것에서 5%도 벗어나지 않으며,
때문에 항상 삶의 일면을 달래주는 감동스러운 픽사의 메세지가 서점에 널리고 널린, 인스타 위로 힐링에세이급의 그것으로 떨어지는 느낌마저 들게 된다
파스텔톤의 커버에 캐릭터 그림 박아넣고 "엘리오, 혼자가 아니야" 같은 제목이 적힌 책을 만났을때의 감상, 그정도이다.
항상 공감을 자아내면서도 애정이 갈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메이킹도 이번만은 지지부진하다
인상적인 캐릭터는 드물고, 입체적인 캐릭터의 조명은 단발적이며, 조미료 역할을 해야 할 조연들은 아무런 특색도 없이 쓰고 버려진다
장점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뻔하다고는 해도 전하고자 하는 그 메세지는 충분히 남녀노소동서남북 보편적인 공감과 위로, 반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고 전체적인 내러티브에 무난하게 잘 녹아들어있다.
또, 항상 기술의 최첨단에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던 픽사였기에 뛰어난 영상미, 3D애니메이션 명가다운 기술적 성취만큼은 만족스럽게 남는데
사실 수십년간 사람들이 픽사의 영화를 보며 깊은 감동을 받고 찬사를 보냈던 것이 단순한 기술적인 차력쇼때문은 아니었음을 생각하면 (그렇게 혹평을 받았던 라이트이어조차도 영상미만큼은 놀라울 정도였다) 실망을 지울 길이 멀다
사실... 그래도 나름 그럭저럭 볼만하긴 하다
적극 추천은 절대 안하지만 누군가 보러 간다하면 어 그래 잘 보고와 라고 얘기해줄 수 있다
다만, 픽사 타이틀을 달고 나온 영화를 볼때는 그래도 조금 더 기대하게 되는 건 어쩔수가 없다
여전히 그때의 마법과도 같은 감정들을 건드린 명작들의 향연은 십년이 넘는 하향세에도 바래지 않고 꺼지지 않을 정도로 굉장하긴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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