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내 기준에서 이 영화는 "좀비영화"가 아닌 느낌임, 좀비에게 감염당하는 장면이 그 군인 몇밖에 없고 나머지 사망자는 죄다 알파한테 머리뜯겨 뒤짐
28일후나 28주후는 달리는 좀비의 시초격임을 넘어 아예 소량의 혈액으로도 감염된다는 점을 부각해서 그 전염성 자체의 위협을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함, 한때 혹평받던 28주후도 극중 전개를 위해 개연성과 고증을 아예 파괴하다시피 했지 감염자들에게서 오는 공포는 확실했음

그런데 28년후는 "전염"이랄게 없음, 물론 혹자는 이미 예고편으로 이 영화가 앞의 두 영화와 달리 소규모일 것을 예고했다고 하지만 문제는 소규모가 아님, 따지고 보면 28일후도 런던 빈 장면 빼면 규모가 그렇게 큰 영화가 아님, 하지만 28일후는 소규모 생존자 그룹들이 많이 나오고 그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또는 좌초되는지 아주 잘 부각함
그런데 28년후는? 몇몇 생존자 그룹은 사실상 병풍이고 이들은 명백히 따로 놈, 홀리 아일랜드, 나토군, 의사양반, 어머니와 아들까지

일단 나토군은 그냥 사고당해서 섬에 오게 된 것이고 별 활약도 못하고 전멸당함, 좀비 영화 특유의 감염된 아군을 감싸주다가 다른 아군이 감염되는 그런 장면도 없음(화면이 너무 난잡해서 자세히는 못봤지만 감염되자마자 쏴죽였던걸로 기억함), 물론 너무 뻔한 클리셰는 영화를 조진다지만 문제는 이게 "과거회상 제외 영화에서 나온 거의 유일한 감염 장면"이라는 것임
가장 실망스러운건 마지막 에릭 빼고는 예고편에 나온 분량과 90% 일치함, 예고편에서는 존나 중요한 장면처럼 부각해놓고 본편에서는 ㅈ도 없다는게 28년전의 과거 장면과 똑같음(이건 마지막에 다루겠음)
또 에릭은 기껏 들고있는 총으로 제대로 한게 아무것도 없음, 하다못해 알파가 얼마나 강한지 강조라도 하고 죽던가 어두운 곳에서 기습당해 동료 2명 잘리고 죽을때도 기습당해 죽음

홀리 아일랜드는 주인공의 본거지고 의사가 없고 현대문물이 전무한거 빼면 다 괜찮은 동네임, 그리고 이게 다임, 28일후처럼 우연한 해프닝에 휘말려서 마을에 타격을 받거나 이런건 고사하고 티끌만큼도 작중 사건에 영향을 안받음
이게 나쁘냐? 라고 말할수도 있는데 문제는 예고편에서는 마치 감염자의 변이가 ㅈㄴ 심각한거처럼 묘사해놓고 아무 일도 없는걸 넘어 이미 마을의 모두가 변이에 대해 알고있다는거임


아니 니들 예고편에서 이 문구 기억남?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인가" ㅇㅈㄹ 해놓고 뭐요? 차라리 변이가 알파에서 한단계 더 나아갔다면 몰라도 ㅅㅂ 이게 뭐임?
또 아들과 아내가 하루만에 사라졌는데 찾으러 가지도 않는 제이미는 뭐 하는 놈인지 모르겠음, 생존 전문가처럼 굴어놓고 제대로된 활약도 못한채로 막판에 포효 한번 하고 끝남 ㅋㅋㅋ 가장 기억에 남는게 불륜할때임

의사양반은 그나마 이 영화의 목표여서 따로 논다고는 못하지만 문제는 이 캐릭터가 저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남았는가임
이 부분은 예고편에서도 좀 쌔했지만(사기에 가깝던 예고편에서 유일하게 예상한거임) 역시나 "좀비도 생명이잖아요!" 시전하면서 그 위험한 알파를 안 죽였다가 골로 갈뻔함, 물론 아기 때문에 알파가 의사의 코 앞까지 온 걸수도 있지만 그거 감안해도 이미 그 알파가 사람을 조져버리고 그 대가리를 들고있던 시점에서 "감염자도 결국 사람이다"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음
그리고 시체 태우는 장면이 있던데 그 시체들 어디서 가져온거고 망자를 존중한다는 인간이 굳이 시체를 싹싹 긁어와서 사원을 만듬? 미친놈인가? 아마 변이 이전에 감염자들이 굶어 죽은 시체를 가져온 거 같은데 관련된 설명은 없음

또 그 아기, 난 이 아기의 존재가 28일-28주와 이 영화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걸 넘어 그냥 그 영화들을 부정한다는 느낌을 받음, 아무리 변이 운운해도 최소한 28시리즈의 감염자는 그 존재 자체가 감염 위험이 극에 달해있음, 그런데 그 감염자 산모가 눈앞의 인간을 잡아족치지 않는 걸 넘어 "감염자의 피(중요)"투성이인 아기가 감염이 안 되었다?, 일단 의외로 감염자 아기라는 존재가 타 좀비물의 클리셰이기 이전에 "적어도 28 시리즈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면"임 이럴거면 그냥 다른 영화 만들지 좀 너무한거 아님?

나는 이 28시리즈의 감염자에 대해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게 "28주후의 보균자"라고 생각함, 다른 영화 예를 들어 월드워z같은 경우는 이런 "좀비화에 대한 예외"는 말 그대로 감염에 벗어날 수 있는 희망 취급받고 실제로 그렇게 됨, 하지만 28주후의 보균자는 어떻지? 작중에서 재앙 그 자체임, 처음에는 희망이 있을거 같아요! 소리를 듣지만 키스 한방에 모든게 날라가는걸 넘어 마지막까지 끝끝내 보균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서 유럽 본토까지 감염이 확산되어 최악의 결말을 맞이함, 그 정도로 장난 아닌 전염성을 지닌게 28시리즈의 감염자들임
이 보균자 설정이 비판받은건 보균자 자체가 아니라 "그 보균자가 감염을 퍼뜨리는 과정"과 군의 대처방식이 너무 개연성이 없기 때문이지 잘 풀어냈으면 좋았을 요소였음
저 아기도 나중에 그놈의 희망 소리 들으면서 대참사를 낼지도 모르지만 일단 지금 나온 영화에 한해서는 그런 건 전무하고 보균자랑 다르게 아예 감염 증상 자체가 없는걸 보면 그럴거 같지도 않음

그리고 이 영화가 클리셰 탈피로 좋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영화는 클리셰 비틀기가 아님, 당장 의사양반의 그릇된 불살주의도 감염자가 낳은 아기가 감염 안된 것도, 착한 아들이 어머니 살리려 무모한 짓을 벌이는 것도, 그 고생 했는데 결국 암판정을 받고 안락사 당하는 것도, 좀비에게 마치 감정이 있다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도 다 클리셰임, 최소한 28 시리즈와의 제대로 된 접점과 그걸 부각하는 기능이 있어야지 이건 그 역할을 하지 못함

좋은 예시인 28일후는 짐이 마크,셀레나랑 만나고 또 생존을 위해 프랭크네 집으로 갔다가 군인들이 모인 곳으로 가는 과정에서 ㅈ된 도시들을 보여주고 감염자 무리들은 아주 사소한 부주의마저 포착해서 그들을 족치려고 악을 씀, 그 과정에서 마크가 감염되어 낙마하고 프랭크도 분노 바이러스의 말도 안되는 전염성에 억까당하고 군인들의 횡포에 죽을 뻔한 짐이 감염자의 전염성을 역이용해서 군인 그룹을 몰살시키고 겨우 빠져나가는데 성공하게 됨, 이 과정은 정말 충격과 공포임을 넘어서 28일만의 감염자 특징과 개성을 관객에게 주입시켜줌

마지막으로 내가 이 ㅈ같은 영화에서 가장 경악한 부분은 "예고편 사기"임, 아까도 말했지만 본편 내용과 완전 모순되는 진짜 공포니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느니를 넘어 가장 쓰레기 같은건 28년 전의 장면, 그러니까 "지미"라는 아이가 28년전에 가족 친구 다 뒤지고 겨우 살아남는 장면임, 이거 말고도 감염자 등짝이랑 건물 벽에 "지미"라고 대문짝만하게 적어놓고 누가봐도 사이비처럼 생긴 미친놈이 피 묻은 가면을 쓰고있는 장면으로 마치 "가면 쓴 놈이 지미고 이 지미가 주요 등장인물로서 어떤 활약을 벌일 것이다!"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장면은 예고편에 악의적으로 배치되어 있음

그런데 현실은? 그 28년 전의 과거 장면은 농담 안치고 예고편에 나온게 전부나 다름이 없는 3분짜리 분량임을 넘어 28주후보다 개연성 없는 장면임, 일단 감염자가 대놓고 방문 작살내고 들어와서 아이들 갈아마셨고 지미는 운 좋게 문틈에 가려진 후에 문을 빠져나왔는데 왜인지는 몰라도 엄마가 멀쩡하게 현관에 서있다(방문 부수고 들어온 감염자들은 왜 이 엄마를 지나친거임?) 갑자기 문 틀어막으면서 도망가라 외치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니까 개판되어있고 이내 현관까지 작살나는데 도대체 이 상황에서 어케 빠져나온거임? 지미는 계단 중간에 고립되어 있는데?
뭐 여하튼 그거야 그렇다 치고 그렇게 해서 지미는 지 아버지 찾으러 교회로 가는데 이 아버지는 감염자를 본 적도 없으면서 신의 계시 운운하면서 다 알고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지 아들만 숨기고 감염자한테 물어뜯김, 일단 지미가 교회 문을 잠그는 장면도 없는데 왜 뒤에서 쫒아오던 감염자들이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는지 모르지만 암튼 예고편에 뽑을 장면 만들었으니 좋았쓰~! 이거임?

아무튼 대놓고 미쳐버렸다는 복선만 뿌려댄 지미는 막판에 잠깐 나오는데 아포칼립스 시대 치고는 존나 깔끔하게 차려입고 존나 이상한 무기들로 친구들과 좀비를 도륙내서 주인공을 도와줌, 그래서 그 가면남은 뭐였냐? 홀리 아일랜드의 파티 소품임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 아니라 진짜임, 어느때는 할아버지가 쓰고있고 어느때는 애들이 쓰고있음, 이게 뭐임 ㅋㅋㅋㅋㅋ
결론: 감독이 자신이 만드는 영화가 좀비영화임을 망각하고 만든 게 분명함, 예술병도 정도껏 걸려야지 이게 뭐임? 엄밀히 따지면 좀비가 아니라 감염자지만 이런 거 가지고 딴죽을 걸 사람은 없을거라 믿음, 사기라는 말이 심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예고편에 쓰인 노래인 부츠가 본편 내용과 쥐뿔도 일치하지 않고 초반 28년전의 과거 장면, 가면남, 그리고 개 ㅈ같은 문구가 너무 괘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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